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SK와의 홈경기에서 LG 오지환은 끝내기 안타를 기록하며 잠실야구장을 열광의 도가니로 만들었다. 하지만 팬들의 기쁨은 잠시 뿐이었다. 많은 LG팬들은 지금도 옆에서 함께 승리의 노래를 부르며 기뻐할 것 같았던 ‘한 사람’을 그리워했다. 바로 LG팬들과 야구팬들에게는 ‘달마아저씨’라고 불리는 박제찬(49세)씨다.
자신이 그토록 좋아했던 LG의 유니폼을 입고
박제찬씨는 2014년 6월 13일 오후 2시8분 만 49세의 나이로 LG팬들의 곁을 떠나갔다. 어릴적 불의의 사고로 뇌(지체 4급판정)를 다쳤었던 박제찬씨에게 ‘LG 트윈스’는 삶의 전부였다. 몸은 불편했지만 매시즌 홈경기를 포함한 수도권 경기에는 하루도 빠짐없이 경기장에 찾아왔다. LG를 통해, 그리고 야구를 통해 사람들과 이야기하며 즐겁게 시간을 보낼 수 있었기 때문이다.
박제찬씨를 추모하는 LG팬들의 애도의 물결
박제찬씨의 ‘비보’는 인터넷 상에 올린 조카의 글을 통해 접할 수 있었다. 추모의 물결은 빠르게 온라인을 통해 퍼져나갔다. 그리고 상당수 LG팬들은 LG 유니폼을 입고 빈소를 찾아가 애도의 마음을 전했다고 한다.
15일 경기 후에는 더욱더 감동이 느껴지는 사연이 야구 커뮤니티 ‘MLB 파크’를 통해 퍼져나갔다. 바로 달마아저씨가 유독 좋아했던 한 선수. LG의 박용택 선수가 자신의 싸인이 담긴 배트를 들고 빈소에 찾아가 애도를 표했다는 것이다.
박용택 선수의 진실된 발걸음
이 소식은 LG 트윈스팬 경기대 이영욱 학생으로부터 들을 수 있었다. 이영욱 학생은 “LG팬의 입장에서 수 많은 짜릿한 끝내기 안타로 승리하는 감동보다 어제 박용택 선수의 행동처럼 단 한명의 팬이라도 소중히 생각하는 선수들의 진실된 행동에 더 큰 감동을 받았습니다. 제가 LG 트윈스의 팬이라는 사실이 자랑스럽습니다.”라고 말하면서 “지난 5월 24일 달마형님과 경기 후 소주한잔에 야구이야기를 하며 함께 웃었던 때가 엊그제 같은데.. 다시는 달마형님을 볼 수 없다는 사실이 너무나 가슴이 아픕니다.”라는 심경을 전했다.
마지막 이승에서의 시간. 영정사진 속 달마아저씨는 LG 유니폼을 입고 해맑게 웃고 있었고 입관식에서 조차 자신이 그토록 좋아했던 박용택 선수의 배트와 함께 했다고 한다.
달마아저씨를 그리워하는 많은 LG팬들. [사진] 이영욱
사실 달마아저씨가 LG 트윈스를 좋아하게 된 이유는 정확히 알지 못한다. 하지만 정말로 달마아저씨에게 LG 트윈스는 특별해보였다.
또한 49세의 짧은 생이었지만 달마아저씨를 추모하는 많은 LG팬들의 애도물결과 박용택 선수의 진심이 느껴진 발걸음은 스포츠가 감동을 줄 수 밖에 없는 이유를 다시 한번 증명해줬다고 생각한다.
이제 더 이상 잠실구장에서 달마아저씨의 모습은 찾을 수 없다. 하지만 LG팬들은 영원히 달마아저씨가 해맑게 웃으면서 소리치는 모습을 추억할 것이다.
2014.6.15.일 오늘 발인날에 마지막으로 팬들이 게시판을 통해 작성한 추모 글과 영상을 남겨봅니다.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 TO. 달마아저씨
눈물이 앞을 가립니다.
당신을 잊지 않겠습니다.
LG팬들은 당신을 사랑합니다.
앞으로 LG의 수호신이 되어주세요.
From -어느 LG팬으로부터-
첫댓글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좋은곳에서 영면하세요~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