
가평에 도착하니 벌써 날이 밝았고
하늘엔 지샌달이 떠있다.
날이 많이 길어진 걸 보니 겨울이 지나가는 듯한데
늦추위는 아직 한창이다.
역전 편의점 김밥과 커피로 간단한 아침 후,
버스를 전세 낸 듯 둘만이 타고 용수동 종점으로 간다.
킬문님은 지난 주에
용수동에서 견치봉으로 올라 갔다 하니
4 km 북쪽, 무지채골로 올라갈까 생각해봤지만
골짜기의 꽁꽁 얼은 얼음 때문에
그쪽으로 산행이 힘들다는 이야기도 들어서..
견치봉으로 한번 더 올라가자고
킬문님에게 양해를 구하고 현종사로 간다.
(1) 국망봉의 화려한 전망
(현종사)
정규 등로는 현종사 오른쪽에 보이지만
계단이 있는 왼쪽으로 올라가니..

(바위에 보시한 천원짜리 지폐)


아침 햇살에 빛나는 황금 불상이 서 있다.
구름 한 점 안 보이는 화창한 날,
황금 불상도 봤고 아무튼 시작이 좋다.
국망봉에서 전망도 기대되는군..
정규등로를 만나선
부드럽고 깔끔한 흙 길이다.
(민둥산)

(귀목봉)
둔덕에 오르니
동쪽 산울림교에서 올라오는 등로가 나온다.
입산주로 5분 여 막걸리 마시고 출발,
고도가 높아지며 눈이 많이 밟히고
견치봉에 다가갈수록 경사가 가팔라진다.


능선 위로 허연 백발의 국망봉이 보이더니
역시나.. 견치봉에 오르니 상고대가 반긴다.
(국망봉 1.3km)
킬문님 의견에 따라
10여분 고생하며 아이젠을 착용한다.
(산 지 10 여 년 넘어 착용이 어렵다.)
능선에는 족적도 많고 기껏 발등눈 정도인데
아이젠이 꼭 필요할까란 생각도 잠시..
북쪽으로 진행 할수록
능선에 눈이 깊어지며 설경도 진해진다.
아.. 우수가 어제였는데..이거이 뭔 행운?
애초에 아이젠 착용한 것도
킬문님의 뛰어난 가리사니 때문이렸다!!

(눈처마의 고드름)
국망봉이 코앞에 바짝 다가왔으니
이미 산행을 절반이나 한 듯 느껴져,
고추바람 피하여 자릴 잡고
술적심으로 부대찌개를 끓이고
정종도 데워서...
겨울 산행에서 빼지 못할 재미 중 하나는
따슨 것 먹고 따슨 몸으로 찬바람 쐬는 거라는
어느 산꾼의 지론에 따라
불콰한 얼굴과 넉넉한 몸으로 일어난다.
점심 먹느라 한 시간 20분 이상 소요.
(1155.6봉.)
무지체골 하산로가 갈라지는 1155.6봉에서
정상까지는 10분이 채 안걸린다.
점심 먹을 때
상고대가 날라 다닌다 했더니
그새 상고대는 다 없어지고
대신 시원한 전망과 바람이 반긴다.
(남동쪽 전망.우측 지나온 강씨봉 민둥산 좌측뒤에)
(명지산이 보이고)
(촉대봉)

(응봉,화악산,이칠봉)
(동북쪽 전망)

(가운데가 명지고개라면 놀미뒷산과 두류산?)

(가야할 능선에 우측으로 번암산이 머리만 보이고)

(한북정맥의 복주산.회목봉 광덕산,백운산,삼각봉, 도마치봉..)

(곽덕산 우측에 상해봉이 살짝 보이고 회목봉과 복주산 사이로 복계산과 대성산이 흐리다.)
(북서쪽 전망)

(흑룡봉 능선 뒤 나뭇가지 끝 부분에 박달봉이 보이고)

(발 아래 가리산 뒤는 각흘산)

(명성산 좌측으로 금학산...지장산 일대)
(서남쪽 전망)

(사향산과 관음산. 사향산 뒤에 여우봉이, 관음산 뒤로 불무산 /보장산이 보인다.)

(금주산 뒤는 국사봉과 왕방산)
(좌측 운악산,그앞에 뽀족한 청계산,맨 좌측 귀목봉이 보인다)
과연 국망봉은 명불허전이로고..
360도 돌아가며 일망무제의 전망을 감상한다.
비록 원거리는 흐렸지만 오늘 본전 다 뽑았네..
뿌듯한 맘으로 20여 분 서있다가 출발.
(북쪽 내리막 능선엔 푸짐한 눈..)
1111.3봉을 돌풍봉이라고도 하나 본데
북동쪽 전망이 좋이서
도마봉과 도마치고개가 잘 내려다 보인다.
(멋진 한북정맥 능선)
(도마치고개 우측 뒤는 명지고개)

(도마봉 뒤는 번암산, 도마치봉,삼각봉,백운산이 좀 더 잘 보이고)

(신로봉 우측에 흑룡봉, 흑룡봉 좌측뒤는 박달봉)
(가리봉과 암릉)
오랜만에 보아서 그런지
한북정맥이 유난히 부드럽고 매력적으로 보이는데
가리산 쪽 가야 할 암릉은 아무래도 위압적이다.
그래도 킬문님 왈,
암릉이 저리 멋져 보이는데 어찌 아니가리오?
(996.6봉)
(돌아다 본 국망봉)
(신로령쪽 사람 얼굴 바위)
삼거리 안부에는 서쪽 휴양림 하산로가 갈라지고
이정목에 신로령이라 쓰여 있는데
국립지리원 지도의 신로령은 다음 봉우리인 981.1봉이다.
한편 구석에는
산악사고 조치 요령이란 안내판이 보인다.
2003년도 국망봉 조난 사고 후에 생긴 듯 한데
하도 오래되어 글씨를 읽기 어렵고
그사건 이후 대피소도 생겼다 하나 가보지 못한다.
(도마치봉,삼각봉, 백운봉이 가까이 다가왔다.)
발자국이 많은 정맥길에서 숫눈을 밟고
가파르게 올라가니 981.1봉, 신로령이다.
신로봉이란 정상석이 있는데 남쪽 전망이 시원하고
가야할 암릉 양 옆은 까마득한 절벽이다.
(2)가리산 가는 길
신로령(봉)부터 칼날 암릉을 간다.
토끼 발자국을 따라가는데
정말 말 그대로 토끼비리를 간다.
우측 사면의 벙커를 지나 능선으로 올라가니
넘어야 할 암봉이 오똑 서 있고..
(국망봉과 첫 암봉)
밧줄이 없으면 못 내려갈 길..
밧줄 잡고 안부로 가니
이번엔 밧줄 없이는 못 올라갈..
아니 밧줄이 있어도 쉽게 오르지 못 할
수직 오르막.
용 쓰고 올라가 한숨 돌리며
킬문님 사진 찍고..
다시 용 쓰고 더 올라가야
첫째 바위봉 정수리이다.

(화악산)
봉우리에선 한북정맥이 잘 보이지만
갈 길이 걱정되어 막초 한 잔 못하고 내려간다.
(올라오기 힘들었으니 내려가기도 힘들다.)
(간 만에 북쪽 전망이 터지고)
갈수록 태산?
두번째 봉우리는 줄 하나로는 어림없어
양손에 두 줄을 잡고 간신히 올라간다.
킬문님이 아래서 소리치지만
훈수하러 내려가지 못하고 위에서 기다리다,
사진만 한 장 찍는다.
신로령 0.3 km, 이정표가 나오는데
여기까지 오는데 쉬지 않고 32분 걸렸다.
(내리막 전망바위 쉼터)
둘째 봉우리를 내려가는데
쉬어가기 좋은 전망 바위가 보이지만
맘의 여유가 없어서
역시 막초 한 잔 못하고 그냥 통과..
(좌측 852.8봉,우측 가리산)
그래도 순한 내리막이 이어지니
암릉은 다 지나왔나 생각했는데..
끝까지 가봐야 안다는 듯
바위 둔덕과 절벽이 나오더니
밧줄을 잡고 후달달 ..
바위 절벽위로 난 길을 내려간다.
이정표가 또 나온다.

아까는 0.3km 에 30여분 걸렸는데
이번엔 0.6km 진행하는데 23분 걸렸다.
암릉이 적었다는 이야기.
다시 밧줄에 의지하여 눈길을 올라가면..
국망봉이 빤히 보이는 전망대가 나오고
(국망봉)
(청계산과 운악산도 보인다.)
이정목이 서 있는 852.8봉이다.
(852.8봉)
내려온 암릉이 올려다 보이는데
북쪽 가파른 사면에는 철망이 보이고
밧줄은 광산골 쪽으로 내려간다.
광산골 쪽으로 몇 m 내려가다 아무래도 아닌 듯하여
다시 올라와 북쪽 사면의 철망을 넘어 내려가니
능선 본디 모습이 나오면서 리본도 보인다.
사면서 능선이 분지하는 이른바 알바 주의 구간인데
북향이라 그런지
눈이 한 자까진 아니래도 20cm 정도 쌓여 있다.

(경사를 굴러 내려가는 작은 눈방울들..)
이제 가리산이 가까이 다가 왔는데
벌써 네시가 되어가니 햇빛이 기울기 시작한다.
임도가 지나가는 안부에서 올라가면
이정목이 있는 642.1봉이다.
신로령에서 거의 두 시간이나 내려왔는데
아직도 가리봉 정상은 0.6 km 나 남았다.
5분 여 내려가면 가리산 동봉 직전 삼거리인데
좌측 하산로에 리본이 빼곡히 달려있다.
여기에서 가리산 정상을 갔다가
다시 이리로 빽하였던 기억을 떠올리며
올라가니 동봉의 바위 절벽이 앞을 막아 선다.
절벽 남쪽으로 바위를 올라가면
중턱에 하얀 슬링이 걸려있고
용을 쓰고 올라가니
북쪽으로 돌아가는 벼루길이 나온다.
(도마치봉)
(맨 우측이 신로봉)
(벼루길)
이렇게나 험했던가? 새삼스러워 하며
동봉을 넘어 안부로 가니
안부에는 거북바위가 있고
남쪽으로 난 지계곡에 리본 몇 개가 보인다.
그렇지 않아도 삼거리로 빽하는 게
은근히 걱정되었는데 얼마나 반갑던지..
(거북바위가 있는 정상 직전 안부)
다소 가벼운 맘으로 가리산 정상에 올라가니
(774.3 삼각점)
거리 표시가 없는 이정목이 하나 서 있고
고생하여 올라온 것 치고는 전망이 화려하지 않다.
(명성산)
(사향산,관음산 좌측으로 금주산,관모봉)
(도마치봉)
거북바위 안부로 빽하여
킬문님과 통화하며 10 여 분 쉬다가
남쪽 지계곡으로 하산한다.
(안부의 거북이 바위)
계곡 초입에는 족적이 흐리게 보이나
조금 내려가니 이내 없어지고...
20여분 내려가니
조그만 바위 절벽이 나와서
우측으로 돌아 내려가다 보니
리본이 하나 걸려 있다.
아 다른 이들도 요렇게 하산했구먼..
반가운 리본에 안도의 마음이 들고
10여분 더 내려가서
조그만 와푹의 얼음을 건너 내려가니
동봉 직전 삼거리에서 내려오는
정규 등로가 계곡에 나온다.
가리산 거북이 안부에서 쉴 때
몸살 증세 있던 아내가 전화로
코로나 간이 검사가 양성이라 알려줘
킬문님과는 거리를 두고 하산.
(다리가 나오며 포장도로가 시작되지만)
(유실된 부위가 나오며 길에는 돌만 깔려 있고.)
(넓은 공터부터는 다시 포장도로)
내려온 계곡이 자리실골인데
계곡입구쪽으로 나가면 삼거리가 나온다.
왼쪽은 언덕을 넘어가는 길이고
직진하는 길은 영평천으로 직접 내려가는 듯하여
직진하니 군부대 입구로 이어진다.
빽하기 싫어 개천으로 내려가 살펴 보니
군부대 옆에는 캠핑장이 있는데 덩쿨 뒤로 뒷문이 있다.
덩굴을 통과하고
뒷문을 넘어 캠핑장으로 들어가서
역시 잠겨있는 정문을 넘어서..
(야영장 후문)
(야영장서 본 가리산)
화동로 풍차 가든 정거장으로 가
포천행 버스를 탄다.
(대낮 같은 이동)
2022.02.20 일요일 맑음.
킬문님과 같이 다녀옴.
갈때;
가평역 07;15 용수동행 버스
산행 경로;
08;01 용수동 종점
10;18~31 견치봉
10;59~12;15 점심
13;35~56 국망봉
14;02 신로령(봉)
16;30 가리산
18;18~33 캠핑장 후문
올때;
풍차가든 정거장 18;50 12번 포천행 버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