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무새 죽이기 - 31장 번역 에러들
[주: "앵무새 죽이기" 번역판 31장의 번역 에러들입니다. 책을 읽을 때 참고하면 좋겠네요.]
이곳에서는 오랫동안 "앵무새 죽이기"(하퍼 리 지음, 박경민 옮김, 한겨레출판사)라는
책의 번역이 아주 중요한 부분에서 오류가 있음을 강조해왔다. 그런데 잠시 그 번역본을 떠들어보다가 31장을 보게 되었는데, 표현이 이상한 곳이 많아서 원문과 대조해 보았다. 심각한 수준이라고 생각했다.
참고: 31장 요약
31장은 마지막 장으로서, 스카우트가 어둠을 무서워하는 부 래들리를 집에까지 데려다 주고 회상에 잠기는 장면이 나온다. 집에 돌아온 스카우트는 오빠 젬의 방에 있는 아빠 아티쿠스를 발견한다. 아빠가 책을 읽고 있다. 졸린 데도 그것을 읽어달라고 하다가 잠에 빠져든다. 아빠는 젬이 아침에 깨어날 때까지 그를 지켜줄 것이다.
다음이 번역에 심하게 오류가 있는 부분들이다. (여기서 '원'은 원문, '번'은 번역서이다. 그리고 페이지와 구절이 나온 페이지의 상 중 하를 표시했다.)
*원278하: But neighbors give in return. We never put back into the trees what
we took out of it: we had given him nothing, and it made me sad.
*문장의 앞 뒤 뜻: 이웃이란 경조사 등의 일에 도움을 주는 법이다. 그리고 또 이웃들은 그렇게 도움을 받았으면 갚는다. 그(부 래들리)는 우리에게 여러 가지를 해 주었다. 그렇게 받으면 갚는 것이 도리이다. 하지만 우리는 그에게 아무 것도 주지 못했다. 그것이 나를 슬프게 했다.
*번406중: 그러나 그 이웃은 우리의 보답을 거절했다. 우리는 그것들을 꺼내온 그
나무에도, 그에게도 아무 것도 주지 못했던 것이다. 그것이 나를 슬프게 했다.
*수정 번역: 하지만 이웃은 도움을 받은 만큼 주는 법이다. 우리는 그 나무에서 꺼낸 것만큼 그 나무 안에 (그가 가지라고) 무엇을 남긴 적이 없었다. 그것이 나를 슬프게 했다.
*번406하 - 407중: 스카우트의 회상 장면이다. '아이들'(스카우트 자신과 오빠
젬)과 아버지와 동네 사람들과 머디 아줌마 집에 불이 났던 장면, 보안관이 미친개를
쏜 장면 등을 회상한다. 번역은 이런 분위기를 살리기에는 좀 희미하다.
*원279하: As I made my way home, I thought Jem and I would get grown but ...
*설명: 큰 일을 겪고 난 스카우트는 자신들이 자라더라도 앞으로 배울 것은 별로 없을 거라고 생각하고 있다. 아마 산수만 제외하고. ^^
*번407하: 집으로 돌아오며 오빠와 내가 자라온 날들을 떠올려 보았다.
*수정 번역: 집으로 돌아오며, 나는 오빠와(젬과) 내가 결국 어른이 될 거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원280상: He was shrewder than I, however: the moment I sat down I began to
feel sleepy.
*상황 설명: 어둠을 무서워하는 부 래들리를 데려다 주고 돌아온 스카우트. 12시가
넘었음에 틀림없다. 그런데 스카우트는 잠들고 싶지 않아서 아빠와 같이 있으면 안
되는가고 물었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아빠는 (평소 같으면 벌써 자라고 했을 텐데) 순순히 그러라고 대답했다. 하지만 그건 아빠가 나보다 영리하기 때문이었다. 왜냐하면 아빠는 스카우트가 금방 졸려할 줄을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번408중: 아무리 애써도 난 아버지의 마음을 따라갈 수 없었다. 앉는 순간 잠이
쏟아지는 걸 느끼기 시작했던 것이다.
*수정 번역: (난 아빠가 순순히 허락하는 것이 이상했다.) 하지만 아빠는 나보다 영리했다. 그렇게 대답한 것은 내가 앉자마자 졸려할 것을 알았기 때문이었다.
*원280하 - 281상: Seconds later, it seemed, his shoe was gently nudging my
ribs. He lifted me to my feet and walked me to my room.
- 중략 -
He unhooked my overalls, leaned me against him, and pulled them off. He held me
up with one hand and reached for my pajamas with the other.
"Yeah, an' they all thought it was Stoner's Boy messin' up their clubhouse an'
throwin' ink all over an'..."
He guided me to bed and sat me down. He lifted my legs and put me under the
cover.
"- 중략 - when they finally saw him, why he hadn't done any of those things...
Atticus, he was real nice...."
- 중략-
"Most people are, Scout, when you finally see them."
*설명: 스카우트는 아빠가 읽어주는 무서운 내용의 동화책을 듣다가 잠이 든다. 몇
초가 흘러간 것 같지만, 더 시간이 흘렀을 수도 있다. 아빠가 스카우트를 데려다 준다. 그런데 안고 간 것은 전혀 아니다. 스카우트가 잠결에 하는 동화책 이야기는 부
래들리와 같은 또 다른 앵무새의 상징으로서 그 동화에 나온 스토너의 소년을 그리고 있다. 그런데 아빠의 말을 "스카웃, 나중에 너도 그들을 이해하게 될 거다."으로 번역했는데 도대체 '그들'이 지칭하는 것이 무엇일까. 그 위에서 '그들'이라고 나온 것은 스토너의 소년을 오해하고 잡으려 한 사람들인데, 아티쿠스가 '스카우트야, 넌 결국 그런 사람들을 이해하게 될 거야' 라고 말한 것이었다면 언어도단이다. 그렇다고
스토너의 소년 같은 사람'들'을 말한 것으로 봐주기는 어렵다.
*번409: 몇 초 후 아버지의 손끝이 내 갈비뼈를 살그머니 누르더니 나를 일으켜 안아 내 방으로 데려가려는 듯 했다.
- 중략 -
아버지는 나를 안은 채 겉옷 단추를 끄르곤 내 파자마를 집어들었다.
"네 그리고 그들 모두 클럽 하우스를 엉망으로 만들어 놓은 것이 스토너의 소년이라
생각하곤 잉크를 던져 온통....."
아버지는 나를 침대에 누이곤 다리를 이불 속으로 집어넣었다.
"- 중략 - 결국 그를 잡았을 땐 왜 그가 아무 짓도 하지 않았을까요.... 아빠, 그는 정말 멋있어요...."
- 중략 -
"스카웃, 나중에 너도 그들을 이해하게 될 거다."
*수정 번역: 몇 초가 지난 듯했다. 아빠는 (나를 깨우려고) 신발로 내 가슴을 살짝
건드렸다. 아빠는 나를 일으켜 세워서 내 방으로 데려갔다.
- 중략 -
아빠는 내 겉옷 단추를 끄르곤 나를 자기에게 기대게 하고 겉옷을 벗겼다. 아빠는 한
손으로 나를 들고는 다른 손으로 내 파자마를 집어들었다 (집어서 입혔다.)
"네, 그리고 그들 모두 클럽하우스를 엉망으로 만들고 잉크를 사방에 온통 뿌려 놓은
것이 스토너의 소년이라 생각하곤..."
아빠는 나를 침대로 이끌어서 앉히고 다리를 들어 눕히고는 이불을 덮어주었다.
"- 중략 - 그들이 마침내 그를 발견했을 때, (그들은) 왜 (그랬을까요), 그 애가 그런
일을 하나도 하지 않았는데도... 아빠, 그 애는 정말 좋은 사람이었거든요...."
- 중략 -
"스카웃, 사람들은 진짜로 알고 보면 대부분 좋은 사람들이란다."
어때요, 문제가 좀 있지요? ^^ 그냥 전반적인 그림을 그리는 데는 번역의 질이 어떠하건 별로 상관은 없습니다. 하지만 이 번역책은 부분 부분이 좀 심하다는 생각을 떨칠 수가 없습니다. 음... 이만 하지요.
(c)류주환, 2001. 4. 2. |
첫댓글 이게 잘못 번역된 부분 모두 인가요?? 박경민씨가 번역한 책 구하게 되어서 읽어볼라던 중이었는데..쓰읍~
글쎄.. 이게 전부인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
헐...저는 그런줄도 모르고 재밌게 읽었는데 좀 어색하다고 생각하긴 했지만 아무튼 감사해요^^ 참고 잘했어요
정말 감사합니다 ㅎㅎㅎ 영어책으로는 마지막 부분이 정말 감명깊어서 더 잘 이해하고싶어서 번역본을 봤는데 생각했던 거랑 너무 달라서 놀랐었거든요 ㅜ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