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촌음시경(寸陰是競)
아주 짧은 시간이라도 다투어 귀히 쓰라는 뜻으로, 한 자 되는 구슬보다도 잠깐의 시간이 더욱 귀중하니 시간을 아껴야 한다는 말이다.
寸 : 마디 촌(寸/0)
陰 : 그늘 음(阝/8)
是 : 이 시(日/5)
競 : 다툴 경(立/15)
출전 : 천자문(千字文)
尺璧非寶 寸陰是競
(척벽비보 촌음시경)
한 자 되는 구슬이 보배가 아니요, 짧은 시간이라도 다투어야 한다.
형상도 무게도 없지만 역발산(力拔山)의 항우 장사도 돌이킬 수 없는 것이 바로 시간이다. 시간은 돌이킬 없는 것이기에, 그래서 이 순간은 값으로 칠 수 없을 만큼 소중한 것이다. 그리고 시간은 만물만사를 생멸(生滅)시키니, 변화를 부르는 마술사이다.
큰 구슬이 비록 귀한 것이긴 하지만, 우주도 변화시킬 수 있는 엄청난 힘을 가진 시간이란 존재에 비해본다면, 다만 한 점의 죽어 있는 먼지에 불과할 뿐이다. 이것을 분명히 알 때, 더 큰 자기를 이룰 수 있게 된다.
천자문(千字文)은 4언절구의 한시(漢詩)이자 한문 습자의 대표적 교본이다. 전해오는 최초의 천자문(千字文)은 남북조시대 양무제 때 학자 주흥사(周興嗣)가 쓴 것이다. 조선시대에도 서예가 석봉 한호(韓濩)가 쓴 천자문(千字文) 등이 있다.
이 책에 이런 글귀가 있다. “한 자의 벽옥이 보배가 아니요, 한 치의 시간이야말로 보배니, 분초를 다투며 공부하고 수양해야 한다. 이것은 성현에게만 국한되는 말이 아니다. 성공한 사람은 늘 시간을 아꼈다.”
이에 해당하는 한자가 척벽비보 촌음시경(尺璧非寶 寸陰是競)이다. 한 자짜리 구슬이라도 보배가 아니니, 촌각(寸刻)을 다투어 아껴 쓰라는 뜻이다. 세상 최고로 귀한 게 시간이라는 거다.
이 글귀 뒤에는 진서(晋書)와 회남자(淮南子)에 나오는 말이 이어진다. “도간이 항상 말하기를, 대우(大禹)는 성인이면서도 촌음(寸陰)을 아꼈으니, 보통사람으로서는 한 푼의 짧은 시간도 마땅히 아껴야 한다. 우임금은 햇빛이 한 치쯤 옮겨가는 것도 아낄 정도였으니 참으로 부지런히 살았다. 해도 돌고 달도 돌아 시간은 사람과 같이 있으려 하지 않는다. 그러하기에 성인은 한 자나 되는 보배는 귀히 여기지 않으면서도 한 치의 시간은 중히 여긴다.”
촌(寸)은 아주 짧거나 날카롭다는 뜻이다. 짧으면서도 날카롭게 상대의 허를 찌르는 문장을 촌철살인(寸鐵殺人)이라고 한다.
촌음시경(寸陰是競)
짧은 시간이라도 다투어 아껴야 한다
김종길 시인은 '설날 아침에'라는 시에서 "매양 추위 속에, 해는 가고 또 오는 거지만. 새해는 그런대로 따스하게 맞을 일이다. 얼음장 밑에서도 고기가 숨쉬고, 파릇한 미나리 싹이, 봄날을 꿈꾸듯. 새해는 참고, 꿈도 좀 가지고 맞을 일이다. (…) 세상은, 험난하고 각박하다지만, 그러나 세상은 살만한 곳. 한 살 나이를 더한 만큼, 좀 더 착하고 슬기로운 것을 생각하라."고 읊었습니다. 그렇습니다. 이제 나이를 한 살 더 먹는다는 것은 생각의 깊이를 다져야한다는 의미일 듯합니다. '철이 들어야 한다'는 말이겠지요.
전숙희 수필가는 "명절이 돌아오면 정성껏 설빔을 하던 어머니가, 어머니가 자꾸만 떠오른다"고 썼습니다. 어느 해 수능 만점을 받은 한 학생은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뒷바라지를 한 홀어머니를 가장 존경한다고 했습니다. 또 수능 만점을 받은, 백혈병을 앓은 학생도 추어탕 가게를 하면서 자식에게 병구완은 물론 학교생활을 잘할 수 있도록 정성을 다한 어머니를 세상에서 가장 사랑한다고 했습니다. 두 사람은 어머니의 은혜에 보답이라도 하듯 아침 일찍 일어나고, 저녁 늦도록 혼자서 열심히 공부했습니다. 시간을 아껴가며 활용을 아주 잘했던 듯합니다.
천자문과 명심보감에 '촌음시경(寸陰是競)'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짧은 시간이라도 다투어 아껴야 한다'는 내용입니다. 촌음(寸陰)은 '짧은 시간'입니다.
한나라 회남왕 유안(劉安)은 '해는 언제나 동쪽에서 서쪽으로 돌고, 마찬가지로 달도 해처럼 뜨고 지고, 시간은 사람과 같이 있으려 하지 않는다. 짧은 시간도 얻기는 어렵고 잃기는 쉽다'라고 했습니다. 동진의 재상 도간(陶侃)도 '옛날 성인들도 짧은 시간을 아꼈다. 보통사람들은 아주 짧은 시간을 다투어 아껴야 한다'고 했습니다. 남송의 유학자 주자도 '소년은 늙기가 쉽고 학문은 이루기 어려우니 짧은 시간도 가벼이 여기지 말라'고 했습니다.
고려시대 이규보는 "사람은 하늘이 만든 물건을 훔치고, 쥐는 사람이 훔친 물건을 훔친다. 같이 먹고 살려하는 일인데, 어찌 쥐만 나무라겠나!" 하면서 쥐를 놓아 줍니다. 하늘의 공평한 눈으로 보면, 사람과 쥐는 평등하여야 한다는 생각에서였습니다.
쥐는 생활력이 강하고 민첩한 동물입니다. 밤과 낮의 시간을 잘 활용하는 영리한 동물입니다. 수서양단(首鼠兩端)은 '구멍 속에 있던 쥐가 바깥으로 나갈까 말까 하고 망설인다'는 뜻입니다. 사람들이 진퇴를 결정하지 못하고 머뭇거릴 때 쓰는 말입니다.
새해에도 머뭇거리기만 하면 앞으로 나아가지 못합니다. 빨리 목표를 설정하지 못하면 첫걸음이 늦어집니다. 짧은 시간이라도 다투어 아껴야 합니다.
촌음시경(寸陰是競)
짧은 시간도 다투어 아껴야 한다.
천자문 주석에 “우왕(禹王)은 짧은 시간도 아꼈으니, 햇빛이 한 치쯤 옮겨가는 시간을 사람들이 소홀히 여기겠지만 성인은 이를 아꼈다. 이것은 짐은 무겁고 길이 멀어 날짜를 부족하게 여겼기 때문이다(禹惜寸陰 日晷移寸 人所忽也 而聖人惜之 蓋任重道遠 惟日不足故也)”라고 하였다.
여기에 '이중도원(任重途遠)'이란 말은 '논어' 태백(泰伯)에도 나오는데 "선비는 너그럽고 굳세지 않을 수 없다. 짐은 무겁고 갈 길이 멀기 때문이다(士不可以不弘毅 任重而道遠)"고 하였다. 나에게 주어진 책임이 막중하지만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면 참으로 귀하게 여기겠지만 막상 이러한 현실을 모르고 있으니 참으로 답답하다.
누구든 자기가 낳아놓은 자식에 대한 교육 걱정과 염려가 없는 부모는 없다. 조선 후기 실학의 태두인 성호 이익(星湖 李瀷)을 기념한 성호박물관에 가면 '천금물전(千金勿傳)'이란 글이 유물로 전시되고 있다. 천금을 전하지 말라는 뜻인데, 명심보감에 "황금이 상자에 가득함(黃金滿영)이 자식에게 경서 한 권 가르침만 못하고(不如敎子一經), 자손에게 천금을 물려줌(賜子千金)이 한 가지 재주를 가르치는 것만 같지 못하다(不如敎子一藝)"라는 말과 상통한다. 현실적으로 풀어도 배고플 때 물고기를 몇 마리 건네주는 것보다 물고기를 잡는 법을 가르쳐 주라는 뜻으로 볼 수 있다.
사람은 배우지 않으면(人不學) 살아가는 길을 알지 못하고(不知道) 옥도 잘 다듬어주지 않으면(玉不啄) 그릇을 이루지 못한다(不成器). 길을 알고 그릇을 이루려면 노력과 더불어 시간이 필요한데 애석하게도 한량없는 세월이 기다려주지 않는다. 그래서 인생의 반절을 낭비했다고만 후회하는 40대 중반을 지나며 읽는 주자의 권학시(勸學詩)는 읊을 때마다 눈가가 시려온다. 소년은 늙기 쉽고 배움은 이루기 어려우니(少年而老學難成), 한 마디 짧은 세월을 아껴라(一寸光陰不可輕), 연못가 봄 풀은 아직 꿈도 깨지 못했는데(未覺池塘春草夢), 섬뜰 앞 오동나무 잎새는 어느새 가을소리를 알리네(階前梧葉已秋聲).
이 시에서 뿐 아니라 어릴 때부터 배웠다던 천자문에 "보배는 한 자가 되는 금옥이 아니고(尺璧非寶), 아껴야 할 것은 오직 한정된 짧은 세월이다(寸陰是競)"라고 하였다. 자손에게 천금(千金)보다는 촌음(寸陰)을 전할 방법을 생각해보라는 성호(星湖)의 충고이기도 하다.
寸(마디 촌)은 손(十 : 又의 변형자)과 맥박이 뛰는 촌구(寸口)를 표시한 丶이 합쳐진 글자다. 손목의 경계선에서부터 맥박이 뛰는 곳까지의 짧은 길이를 이른다. 동양이나 서양이나 신체를 기준으로 길이를 계산하던 사례는 흔하다. 尺(자 척)은 엄지와 검지를 벌린 모양을 본떠 그 만큼의 길이를 뜻하고, 把(잡을 파)는 한손을 펼쳐 쥔 움큼의 양을 이른다.
또 尋(찾을 심)는 좌우로 양팔을 한껏 벌린 ‘한 발’의 의미인데, 이 글자는 左자와 右자가 합쳐져 만들어진 글자인데서 착안한 것이다. 서양의 인치(inch)는 엄지손가락의 길이에서 나왔고, 피트(fee)는 발바닥의 길이에서 나왔다. 10진법 역시 손가락이 10개인데서 나왔으니 가장 가까이에서 기준을 찾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陰(그늘 음)은 계단이 만들어진 언덕의 모양을 본뜬 부(阝 : 阜의 변형자)와 발음을 결정한 今(이제 금)과 피어오르는 구름의 모양을 본뜬 云(雲의 초기형태의 글자)으로 구성되었다. 언덕과 구름은 해를 가리기도 하고 드러내기고 하는 자연물임을 감안한다면 ‘그늘’과 ‘볕’의 뜻에 쓰이는 것은 자연스러운 결과다. 오늘날 중국 간자체에서 陰은 阴으로 陽(볕 양)은 阳으로 쓴다. 음을 대표하는 자연물인 달[月]과 양을 대표하는 해[日]로 구성된 글자이니 참으로 기발한 조합이다.
是(옳을 시)는 태양의 모양을 본뜬 日(해 일)과 正(바를 정)이 합쳐진 글자이다. 해가 하늘의 한가운데, 다시 말해 기울어지지 않은 똑바른 위치에 있음에 착안하여 ‘바르다’는 뜻을 가져왔다. 是와 반대의 뜻을 가진 글자는 非(아닐 비)자이다.
競(다툴 경)자는 설문해자에서는 誩(말다툼할 경)과 从(從의 간체자)가 합쳐진 글자로 보고 있다. 두 사람이 서로 자신의 주장을 관철시키기 위해 말다툼을 하는 모습을 본뜬 글자였지만, 후에는 동일한 목적을 위해 서로 다투는 것을 뜻하는 '경쟁(競爭)', 운동이나 기술을 다투는 것을 뜻하는 '경기(競技)' 등 '겨루다'는 뜻에 해당하는 모든 말에 쓰이게 되었다.
尺璧非寶 寸陰是競
한 자(尺)나 되는 보옥(璧寶) 보다도(非), 시간(寸陰)이 더 귀중한 것(競)이다(是).
돈, 재물 많은 것 보다 더 중요한 것은 시간이라는 말이다. 인생은 유한하기 때문이다. 일찍이 주자는, "젊음은 늙기 쉬우나 학문은 이루기 어려우니, 한 순간의 짧은 시간이라도 가벼이 여기지 말라. 연못가에 돋은 풀이 봄꿈을 깨기도 전에, 섬돌 앞 오동나무 잎은 벌써 가을소리를 낸다."라 했다.
少年易老學難成 (소년이로학난성)
一寸光陰不可經 (일출광음불가경)
未覺池塘春草夢 (미각지당춘초몽)
階前梧葉已秋聲 (계전오엽이추성)
주자의 귄학문은 이어진다. "오늘 배우지 않고 내일이 있다고 말하지 말게, 금년에 배우지 않고 내년이 있다고 말하지도 말게. 세월은 흐르고 나를 위해 기다려주지 않는다. 아, 슬프다! 늙어 후회한들 누구를 탓할 것인가."
勿謂今日不學而有來日(물위금일불학이유내일)
勿謂今年不學而有來年(물위금년불학이유내년)
日月逝矣歲不我延(일월서의세불아연)
嗚呼老矣是誰之愆(오호노의시수지건).
유한한 인생에서 배우고 깨치는 것의 중요함을 일깨우는 경구이다.
▶️ 寸(마디 촌)은 ❶지사문자로 吋(촌)과 동자(同字)이다. 又(우)는 손의 모양이고, 一(일)은 표시(表示)이고, 寸(촌)은 손가락 하나의 너비로, 나중에 寸(촌)은 손목에서 맥박이 뛰는 곳까지를 가리켜서 한 치의 마디를 뜻한다. 손목의 맥을 짚는 자리, 손목에서 맥 짚는 곳까지의 길이로 생각하게 되었다. 옛날에는 길이나 저울눈은 사람의 몸을 표준으로 하여 정한 것이 많았다. ❷지사문자로 寸자는 '마디'나 '촌수'를 뜻하는 글자이다. 寸자는 又(또 우)자에 점을 찍은 지사문자(指事文字)로 손끝에서 맥박이 뛰는 곳까지의 길이를 뜻하고 있다. 그러니 寸자에 있는 '마디'라는 뜻은 손가락 마디가 아닌 손목까지의 길이를 뜻하는 것이다. 그러다 보니 이전에는 寸자가 길이의 기준으로 쓰였다. 길이의 기준은 반드시 지켜야 하는 규칙이기도 하다. 그런 의미에서 寸자는 '법도'나 '규칙'이라는 뜻으로 쓰이기도 한다. 다만 寸자가 부수로 쓰일 때는 단순히 '손'과 관련된 의미만을 전달하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寸(촌)은 친족(親族) 상호(相互) 간(間)의 혈통(血統) 연결(連結)의 원근 관계(關係)를 나타내는 단위의 뜻으로 ①마디 ②치(길이의 단위) ③촌수(혈족의 세수를 세는 말) ④마음 ⑤근소(僅少) ⑥조금, 약간 ⑦작다 ⑧적다 ⑨헤아리다 따위의 뜻이 있다. 같은 뜻을 가진 한자는 마디 절(節)이다. 용례로는 친족 간의 멀고 가까운 정도를 나타내는 숫자 체계를 촌수(寸數), 아주 짧은 단편적인 연극을 촌극(寸劇), 매우 짧은 동안의 시간을 촌구(寸晷), 얼마 안 되는 시간이나 썩 짧은 시간을 촌음(寸陰), 퍽 좁은 논밭을 촌토(寸土), 매우 짧은 시각을 촌각(寸刻), 작고 날카로운 쇠붙이나 무기를 촌철(寸鐵), 매우 적은 녹봉을 촌름(寸廩), 마디마디 구멍이 뚫린다는 뜻으로 몹시 괴로움을 형용하여 이르는 말을 촌착(寸鑿), 몇 발자국의 걸음을 촌보(寸步), 얼마 안 되는 착한 일 또는 좋은 일을 촌선(寸善), 얼마 안 되는 성의를 촌성(寸誠), 속으로 품은 작은 뜻을 촌심(寸心), 아주 조그마한 공로를 촌공(寸功), 짤막한 말로 짧기는 하지만 의미가 깊은 말을 촌언(寸言), 간단하고 짧은 해석을 촌해(寸解), 구름 사이로 보이는 푸른 하늘을 촌벽(寸碧), 마디마디의 창자를 촌장(寸腸), 매우 짧게 비평함 또는 그 비평을 촌평(寸評), 얼마 안 되거나 짧은 겨를을 촌극(寸隙), 자그마한 뜻을 나타낸 적은 선물이나 약간의 성의를 촌지(寸志), 네 치 곧 한 자의 10분의 4 또는 어버이의 친형제 자매의 아들이나 딸을 사촌(四寸), 촌수를 따짐을 계촌(計寸), 가까운 촌수를 근촌(近寸), 속으로 품은 자그마한 뜻을 심촌(心寸), 실물과 같은 치수를 원촌(原寸), 얼마 안 되는 것으로 한 마디나 한 토막을 일촌(一寸), 한 치밖에 안 되는 칼로 사람을 죽인다는 뜻으로 간단한 경구나 단어로 사람을 감동시킴을 일컫는 말을 촌철살인(寸鐵殺人), 자그마한 붓과 종이라는 뜻으로 간략한 문장을 비유하여 이르는 말을 촌관척지(寸管尺紙), 짧은 실 한 토막도 걸리지 않는다는 뜻으로 마음에 조금의 거리낌도 없음을 이르는 말을 촌사불괘(寸絲不掛), 부모의 은혜는 일만분의 일도 갚기 어려움을 이르는 말을 촌초춘휘(寸草春暉), 한 치의 선과 한 자의 마라는 뜻으로 좋은 일에는 반드시 나쁜 일이 따른다는 말을 촌선척마(寸善尺魔), 앞으로 한 치 나아가고 뒤로 한 자 물러선다는 뜻으로 얻은 것은 적고 잃은 것만 많음을 이르는 말을 촌진척퇴(寸進尺退), 한 자 되는 구슬보다도 잠깐의 시간이 더욱 귀중하니 시간을 아껴야 함을 이르는 말을 촌음시경(寸陰是競), 사돈의 팔촌으로 일가붙이가 되나 마나 할 정도로 아주 먼 친척을 이르는 말을 사돈팔촌(査頓八寸), 수중에 한 치의 쇠붙이도 없다는 뜻으로 흉기나 무기를 갖고 있지 않음을 이르는 말을 수무촌철(手無寸鐵), 한 자짜리 산과 한 치의 내라는 뜻으로 높은 곳에서 멀리 산수를 바라볼 때에 작게 보임을 이르는 말을 척산촌수(尺山寸水) 등에 쓰인다.
▶️ 陰(그늘 음, 침묵할 암)은 ❶형성문자로 隂(음)이 본자(本字), 阥(음)은 통자(通字), 阴(음)은 간자(簡字), 侌(음)은 고자(古字)이다. 뜻을 나타내는 좌부변(阝=阜; 언덕)部와 음(音)을 나타내는 동시(同時)에 어둡다는 뜻을 나타내는 글자 侌(음)으로 이루어졌다. 산의 해가 비치지 않는 그늘의 뜻이다. ❷회의문자로 陰자는 '그늘'이나 '응달', '음기'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陰자는 阜(阝:언덕 부)자와 今(이제 금)자, 云(구름 운)자가 결합한 모습이다. 今자는 뜻과는 관계없이 '금, 음'으로의 발음역할만을 하고 있다. 큰 언덕과 구름은 햇볕을 차단해 그늘을 만든다. 그래서 陰자는 그늘을 만들어 내던 구름과 언덕을 응용해 '그늘'을 표현했다. 그래서 陰(음, 암)은 (1)역학(易學)에서, 천지(天地)의 두 원기(元氣)의 하나. 양(陽)과의 유행(流行) 교감(交感)에 의해서 우주의 만물이 생성(生成), 변화(變化), 소장(消長)함. 해(日)는 양, 달(月)은 음, 남자(男子)는 양, 여자(女子)는 음 따위 (2)태극(太極)이 나누인 두 가지 기운(氣運)의 하나. 어두움, 땅, 달, 없음 등의 소극적인 방면을 상징하는 범주(範疇) (3)그늘. 사람 눈에 뜨이지 않는 일 (4)남녀(男女)의 생식기(生殖器) (5)음부호(陰符號) 또는 음수(陰數)를 이르는 말. 마이너스. 부(負) (6)약성(藥性), 체질(體質), 증상(症狀) 따위가 소극적이고 차고 조용한 것을 이르는 말 (7)음전기(音電氣) (8)성(姓)의 하나, 등의 뜻으로 ①그늘, 응달 ②음(陰), 음기(陰氣) ③그림자, 해그림자 ④세월(歲月), 흐르는 시간 ⑤어둠 ⑥생식기(生殖器), 음부(陰部) ⑦암컷 ⑧뒷면 ⑨음각(陰刻) ⑩저승 ⑪가을과 겨울 ⑫신하(臣下) ⑬두루미(두루밋과의 새), 학(鶴) ⑭가만히, 몰래 ⑮음침(陰沈)하다 ⑯날이 흐리다 ⑰그늘지다 ⑱어둡다, 희미(稀微)하다 ⑲음각(陰刻)하다 ⑳덮다, 비호(庇護)하다 ㉑묻다, 매장(埋葬)하다, 그리고 ⓐ침묵(沈默)하다(암) ⓑ입을 다물다(암) 따위의 뜻이 있다. 반대 뜻을 가진 한자는 빛 광(光), 볕 양(陽), 갤 청(晴)이다. 용례로는 남이 모르게 일을 꾸미는 악한 꾀 또는 그 계약을 음모(陰謀), 천지 만물을 만들어 내는 상반하는 성질의 두 가지 기운을 음양(陰陽), 밖으로 드러나지 않은 숨은 성질을 음성(陰性), 그늘지고 축축함으로 응달과 습기를 음습(陰濕), 마음이 음침하고 흉악함을 음흉(陰凶), 넌지시 남을 해롭게 함을 음해(陰害), 응달로 그늘진 곳을 음지(陰地), 사람의 생식기가 있는 곳을 음부(陰部), 남자의 외성기를 음경(陰莖), 여자의 외부 생식기를 음문(陰門), 세상이 모르는 숨은 공덕을 음공(陰功), 인장의 글자 획이 돋게 새긴 글자를 음문(陰文), 평면에 글씨나 그림 따위를 옴폭 들어가게 새김 또는 그러한 조각을 음각(陰刻), 오랫동안 계속해 내리는 음산한 비를 음우(陰雨), 두 개의 전극 간에 전류가 흐를 때 전위가 낮을 쪽의 극을 음극(陰極), 음의 기운을 음기(陰氣), 축복 받지 못한 사람이 죽어서 가는 곳을 음부(陰府), 정규적인 의미 이외의 따른 뜻을 전달하는 어구를 음어(陰語), 해와 달이라는 뜻으로 흘러가는 시간이나 세월을 광음(光陰), 달을 지구의 위성으로 일컫는 말을 태음(太陰), 푸른 나뭇잎의 그늘을 녹음(綠陰), 얼마 안 되는 시간을 촌음(寸陰), 몹시 짧은 시간을 분음(分陰), 산의 그늘을 산음(山陰), 가을의 구름 낀 하늘을 추음(秋陰), 계속 날이 흐림을 적음(積陰), 계속되는 흐린 날씨를 연음(連陰), 꽃이 핀 나무의 그늘을 화음(花陰), 무성한 나무 그늘을 번음(繁陰), 몸의 음기를 도움을 보음(補陰), 사람의 사타구니의 음부와 항문과의 사이를 회음(會陰), 사람이 보지 않는 곳에서 좋은 일을 베풀면 반드시 그 일이 드러나서 갚음을 받음을 일컫는 말을 음덕양보(陰德陽報), 겉으로는 유순하나 속은 검어서 남을 해치려는 간사한 사람을 일컫는 말을 음유해물(陰柔害物), 음과 양이 서로 잘 어울림을 이르는 말을 음양상균(陰陽相均), 남녀가 화락하는 즐거움을 일컫는 말을 음양지락(陰陽之樂), 미리 위험한 것을 방비함을 이르는 말을 음우지비(陰雨之備), 음과 양이 서로 합하지 않음을 일컫는 말을 음양상박(陰陽相薄), 음양이 서로 조화되지 아니함을 이르는 말을 음양부조(陰陽不調), 보는 앞에서는 순종하는 체하고 속으로는 딴마음을 먹음을 일컫는 말을 양봉음위(陽奉陰違), 흘러가는 세월의 빠름은 달려가는 말을 문틈으로 보는 것과 같다는 뜻으로 인생의 덧없고 짧음을 일컫는 말을 극구광음(隙駒光陰), 돌이 마주 부딪칠 때에 불이 반짝이는 것과 같이 빠른 세월을 이르는 말을 석화광음(石火光陰), 나무가 푸르게 우거진 그늘과 꽃다운 풀이라는 뜻으로 여름의 아름다운 경치를 일컫는 말을 녹음방초(綠陰芳草) 등에 쓰인다.
▶️ 是(이 시/옳을 시)는 ❶회의문자로 昰(시)는 동자(同字)이다. 해(日)처럼 정확하고 바르다(正)는 뜻이 합(合)하여 옳다를 뜻한다. ❷회의문자로 是자는 '옳다', '바르다'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是자는 日(해 일)자와 正(바를 정)자가 결합한 모습이다. 正자는 성(城)을 향해 진격하는 모습을 그린 것으로 '바르다'라는 뜻이 있다. 이렇게 '바르다'라는 뜻을 가진 正자와 日자가 결합한 是자는 '태양(日)은 올바른 주기로 움직인다(正)'는 뜻이다. 즉 是자는 태양은 일정한 주기로 뜨고 진다는 의미에서 '올바르다'와 '옳다'라는 뜻을 가지게 된 것으로 해석한다. 是자는 때로는 '이것'이나 '무릇'이라는 뜻으로 가차(假借)되어 쓰이기도 한다. 그래서 是(시)는 (1)옳음. 옳은 것 (2)도리(道理)에 합당함 (3)이. 이것. 여기. 이곳 등의 뜻으로 ①이, 이것 ②여기 ③무릇 ④이에(접속사) ⑤옳다, 바르다 ⑥바르게 하다 ⑦옳다고 인정하다 ⑧바로잡다 ⑨다스리다 따위의 뜻이 있다. 같은 뜻을 가진 한자는 옳을 가(可), 옳을 의(義), 반대 뜻을 가진 한자는 아닐 불(不), 아닐 부(否), 아닐 불(弗), 아닐 미(未), 아닐 비(非)이다. 용례로는 옳으니 그르니 하는 말다툼을 시비(是非), 옳다고 인정함을 시인(是認), 그릇된 것을 바로잡음을 시정(是正), 바로 앞에서 이야기한 날을 시일(是日), 마찬가지로나 또한을 역시(亦是), 만일에 또는 가다가 더러를 혹시(或是), 도무지나 전혀를 도시(都是), 변하여 온 사물의 처음 바탕을 본시(本是), 나라의 근본이 되는 주의와 방침을 국시(國是), 옳다고 여기에 확정되어 있는 그 정당의 방침을 당시(黨是), 회사나 결사의 경영 상의 방침 또는 주장을 사시(社是), 학교의 기본 교육 방침을 교시(校是), 민족 정신에 비추어 옳다고 여기는 주의와 방침을 민시(民是), 다른 것이 없이 곧을 변시(便是), 자기 의견만 옳게 여김을 자시(自是), 지나치거나 모자람이 없이 꼭 들어 맞음을 칭시(稱是), 시비를 가릴 줄 아는 마음을 일컫는 말을 시비지심(是非之心), 옳은 것은 옳다 그른 것은 그르다고 한다는 뜻으로 사리를 공정하게 판단함을 이르는 말을 시시비비(是是非非), 옳고 그르고 굽고 곧음 또는 도리에 맞는 것과 어긋나는 것을 이르는 말을 시비곡직(是非曲直), 마음이 곧 부처라는 뜻으로 부처를 밖으로 찾다가 하루아침에 대오大悟하면 내 마음이 곧 부처의 마음이나 마찬가지라는 뜻을 이르는 말을 시심시불(是心是佛), 옳으니 그르니 하고 시비를 제대로 판단하지 못하는 일을 일컫는 말을 시야비야(是也非也), 겉은 옳은 것 같으나 속은 다름을 일컫는 말을 사시이비(似是而非), 오늘은 옳고 어제는 그르다는 뜻으로 과거의 잘못을 지금에 와서야 비로소 깨달음을 이르는 말을 금시작비(今是昨非), 어저께는 나쁘다고 생각한 것이 오늘은 좋다고 생각됨을 일컫는 말을 작비금시(昨非今是), 형체는 헛것이라는 뜻으로 이 세상에 형태가 있는 것은 모두 인연으로 생기는 것인데 그 본질은 본래 허무한 존재임을 이르는 말을 색즉시공(色卽是空), 말인즉 옳다는 뜻으로 말 하는 것이 사리에 맞는다는 뜻을 이르는 말을 언즉시야(言則是也), 제 뜻이 항상 옳은 줄로만 믿는 버릇이라는 뜻으로 편벽된 소견을 고집하는 버릇을 이르는 말을 자시지벽(自是之癖), 여자의 말을 무조건 옳게 쓴다라는 뜻으로 줏대 없이 여자의 말을 잘 듣다는 의미를 일컫는 말을 부언시용(婦言是用), 말로는 옳다 하면서 마음으로는 그르게 여김을 일컫는 말을 구시심비(口是心非), 어떠한 일에 대하여 옳으니 그르니 하고 말함을 일컫는 말을 왈시왈비(曰是曰非), 누가 옳고 누가 그른지 분명하지 아니함 또는 누가 옳고 그른지 분별하기 어려울 때 하는 말을 일컫는 말을 숙시숙비(孰是孰非), 의리의 유무는 따지지 않고 이해 관계에만 관심을 가짐을 일컫는 말을 유리시시(惟利是視), 옳기도 하고 그르기도 하여 옳고 그른 것이 질정되지 못함을 이르는 말을 혹시혹비(或是或非) 등에 쓰인다.
▶️ 競(다툴 경)은 ❶회의문자로 竞은 간체자, 傹, 竸은 동자이다. 誩(경)과 从(종)의 합자(合字)이다. 言(언: 말)을 의인화(擬人化)하여 말의 기능을 나타내는 것으로, 두 사람이(人) 말(言)로 심하게 다툰다는 뜻을 합(合)하여 '다투다'를 뜻한다. ❷競자는 회의문자로 '겨루다'나 '다투다'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競자는 두 개의 立(설 립)자와 兄(맏 형)자가 결합한 모습이다. 그런데 競자의 갑골문을 보면 人(사람 인)자 위로 辛자가 그려져 있었다. 辛자가 노예를 상징하는 글자이니 競자는 노예 둘을 함께 그린 것이다. 고대 중국의 귀족들은 자신들의 유흥을 위해 노예끼리 서로 힘겨루기를 하도록 했다. 競자는 그러한 모습을 표현한 것으로 노예들이 서로 힘겨루기를 한다 하여 '다투다'나 '경쟁을 하다'라는 뜻을 갖게 되었다. 그래서 競(경)은 ①다투다 ②겨루다 ③쫓다, 뒤쫓다 ④나아가다 ⑤나란하다(여럿이 줄지어 늘어선 모양이 가지런하다) ⑥굳세다 ⑦갑작스럽다 ⑧높다 ⑨성하다(盛--: 기운이나 세력이 한창 왕성하다) ⑩번잡하다(煩雜--: 번거롭게 뒤섞여 어수선하다) ⑪지경(地境: 나라나 지역 따위의 구간을 가르는 경계) ⑫갑자기 ⑬마침내, 드디어 따위의 뜻이 있다. 유의어로는 戰(싸움 전), 爭(다툴 쟁), 鬪(싸울 투/싸움 투) 등이고, 반의어로는 協(화합할 협), 和(화할 화) 등이다. 용례로는 같은 목적을 두고 서로 이기거나 앞서거나 더 큰 이익을 얻으려고 겨루는 것을 경쟁(競爭), 기술의 낫고 못함을 서로 겨루는 일을 경기(競技), 같은 물건을 사려하는 사람이 많은 경우에 그 중에서 값을 제일 많이 부르는 사람에게 물건을 파는 일을 경매(競賣), 복수의 후보가 경쟁하는 선거를 경선(競選), 일정한 거리를 정해 놓고 그 거리를 달음질하여 빠름을 서로 다투는 육상 경기의 한 가지를 경주(競走), 둘 이상의 사람이나 단체 등이 거의 비등하게 서로 실력이나 승부를 겨루는 것을 경합(競合), 말이 빨리 달리는 것을 겨룸을 경마(競馬), 한 쪽 발이 땅에 닿기 전에 다른 발이 땅에 닿게 하여 빨리 걷는 경기로 육상 경기의 한 가지를 경보(競步), 연극이나 음악 따위의 연기를 다툼을 경연(競演), 어떤 물건을 경매에 붙이어 제일 많이 부른 값에 파는 일을 경락(競落), 같은 종류의 물건을 팔겠다고 하는 사람들이 많은 경우 그 중에서 가장 싸게 팔겠다고 하는 사람으로부터 물건을 사들이는 일을 경매(競買), 자전거로 하는 경기를 경륜(競輪), 다투어 서로 앞으로 나아감을 경진(競進), 모든 생물이 그 생존을 유지하기 위하여 벌이는 경쟁 또는 사회생활에 있어서 생존하기 위하여 다툼을 이르는 말을 생존경쟁(生存競爭), 중국 남쪽의 음악은 음조가 미약하고 활기가 없다는 뜻으로, 대체로 세력이 크게 떨치지 못함을 이르는 말을 남풍불경(南風不競), 한 자 되는 구슬보다도 잠깐의 시간이 더욱 귀중하니 시간을 아껴야 함을 이르는 말을 촌음시경(寸陰是競), 서로 장점과 단점을 가지고 다툼을 이르는 말을 쟁장경단(爭長競短) 등에 쓰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