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 여성시대 (거대고양이)
https://www8.hankookilbo.com/News/Read/A2022052007370001120
혼자 살고 있는 20대 직장인입니다.
화가 났을 때 이게 화를 낼 상황이 맞는지, 내가 어떤 행동을 했을 때 상대가 싫어하는지 잘 모르겠어요.
그래서 저는 기분 나쁜 일이 있거나 반대로 상대방을 기분 나쁘게 한 것 같을 때 온라인 커뮤니티에 꼭 물어보는 습관이 있습니다.
친구의 카톡 답장에 기분이 상하면 익명 게시판에 "이런 카톡을 받으면 기분 상할것 같나요?"라고 물어보고
'기분이 나쁠 만하다'는 댓글이 달리면 그제서야 화를 냅니다.
만일 '너무 예민하다', '화낼 일이 아니다'라는 댓글이 달리면 자괴감에 시달립니다.
난 왜 남들이 기분 나빠 하지 않는 것에 기분 나빠 할까, 난 어딘가 망가진 게 틀림없어, 하며 끊임없이 자책에 빠져요.
얼마 전에는 직장 동료의 업무인데 마치 제 업무인 양 답변을 대신한 일이 있었어요.
그 후 걱정이 되어서 혹시 이게 잘못된 일이냐고 글을 올렸더니
'큰 잘못'이라는 답변을 받고 심장이 쿵 떨어지는 기분이 들었습니다.
이제 그 사람은 나에게 실망하고 나를 싫어하겠지,
난 이걸 왜 물어봐서야 아는 거야, 하고 스스로를 자책했어요.
회사에 가기가 무서워 사고가 나길 바랄 정도였습니다.
저는 부모님과 사이가 좋지 않아요. 지금도 연락을 하지 않고 있습니다.
제 어렸을 때 첫 기억이 부모님이 싸우던 기억일 정도로 정말 자주 싸우셨고, 저에게도 화를 자주 내셨어요.
부모님이 서로 싸우실 때는 어찌나 심장이 떨리던지요. 덜덜 떨며 싸움이 멈출 때까지 방구석에 몸을 웅크리고 있곤 했어요.
어머니는 학업 성적이나 학교 생활에 간섭이 심하셨어요.
수학 문제를 틀리면 새벽에 깨워 다시 풀게 하셨습니다.
제가 반장처럼 인기 많은 학생들이 하는 업무는 겁나서 맡고 싶지 않다고 하자, 분에 못이겨 저에게 윽박지르기도 하셨어요.
학교 운동장에서 저에게 악을 쓰기에 창피해서 그러지 말라고 하니 저를 죽일 듯이 노려보던 기억이 있습니다.
부모님이 너무 미웠지만 그래도 비위를 맞췄습니다.
안 그러면 경제적인 지원을 받지 못하니까요.
그러다 대학생 때 2년 동안 집을 나간 적이 있습니다.
아버지가 집에서 상품권이 사라졌다며 고래고래 소리를 지르며 화를 내셨는데,
예전 같으면 화가 수그러들 때까지 조용히 참고 있었겠지만 그날 따라 무슨 용기였는지
'가족들 중 아무도 훔치지 않았다', '본인이 보관을 잘못해 놓고 우리에게 화내지 말라'고 아버지에게 따졌습니다.
그랬더니 바로 그릇이 제 머리로 날아왔습니다. 어머니도 제 편은 아니었어요. 괜히 분란만 일으켰다며 저를 나무랐습니다.
그날 이후 집을 나와서 2년 동안 아르바이트를 하며 고시원에서 살았습니다. 더 이상 휴학할 수 없게 되었을 때 집으로 돌아가 조용히 살았지만, 취업을 하고 경제적으로 능력이 생긴 지금 다시 연락을 끊었어요.
그나마 어떤 일에 화를 내야 하는지 모르는 건 괜찮아요. 그냥 화를 안 내면 되니까요.
그렇지만 다른 사람을 기분 나쁘게 하기는 너무 싫어요. 상대방 기분도 기분이지만, 제가 너무 죄책감이 듭니다.
행동 하나하나를 물어볼 수도 없는 노릇인데, 어떻게 하면 사람 대 사람으로 적당한 선을 지키면서 인간관계를 잘 유지해 나갈 수 있을까요?
표지아(가명·29·회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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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은 이렇게 심하진 않은데 모부님이 억압적이었던것까지 나랑 존똑이라 소름..
이런 여시들 있다면 도움이 될 지도 모르니까 꼭 링크 가서 오은영샘 전체 답변도 봐봐!
첫댓글 내감정은나의것이다!
링크가 안열린다ㅠㅠㅠ
그래도 이 글로 좀 나를 돌아보게 되네
22 링크 보고싶어 너무 내상황이야..
@10:07 https://m.hankookilbo.com/News/Read/A2022052007370001120
여기로 들어가면 보여!
@고양이성공단 고마워..S2
읽어봐야겠다
와… 난데
저런 여자들 엄청 많은데 이해는 됨.. 온 사회가 여자들의 감정을 억압하니까ㅋㅋ 정당하게 화내기만 해도 예민하다 까칠하다 생리중이냐는 성희롱까지 온갖 개소리로 여자의 감정을 과소평가하고 깔아뭉갬.. 그래서 좃같지만 의식적으로 노력해야 해
너무 나같음... 요즘음 물어보려는걸 참고 나 혼자 해결하려고 노력하고 있어
와 나랑 존똑인데... 나 늘 윽박지르고 통제당하는 어린시절 보냈거든... 억울해지네 갑자기.... 나도 내가 화내야 하는지 아닌지 너무 헷갈리고 내 감정에 확신이 없어서 하루에도 몇번씩 자존감 무너짐
어렸을때 내가 어떤 의견을 내면 엄마가 늘 부정적으로 반응하거나 내 말에 반드시 옳다,틀리다 딱 두가지로 반응했거든...
그래서 나는 방어기제가 우기기가 됐어
누가 내 말에 부정적으로 반응하면 급발진하면서 화부터 내;; 상대가 나 무시한다고 생각 들더라
너무 억압당해서 억울하니까 내가 옳다는걸 무지성으로 증명하고싶어서 세뇌 오지게 함
이거 ㄹㅇ 여시나 커뮤보면 웃긴거 많더라 왜 자꾸 이거 화날상황 맞냐고 자꾸 묻는지 모르겠음. 본인의 감정을 받아들이고 상황에 맞게 조절해나가야디. 왜 자꾸 허락을구하고 동의를 구하는지 너무 이상함 요새 사람들
ㅠㅠ
잘읽었어 고마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