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의 과음으로 속이 괴롭다.
움직여야한다. 그렇지 않으면 심과 신이 고단하다.
머리도 깍고 오고 self염색도 하고,
기특하게도 중학 수학 과학을 공부한다고 참고서를 사달라는 딸을 데리고 신세계 교보문고도 가고...오전을 보낸다.
오늘 토달에는 올 사람이 별로 없을거 같던데. 하기사 누가 와도 어차피 혼자 일찍 돌아와야한다.
1시 반에 집을 나서 기장 달림길 입구에 서니 2시 20분이다.
가다가 시간보고 철마서 버스타고 오던지 가던지 하기로 하고 긴츄리닝을 벗어 쑤셔 넣고 시원한 복장으로 시동을 건다.
기장 이진아파트 뒤쪽 테마임도길 입구다.
두화마을 출발 곰내재까지 10.7km 이곡 다리까지는 5.5km다.
앞서가는 젊은 내외다. 애들하고 걷는 기분이 참 좋아 보인다. 조~~을 때다.
머시마 쌍디들 데리고 놀던 날이 엊그제 같은데...행복은 머물지 아니하는가 보다. 그때그때 느끼고 가져야한다. 지금 여기서...
예전엔 맨발로 걷는 황톳길이었는데 자갈을 깔아버렸다. 오른쪽엔 인도도 구분하고...
입구에서 계속하여 지긋~한 올림길을 뛰다 보면 시설 잘~된 돌샘 체육공원이 보이고 돌샘은 사진 찍는 쪽에 있다.
일광산을 오르는 입구. 여기도 저~밑에도 저~위에도 있다.
자연을 사랑한다는 '모연정'. 애연정이 아닌 모연정이다.
자연은 화려하게 꾸미지 아니하고 또한 소유하려 하지 말고 마음으로 조용히 있는 그대로 연모하는 것.
얼마전 '딸과 떠나는 인문학 기행'(이용재)에서 다룬 정자들이 생각난다.
욕심있는 정자 없고 자연없는 정자 없다.
참 좋다.
날 따뜻할 때 책 한권 들고 두어병 넣어서 다시 오리다.
물이 굽어서 흘러간다는 '곡수정'
이런 정자들이 가는 길 내내 많이 있다.
아주머니들의 울긋불긋한 깔깔거리는 소리가 들려야하는데 길손 조차 만나기 힘들다.
이곡마을에서 일광으로 넘어가는 아홉산 입구 다리.
기장군청 6.6k, 모연정 2.4k, 이곡 2.2k, 장전마을 7k란다. 그러나 이 이정표보다
간결한 이 물건이 더 좋다.
곰내재를 왕복하면 딱 하프다. 달 밝은 날 달빛 소나타를 한번 해 보까.
토달 가는 길에 정신도 간결해졌다.
저~멀리 원전에는 지금 무슨 일이...
대우네집 가는 길이다. 따뜻한 집. 막걸리 생각이 난다.
이곡마을 1700년생 팽나무다.
작은 열매가 딱딱해 새총 총알로 쓰면 패~앵하고 날아간다고 팽나무란다.
힘이다. 풍파다. 연륜일까?.
빈의자에 앉아 기대본다. 무슨 말을 하려 했을까.
연봉산 보림사
허리까지 잠기는 물속에서 미나리 작업을 하고 있다.
추울건데 추불낀데...
철마초등학교 정문의 소나무가 인상적이다. 교정이다. 그 교정이다.
거문산(巨文山) 자락이니 분명 큰 文이 나왔으리라 나오리라.
면사무소에서 선동쪽으로 쪼끔 가다가 오른쪽 '송가네한우집'가는 길로 접어든다.
가다가 뒤돌아 본 장전마을. 아홉산과 계좌산이 보인다.
대우정밀까지 길이 이어질 줄 알았는데 여기서 막혔다. 군사시설로 철조망이...
돌아섰다. 토달은 갈 수 없게 되었다. 그러나..
25일 크리스마스 날.
여기서 거문산을 올라 매암산~망월산~백운산을 거쳐 마누라 별장까지 갈때 화면에 보았던 두구동에서 넘어 오는 공덕산 산길 생각이 난다.
다행히 들머리를 찾았다.
근교산행에서 자주 보는 '좋은산님, 국제신문님, 마음달님'이 길을 가르쳐준다.
15분정도 오르면 이렇게 겁나게 되어 있는 옆으로 길이 나있다. 군에서도 안해 본 철책근무 체험??
송정지 그리고 그 군사보호시설. 거문산 매암산 철마산이 지키고 있다.
공덕산 정상 헬기장에서 본 금정산과 토달 장소 ..역광.
그리고 저~멀리 금련-황련산 방향
산을 다 내려오니 이런 시설도 보인다.
철마서 상현가는 길 중간쯤 아홉산 자락에 부산대학교 학술림도 있더만 군데군데...
두구동 중리마을 입구 공덕초등학교앞에 마을버스가 있길래 여기서 종치고 버스에 낼럼 탔다.
미완성 토달이 되버렸다.
2시 20분에 시작해서 임도를 뛰고 도로를 뛰고 농촌시멘트길을 뛰고 산을 오르고 뛰었다.
2시간 40분동안.
그리고 마을버스 지하철 버스를
탔다.
뒤풀이는 딸하고 감자도 볶고 삼치도 찌지고해서 배불리 쳐묵었다.
오늘 휴일 하루도 이렇게 바쁘게 보냈다.
내일 하루는 또 어떻게 바쁘게 보낼까.
첫댓글 뛴거요 관광한거요?
앉아서 글 읽어니 내가 뛴 거 같네.
새벽에 잠 께어(해야 할 일이 있으면, 일찍 깬다) 공방 가서 일하고...
큰 아들하고 돼지 감자 캐러... 선동으로..
모름지기 후기란 요렇게 쓰는 거여! 테마임도가 많이 달라졌네.
딸내미가 중학생인데 조리에 익숙한 가벼! '박셰프'로 명명하노니...
다음부턴 박셰프 동안과 작품도 함께 올리기요!
모름지기 댓글이란 이정도로 쓰주셔야 하는데.. 요리도 조리도 아닌 사량도 씨레기국 수준입니다
테마임도 가본지 제법 되었네. 정대우선생집에서 고기 구운지도 제법되었고. 정선생! 보고 싶소.
언제나 소,맥,탁 준비해 두었으니 좋은날 지나는 길에 연락주이소.
정선생!...
박선생 글에 정선생은 왜 부르요? 정선생이 보고 싶으면 전화하소. 기다리지말고..
@박세규 그냥 연말이 되니 팬션집에서 와인파티하던생각이 나서리 ㅋ
그런데 이 글이 왜 '취미생활 및 동아리'에 올라있지?? 와여리에서 송정지 까지 길이 없나요, 경고표지 때문에 돌아섰나요? "다음 지도"에는 길이 있다고 되어있던데. 나도 예전에 돌어섰던 경험이 있어서...
저도 그리 생각하고 갔는데 경고 표지를 무시하고 들어갔더만 무시무시한 철조망문과 주변 산허리를 따라 철조망으로 둘러치고 경비초소까지..
한편의 엣세이 같기도 하고 기행문 같기도 하고 다큐 같기도 하고
보는 순간 가고싶은 마음이 생기는 것은 글과 사진이 잘 조화롭다는 건가!!!
쓰는 김에 좀 더 쓰시지그래요. 그래도 토달 나우바리에 왔으니까 토달후기가 없다면 이것으로 가름해도 될것 같은데... 작가님 생각은?
아가리또 고자이마스 쓰마미생
예전에 같이 반쪼가리 5산 종주할때가 생각나네... 모연정, 곡수정, 패~앵 나무 나도 보고 느끼고 싶어지네...
에공! 그림의 떡이네~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