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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 개봉했던 야구 영화 '머니볼(Moneyball)'은 골리앗을 이기는 다윗의 지혜를 다룬 이야기이다. 경영의 관점에서 보면 성과 측정과 빅데이터 활용, 나아가 변화와 혁신의 중요성을 되새기게 한다.
미국 메이저리그 프로야구단 단장으로 나오는 주인공 브래드 피트는 운영진 회의에서 이렇게 말한다. "우리 같은 가난한 팀이 살아남기 위해서는 선수를 선발하는 새로운 방법을 찾아야 한다." 비싼 선수를 사 올 여력이 없으니 남들이 알아채지 못한 '흙 속의 진주'를 싼값에 영입해 최대한 활용해야 한다는 의미다.
피트가 연기한 배역은 실존 인물 빌리 빈(52·Beane) 단장이다. 1998년 이후 16년째 오클랜드 애슬레틱스(Athletics) 구단을 지휘하면서 저(低)예산으로 고(高)성과를 이뤄내는 마법을 보여주고 있다. 오클랜드는 27일 현재 메이저리그 승률 전체 1위를 기록 중이다. 그러나 선수 연봉 총액은 8340만달러로 메이저리그 30개 구단 중 25위. 1위는 류현진이 뛰는 LA다저스로 2억3529만달러에 달한다.
빈 단장은 브래드 피트 못지않은 미남이었다. '머니볼'은 제한된 자금력(money)으로 우수 선수를 고르는 빌리 빈식(式) 과학적 구단 운영을 가리키는 말로 통용된다. 그는 머니볼의 원리에 대해 이렇게 설명했다.
"가치를 평가하고 가격을 매기는 기법에 대한 문제입니다. 30년 전 주식 투자자들은 감(感)으로 주식을 사곤 했는데 지금 누가 그렇게 하나요? 만약 감으로 하는 펀드매니저와 연구·분석을 통해 판단하는 펀드 매니저가 있다면 누구에게 돈을 맡길까요?"
빈 단장은 실제로 주식 투자 기법 같은 선수 선발 방식을 선호했다. 그가 보기에 기존 선수 선발 방식은 몇 가지 문제를 안고 있었다. △선수 출신 스카우트들은 자신의 경험을 지나치게 일반화하고 △최근 성적을 과도하게 신뢰하는데 그 성적이 미래로 연결되는 건 아니라는 걸 모르며 △자기가 눈으로 본 것에 의존하지만 그 사실에 편견이 작용한다는 것이다.
그래서 단장 취임 후 하버드대 경제학과를 졸업한 폴 데스포스타를 보좌역으로 데려와 선수 선발 방식을 전면 개혁한다. 컴퓨터를 통해 통계 수치를 새롭게 분석해 숨은 보석을 찾아내는 일에 집중했다.
당시 어느 구단이든 타자를 고르는 우선 기준은 타율이었다. 그러나 빈 단장은 출루율이란 측정 도구를 적극적으로 활용했다. 안타나 볼넷이나 1루에 나가긴 마찬가지다. 그런데 안타를 많이 치는 선수는 비싸다. 그래서 오클랜드는 볼넷을 많이 고를 줄 아는, 상대적으로 싼 선수를 대안으로 잡았다. 빈 단장은 '모든 선수가 정확히 어떤 가치를 지녔는지 알아야 한다. 그래야 선수 몸값을 제대로 매길 수 있다'고 생각했고, 구단 고참 스카우트들의 반발에도 불구하고 확신을 갖고 새로운 성과 측정 도구를 지속적으로 고수했다. 이는 놀라운 성과로 이어져 오클랜드는 2000~2003년 4년 연속 플레이오프에 올랐고, 2002년에는 메이저리그 최다승(103승)을 거뒀다. 미국 언론은 이를 '머니볼 혁명'으로까지 불렀고, 경제학 학술지에 관련 논문이 실리기도 했다. 그러나 다른 구단이 모두 비슷한 기법을 따라 하면서 오클랜드는 한동안 주춤했다. 2006년부터 2011년까지 플레이오프 무대를 밟지 못했다. 그러다 2012년과 2013년 지구 우승을 거머쥐면서 부활했다.
"사실 운이 나쁘게도 그 기간 동안 주축 선수들의 부상이 많았어요. 분석하고 예측할 수 없는 돌발 변수지요. 게다가 머니볼이 대중화되면서 점점 더 많은 구단이 분석을 정교하게 하고 실전에 적용하고 있어 갈수록 어려운 환경입니다. 하지만 우리는 변화하는 환경에 맞춰 새롭게 기법을 바꿉니다. 이런 건 영업 비밀이라 공개할 순 없어요.(웃음) 다만 계속 업그레이드하지 않으면 몰락한다는 점은 말할 수 있습니다."
저명한 야구 분석 웹사이트 '베이스볼 프로스펙투스'에 따르면 최근 오클랜드는 타자의 가치를 평가할 때 '뜬 공(fly ball) 지수'를 가장 주목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공이 뜨면 장타가 나올 확률이 높고, 상대적으로 단타에 비해 점수를 뽑기 쉽다는 논리다.
올바른 성과 측정 도구를 개발하는 것은 야구단뿐만 아니라 기업을 비롯한 모든 조직에서 가장 중요한 과제의 하나이다. 측정할 수 없는 것은 관리할 수 없기 때문이다. 이명우 동원산업 사장은 '적의 칼로 싸워라'는 책에서 좋은 성과 측정 지표와 활용법으로 세 가지를 제시했다. ①성과 지표와 기업이 목표로 삼는 경영 성과 사이에 인과관계가 있어야 하고 ②쉽게 이해하고 측정할 수 있어야 하며 ③여러 지표를 통합해서 보고 활용하는 균형 감각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머니볼' 실존 인물… 오클랜드 애슬레틱스 단장 빌리 빈
영화 ‘머니볼’은 실화를 바탕으로 했고, 줄거리는 언론인이자 저술가인 마이클 루이스가 2003년 펴낸 책 ‘머니볼’에서 대부분 내용을 빌려 썼다. 이번 인터뷰는 메이저리그 정규 시즌이 개막하기 전 이뤄졌으며, 한국판 ‘머니볼’을 구현해가는 국내 프로야구 NC 다이노스 이태일(49) 대표가 동행했고 인터뷰를 공동 진행했다.
―이제 다른 구단들도 오클랜드식 운영 기법을 따라 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어떻게 차별화를 하고 있는가.
“물론 차별화를 한다. 이 자리에서 공개할 수 없지만, 후발 주자들이 절대 따라잡을 수 없는 노하우가 있다. 그게 없이 어떻게 계속 성적을 유지하겠는가. 하나 더 덧붙이자면 채용 원칙이다. 스태프를 채용할 때 나보다 더 뛰어난 사람을 쓴다. 자신보다 뛰어난 부하를 고용하면 나중에 밀릴까 봐 걱정하는 이들도 있는데, 그런 식으로 입지를 확보한다고 자리를 유지할 수 있는 건 아니다.
다양성도 중요하다. 성별도 다르고, 국적도 다양하고, 출신도 야구계 이외 분야에서 종종 뽑는다. 물론 스포츠를 사랑해야 한다. 내가 경험해 보지 못한 배경에서 자란 직원들이 가진 사고방식을 흡수하는 게 임무다. 그게 지금 요즘 시대가 돌아가는 방식이다.”
―오클랜드는 저예산으로 고효율을 달성한 좋은 사례다. 그럼에도 최종 목표인 월드시리즈 우승은 아직 이루지 못했다. 언제쯤 가능할 것으로 기대하나.
“바란다면 올해였으면 좋겠다(웃음). 이기다 보면 언젠가 가능할 것이다. 이런 식으로 계속 포스트시즌에 간다면 우승 못할 이유가 없다. 물론 포스트시즌은 실력만 갖고는 안 된다. 운이 따라야 한다.”
―시장에서 저평가(undervalued)된 선수를 발굴하는 선발 원칙은 마치 월스트리트의 주식 투자와 흡사하다. 월가에서 영향을 준 사람이 혹시 있나.
“워런 버핏과 가끔 만나 대화한다. 지난번에 오마하에서 한 시간 정도 만나 다양한 얘길 나누었다. 그는 아주 좋은 사람이고 배울 게 많다. 그의 투자 경력은 화려하고 성공적이지만, 조언은 단순하다. 저평가된 가치주를 찾으라는 것이다. 버핏을 통해 배운 또 하나는 당장 주가가 내려간다고 해도 기겁하지 않는 것이다. 내려가면 올라갈 것이고, 올라가면 내려갈 수 있는 법이다. 나는 지금 갖고 있는 집 값이 내년에 좀 내려갈지라도 20년 뒤에는 지금보다 오를 것으로 확신한다.”
― 최근 들어 선수 진용을 주로 다양한 포지션을 소화할 수 있는 멀티 플레이어 위주로 구성하고 있다. 마치 기업들이 활용하는 원소스 멀티 유즈(One Source Multi Use) 기법과 흡사하다.
“정확한 표현이다. 선수단은 25명으로 이뤄져 있는데, 이들이 모두 다양한 기능(수비 위치)을 수행하면서 전체적으로 서로 단점을 보완해주는 실력을 갖춰 전체적으로 균형을 이루도록 신경 쓴다. 우리 팀에는 만능 선수는 없지만, 음과 양처럼 이 선수 저 선수를 그때 그때 필요에 맞게 조합해 운용한다. 기업이든 야구단이든 스타플레이어 1명만 갖고는 뭘 할 수가 없다. 오클랜드에는 수퍼 스타는 없지만 평균 이하로 못하는 선수는 없다. 다 평균 이상을 해준다. 또 그렇게 선수를 뽑는다.”
―종종 한물갔다고 평가받은 선수들을 데려와 다시 기회를 주고 꽃을 피우게 한 뒤 후한 가격에 매각한다. 마치 사모펀드가 부실 기업을 인수·합병(M&A)한 뒤 가치를 높여 파는 것과 흡사하다.
“이 업계에서는 ‘커리어가 시작되거나 끝나가는 선수들’이라는 표현을 쓴다. ‘벨 커브(Bell Curve·평균을 중심으로 중간이 불룩하게 올라온 그래프)’로 따지면 시작과 끝 부분에 있는 집단이다. 우리 선수 상당수는 벨커브 시작과 끝 쪽에 있다. 벨커브 가운데 있는(능력이 절정에 달한) 선수들은 비용이 많이 든다. 반면 앞·뒤쪽에 분포한 선수들은 미래 가능성이 있고 비용도 저렴하다. 우리는 이런 선수를 발굴하는 걸 항상 최우선 과제로 삼는다. 이를 위해서 세상을 좀 더 이성적으로 분석하고 이를 가능하게 하는 수학·과학·공학·경제학이나 기술적인 기법에 의존한다. 세상은 점점 더 기술에 의해 좌우되고 있다.”
―오클랜드에서는 감독보다 단장 입김이 센 것으로 알려져 있다. 단장과 감독은 어떻게 역할 분담을 하는가.
“감독은 말하자면 현장 경영자다. 단장이 지휘하는 운영팀에서 선수 진용을 구성하고, 어느 정도 기술을 습득할 수 있게 체계적으로 관리해 주면 경영자(감독)는 이 인재들을 실시간으로 활용해 목표를 달성하는 것이다. 시즌 중에는 우리 회사를 상징하는 얼굴이기도 하다. 언론이나 팬들과 매일 접촉하는 건 감독 몫이다. 회사(구단)의 계획을 성공적으로 실행시키기 위해 감독이 있는 셈이다.”
―본인의 인생에 영향을 많이 준 사람은.
“버핏도 있지만 첫번째는 아버지다. 아버지와 할아버지 모두 군인이었다. 나중에 샌디 앨더슨(현 뉴욕 메츠 단장)과 일하게 됐는데 그도 군인(해군 장교) 출신이다. 그러고 보니 다 군인이다. 샌디는 비상한 두뇌를 가진 사람이고 야구를 보는 눈을 물려줬다. 내게 첫 기회를 준 사람이면서 롤 모델이기도 하다. 샌디는 결정을 내릴 때 윤리적으로나 일관성 측면에서나 훌륭했다. 옳다고 믿는, 옳은 길을 고집했다.”
―자유 계약 선수 중 추신수에게는 관심을 보이지 않았는데, 연봉 1000만달러짜리 볼티모어 오리올스 마무리투수 짐 존슨을 잡았다. 너무 비싼 건 아닌가.
“추신수는 좋은 선수다. 우리도 안다. 그러나 그에게 다년간 장기 계약으로 1억달러(추신수는 텍사스 레인저스와 7년 1억4000만달러에 계약했다)를 안겨줄 돈이 우리에겐 없다. 짐 존슨은 1년 1000만달러다. 장기 계약은 리스크가 크다. 추신수는 훌륭한 선수고 그에 합당한 보상을 받았다. 다만 오클랜드 구단으로서 그 정도 금액을 베팅할 여력이 없었던 거지 추신수를 낮게 평가한 게 아니다. 추신수 자리(외야수)보다 다른 포지션에 돈을 써야 했기 때문에 어쩔 수 없었다. 이렇게 하지 않으면 우리 같은 구단은 유지할 수 없다.”
출루율로 선수 평가 한다면 보상도 같은 기준으로
빌리 빈 단장이 창출한 '머니볼' 혁신의 실체는 무엇인가? 이를 경제학적으로 분석해 보자. 예를 들어 누군가 당신에게 프로야구단 단장직을 제안하며 최선의 팀을 만들어 달라고 주문했다고 하자. 어떻게 할 것인가?
1단계 목표 정의
가장 중요하다. '최선의 팀'이 무엇인지 정의해야 한다. 관중 수를 최대화하는 건지, TV 시청률을 끌어올리는 건지, 모(母)기업 브랜드 가치·이미지를 끌어올리는 게 목표인지 정해야 한다. 기업으로 따지면 조직의 목표, 즉 사명(mission)을 정의하는 단계다. 여기서는 편의상 '최선의 팀'을 가장 승률을 극대화하는 팀이라고 정의하자.
2단계 한계가치
선수들 '한계가치(Marginal Value)'를 계산해 진정한 몸값을 과학적으로 측정해야 한다. 한계가치는 경제학의 핵심 개념 중 하나다. 개념적으로는 간단하다. 승률 극대화가 목표라면, A라는 선수의 한계가치는 A가 있을 때 시즌 승률에서 A가 없을 때 시즌 승률을 빼준 값이라고 보면 된다. A가 출전한 경기와 출전하지 않은 경기를 비교해 승률 차이를 계산하면 된다. 그러나 경력이 짧거나, 출전 기회가 적은 선수는 데이터가 부족해 계산하기 쉽지 않다. 이 경우 사사구, 홈런, 안타, 실책, 삼진, 출루 등 여러 지표를 결합하거나 새로운 지표를 개발해 승패에 영향을 미치는 가장 핵심 지표를 찾은 뒤 선수별로 해당 지표를 넣어 한계가치를 낼 수 있다. 이런 방식을 '세이버메트릭스 (Sabermetrics)'라 한다.
예를 들어 채드 브래드포드는 극단적인 언더스로 투구 자세로 리그에서 과소평가되어 있었다. 스카우트 시장에서 몸값은 23만달러에 불과했으나 빈 단장 분석에 따르면 그의 한계가치는 300만달러에 달했고, 전격 영입해 성공을 거뒀다. "우리는 다른 사람들이 보지 못하는 선수들 가치를 찾을 것"이라는 빈 단장의 지론이 빛을 발한 경우다.
3단계 한계가치 균등화
선수들에게 쓰는 돈의 한계가치는 될 수 있으면 동일하게 만들어야 한다. 가치가 매우 큰 스타 선수 한 명을 영입하는 것보다 그 예산으로 가치가 작은 여러 명의 선수를 영입하는 것이 한 예이다. 빈 단장은 지암비를 비롯, 다른 팀으로 이적한 스타 선수 3명을 대체할 새로운 선수를 찾아야 했다. 기존 스태프들은 3명을 대체할 각각의 선수를 찾는 데 집중했지만, 빌리 빈은 여러 명을 조합해 3명의 빈자리를 대체하는 방법을 사용했다. 지암비 출루율은 0.477이었고, 데이먼 0.324, 사인즈 0.291이었다. 평균은 0.364. 따라서 오클랜드가 영입해야 할 선수들은 평균 출루율 0.364 이상인 선수이면 된다는 것이었다.
4단계 거래와 투자
2·3단계로 객관적 가치를 평가한 뒤 저평가된 선수들은 사들이고, 고평가된 선수들을 팔거나 은퇴시킨다. 주식과 마찬가지다. 선수들을 사고파는 과정에서 경쟁 구단과 '공동가치(Shared Value)'를 창출할 수도 있다. 이를테면 A라는 선수가 두산 베어스에서는 한계가치가 작지만, 한화 이글스에서는 한계가치가 크다면 거래가 쌍방에게 유익할 수 있다. 이런 현상은 포지션 중복이나 리빌딩처럼 '최선의 팀'에 대한 정의가 달라서 나타날 수도 있다.
5단계 조직 설계
선수 영입 못지않게 중요한 것은 성과 평가와 유인 구조의 문제이다. 출루율이 가장 중요한 지표라면 선수들에 대한 보상 역시 출루율에 근거하여 이루어져야 한다. 또한 선수별로 한계가치를 극대화할 수 있는 보상과 유인 구조를 설계해야 한다. 이미 출루율이 충분히 높은 선수라면 대신 장타율을 높이도록 유도할 수 있을 것이다. 오클랜드가 한때 부진하자 "야구는 통계 기법 같은 속임수로 할 수 없다"는 비판이 나왔다. 그러나 빈 단장의 머니볼 철학을 도입한 보스턴 레드삭스가 밤비노의 저주를 깨뜨리고 월드시리즈에서 우승하면서 머니볼의 과학적 운영 방식이 여전히 유효하다는 걸 보여주었다.
'점유율 축구' 스페인의 몰락… 축구의 성과 측정 지표도 변화 예고
2014 브라질월드컵의 최대 이변은 이른바 '점유율 축구'의 대명사인 스페인·이탈리아·일본이 예선 탈락한 것이다. 높은 점유율(볼, 시간, 공간)로 많은 시간을 뛰는 '티키타카(스페인어로 탁구공이 왔다갔다 한다는 뜻)'가 몰락하고, 수비층을 두텁게 하면서 실점을 막고 빠르고 긴 패스를 활용하는 역습 축구가 부상했다. '티키타카'의 원조인 스페인은 네덜란드에 1대5, 칠레에 0대2로 각각 무너졌는데 점유율은 두 경기 모두 63대 37로 상대방을 압도했다. 경기 중 선수가 가장 많이 달린 1·2위인 호주와 러시아가 부진하고, 가장 적게 달린 브라질·독일이 승전보를 올렸다.
축구의 궁극적인 목표는 뭘까? 당연히 승리이고, 이를 위해서는 골을 넣어야 한다. 점유율이 높다고 골을 많이 넣으란 법은 없다. 점유율 축구의 몰락과 함께 앞으로 축구의 성과 측정 지표도 크게 바뀔 수 있다.
기업도 시장과 전략의 변화에 따라 경영 지표를 계속 바꿔 나가야 한다. 과거 삼성전자의 마케팅은 '브랜드 최초 상기도'를 높이는 게 최고의 목표였다. "휴대폰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브랜드가 뭐냐"는 식으로 물어볼 때 소니가 50% 가까웠던 반면, 삼성은 10% 남짓에 불과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삼성이 약진하면서 소니와 차이가 없어지거나 오히려 앞서기 시작했다.
그 뒤로 삼성은 '전자제품 중 어느 브랜드를 제일 좋아하느냐(최고 선호도)'를 새로운 지표로 채택, 브랜드 전략을 재편했다. 대표적인 최고 선호도 지표인 'MPSA (Most Preferred Single Answer)'를 정기 브랜드 태도 조사 항목에 포함했다.
경찰서들은 경찰관이 얼마나 많이 순찰을 하는지, 또는 그들이 응답한 비상전화 건수가 얼마나 되는지를 세곤 한다. 이런 측정 방식을 버리고, 경찰들이 활동을 통해 거둔 결과들을 측정하는 것으로 전환한 것이 1990년대 중반 뉴욕 경찰국 재조직의 가장 중요한 요소였다. 평가지표가 경찰의 궁극적인 목적인 '범죄를 줄이는 것'에 더 가까워진 것이다.(조안 마그레타의 '경영이란 무엇인가'에서 인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