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십니까.
우리에게도 어려운 부사격조사 중에서
오늘은 요즘 신문지상에서 자주 오르내리면서 많이 틀리고 있는
‘~~에’와 ‘~~에게’의 용법에 대해서 알아보기로 합니다.
요즘 논쟁거리로 한창 뜨고 있는 칼럼의 제목들이 모두 "일본에게 사과를 요구하라"라는 글입니다.
이런 제목을 보고 이상하게 느꼈다면 문법을 알고 있는 독자에 들고,
전혀 이상한 것이 없었다면 평범한 한국인의 대열에 있는 사람이라고 보면 됩니다.
왜 그런고 하면 위의 문장은 부사격조사를 잘못 사용한 예이기 때문입니다.
문법용어로 유정명사와 무정명사라는 것이 있습니다.
에전에 일선학교에 근무할 때, “교장선생님 말씀이 계시겠습니다.”를
“교장선생님께서 말씀하시겠습니다.”로 바꾼 경험이 있습니다.
‘말씀’은 사람이 아니기 때문에 높여서는 안 되는 단어입니다.
이런 것들을 ‘무정물’이라고 합니다.
사람은 유정물이기 때문에 “네 어머니 집에 계시니?”라고 물을 수 있지만
“성경에 이런 말씀이 계십니다.”라고 하는 것은 틀린 말이 됩니다.
이와 같은 맥락에서 부사격조사를 인식한다면 위의 단어(~에, ~에게)를 쉽게 이해할 수 있습니다.
즉
~~에 : 무정명사(식물이나 무생물처럼 감정이 없는 명사)에 사용하는 부사격조사
~~에게 : 유정명사(사람이나 동물 등 감정의 움직임이 있는 명사)에 사용하는 부사격조사
입니다.
그러므로 위의 문장은 “일본에 사과를 요구하라.”라고 써야 했습니다.
하나의 예를 더 들어 볼까요.
“닭에 사료를 주어라.”와 “일본에게 공개사과를 요구하라.”는 문장을 살펴봅시다.
이 두 문장을 비교하면 어느 것이 옳고 그른 것인지 금방 답이 나올 것입니다.
그러나 아마 대부분의 독자는 둘 다 맞는 것 같은데 하고 고개를 갸우뚱하고 있을지도 모릅니다.
실제로는 둘 다 틀린 문장입니다.
왜냐하면 앞에서 설명한 바와 같이
닭은 유정물이기 때문에 “닭에게 사료를 주어라.”라고 해야 하며,
일본은 나라이름이지 유정물이 아니므로 “일본에 공개사과를 요구하라.”라고 해야 합니다.
유정명사와 무정명사에 사용하는 부사격조사가 다르므로 사용할 때 주의해야 합니다.
물론 때에 따라서 무정명사가 유정명사의 역할을 할 때도 있습니다.
예를 들면 ‘회장’이 ‘회장이라는 직책을 맡은 사람’이라는 뜻으로 쓸 때도 있고,
‘직책’을 뜻할 때도 있기 때문입니다.
그럴 때는 “나는 회장에게 내 의견을 개진하는 편지를 보냈다.”와 같이 쓸 수 있고,
“그는 회장에 취임했다.”와 같이 쓸 수도 있습니다.
결국 상황에 따라 ‘~~에’와 ‘~~에게’를 적절히 사용하는 지혜가 필요하겠습니다.
고맙습니다.
-우리말123^*^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