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강(漢江)
羸馬三田渡(리마삼전도)-여윈 말 타고 삼전도 가는 길에
西風吹帽斜(서풍취모사)-가을바람은 갓을 기울게 하고,
澄江涵去雁(징강함거안)-맑은 강엔 나는 기러기 잠겨 있는데,
落日送還鴉(낙일송환아)-지는 해가 돌아오는 까마귀를 보내고 있구나.
서거정(徐居正)
“한강의 기적”이 아니고 땀과 눈물의 강이다 !
발전된 대한민국을 표현할 때에
“한강의 기적(奇蹟)”이라고 한다.
이말에 대하여 필자는 한마디로 “당치 않는 표현”이라고 말한다.
한강은 그렇게 사치스럽고 시적이고 감상적으로 불리는 강이 아니다.
한강은 지난 50년간 땀과 눈물이 모여서 흐르는 강이다 !
언론이나 우리국민은 “기적(奇蹟), 이변(異變), 예상(豫想)을 뒤엎고”등의
말을 즐겨 쓴다.
사전(辭典) 설명에는
*①기적(奇蹟)-일반적으로, 어떤 일이 상식적으로는 납득이 가지 않는
결과를 빚었을 때, 그것을 두고 이르는 말
②기적(miracle)-신(神)이나 초자연적인 힘에 의하여 일어난 일
이적(異蹟).
*이변(異變)-괴이하고 이상한 재변(災變)이나 사고(事故)
*예상(豫想)-어떤 일을 직접 대하기 전에 미리 그렇게 될 것이라 상상(想像)함
2015년 10월 18일 U-17세 이하 월드컵 1차전에서 한국이 브라질을
1-0으로 승리 하였다.
이때 보도에서 “이변(異變) 예상(豫想)을 뒤엎고”이라고 하였다.
당연히 브라질이 이길 것이라 생각했는데 한국이 이겼다는 문구(文句)다.
나는 “기적(奇蹟), 이변(異變), 예상(豫想)을 뒤엎고”등의 말을 즐겨 쓰는
것은 패배주의(敗北主義)나 자주성(自主性)이 결여된 노예(奴隸)적인
정서(情緖)에서 나온다고 본다.
인간세상에서는 “기적(奇蹟), 이변(異變)”은 없다.
이 말들은 전부 종교나 “신(神)”에 관련된 일에서 나온 말이다.
인간세상의 모든 일은 물리적(物理的) 결과에서 얻어지는
즉 인과응보(因果應報)인 것이다.
맹자(孟子) 양혜왕(梁惠王) 하편 12장에
出乎爾反乎爾(출호이반호이)
나에게서 나온 것이 나에게로 되돌아온다.
는 말이 정확히 맞는 것이다
모든 일은 자신이 한 일에 대한 결과이다.
대한민국이 세계에 국가 이름이 알려지고, 선진국의 문턱에 이르고
GDP 28.000달러,
세계인이 김연아 선수를 “피겨 여왕”이라고 연호하는 것은
“기적(奇蹟), 이변(異變)”이 아니다.
땀과 눈물의 결정체(結晶體)다 !
나는 한국 국민소득 60달러에서 28.000달러 시대를 몸소 살아온
증인이다.
내가 1967년도 서울에 왔을 때에 왜놈들이 남기고 간 전철이 마포까지
운행되고 있었다.
청계천에는 똥물이 흘러 사람이 사는 곳이라 할 수 없었다.
서울을 중심으로
강남 서초이남 일대
강동 송파 일대
구리 남양주 일대
강북 성북 수유리 일대
은평구 파주 일대
강서 염창 구로 일대
부천 김포 일대는
전부 허허 벌판이었다
물론 먹고살기 위해서이지만 우리는 목숨 아까운줄 모르고 일했다.
대학을 나온 사람도 철판에 녹을 버끼기 위해 염산(鹽酸)통에 머리를 처박고
코피를 흘리면서 일했다.
산재보험이란 이름도 없었다.
노동조합도 없었다.
도금(鍍金) 작업장에서 초산(硝酸)등 온갖 발암물질(그때는 암을 몰랐다)
속에서 코와 눈에 낀 염증과 고름을 닦으면서 일했다.
월급 3900원에 하숙비 3000원.
8시간 월급으로는 살 수가 없어서 밤일(잔업)을 하였다.
24시간중 잠자는 시간은 3~4시간뿐이었다.
그 당시 서울 주변 공장에서는 기계일 을 하다가 안전사고로 매일 잘라진
손가락이 1가마씩 나온다고 하였다.
이렇게 일하는 동안에
경부고속도로가 생기고
포항제철이 건설되고
서울주변과 지방에 공업단지가 조성되고
한강에 다리가 하나둘 건설되고
처음으로 마포 아파트가 지어지고
서울의 자랑인 31층 삼일 빌딩이 생기고
온 나라는 통일벼로서 쌀밥을 먹게 되었다
전철이 생기고------------
그때 대한민국의 구호는(박정희 구호)
“하면된다 Just Do it ! ”
이었다.
현대건설 정주영 회장의 별명은
“해봤어?”였다.
한반도 유사(有史)이래 최고의 경제성장을 이룬 대한민국은 어떤 기적(奇蹟)으로 이루어진 것이 아니고 국민의 피와 땀으로 일한 결과이다.
제2차 세계 대전 이후 서독의 경제 부흥을 지칭할 때 쓰는
“라인 강의 기적”도 독일 사람이 한 말이 아니고 한국어 표현이다.
“한강의 기적”도 외국 사람이 한 말이 아니고 한국이 스스로 한 말이다.
삼성 LG 현대가 기적(奇蹟)으로 하늘에서 뚝 떨어진 재벌이 아니다.
KBS 라디오 방송 “한국경제 실록”에서는 목숨을 건 투쟁으로 오늘날
글로벌 기업이 된 것이다.
미국은 청교도 정신의 개척과 인종차별해소의 남북전쟁,
자주 독립전쟁을 겪으면서 오늘날 초강대국이 되었다.
중국은
아편전쟁 주권 상실
신해혁명
5·4운동
중화인민공화국 건국
도광양회(韜光養晦), 기미(羈縻), 굴기(崛起)를 거치면서
미국과 겨루고 있다.
일본이 원자폭탄으로 “무조건 항복”을 하면서 일본 국민의 구호는
“20년 후에 다시 보자”였다.
패전 일본은 20년이 되기 전에 경제성장으로 한때는 세계 2위의
강대국이었다.
“한강의 기적”이라는 자칭 미사여구(美辭麗句)에 우쭐할 때가 아니다.
말을 아끼고 실천을 앞세워야 한다.
인라인 한강길 로드워크에 잠깐 휴식을 취하면서
유유히 흐르는 물결에 비치는 내얼굴의 주름살
나라도 인생도 변했다
☺농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