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제, 「원생몽유록」
◆이해와 감상
조선 중기 임제의 작품으로 알려진 한문 소설로 「원자허전」이라고도 한다. 원자허라는 인물이 꿈속에서 단종과 사육신을 만나 비분한 마음을 드러내며 흥망의 도를 토로한다는 내용이다. 세조의 왕위 찬탈을 소재로 정치권력의 모순을 폭로한 작품으로 인간사의 부조리에 대한 회의를 드러내고 있다. 몽유록의 일반적 구성인 ‘현실-꿈-현실’의 구조를 따르고 있으며 몽유록 소설의 대표작으로 알려져 있다.
◆주제 : 부조리한 인간사에 대한 회의, 모순된 정치권력에 대한 비판
◆전체 줄거리
주인공 원자허는 가난하지만 정의로운 선비이다. 가을밤 달빛을 이용하여 독서를 하다가 밤이 깊고 정신이 어지러워 책상에 기대어 잠이 듦으로써 꿈속 세계에 들어가게 된다. 원자허가 신선이 된 기분으로 어느 강변에 다다르자 한 선비가 나와 영접을 한다. 선비를 따라 정자로 가니 왕자의 의관을 한 단종과 복식을 갖춰 입은 다섯 신하가 모여 있었다. 원자허는 단종을 알현하고 신하들과 이야기를 나누게 된다. 먼저 복건을 쓴 사람이 중국 고대의 성왕들이 선위를 통해 왕이 된 것을 비판하였다. 그러나 단종은 그를 타이르며 네 성왕은 죄가 없고 다만 그들의 양위를 빙자한 자가 도적이라고 말한다. 이어 박팽년, 성삼문, 하위지, 이개, 유성원이 차례로 세조의 왕위 찬탈에 대하여 품은 원한을 비분강개조의 시로 읊고 이후 복건쓴 사람과 원자허도 자신의 애절한 마음을 읊는다. 마지막으로 뒤늦게 참석한 무신 유응부가 자신의 강개한 심정을 토로한다. 그 순간 벼락 치는 소리로 원자허는 꿈에서 깨어난다. 원자허에게 꿈 이야기를 들은 매월거사는 현명한 임금과 충성스러운 신하들이 화를 당한 사건에 대해 하늘을 원망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