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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내산악회 목요방 계획에 따라 진주, 산청의 집현산 '생비랑 유래비 → 벰등(338) → 까치봉(7봉) → 구시봉(6봉) → 장군봉/동봉(5봉) → 진양기맥 합류 → 헬기장 → 부봉/정상석(4봉) → 3봉 삼거리 → 무너미고개 → 칠평산/삼면봉(2봉) → 집현산(1봉) → 삼거리 우측 → 살마재 → 장란교 → 물장구 식육식당'의 11.5km를 코스를 5시간 동안 달릴 예정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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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현산[集賢山]
[정의] 경상남도 진주시 집현면·명석면·미천면과 산청군 신안면·생비량면에 걸쳐 있는 산.
[명칭유래] 『진양지』에는 진주의 산으로 소개되어 있고, 지금도 집현산은 진주의 산으로 알려져 있다. 주봉은 산청군 신안면에 있다. 일설에 의하면 산신령이 거처하는 산이라 해도 7평이면 족하다고 하여 칠평산(七坪山)이라고도 한다. 역사적으로는 동학혁명과 임진왜란의 아픔을 간직한 산이기도 하다.
[자연환경] 집현산의 식생은 오리나무와 소나무로 이루어져 단순한 편이다.
[위치와 교통] 3번 국도를 이용하여 산청군 신안면 소재지에서 20번 도로의 하정리를 지나 신등면 입구에서 생비량 쪽 도산교에서 500m 정도 가다가 좌회전하면 있는 시매마을이 등산로 초입이며, 마을 뒷길을 이용하여 3.5㎞를 가면 정상이다. 등산로는 응석사에서 감시초소 간이 2.4㎞, 감시초소에서 동봉 간이 1.2㎞, 동봉에서 응석사 간이 3.45㎞이다. 1일 평균 이용객은 100명 이상이다. - [출처] 한국학중앙연구원 - 향토문화전자대전
과거 산행 계획을 세우기 위해서, 또는 안내산악회에서 초면의 산이나, 구면이라도 기억나지 않는 산에 관한 정보는 2024년 5월 29일 오후 3시를 기해 역사 속으로 사라진 '한국의 산하'를 참고했다. 특히 지금도 진행 중인 천고지는 한국의 산하에서 높이별로 분류된 카테고리를, 300 산은 등산객이 많이 찾는 산을 그 빈도순으로 나열한 목록을 토대로 해발 1,000m가 넘는 산과 먼저 인기 100 산에 다 오르자는 목표를 세우고, 산행 계획도 만들었다. 어디까지나 추측이지만, 한국의 산하가 운영비를 감당할 수 없어 사이트를 폐쇄한 이후, 그걸 대신할 건 아직 없지만, 그렇다고 산에 안 가는 것도 아니다. 한국에는 숨은 명산이 많다는 믿음이 있어, 명산이라 인정한 산을 빼면 한 번 갔던 산은 다시 가지 않으니, 요즘 접하는 산이 대부분 초면이다. 그렇다고 안내산악회 계획만 보고 무턱대고 산행에 따라나설 수는 없어, 완벽하지는 않더라도, '한국의 산하'를 대신할 만한 사이트를 찾다가 결국 선택한 게, 한국의 산하가 살아있던 시절에도 가끔 이용한 '한국학중앙연구원'의 '한국향토문화전대전'이다.
안내산악회 일정 계획에 따르면, 2024년 9월 두 번째 목요일인 12일 목요방 산행은 진주의 집현산이다. 비록 진주와는 인연이 있으나, 집현산은 처음 듣는 산이라, 산에 관한 정보를 얻기 위해 위에서 언급한 '디지털진주문화대전'에서 찾아봤다. 등산객이나 산꾼에게 정보를 제공하기 위해 만들어진 한국의 산하와는 비교할 수 없으나, 그래도 대략적인 정보는 알 수 있었다. 하지만 정작 중요한 정보이자 산행의 기본인 산의 높이나 상태, 코스 등은 구글링으로 산행기를 찾아보는 수밖에 없었다. 그렇게 찾은 몇몇 산행기를 보고 내린 결론은 해발 577m의 비교적 낮은 높이에, 완만한 능선의 흙산으로 산행의 재미는 별로 없을 듯했다. 다만, 어떤 산꾼은 힐링 산행이라 했으나, 재미처럼 힐링도 사람마다 다른 거라 경험해 봐야 한다. 그럼에도 다들 조망은 좋다는 평이다. 하지만, 집현산과 가까운 대성산의 12일 산악날씨에 의하면 종일 구름 낀 흐린 날씨에 13시와 15시에는 2mm의 비까지 내린다는 예보라 그것도 기대하기는 어려울 듯해, 그저 옛집을 방문한다는 기분으로 다녀올 생각이다.
기상청을 믿을 수는 없지만, 산행 중 비 소식이라, 늘 가지고 다니는 우산을 슬링백에 넣고, 씻을 만한 계곡이 없으니, 비록 비가 내리기는 하나, 아큐아 슈즈가 아니라 등산화 또는 트레킹화를 신을 생각이다. 와중에 기온은 27℃~28℃에 달해, 무척 후덥지근한 산행이 될 듯하다. 산행기에 따르면 소요 시간이 4시간에서 5시간 사이라, 체력 유지를 위해 사당역표 김밥도 준비한다. 물론 목요방 특징인 하산 후 들르는 식당인 '물장구식육식당'에서 하산주를 겸해 늦은 점심을 먹을 예정이다. 다만, 식육식당이라, 적당한 메뉴를 찾을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그렇다고 고기를 굽는다는 건 무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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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주 그렇듯이 5시 알람보다 이른 4시 50분경 기상해 아지트로 나와 볼일을 보며, 밤사이 변동이 있는지 확인했다. 신청자는 만석으로 변함이 없다. 다만, 목요방 선두 조와 주당인 핵심 선수가 안 보이는데, 그렇다고 인솔 대장이 그냥 두지는 않았을 거고, 분명 취소한 누군가에게 회비를 쏴주고 그 자리에 앉을 확률이 높다. 해서 27명 중 누가 일이 생겨 취소했을지 추측해 봤으나, 떠오르는 사람이 없다. 다음으로 당일 집현산의 날씨를 확인했다. 하루 전 확인한 대성산 산악날씨와 다른 건 13시와 15시의 2mm 비가, 15시에 5mm로 바뀐 거뿐이다. 초미세먼지, 미세먼지는 '좋음'이라 날이 좋고, 전망대가 있다면 조망은 졸을 듯하다. 그리고 지금 거의 폭우 수준의 비가 내리고 있어, 등산화를 신었다가는 사당역까지 가는 동안 다 젖을 분위기라, 등산화 대신 아큐아 슈즈를 신기로 했다. 그렇게 결정한 후 누룽지를 끓여 아침을 먹고, 배낭 옆에 늘 꽂혀 있는 우산을 꺼내 쓰고, 5시 45분경 집을 나서 구산역으로 향했다.
구산역에서 5시 58분 신내행 열차를 타고, 삼각지에서 사당행 열차로 갈아탄 후 6시 43분경 사당역 승차자에 도착해 바로 개찰구로 나가며 오른쪽 즉석 빵집이 문을 열었는지 확인했다. 정상 영업 중이라, 안심하고, 바로 그 가게로 가 김밥 한 줄 사 주머니에 넣고, 1번 출구로 올라갔다. 그런데, 그 사이 비가 우산 쓰는 것도 미안할 정도의 가랑비로 바뀌었다. 해서 열차에서 내린 그대로 우산을 들고, 공영주차장으로 가 산악회 버스가 주차한 곳으로 갔다. 총 3대의 버스가 대기 중으로 산청 집현산으로 가는 차는 오른쪽 사각지대에 있고, 그 앞에는 목요방의 핵심 선수인 세 여성 산꾼이 얘기를 나누고 있어, 대화를 방해하지 않게, 눈인사만 보내고 버스 짐칸으로 가 배낭을 넣고, 물가방이 든 슬링백과 우산만 들고 버스에 탔다. 배낭을 의자 아래에 둬도 되나, 비가 내려 물기로 지저분한 바닥에 두고 싶지는 않았다. 친숙한 산꾼들과 인사를 나누며 자리로 가는 동안, 명단에 없는 산꾼이 어디에 있는지 확인했다. 협심증으로 심장이 좋지 않은 산꾼 자리다!
출발 예정 시각인 7시가 되기 전 사당승객은 모두 탑승을 완료했지만, 이유는 모르겠으나 7시 정각에 공영주차장을 출발한 버스는 양재와 죽전에서 나머지 승객을 태웠다. 그런데, 버스가 양재에서 출발해 고속도로를 들어선 걸 본 후 잠이 들었다. 아주 피곤했나? 그리고 8시 반경 잠에서 깨, 현 위치를 확인하기 위해 창밖을 봤다. 허허벌판이다. 분위기상 천안논산고속도로를 달리는 거 같으나, 말이 안 된다. 그래서 몸을 통로 쪽으로 빼 버스 앞 유리로 밖을 봤다. 1차선이 점선의 파란색이다. 휴일에 작동하는 버스 전용차선이라는 거다. 그럼, 경부고속도로로 천안과 대전 사이의 어디를 달리고 있는 거다. 그리고 8시 42분경 버스가 휴게소로 들어간다. 옥산이다. 비 때문인지 고속도로 정체로 약간 늦어진 듯하다. 어쨌든 차에서 내려 스트레칭으로 몸을 풀며 화장실로 가 볼일을 보고 바로 버스로 돌아와 패드로 책을 봤다.
휴식이 끝나고 버스가 출발하자, 늘 그렇듯이 인솔 대장이 산행 코스와 주의 사항에 관해 설명을 시작했다. 다들 혼동하는 게, 산악회 게시판의 지도는 부산일보의 [산&산] 지도로, 반시계 방향으로 1봉부터 7봉으로 달리는 순으로 빨간색 화살표로 표시까지 했다. 하지만, 목요방은 지도에는 표시하지 않았지만, 계획을 보면 시계 방향으로 7봉에서 1봉으로 거꾸로 달린다. 환 종주라 어디로 달려도 마찬가지나, 인솔 대장의 설명에 의하면 7봉으로 하산하면, 버스가 대기하는 식당까지 620m 정도를 걸어가야 한다. 그런데, 거기를 들머리로 하면, 버스를 타고 7봉 입구까지 가면 되니, 쓸데없이 아스팔트를 걸을 필요가 없다. 내가 좋아하는 산행 방식으로 최대한 차가 다닐 수 있는 곳까지 차를 타고 가자는 주의에 잘 부합한다. 그렇게 설명이 끝나고, 다시 취침 상태로 돌입했다가, 1시간 후에 깨 다시 책을 봤다. 그리고 버스가 덕유산을 지날 때쯤에는 9월 19일 남덕유산행 때 다시 올 덕유산 주변을 살펴봤다. 그런데 지금 생각해 보니, 내가 앉은 자리의 오른쪽 창은 덕유산 반대편이다. 말인즉 덕유산 서쪽 반대편 산을 덕유산으로 착각했다.
차가 함양으로 들어설 때는 19일 남덕유산행의 날머리인 영각사로 가는 길을 찾아보려고 했으나, 못 찾은 이유가 반대편을 보고 있었기 때문이다. 어쨌든 옥산까지는 힘겹게 달린 버스가 그 이후 제 속도로 달려, 고속도로를 벗어나는 순간, 아큐아 슈즈를 제대로 신고, 끈도 조였다. 그리고 바람막이를 벗어 슬링백에 넣을 때 옆 주머니에 꽂혀 있던 비상용 생수를 꺼내 같이 넣고, 빈자리에는 우산을 꽂는 거로 산행 준비를 마쳤다. 그리고 조금 있으니, 인솔 대장이 마이크를 잡고, 10분 후면 들머리 도착이니, 자는 승객은 기상하라고 했다. 이후 일기예보를 확인해 보니, 비가 사라지고, 대신 햇볕에, 바람도 약해 꽤 힘든 산행이 될 예정이니, 책정한 5시간에, 식사 1시간 포함한 6시간이면 충분하니 서두르지 말고 천천히 진행하라고 당부했다. 그걸 듣고 바로 일기예보를 봤다. 맞다. 해서, 우산을 꺼내 버스에 놓고, 물병을 꺼내 다시 옆 주머니에 넣었다. 그게 실수다! 기상청 이놈들! 그리고 예정보다. 7분 늦은 11시 7분경 들머리인 대둔마을 갈림길에 도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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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스에서 내리자마자, 먼저, 등산 앱을 기동했다. 그런데, 이번에는 그동안 사용하던 산길샘 대신 과거 사용했던 램블러다. 램블러의 문제를 산길샘이 해결하지 못해, 그나마 고지를 50m 전에 알려주는 램블러를 쓰기로 한 거다. 그런데, 산길샘을 쓰는 동안 램블러 사용법을 잊었다. 막상 현 위치의 고도를 어떻게 확인하는지 기억이 안 나, 이것저것 만져보다가, 고도가 나오는 화면을 캡처하기는 했다. 그런데, 이 화면이 아니라, 산행 중 다시 이것저것 만져보다가 발견했다. 해서 마지막의 고도 93.6m의 이미지는 산행 시작 후 7분 59초 즉 거의 8분 후다. 어쨌든 들머리의 고도는 59m~67m로 100m는 넘을 거라는 기대를 저버렸다. 가장 높은 1봉 집현산의 높이가 577m, 고도차는 510m~518m로 무시할 수 없는 높이다. 그걸 확인하고 이미 출발한 선두의 뒤를 따라 11시 10분경 산행을 시작했다.
도로를 따라 대둔마을로 향하던 포장도로는 곧 갈림길에 도착하고, 거기서 좌회전해 산을 향해 가다 보면, 아스팔트 포장도로가 끝나고, 시멘트 포장도로로 바뀐다. 그리고 다시 갈림길, 거기서 아래가 아니라 오른쪽 위로 올라가면 컨테이너로 만든 마지막 집으로, 그 지점에서 포장도로가 끝나고, 흙길 임도가 이어진다. 그런데, 집현산을 거꾸로 도는 본격적인 등산로의 시작이라고 하기에는 과거, 아니 지금도 임도로 쓰고 있는 길을 따라올라, 11시 15분경 등산로 갈림길에 도착해, 오른쪽 위의 길로 접어들어 본격적인 산행에 돌입했다. 그런데, 비를 품은 구름이 하늘을 가리고 있는데, 내려야 할 비가 내리지 않아 습도가 높은 가운데, 기온은 32℃를 넘는 후덥지근한 날씨라 깔딱을 오르기 전부터 이미 땀이 폭우가 되어 바닥으로 떨어진다. 와중에 소금기 가득한 땀이 눈으로 들어가 눈을 뜰 수 없어, 수건으로 이마의 땀을 계속 닦았으나, 그것도 금방 땀에 절어, 잘 닦이지 않는다. 그때 생각난 게 인솔 대장이 날씨를 언급하며 차라리 비가 내렸으면 좋겠다고 한 말이다.
7월부터 9월까지 기상청의 비가 내린다는 예보에 더위와 땀을 깨끗이 씻어버릴 폭우산행을 기대했으나, 한 번도 맞은 적이 없다. 하긴 챙기는 것만 관심 있지, 본연의 업무에는 관심 없는 애들이 모인 집단이니, 아니 무능한 애들이 먹고사는 방법인가?! 어쨌든 시작부터 이번 산행이 쉽지 않을 거라는 징조다. 그런데, 등산로만 놓고 보면 시작은 완만한 경사라 과히 힘들지 않다. 물론 곧 깔딱을 올라야 하지만, 오랜만에 일렬로 줄을 서서 위로 봉우리로 향한다. 그럼, 내 페이스가 아니라 일행의 페이스 맞춰 따라가야 해, 더 힘든 산행이 된다. 그렇다고, 그들을 추월해 가고 싶지는 않아, 일부러 가던 길을 멈추고, 그들이 올라가는 걸 지켜본 후 일정한 거리가 벌어지면 출발하는 방식으로 갔다. 11시 33분경 첫 번째 깔딱이 나타나자, 드디어 일행 간의 격차가 벌어지기 시작한다. 그렇다고, 길을 양보하지 않는 한 비좁은 등산로에서 추월하는 건 예의가 아니라, 계속 GoStop을 반복하며 갔다. 그리고 능선은 왼쪽으로 이어지는데, 등산로는 그걸 우회하고 있는 곳에 도착해 능선 방향을 유심히 살펴봤다. 희미하게 인적이 있다. 여기가 인솔 대장이 코스 소개 때, 가봐야 별것도 없으나, 정상을 찍을 산꾼은 다녀오라고 한 ‘뱀등’ 갈림길이다.
능선이 뱀처럼 생겼고, 그 정상이 등의 위치라, 뱀등이라 부르지 않았을까 생각하며, 뱀등 정상은 어떻게 생겼을지 궁금해하며, 좌회전해 사람이 다닌 지 오래되어 이미 잡목이 자리를 잡은 희미한 인적을 따라 위로 갔다. 사실 인적을 찾을 필요도 없는 게, 위로 보이는 정상을 향해 가며 된다. 다만, 인적이 있는 곳이 그렇지 않은 곳보다는 잡목의 방해가 덜해, 쓸데없는 고생을 조금이나마 피할 수 있다. 그렇게 뱀등으로 향해, 정상이 멀지 않아 보이는 곳에서 동영상을 촬영하며 올라, 11시 43분 도착했다. 당연히 정상석은 기대도 안 했으나, 그래도 나무에 누군가 명패는 만들어 매달지 않았을까 하는 기대로 주변을 샅샅이 찾아봤지만, 없다! 해서 능선을 따라 반대 방향으로 10여 미터를 가 봤으나, 역시 없어, 원위치로 돌아와, 내 뒤를 따라온 후미를 기다리며, 정상이 맞는지 등산 앱의 지도를 확인했다. e-산경표에는 애초 등산로가 뱀등을 거쳐 가는 걸로 나오나, 램블러의 네이버 지도는 뱀등올 향하는 길은 없다.
지도를 확인하는 동안, 후미가 도착해 그들이 정규 등산로 방향으로 가는 걸 지켜본 후 참았던 볼일을 보고 뒤를 따라가, 인솔 대장이 코스 소개에서 언급한 송전탑을 통과했다. 말인즉 송전탑은 뱀등에 오르지 않으면 볼일이 없는 이정표다. 그리고 고개로 내려가, 우회한 정규 등산로와 다시 만났다. 반대편에서 오면, 즉 집현산을 반시계 방향으로 돌면 갈림길로 그 입구에는 뱀등에 관해서는 언급이 없고, 왼쪽 아래 등산로를 향해, '집현산 등산로'라고 가리키는 이정표가 있다. 물론 우리가 뱀등을 다녀오는 사이 그렇지 않은 일행이 모두 앞서 나가 결과적으로 내가 제일 뒤가 됐다. 이후 다시 길을 재촉해 다시 깔딱을 오르는 동안 몇몇 일행이 길을 양보해 준 덕에 제 페이스를 유지하며 갈 수 있었다. 그런데, 죽을 거 같은 후덥지근한 날씨에 이정표는 거의 보이지 않아, 수시로 앱의 지도로나마 남은 거리를 확인하며 갔다. 늘 하는 얘기지만 무언가 쫓기면 지도를 자주 확인한다. 그런데, 7개의 봉우리가 있다는 건 그사이에 최소 6개의 고개가 있다는 얘기다. 즉 기복이 심한 산이다. 다만, 고개가 생각보다 많이 내려가지 않아, 크게 힘든 줄은 모른다. 해서 힐링 산행이라고 표현한 등산객도 있을 거다.
하지만 아직 시계 방향의 첫 번째 봉우리이자, 집현산 7봉 중 마지막 봉우리인 까치봉에도 오르지 못했다. 당연히 뱀등을 지나, 완만한 능선과 약간의 기복을 지나자, 꽤 높은 깔딱이 기다리고 있다. 분위기로 봐서, 까치봉이 멀지 않았다. 그 깔딱을 폭우가 되어 떨어지는 땀과 가쁜 숨을 몰아쉬며 올랐으나, 정상이 아니라, 까치봉까지 남은 거리를 확인하기 위해 앱의 지도를 봤다. 등고선으로 봤을 때, 높이는 60m, 거리는 300m가 조금 더 남은 듯했다. 물론 올라온 깔딱에 비하면 남은 구간은 완만한 능선이다. 해서 그 능선 위로 난 등산로로 까치봉을 향해 가는데, 12시 12분 등산 앱이 고지가 가깝다고 음성으로 알려줘, 그걸 캡처했다. 그런데, 오랜만에 사용한 램블러가 산길샘은 알려주지 않는 고지를 알려주는 건 마음에 드는데, 산행 중 안내는 산길샘이 훨씬 친절하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해서 다음부터는 트랙 기록은 산길샘을, 그 GPX를 등록하는 용도는 램블러를 사용하기로 했다. 어쨌든 배지를 받은 지점부터 동영상을 촬영하며 가, 12시 14분 부부가 정상석을 배경으로 인증을 남기고 있는 까치봉에 도착했다.
까치봉 정상석은 어떤 산꾼이 넓적한 돌에 '까치봉'이라 쓰고, 그걸 주변 돌로 쓰러지지 않도록 지지해 놓은 거다. 그걸 기록으로 남긴 후, 부부의 도움으로 인증도 남겼다. 그리고 다시 동영상을 촬영하며 가는데, 아래쪽이 소란스러워 바라보니, 선두 조를 포함 앞서갔던 대부분 일행이 자리를 잡고 앉아 점심을 먹고 있다. 현재 시각 12시 17분 점심시간이다. 해서 산꾼 선배 옆에 자리를 잡고 앉아, 사당역표 김밥을 꺼내 먹었다. 그리고 선배가 준 빨갱이를 받아 마셨다. 이후 후미의 인솔 대장 일행이 도착해, 역시 간단하게 점심을 먹고 같이 까치봉을 떠나, 1.2km 거리의 장군봉으로 가기 위해 자리에서 일어서는 순간 현기증이 나, 쓰러지지 않도록 잠깐 멈춰 서 있었다! 술? 더위 먹어서? 뭐든 징조가 좋지 않다. 해서 서두르지 않고 뒤에서 페이스를 유지하며 두 번째 봉우리로 향했다. 그리고 완만한 능선을 따라가자, 어느 순간 앞에 약간 높은 봉우리(?), 언덕이 보여, 동영상을 촬영하며 가서 보니, 장군봉이 아니라 두 번째 봉우리인 구시봉이다. 집현산 기준 여섯 번째!
구시봉을 떠나, 고개로 내려가는데, 녹색의 울창한 숲사이로 봉우리의 실루엣이 보인다. 장군봉이다. 당연히 그걸 기록으로 남기고, 고개로 내려가, 다시 가쁜 숨을 몰아쉬며 깔딱을 오르자, 완만한 능선으로 바뀌고, 그 끝에는 관리를 하지 않아, 수풀이 무성한 평지에 돌로 둥글게 담을 쌓은 가운데 두 개의 정상석이 있다. 하나는 '장군봉'이고, 다른 하나는 뭔지 궁금해, 장군봉 정상석을 배경으로 인증을 남기는 일행을 피해 왼쪽에 있는 비석으로 가, 기록으로 남긴 후 이끼 덕분에 잘 보이지 않는 음각된 글을 봤다. '집현산 동봉, 539m'다. 하나는 진주, 다른 하나는 산청에서 세운 걸 텐데, 다음 봉우리가 산청의 부봉, 진주의 집현산이라는 걸 고려하면, 진주에서 동봉이라 부르는 듯하다. 어쨌든 먼저, 각 정상석을 기록으로 남긴 후, 인솔 대장의 도움으로 장군봉 정상석을 배경으로 인증을 찍었다. 그리고 주변의 고사목과 돌탑을 기록으로 남겼다. 비록 관리를 하지 않아 허리에 이르는 수풀이 무성하나, 꽤 넓은 평지에 돌로 둥글게 담을 쌓고, 그 앞에 돌탑이 있는 거로 봐서 천제단이 있는 게 아닐까? 아니, 있었나?
장군봉을 떠나 완만한 능선으로 2분 정도 가자, 거의 읽을 수 없는 수준의 '집현산 등산 안내도'가 오른쪽에 있는 갈림길이다. 장군봉에서 멀지 않은 곳에서 등산로가 진양기맥으로 합류한다는 걸 알고 있어, 혹시나 해서 앱의 지도를 확인했다. 맞다! 여기가 진양기맥 합류점이다. 말인즉 여기서부터는 진양기맥을 따라가는 거다. 진양기맥 합류점을 따라, 5분가량 가지 다시 갈림길이다. 물론 이정표 따위는 없어, 앱의 지도를 봤다. 갈림길은 맞는데, 중요하지 않은 지역인지, 명확히 지명으로 부를만한 대상이 안 보인다. 그 갈림길을 지나, 기맥을 따라 계속 전진하는데, 나뭇가지에 평소 많은 도움을 받는 국제신문 '근교산 팀'의 리본이 보여. 기록으로 남겼다. 이후 앞서가는 일행의 뒤를 따라 가끔은 경사가 급하나, 대체로 완만한 경사였다가, 다시 급경사 깔딱을 가쁜 숨을 몰아쉬며 계속 위로 가니, 응석사 갈림길이다. 갈림길 이정표에 의하면, 진주 집현산이자 부봉까지 남은 거리는 50m! 당연히 급경사 깔딱을 가쁜 숨을 몰아쉬며 올라가는 와중에 동영상까지 촬영했다. 그런데, 왼쪽으로 생각지도 못한 정자다. 인솔 대장이 코스 소개 때 몇 개의 정자가 있다고 했는데, 깜빡한 그 정자 중 하나다.
당연히 좌회전해 정자로 올라갔다. 그리고 거기서 보이는 조망을 감상했다. 물론 구름이 잔뜩 낀 날씨라, 조금만 거리가 멀어도 희미하게 보여, 형체 구분도 쉽지 않다. 그래도 일단 파노라마로 남겼다. 이후 속속 도착하는 인솔 대장을 비롯한 후미를 관찰하다가 정자를 떠나 다시 동영상을 촬영하며 바로 위 진주 집현산으로 향해 1시 21분 도착했다. 정상에는 산불 감시초소와 거대한 '집현산 572m'의 정상석과 무덤, 천제단, 아래에서는 읽을 수 없었던 '집현산 등산 안내도'가 서 있다. 물론 진주를 중심으로 그린 안내도다! 그런데, 조망은 여기가 정자보다 좋아, 다시 파노라마로 남겼다. 그리고 정상 여기저기를 구경하다가, '집현산 572.2m'라 음각한 작은 대리석 정상석을 발견하고 기록으로 남겼다. 이후 주변의 돌 거치대를 이용해 인증을 남기고, 7봉의 중앙 4봉이자 부봉, 진주 집현산을 떠나, 이번 산행 5번째 봉이자, 집현산 3번째 봉우리로 향했다.
등산 앱의 지도로 남은 거리와 고도를 확인하다가, 3봉은 보이지 않으나, 삼거리가 멀지 않아, 동영상을 촬영하며 갔다. 그런데, 3봉임을 알려주는 어떠한 표지도 없이 왼쪽으로 정자만 있다. 그리고 그 정자라는 게, 전망대 기능을 상실한 지는 오래됐고, 쉼터 역할을 하기에도 문제가 있어 보여 그저 사진으로 기록만 남기고, 떠났다. 그나마 진주라 전망대나 쉼터의 역할을 하든 말든 정자를 세웠을 거다. 다시 길을 재촉해 정자에서 20여 미터를 가자, 주의해서 주변을 보지 않으면 지나칠 수 있는 나무에 매달린 삼거리 안내도다! 그 안내도에 의하면 여기가 오봉 삼거리다. 오봉? 집현산 기준으로는 3봉이고, 시계 방향으로 도는 이번 산행에서는 5봉이 맞지만, 공식적으로 시계 방향으로 봉우리 순서를 매기지는 않았으니, 오봉이라는 명칭은 어디서 왔는지 모르겠다. 어쨌든 그 안내도에 의하면 정상, 즉 집현산까지 남은 거리는 1.5km다! 그 3봉을 떠나, 2봉으로 향해 8분가량 가니, 전면 울창한 숲 사이로 녹색의 봉우리 실루엣이 보인다. 아마 2봉인 칠평산/삼면봉인 듯하다.
녹색의 봉우리 실루엣을 기록으로 남기고, 완만한 능선으로 난 등산로로 2분 정도 더 가자, 신기마을 갈림길 쉼터다. 해서 앱의 지도로 갈림길을 확인했다. 그런데, 이정표에 여기까지 오는 동안 보지 못했던 지명이 등장한다. '칠평산'이다! 정상이 일곱 평인 산인가? 그런데, 집현산 방향이다. 아마 2봉을 지칭하는 듯하다. 어쨌든 앞에 보이는 봉우리를 향해 다시 가쁜 숨을 몰아쉬며 오르다가, 숨을 고르기 위해 뒤로 돌아서자, 조금 뚫린 하늘로 봉우리가 보여 그걸 기록으로 남겼다. 느낌상 부봉 즉, 진주 집현산으로 보이나, 그렇다고 확정할 수는 없었다. 집현산 일곱 봉우리의 개별적 특징을 모르고, 산의 전모를 보며 봉의 숫자를 셀 수도 없어서다. 어쨌든 다시 2봉으로 가쁜 숨을 몰아쉬며 가다가, 다시 숨을 고르기 위해 뒤로 돌아섰는데. 이번에도 뚫린 하늘로 같은 봉우리가 보인다. 다만 아래와 다른 건 고도가 높아진 만큼 시야를 막는 방해물이 조금 줄었다는 거.
당연히 그것도 기록으로 남기고 뒤로 돌아 어느 정도 가자, 정상이 멀지 않아 보여, 동영상을 촬영하며 갔다. 램블러의 문제가 혹시 여기가 고지 부근 아닌가? 하고 물어봐야 답한다는 거다. 그럴 바에 지도를 보는 게 빨라, 다시 산길샘으로 돌아가기로 한 거다. 어쨌든 깔딱을 2분가량 올라가니, 처음 보는 '다류(?)' 인지 '다튜(?)'인지 명확하지 않은 산꾼이 나무에 매단 '진양기맥 556.4m' 명패가 보이고 그 아래 돌탑과 그 앞의 '칠평산 정상, 572.2m' 정상석이 있다. 그리고 그 오른쪽에는 '칠평산 삼면봉, 565m(진주시 최고봉)’ 표지가 서 있다. 그 뒤로는 갈림길 안내도가 보인다. 집현산 기준 여기까지가 진양기맥이다. 기맥 종주를 하려면 여기서 좌회전해 내려가야 하고, 집현산은 우회전하면 된다. 그 모든 걸 기록으로 남긴 후 당연히 우회전해 마지막 봉우리인 집현산을 향해 바로 떠났다. 2시 8분 도치샘 갈림길을 지나며, 왕복 400m의 약수터를 다녀올까 하다가 바로 그 생각을 버렸다. 계속된 불볕더위 아래 이 규모 산의 악수가 나오리라고 기대하는 게 도둑놈이라는 생각이 들어서다.
도치샘 갈림길을 떠나, 3분가량 가자, 정상이 멀지 않아 보여 동영상을 촬영하며 갔다. 그런데, 그 중간에 처음 까치봉 직전 고지가 멀지 않았다고 알려주던 램블러가 웬일로 집현산이 멀지 않았다고 알려줘, 그 팝업 이미지를 캡처했다. 그 과정에서 당연히 동영상 촬영이 중지돼, 다시 동영상을 촬영하며 가, 2시 13분 까치봉의 그 부부가 셀카를 찍고 있는 집현산 정상에 도착했다. 집현산 정상은 갑판 전망대라, 혹시 뭐가 보이는 게 있나, 전망대로 가봤으나, 역시 울창한 숲이 방해 중이다. 그래도 건너편 집현산 능선을 기록으로 남기고 나자, 여기까지 얼린 막걸리와 오렌지 주스를 들고 온 일행이 주스를 한 잔 줘 고맙게 받아 마셨다. 이후 역시 그 부부의 도움으로 집현산 정상석을 배경으로 인증을 남겼다. 그리고 조금 지나 도착한 선배 산꾼이 남은 빨갱이를 마시고 가자고 했으나, 거절하고 하산을 시작했다. 평소라면 거절이 아니라 자리를 잡고 앉았을 거지만, 까치봉에서 식사 후 자리에서 일어날 때 현기증이 나, 당황했었고 장군봉에서도 동봉 정상석을 제대로 찍기 위해 쪼그리고 앉았다 일어나자 같은 증상이 나타나, 쓰러지지 않게 다리에 힘을 주고 멈춰 서 있었다. 해서, 과감히 빨갱이를 거절했다.
2시 19분 '대둔마을 3.59km' 이정표를 지나자, 앞이 소란스럽다. 1봉이란다. 응? 1봉은 집현산인데? 해서 빠르게 가서 보니, 길목의 나무에 흙이 묻어 누군지 읽을 수 없는 산꾼이 매단 1봉 명패를 보고, 인증을 남기며 하는 소리다. 일단, 명패에 묻은 흙을 털어 내고 누가 매단 건지 봤다. 오지 산행에서 명패만 몇 번 본 '서래야' 작품이다! 지극한 정성이야 인정하는 바지만, 집현산에서 얼마 떨어지지 않고, 고도차도 별로 나지 않는 언덕을 굳이 1봉이라는 타이틀을 붙이는 거에 동의할 수는 없었다. 그럼, 집현산 7봉이 아니라, 8봉이다. 와중에 뱀등까지 더하면 9봉! 왜 여기가 우리가 아는 7봉에 끼지 못하는지 일행에게 설명해 주고, 날머리를 향해 가는데, 남은 거리가 생각보다 길어, 왜 인솔 대장이 거꾸로 돌았는지 이해가 됐다. 특히, 우리와는 반대로 돈 일행을 칠평산으로 오르는 길목에서 만난 이유도 알았다. 그래도 급경사 구간은 짧고 특별히 힘들거나 위험한 구간은 없어, 빠르게 하산해, 2시 53분 '시매 갈림길'을 통과했다.
애초 산행 목표는 3시까지 날머리이자 하산주 식당인 물장구식육식당 도착이다. 현시간 기준 목표 달성은 틀렸다. 하지만, 남은 거리를 예측할 수 없어, 어떻게 목표를 변경해야 할지 몰라, 지도를 확인했다. 멀지 않다. 그리고 조금 더 내려가자 울창한 숲 사이로 도로가 보인다. 해서 동영상을 촬영하며 가, 3시 14분 마을 도로에 들어서고, 3시 16분 '생비랑 유래'비에 도착했다. 여기서 장랑교로 양천을 건너, 반대편에 주차한 빨간 버스로 가면 산행 마감이다. 그런데, 양천의 차가운 물에서 씻고 싶어, 장랑교를 건너지 않고, 그 아래 징검다리로 갔다. 징검다리로 건너편으로 가며 흐르는 물을 봤다. 일단 이끼가 너무 많다. 그리고 쓰레기도. 그래도 봐줄 만한 수준이라 물로 바로 들어갔다. 물론 아큐아 슈즈라 할 수 있는 일이다. 그런데, 물이 뜨거워 바로 징검다리로 올라와 물살이 빠른 곳으로 가 다시 들어갔다. 역시 뜨겁다! 해서 양천에서 씻는 건 포기하고, 건너편으로 갔으나, 아래에 뭐가 있는지 보이지 않는 무성한 갈대를 뚫고 계단까지 갈 자신이 없어, 다시 유래비가 있는 반대편으로 돌아갔다. 그리고 장랑교를 건너, 빨간 버스가 기다리는 물장구 식당에 3시 26분 도착하는 거로 산행을 마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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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시 26분 물장구 식육식당 주차장에 도착해, 먼저 버스 옆 잔디밭에 다른 일행이 했듯이 슬림백과 물가방을 햇살이 잘드는 곳에 두고, 식당으로 가 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가서 보니, 신발을 벗고 들어가야 한다. 문제는 양천 물이 깨끗하지 않아, 씻어야 한다는 거. 해서 계산대의 주인장을 보니, 다들 화장실로 씻으러 갔다고 알려준다. 씻기 위해 식당에서 나와 화장실이 있는 뒤로 돌아가다가, 산행 겸 주당 대장을 만났다. 그리고 뒤편에 도착해 보니, 선두 조 모두가 거기에 다 있다. 선두가 다 씻은 후라 놀고 있는 수도를 차지하고 먼저 발을 씻는데, 차가운 물을 원했으나, 양천처럼 따뜻하다. 그래도 양천과는 비교할 수 없이 깨끗한 상수도라 먼저, 발을 씻은 후 선두 조의 도움으로 등목했다. 이후 러닝셔츠를 깨끗이 빨아 입은 후, 그 위에 겉옷을 입고, 수건을 깨끗이 빨아 머리에 뒤집어쓰고 선두와 같이 식당으로 갔다. 그리고 대장이 잡은 식탁에 앉아, 소맥으로 무사 산행을 축하했다.
이후 예약한 등심 주물럭이 나와 자세히 살펴보니, 불고기다. 등심으로 만든 불고기를 등심 주물럭이라 부르는 거 같다. 어쨌든 그걸 안주로 소맥과 대선을 마시고, 고기가 다 떨어져, 하나를 다시 주문했는데, 그 하나가 처음과 같은 양이다. 뭐, 나온 건 어쩔 수 없어, 주변의 일행을 다 불러 같이 먹었다. 그리고, 마감 10분 전인 4시 50분경 식당을 나가, 햇볕에 말리던 슬링백과 물가방을 들고 버스에 탔다. 당연히 자리에 앉자마자 잠이 들어 깨어보니, '금산인삼랜드'로 현재 시각 6시 25분이다. 버스에서 내려, 스트레칭 후 화장실로 가 볼일 보고 다시 버스로 돌아와 잠이 들었다가, 죽전에서 승객이 내릴 때 잠에서 깼다. 그리고 8시 36분경 양재 국립외교원 앞에서 내려, 양재역에서 3호선 지하철로, 집으로 향하는 거로 산행을 최종 마감했다. 그런데, 확인 결과 우산을 버스에 두고 내렸다. 거의 3년을 산에서 동고동락한 우산이다. 슬링백에서 우산을 빼지 말아야 했다!
안내산악회 목요방 계획대로 '집현산 입구 → 벰등(338) → 까치봉(7봉) → 구시봉(6봉) → 장군봉/동봉(5봉) → 진양기맥 합류 → 헬기장 → 부봉/정상석(4봉) → 3봉/오봉 삼거리 → 무너미고개 → 칠평산/삼면봉(2봉) → 집현산(1봉) → 삼거리 우측 → 살마재 → 생비랑 유래비 → 장란교 → 물장구식육식당'의 13km(램블러) 코스를 4시간 19분 동안 달렸다. 이동 4시간 2분, 휴식 17분!
당일 산행에 참석했던 모든 산꾼의 공통된 의견이 2024년 산행 중 가장 후덥지근한 날씨로 다들 비를 바랐으나, 예보된 비는 끝내 내리지 않았다!
예보에는 없던 해도 등장해 햇살이 내리쬐는 바람에 물만 계속 들이켰다. 와중에 깨끗한 건 둘째 치고 양천에, 수돗물까지 따뜻해 더 더운 하루였다. 물론 유일한 조망처인 4봉인 부봉/진주 집현산에서는 종일 구름이라는 예보가 정확해 제대로 된 조망도 수 없었지만!
굳이 찾아갈 건 아니고, 근처에 갈 일이 있으면, 한 번 정도 환 종주하기에는 괜찮은 산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