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08년 K리그 주니어 참가 후 처음으로 우승을 차지한 인천 대건고 (사진 제공 - 인천 유나이티드)
그 어느 해 보다 치열한 접전이 펼쳐진 ‘2015 아디다스 K리그 주니어’ 전기리그가 6일 열린 11라운드를 끝으로 막을 내렸다. 3년 만에 양대 리그로 돌아온 올 시즌 전기리그 A조에서는 인천 대건고가, B조에서는 울산 현대고가 우승을 차지했다.
11라운드가 열린 전국 10개 경기장에서 총 세 개의 페널티킥이 나왔다. 페널티킥의 성공과 실패를 통해 해당 팀의 운명은 물론 다른 구장에서 경기를 펼친 팀들의 운명까지 극명하게 엇갈렸다.
#1 인천의 리그 첫 우승을 지켜낸 김동헌 골키퍼의 페널티킥 선방
10라운드 종료 시점에서 A조 선두 인천은 2위 서울 오산고와 승점 20점으로 동률을 이루고 있었다. 하지만 골득실에서 +7 앞서고 있었기 때문에 부천FC 1995 U-18과의 최종전에서 승리를 거둘 경우 사실상 우승을 확정지을 수 있었다. 하지만 인천이 부천과의 경기에서 비기거나 패할 경우 서울에게 우승을 내줄 가능성도 존재했다.
11라운드 부천과의 경기에서 인천은 후반 6분 터진 박형민의 선제골로 앞서갔다. 정규시간 종료까지 한 골의 리드를 지켜낸 인천은 추가 시간 동안 실점하지 않고 승리하면 감격의 K리그 주니어 첫 우승을 달성할 수 있었다.
하지만 추가 시간 종료가 얼마 남지 않은 시점에서 부천에게 페널티킥을 내주고 말았다. 페널티 박스 안에서 수비하던 이제호가 부천 공격수의 발을 걸어 넘어트리면서 파울이 선언된 것이다. 같은 시간 강릉제일고에서 열린 서울과 강원 강릉제일고의 경기에서 서울이 2-0으로 승리했기 때문에 인천이 페널티킥을 내주고 동점으로 경기를 마치면 A조 우승은 서울이 차지하게 되었다.
부천의 키커로는 리그 6골을 성공시키며 A조 득정 랭킹 2위를 기록한 이윤환이 나섰다. 조심스럽게 볼을 향해 달려온 이윤환은 골문 왼쪽 구석을 향해 땅볼 슈팅을 때렸다. 하지만 인천의 골문에는 주장 김동헌이 있었다. 볼의 방향을 정확히 읽은 김동헌은 몸을 날려 볼을 쳐냈고 볼이 인천의 골문에서 멀어짐과 동시에 경기가 종료되었다. 김동헌 골키퍼의 선방이 자칫 물거품이 될 뻔 했던 인천의 리그 첫 우승을 지켜낸 것이다.
#2 포항을 우승에서 멀어지게 한 광주 손민우의 페널티킥
포항 포항제철고는 10라운드 종료 시점에서 승점 20점으로 B조 1위를 달리고 있었다. 2위 울산 현대고, 3위 부산 개성고(이상 승점 18점)에게 승점 2점 앞서 있었기 때문에 광주 금호고와의 최종전에서 승리할 경우 자력으로 B조 우승을 확정 지을 수 있었다. 만약 광주와 비기고 울산이나 부산이 승리할 경우에도 승점 21점으로 동률을 이뤄 골득실을 통해 우승을 노릴 수 있었다. 하지만 광주에게 패할 경우, 울산이나 부산이 승리하면 1위 자리를 내주는 상황이었다.
포항은 11라운드 광주와의 전반전에서 득점을 주고 받지 못하며 0-0으로 비겼다. 같은 시간 울산이 상주와 1-1로 비기고 있었고 부산 역시 전남과 1-1로 비기고 있었기 때문에 여전히 유리한 쪽은 포항이었다. 만약 세 팀 모두 무승부로 끝날 경우 우승은 포항에게 돌아가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후반 시작과 함께 울산이 득점포를 가동하기 시작했다. 울산은 후반 4분 오인표의 골에 이어 후반 17분 이형경의 골이 터지며 3-1로 앞서나갔다. 울산이 3-1로 승리하고 포항이 0-0으로 비길 경우 양 팀은 승점과 골득실에서 동률을 이루지만 다득점에서 울산이 앞서게 된다.
▲ 2008년 원년 우승 이후 두 번째 K리그 주니어 우승을 차지한 울산 현대고 (사진 제공 - 울산 현대)
설상가상으로 포항은 광주에게 선제골을 내주며 끌려가게 되었다. 후반 19분 광주의 슈팅이 페널티 에어리어 안에서 수비하던 포항 수비수의 팔에 맞으며 페널티킥을 내준 것이다. 광주에서는 주장 손민우가 키커로 나섰다. 포항의 골문에는 B조 최소 실점 1위를 기록하고 있던 김로만이 서 있었다. 침착하게 때린 손민우의 페널티킥은 골문 왼쪽을 향했다. 하지만 김로만 골키퍼는 골문 오른쪽을 향해 몸을 던지며 실점을 내주고 말았다.
갈 길이 바빠진 포항은 실점 2분 후인 후반 21분 권승철의 골로 동점을 만들었다. 하지만 포항에게 필요한 것은 무승부가 아닌 승리였다. 동점골을 성공시킨 이후에도 계속해서 주도권을 잡아가며 공격을 이어갔지만 결정적인 슈팅 기회를 잡지 못했다. 오히려 후반 31분 광주의 스트라이커 정문철에게 추가 실점을 허용하고 말았다. 권승철의 동점골 이후 추가 득점을 올리지 못한 포항은 결국 광주에게 1-2로 무릎을 꿇었다. 승점 20점에 머문 포항은 상주에게 승리를 거두며 승점 21점을 기록한 울산에게 B조 우승을 내주고 말았다.
#3 페널티킥을 성공시킨 제주-막아내지 못한 성남, 나란히 왕중왕전 진출 실패
10라운드 종료 시점에서 3위를 달리고 있던 성남 풍생고와 4위 제주 유나이티드 U-18은 11라운드에서 맞대결을 펼쳤다. 양 팀 모두 승리하는 팀은 자력으로 왕중왕전 진출을 확정짓지만 비기거나 패할 경우 왕중왕전 진출을 장담할 수 없었다. 경우에 따라 양 팀 모두 왕중왕전 진출에 실패하는 최악의 결과를 맞이할 수 있었다.
성남은 전반 시작 2분 만에 고석의 선제골로 앞서갔다. 골 에어리어 왼쪽 모서리 부근에서 볼을 잡은 고석이 골문을 향해 슈팅을 때렸고 그대로 제주의 골 망을 흔들며 선제골로 연결되었다.
제주는 전반 종료 직전 김무건의 페널티킥으로 동점을 만들었다. 페널티 에어리어 왼쪽 모서리 부근에서 제주 선수가 때린 슈팅이 골 에어리어 왼쪽에서 수비하던 고석의 팔에 맞으며 페널티킥이 선언된 것. 키커로 나선 김무건은 골문 오른쪽을 향해 강한 슈팅을 때렸고 골문 왼쪽으로 몸을 날린 이시환 골키퍼는 골 망이 흔들리는 것을 바라볼 수밖에 없었다. 페널티킥을 성공시킨 김무건은 현란한 골 세레머니를 펼치며 득점을 자축했다.
제주는 후반 내내 경기의 주도권을 잡고 추가골을 올리기 위해 총력전을 펼쳤다. 제공권에서 우위를 보인 제주는 세트 피스와 고공 플레이로 성남의 수비진을 위협했지만 골문을 열지 못했다. 성남은 빠른 스피드를 활용한 역습을 시도했지만 김시훈 골키퍼를 넘어서지 못하며 추가골을 기록하지 못했다. 결국 양 팀의 경기는 1-1 무승부로 종료되었다. 양 팀 선수들 모두 경기 종료 휘슬 소리와 함께 그라운드에 누워 아쉬움을 감추지 못했다.
같은 날 열린 11라운드 경기에서 수원 매탄고가 수원FC U-18에게 5-0으로 승리하며 3위로 뛰어 올랐다. 안양 안양공고는 고양 Hi FC에게 4-0으로 승리를 거두고 4위로 도약했다. 결국 두 장 남은 왕중왕전의 진출권은 수원과 안양에게 돌아갔다. 성남은 5위, 제주는 6위로 떨어지며 나란히 왕중왕전 진출에 실패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