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수철 프란치스코 신부님
2024.8.24.토요일 성 바르톨로메오 사도 축일 묵시21,9ㄴ-14 요한1,45-51
주님과 만남의 축복
“참나의 발견”
“주님은
가시는 길마다 의로우시고,
하시는 일마다 진실하시네.”(시편145,17)
오늘 옛 어른의 말씀도 마음에 새기고 싶습니다.
“해야 할 일에만 매몰되면 해서는 안되는 일까지 하게 될 수 있다.”<다산>
“사람으로서 하지 않는 바가 있은 다음에 해야 할 일이 있다.”<맹자>
매사 완벽을 추구할 것이 아니라 빈자리를 남겨 놓으라는, 자주 삶의 현장을 거리를 두고 바라보는 여유와
자유를 지니라는 충고이겠습니다.
이래야 현실에 매몰되지 않고 중요한 일을 놓치지 않을 수 있겠습니다.
오늘은 열두 사도들중 하나인 성 바르톨로메오 사도 축일입니다.
신약성서에는 사도들의 명단에만 언급되어 있을뿐, 그다지 알려지지 않은 인물입니다.
교회는 오늘 요한복음에서 필립보에 의해 예수님께 인도된 나타나엘을 바르톨로메오와 동일시 합니다.
성 요한 크리소스토모의 전승에 의하면 그는 무려 인도까지 갔다가 아르메니아에서 선교하였고
거기서 마법사로 고발당한후 산 채로 살가죽이 벗겨지고 십자가에 못박힌채
참수형으로 잔혹하게 순교했다 전해집니다.
성인의 상징물은 칼과 벗겨진 살가죽이며, 유다 타대오와 더불어 아르메니아 사도 교회의 수호성인이자
제본업자, 도살업자, 치즈상인, 가죽상인, 미장공의 수호성인이기도 합니다.
오늘 복음에서 필립보에 의해 예수님께 인도되는 나타나엘의 모습이 인상적입니다.
“나자렛에서 무슨 좋은 것이 나올 수 있겠소?”
시큰둥한 반응을 보이는 나타나엘에게 필립보는 강력히 권합니다.
자주 성소자들을 위해 인용되는 유명한 말마디, “와서 보시오.”입니다.
백문이불여일견이라 와서 실제 보라는 것입니다.
보고 배우는 것보다 확실한 것은 없기 때문입니다.
두분의 만남이 극적입니다.
만남중의 만남이 주님과의 만남이요 이보다 더 큰 축복은 없습니다.
“보라, 저 사람이야 말로 참으로 이스라엘 사람이다. 저 사람은 거짓이 없다.”
이보다 더 큰 찬사도 없습니다.
주님과 만날 때 참나의 발견임을 깨닫습니다.
참사람, 나타나엘의 진면목을 꿰뚫어 본 예수님입니다.
평생 주님의 이 말씀을 기억하며 참사람의 나를 살고자 노력했을 나타나엘입니다.
정말 ‘하느님의 선물’이란 이름 뜻대로 거짓이 없는 참사람 나타나엘은 우리 믿는 이들 모두가
추구하고 선망하는 인간상입니다.
감격한 나타나엘이 묻습니다.
“저를 어떻게 아십니까?”
“필립보가 너를 부르기 전에, 네가 무화과나무 아래에 있는 것을 내가 보았다.”
아마도 나타나엘은 무화과나무 아래에서 성경공부에, 특히 사람들이 갈망하는 메시아에 관한 공부에
전념했을 것이고, 주님께서 이를 보셨음이 분명합니다.
곧장 이어지는 감동한 나타나엘의 화답입니다.
“스승님, 스승님은 하느님의 아드님이십니다. 이스라엘의 임금이십니다.”
참 아름다운 참사람과 참사람의 만남입니다.
나타나엘의 내공을 짐작하게 합니다.
결코 우연한 만남이 아니라 그동안 간절히 부단히 찾았기에 주님을 만난 나타나엘입니다.
“네가 무화과나무 아래에 있는 것을 보았다고 해서 나를 믿느냐?
앞으로 그보다 더 큰 일을 보게 될 것이다.”
자신의 정체를 새삼 확인시켜준 나타나엘을 격려하며 더 큰 축복도 예고합니다.
나타나엘은 물론 미사에 참석한 우리 모두를 향한 말씀처럼 들립니다.
“내가 진실로 진실로 너희에게 말한다.
너희는 하늘이 열리고 하느님의 천사들이 사람의 아들 위에서 오르내리는 것을 볼 것이다.”
예수님께서 이 세상에 현존하심에 따라, 하늘이 열리고 야곱의 꿈이 예고한 하느님과의 통교가
믿는 모든 이들에게 항구한 현실이 되었음을 깨닫게 됩니다.
말그대로 우리의 하늘문이, 하늘길이 되신 예수님입니다.
새삼 “나는 길이요 진리요 생명이나 아무도 나를 통하지 않고서는 아버지께 갈 수 없다”라는 진리를
확인하게 됩니다.
오늘 제1독서 묵시록은 새 예루살렘에 대한 묘사이며 현재와 미래에 대한 교회 모습입니다.
하느님의 영광으로 빛나는 그리스도의 신부라 불리는 교회입니다.
이 도시의 성벽의 기초를 위한 열두개의 돌에는 열두 사도의 이름이 새겨져 있다 합니다.
바로 이 열두 사도들중의 하나가 성 바로톨로메오 사도입니다.
열두 사도가 예수님으로부터 들은 모든 것을 가르친 것이 교회공동체의 기초를 이뤘음을 깨닫게 됩니다.
눈에 보이지는 않으나 분명히 현존하는, 우리의 영원한 비전이자 희망인 새 예루살렘 천상교회의 축복을
미리 맛보는 이 거룩한 미사은총이 우리 모두 활력넘치는 지상천국의 삶을 살게 합니다.
“주님은 당신을
부르는 모든 이에게 진실하고,
부르는 모든 이에게 가까이 계시네.”(시편145,18). 아멘.
이수철 프란치스코 신부님
가톨릭사랑방 catholicsb
첫댓글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