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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두활수(源頭活水)
근원지의 살아 있는 물이라는 뜻으로, 사물이 발전할 수 있는 동력을 이르는 말이다.
源 : 근원 원(氵/10)
頭 : 머리 두(頁/7)
活 : 살 활(氵/6)
水 : 물 수(水/0)
2023년 새해 계묘년(癸卯年)이 밝았다. 계묘년은 토끼 띠의 해이다. 토끼는 연약한 동물이지만, 다른 동물에게 잡혀 먹지 않도록 달릴 수 있는 능력과 꾀를 주었다. 또 토끼는 한꺼번에 새끼를 많이 낳는다. 인구가 줄어들어 걱정인 우리나라에 많은 신생아가 태어나기를 기대한다. 그리고 달 속에서 약을 찧는 신령스러운 존재로 되어 있고, 또 토끼털은 붓을 만드는 재료로 쓰인다.
삼국사기(三國史記)에 '귀토설화(龜兎說話)'가 있는데, 줄거리는 이러하다.
동해 용왕의 따님이 심장병을 앓았는데, 토끼의 간을 먹어야 낫는다고 했다. 바다 속에 토끼가 없었다. 거북이가 토끼를 구하러 육지로 나와 살기 좋은 곳으로 가자고 설득하여 따라나섰다. 용궁에 가 보니, 자기를 죽여 간을 약으로 쓰게 되었다.
기지를 발휘하기를 “저는 신령의 후손이라 오장을 마음대로 빼어냈다 넣었다 할 수 있습니다. 요사이 속이 답답해서 간을 빼내어 씻어 말려 놓았습니다. 저 거북놈이 간이 필요하다는 말을 하지 않아 간을 넣지 않고 그냥 왔습니다. 다시 가서 간을 가져오지요. 저는 간이 없어도 사니, 약으로 써도 괜찮습니다”고 했다.
거북이가 태워 육지로 나왔다. 해안에 오르자, 거북을 돌아보고, “간 없이 사는 것이 어디 있더냐? 이 멍청아”하고 달아나 버렸다.
얼마 전까지 연말연시(年末年始)의 인사로 연하장(年賀狀)이라는 것을 많이 주고 받았는데, 지금은 거의 사라지고, 대신 스마트폰이나 컴퓨터 등으로 인사장을 보낸다. 그 내용은 옛날 것은 보내고 새것을 맞아하자는 '송구영신(送舊迎新)' 등이 주류를 이룬다.
그러나 옛날 것이라고 다 보내면 안 되고, 옛날 것의 좋은 점을 잘 간직하여 새것과 조화를 이루어 다른 그 무엇을 창조해 내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옛날 것을 잘 활용해서 기본을 튼튼히 쌓아야 한다. 학문은 물론이고, 경제나 국방, 기술 모든 것이 마찬가지다.
주자(朱子)의 '관서유감(觀書有感)'이라는 시는 이러하다.
半畝方塘一鑒開(반무방당일감개)
조그마한 네모 연못이 한 거울처럼 펼쳐지니,
天光雲影共徘徊(천광운영공배회)
하늘빛과 구름 그림자 함께 떠다니누나!
問渠那得淸如許(문거나득청여허)
묻노니 연못이 어찌하여 맑기가 이와 같을 수 있는가?
爲有源頭活水來(위유원두활수래)
근원으로부터 끊임없이 내려오는 물이 있는 까닭일세.
주자(朱子)가 책을 보다가 문득 느끼는 바가 있어 지은 시이다. 새 물이 흘러 들어와서 맑은 호수가 되듯이 올바른 학문을 닦는 길에도 항상 새로운 흐름을 받아야 한다. 독서의 즐거움과 학문의 근원을 맑은 샘에서 흘러 나오는 물에 비유한 글이다.
[註] 일감개(一鑒開) : 거울보를 연 거울. 고인(古人)들은 동경(銅鏡)을 보자기로 싸두었다가 사용할때 꺼내서 사용하였다.
[註] 천광운영공배회(天光雲影共徘徊) : 이 구절은 하늘과 구름이 거울 같은 못에 그대로 비쳐서 움직이는 모습이 마치 사람이 배회하듯 한다는 말이다.
[註] 거(渠) : 삼인칭 대명사(代名詞)로 (它)와 같다. 여기에서는 방당(方塘)을 가리킨다.
[註] 나득(那得) : '어떻게 ~할 수 있겠는가?' '즘마회(怎麼會)'와 같다.
[註] 여허(如許): 이처럼. 그처럼. '여차(如此)'와 같다.
[註] 두활수(源頭活水): 근원에서 끊임없이 흘러 나오는 활수(活水)를 이른다.
주희(朱熹)는 중국 휘주(徽州) 무원(婺源) 지금의 강서성(江西省) 사람으로 자(字)는 원회(元晦), 일자(一字) 중매(仲晦)라고 하며, 호(號)는 회암(晦庵),우호(又號)는 회옹(晦翁)이라고도 하며, 별칭(別稱)은 자양(紫陽)이다.
남송(南宋)의 저명한 이학가(理學家)로,그의 문학관점은 기본적으로 주돈이(周敦頤)와 정이(程頤)등의 '문이재도(文以載道)'의 주장을 계승하여 '중도경문(重道輕文)'의 경향을 띠었다. 그러나 그는 문학적 소양이 있는 학자여서 시(詩)와 문(文)에 모두 상당한 성취를 거두었고, 고금(古今) 작가(作家)의 작품에 대한 평론 방면에서도 정채(精彩)로운 견해를 많이 내었다.
그는 '시언지(詩言志)'의 유가시관(儒家詩觀)을 답습하여 그의 시 대부분이 명리(明理)와 언지(言志)의 경향을 띠고 있지만, 이학가(理學家)의 시 중에서는 청신활발(淸新活潑)한 편이다.
사서장구집주(四書章句集注), 주역본의(周易本義), 시집전(詩集傳), 초사집주(楚辭集注) 및 후인(後人)들이 편찬한 회암선생주문공문집(晦庵先生朱文公文集)과 주자어류(朱子語類) 등이 있다.
이 시는 주희의 철학사상을 나타낸 것이다. 그는 못에 끊임없이 활수(活水)가 흘러 들어야 맑을 수 있다고 함으로써 사상도 끊임없이 사색하고 탐구하는 것이 있어야 정체(停滯)를 면하고 흉중(胸中)에 정확하게 사물의 이치를 반영할 수 있음을 비유하고 있는 것이다. 추상적인 내용을 구체적인 것으로 비유하여 낸 솜씨가 볼 만하다.
'맹자(孟子)' 이루장하편(離婁章下篇)에, "근원에서 흘러나오는 샘물이 철철 흘러 밤낮을 그치지 아니하여 구덩이가 가득해진 뒤에 나아가 사해(四海)에 이르니, 학문에 근본이 있는 자는 이와 같다"고 하였다.
源泉混混(원천혼혼)
不舍晝夜(불사주야)
盈科而後進(영과이후진)
放乎四海(방호사해)
有本者如是(유본자여시)
근원지에 콸콸 솟는 물이 없으면, 연못물도 냇물도 강물도 있을 수 없다. 옛날 것을 보내거나 버릴 것이 아니라, 좋은 것을 잘 계승 활용해서 큰 물줄기로 만들어야 한다.
지금까지 우리 역사에서 잘된 것은 계승하고 잘못된 것은 고쳐서, 이전에 쌓은 역량을 오늘날 잘 살려야 할 것이다. 정권이 바뀐다고 앞의 것을 무조건 부정하면 안 되고, 좋은 전통을 만들어 이어나가야 한다.
활수(活水)
활수는 글자 뜻 그대로 ‘살아 있는 물’이다. 비슷한 단어로는 유수(流水)가 있다. 흐르는 물은 썩지 않을 테니 살아 있는 물일 수 있다. 반대어는 사수(死水)쯤 되겠다.
활수의 특징은 풍부한 산소다. 공기 못지 않게 중요한 산소 공급원이 활수다. 물에 녹아 있는 산소는 공기 중의 산소보다 세포 속으로 더 쉽게 용해된다고 한다. 활수 안에 포함된 산소는 30초면 혈액에 닿고, 1분 후엔 대뇌에, 10분 후엔 피부에, 그리고 20분 뒤엔 간장, 심장, 콩팥에 닿는다는 연구 보고가 있다. 활수에는 산소 외에도 풍부한 광물질과 희귀 원소가 포함돼 있다. 보약 그 자체인 셈이다.
시인들의 활수 사랑은 남다르다. 청렴과 절조, 그리고 활인(活人)의 상징으로 여겼기 때문이다. 북송(北宋) 시인 소식(蘇軾)은 ‘강물을 길어 차를 빚는다(汲江煎茶)’는 시에서 “차는 활수로 우리고 활화(活火)로 끓여야 제맛이지, 낚시 디딤돌에 앉아 깊고 맑은 물을 긷는다(活水還須活火烹, 自臨釣石取深淸)”라고 읊었다. 활수를 학자들의 화두로 만든 이는 남송(南宋)의 학자 주희(朱熹)다. '관서유감(觀書有感)'에서 그는 “연못의 물은 왜 이렇게 늘 맑을까(問渠那得淸如許)”라고 물은 뒤 “샘이 있어 끊임없이 활수가 흘러나오기 때문(爲有源頭活水來)”이라고 진단했다. 후세 학자들은 활수를 학문 정진의 상징어로 삼았다.
지금의 중국도 마찬가지다. 알리바바, 텐센트 같은 혁신 기업들은 매년 '활수 계획'을 집행한다. 지난해로 벌써 여섯 번째다. 내용은 '충전과 융합, 그리고 혁신'이다. 외부로부터 새로운 인력이나 노하우를 가림없이 충전해 기존의 것들과 뒤섞은 뒤, 그 안에서 혁신의 실마리를 찾아내는 작업이다.
우리도 활수계획이 필요하지 않을까. 올해엔 대한민국의 거의 모든 인물 지형이 바뀔 공산이 크다. 각자가 자신을 최적임이라고 내세우고, 자신의 철학이 최선이라고 주장할 것이다. 활수인 줄 알고 덜컥 받아들였는데 사수로 판명나면 큰일이다. 인물과 공약이 활수인지 아닌지를 제대로 판단하기 위해선 우리 각자가 먼저 활수를 받아들여 '혁신 시민'으로 거듭나야 하지 않을까.
새 물이 연못을 살린다
손자가 태어나 집에 오자 아버지는 바빴다. 동쪽으로 머리를 두고 잠자는 동침(東枕)을 고집했다. 아버지는 창과 벽 사이로 스며드는 웃풍이 심하자 머리맡에 둘러칠 머리 병풍(頭屛風)을 만들었다. 흔히 가리개라 부르는 침병(枕屛)은 대개 두 폭이다. 미뤄뒀던 일이라며 방 귀퉁이에 한동안 밀쳐둔 종이상자를 풀었다.
목공소에 진즉에 주문한 홍송(紅松) 병풍 틀을 만드는 나무가 가득 들어있었다. 끌로 파고 사포로 문질러 결대로 짜 넣는 데만 며칠 걸렸다. 아버지는 '배접(褙接)은 왜놈들 용어'라며 다시 며칠 걸려 두 번에 걸쳐 배첩(褙貼)했다. 밀가루로 풀을 쑤고 녹말을 완전히 내린 후 말려서 가루로 두었다가 묽게 쑤어 풀을 만들었다. 그렇게 만든 풀로 삼베로 병풍 기둥을 싼 뒤 비단으로 다시 싸 돌쩌귀로 붙여 연결했다.
곁눈으로 지켜만 봐도 정성이 느껴졌다. 며칠 동안 매달리던 아버지가 불렀다. 종이를 잘라 놓고 기다리던 아버지는 먹을 갈아 달라고 했다. 더는 말하지 않고 한 번에 써 내려간 시가 주희(朱熹)의 '관서유감(觀書有感)'이다. 주희가 책을 읽다 든 생각을 쓴 시다. 시는 두 편이다. 아래 시는 첫 편이다. 아버지는 행서체로 두 연을 한 폭씩 썼다. 그래서 병풍은 모두 네 폭이 됐다.
半畝方塘一鑑開,
天光雲影共徘徊.
작은 사각 연못에는 큰 거울이 펼쳐지니, 하늘 빛과 구름 그림자가 그 안에 일렁인다.
問渠那得淸如許,
爲有源頭活水來.
묻노니 이 연못은 어찌 이리도 맑을까. 발원지에서 쉬지 않고 새 물이 흘러들기 때문이지.
며칠 뒤 아버지는 작품을 배첩한 뒤 외선을 둘러 병풍을 마무리했다. 붙인 병풍 제목이 고사성어 '원두활수(源頭活水)'다. 아버지는 '내 좌우명이다'라고 했다. 주자(朱子)의 첫 시 마지막 연에 나오는 글을 축약한 성어다. 수원지에서 맑은 물이 솟아나는 것처럼 사람도 부단하게 지식을 쌓아 새롭게 발전해야 하는 것을 비유한 시다.
반 뙈기 작은 연못 깊은 곳에서 살아있는 맑은 물이 끝없이 솟아 나와 결국 가장 크고 아름다운 것들(하늘빛, 구름 그림자)을 자기 속에 품은 모습이 구도자의 숭고한 경지를 잘 비유했다고 극찬한 아버지는 "끊임없이 솟는 샘에서 흘러온 새 물 때문에 연못이 맑게 유지될 수 있는 것처럼 사람도 끊임없이 배움을 통해 자신을 변화 발전시켜야 한다"고 설명을 보탰다.
이어 "이 뜻에 감흥을 받은 훗날의 학자들은 자신의 연못을 네모지게 만들고, 시구는 옆에 두고 자주 읽고, 서예가들은 즐겨 쓰고 있다"는 말을 덧붙였다. "연못에 새 물이 들어오면 내 정신도 맑고 참신하고 넉넉해진다"고 감상한 아버지는 "너를 낳고 자그마치 38년이나 기다려 얻은 새 물이 우리집에 들어왔다. 새 물이 연못을 살린다. 없던 용기도 북돋아 주니 큰 복이 아닐 수 없다. 손주가 주는 효과를 톡톡히 봤다"라고 손자가 태어난 기쁨을 표현했다.
이어 아버지는 "네 할아버지는 네 큰아버지 아들인 손자가 태어났을 때 침병을 만드셨다. 그때 병풍 만드는 심부름을 했던 기억을 더듬어 오늘 침병을 살려냈다"라고 했다. 아버지는 침병을 펼쳤다 접었다 하면서 당신의 아버지가 첫 손주를 얻었을 때 느꼈을 감흥을 읽어내려고 애쓰며 '이제야 내 아버지의 뜻을 이었다'라며 의미를 두었다.
아버지는 "가둬놓은 물은 반드시 썩는다. 그러면 모두 죽는다. 그걸 살려내는 게 새 물이다"라며 연못에 새 물이 들어와야 하는 이유를 설명했다. "옛 어른들도 그 뜻을 새기기 위해 연못을 만들었다. 창덕궁 희정당(熙政堂) 옆 하월지(荷月池)도 그렇고, 강릉에 있는 선교장(船橋莊)의 활래정(活來亭)도 주희의 저 시에서 따와 뜻을 새겨 만든거다"고 일러줬다.
이 글을 쓰며 찾아가 보니 건국대 일감호(一鑑湖)는 한강 물이 들어오게 설계돼 있었다. "회사도 마찬가지다. 성장하고 발전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새로운 인재가 필요하다"면서 그 이유는 새 물이 지닌 잠재력 때문이라고 했다. 아버지는 그러나 잠재력을 지닌 새 물도 잘 가꾸어야 손주에게 복이 된다며 교육을 강조했다.
이어 "네 고조부가 손자인 네 조부를 가르친 격대교육(隔代敎育)은 하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늦게 얻은 손주일수록 조부모의 기대감이 아비보다 크다면서 "세상이 워낙 많이 달라졌다. 자칫 큰 기대감이 큰 갈등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 큰 기대가 옹졸함을 부르기 때문이다"고 주의하라며 포용성을 가지기를 당부했다. 그 또한 손주들에게도 물려줘야 할 소중한 인성이다.
▶️ 源(근원 원)은 ❶형성문자로 厵(원)과 동자(同字)이다. 뜻을 나타내는 삼수변(氵=水, 氺; 물)部와 음(音)을 나타내는 原(원)이 합(合)하여 이루어졌다. 原은 민엄호(厂; 굴바위, 언덕)部와 泉(천; 샘)을 합친 글자로, 샘이 바위 사이에서 솟아 나오는 모양이다. 전(轉)하여 원천(原泉), 시작, 발생의 뜻이 있다. 후에 다시 삼수변(氵)部를 더하였다. ❷회의문자로 源자는 '근원'이나 '원천', '기원'이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源자는 水(물 수)자와 原(근원 원)자가 결합한 모습이다. 原자는 언덕(厂)과 샘(泉)을 함께 그린 것으로 바위틈 사이에서 물이 쏟아져 나오는 모습을 표현한 것이다. 본래 근원이라는 뜻은 原자가 먼저 쓰였었다. 그러나 해서에서부터는 水자가 더해진 源자가 물줄기가 시작되는 '발원지'를 뜻하게 되었고 原자는 '근원'이라는 뜻으로 분리되었다. 그러나 실제 사용에서는 두 글자를 서로 혼용하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源(원)은 ①근원(根源) ②기원(起源) ③출처(出處) ④수원(水源: 물이 발원하는 곳) ⑤발원지(發源地) ⑥성(姓)의 하나, 따위의 뜻이 있다. 용례로는 물이 흘러나오는 근원을 원천(原泉), 근원을 구명함을 원구(源究), 물이 흐르는 원천을 원류(原流), 어떤 목적에 이용할 수 있는 물자나 인재를 자원(資源), 글자가 구성된 근원을 자원(字源), 낱말이 생겨나서 이루어진 역사적인 근원을 어원(語源), 돈의 출처나 재물을 얻는 근원을 재원(財源), 사물이 생겨나는 본바탕이나 일의 밑바탕을 근원(根源), 사물이 생긴 근원이나 사물이 처음으로 생김을 기원(起源), 하천의 물이 흘러나오는 근원을 수원(水源), 전력을 공급하는 근원을 전원(電源), 근원을 아주 막아 버림을 색원(塞源), 스스로 빛을 내는 물체를 광원(光源), 지각 내부에 있는 지진 진동의 발생점을 진원(震源), 물의 근원이 비롯함 또는 사회 현상이나 사상 따위가 처음 일어남을 발원(發源), 사물의 주장이 되는 근원을 본원(本源), 많은 재물이 생기는 근원을 부원(富源), 어떤 사물이나 일의 근원을 찾아 밝히고 상고함을 소원(溯源), 사물의 근원에 관계된 것을 원천적(源泉的), 어떠한 사물 사건이 생기는 근원이 되는 곳을 원천지(源泉地), 물을 마실 때 수원을 생각한다는 뜻으로 근본을 잊지 않음을 일컫는 말을 원청칙유청(源淸則流淸), 근본을 빼내고 원천을 막아 버린다는 뜻으로 사물의 폐단을 없애기 위해서 그 뿌리째 뽑아 버림을 이르는 말을 발본색원(拔本塞源), 이 세상을 떠난 별천지를 이르는 말을 무릉도원(武陵桃源), 재원을 늘리고 지출을 줄인다는 뜻으로 부를 이루기 위하여 반드시 지켜야 할 원칙을 비유한 말을 개원절류(開源節流), 물을 마실 때 수원을 생각한다는 뜻으로 근본을 잊지 않음을 일컫는 말을 음수사원(飮水思源) 등에 쓰인다.
▶️ 頭(머리 두)는 ❶형성문자로 头(머리 두)는 간자(簡字)이다. 뜻을 나타내는 머리혈(頁; 머리)部와 음(音)을 나타내는 豆(두)가 합(合)하여 이루어졌다. 豆(두)는 고기 따위를 담는 식기로서 둥근 그릇에 높은 발이 달려 있고, 頁(혈)은 얼굴이나 머리에 관계가 있음을 나타낸다. 頭(두)는 豆(두)라고 하는 도구가 서 있듯이 사람의 머리가 몸위에 곧게 달려 있는 모습으로 머리와, 일의 시작을 뜻한다. ❷회의문자로 頭자는 '머리'나 '꼭대기', '처음'이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頭자는 豆(콩 두)자와 頁(머리 혈)자가 결합한 모습이다. 豆자는 '콩'이라는 뜻이 있지만, 본래는 제기 그릇을 그린 것이다. 전국시대 때의 頭자를 보면 豆자 위로 頁자가 그려져 있었다. 마치 사람의 머리를 제기 그릇에 올린 것 같지만 이것은 사람의 머리를 강조한 것이다. 그러니 豆자는 발음과 함께 사람의 신체 윗부분에 있는 머리를 표현하기 위해 쓰인 것이라 할 수 있다. 그래서 頭(두)는 (1)주로 마소나 양, 돼지 같은 네발 가진 짐승의 수효(數爻)를 세는 단위 (2)골치 등의 뜻으로 ①머리 ②꼭대기, 최상부(最上部) ③우두머리 ④처음, 시초(始初) ⑤첫째, 상위(上位) ⑥맨 앞, 선단(先端) ⑦근처(近處), 근방(近方) ⑧변두리 ⑨물건을 셀 때의 단위, 마리 ⑩사람을 세는 말 ⑪음식상을 세는 말 ⑫지혜(智慧), 재능(才能) ⑬어조사(語助辭) 같은 뜻을 가진 한자는 우두머리 추(酋), 머리 수(首), 으뜸 괴(魁), 반대 뜻을 가진 한자는 꼬리 미(尾)이다. 용례로는 머리의 존칭을 두상(頭上), 머리가 되는 차례를 두서(頭序), 머리가 아픈 증세를 두통(頭痛), 좋지 못한 집단의 우두머리를 두목(頭目), 실마리를 두서(頭緖), 짐승 따위의 머리에 있는 뿔을 두각(頭角), 머리와 낯을 두면(頭面), 머리 털을 두발(頭髮), 음절의 첫소리를 두음(頭音), 다른 생각을 할 여유가 없이 어떤 일에 오로지 파묻힘을 몰두(沒頭), 머리나 마음 속의 생각을 염두(念頭), 이야기의 말머리를 화두(話頭), 글이나 일의 첫머리를 벽두(劈頭), 해의 첫머리를 연두(年頭), 이야기나 글의 첫머리를 모두(冒頭), 어떠한 곳에 몸소 나감을 출두(出頭), 마주 대해 입으로 하는 말을 구두(口頭), 시가지의 길거리를 가두(街頭), 제사의 제물을 진설할 때 생선의 머리는 동쪽을 향하고 꼬리는 서쪽을 향하게 놓음을 이르는 말을 두동미서(頭東尾西), 머리가 벗어지고 이가 빠져 사이가 벌어진다는 말을 두동치활(頭童齒闊), 참형을 당하여 머리와 다리가 따로따로 됨을 이르는 말을 두족이처(頭足異處), 정신이 어찔하여 쓰러짐을 이르는 말을 두중각경(頭重脚輕), 머리는 차게 발은 따뜻하게 하면 건강에 좋음을 이르는 말을 두한족열(頭寒足熱) 등에 쓰인다.
▶️ 活(살 활, 물 콸콸 흐를 괄)은 ❶형성문자로 뜻을 나타내는 삼수변(氵=水, 氺; 물)部와 음(音)을 나타내는 舌(설, 활)로 이루어졌다. 活(활)은 물이 바위에 부딪치며 물결이 합치고 하여 소리를 내면서 힘차게 흘러가는 것으로, 전(轉)하여 힘차게 활동하는 일을 뜻한다. ❷회의문자로 活자는 ‘살다’, ‘살아있다’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活자는 水(물 수)자와 舌(혀 설)자가 결합한 모습이다. 舌자는 뱀의 혓바닥을 그린 것으로 ‘혀’라는 뜻이 있다. 그래서 活자는 혀(舌)에 수분(水)이 있다는 의미에서 ‘살아있다’를 뜻하게 된 것으로 해석하곤 한다. 그러나 소전에서는 舌자가 아닌 ‘원활하다’라는 뜻을 가진 ‘氏+口(괄)’자가 쓰였었다. 이것은 ‘물의 흐름이 원활하다’라는 뜻이다. 여기서 말하는 물의 흐름이라는 것은 몸속 혈액이 원활히 움직이고 있다는 뜻이다. 그러나 소전에서는 글자의 조합이 바뀌면서 해석 역시 달라졌다. 그래서 活(활, 괄)은 ①살다 ②생존하다, 목숨을 보전하다 ③태어나다 ④생기가 있다 ⑤응용하다 ⑥살리다, 소생시키다 ⑦생활(生活) ⑧생계(生計) 그리고 물 콸콸 흐르다(괄) 따위의 뜻이 있다. 같은 뜻을 가진 한자는 살 주(住), 날 출(出), 살 거(居), 깃들일 서(栖), 날 생(生), 낳을 산(産), 반대 뜻을 가진 한자는 죽을 사(死), 죽일 살(殺)이다. 용례로는 기운차게 움직임을 활동(活動), 이리저리 잘 응용함을 활용(活用), 생기 있고 힘차며 시원스러움을 활발(活潑), 살아 움직이는 힘을 활력(活力), 기운차게 뛰어다님을 활약(活躍), 활발한 기운이나 기개를 활기(活氣), 어려움을 이겨 나가는 길을 활로(活路), 사로 잡음을 활착(活捉), 활판을 짜려고 낱낱이 떼어 만든 글자를 활자(活字), 활동하는 힘이 되는 본바탕을 활력소(活力素), 주변성이 많고 잘 활동하는 사람을 활동가(活動家), 어떤 물질이나 조직 따위의 기능이나 반응 따위를 활발하게 하는 일을 활성화(活性化), 활발하게 움직이는 경향이 있는 것을 활동적(活動的), 현재 불을 내뿜는 화산을 활화산(活火山), 물이 기운차게 흐르는 소리를 괄괄(活活), 살아서 활동함을 생활(生活), 한 번 행하여지지 않게 된 것을 다시 한 번 행하여 지도록 하는 것을 부활(復活), 마음씨나 성질 또는 행동이 씩씩하고 활발함을 쾌활(快活), 죽는 것과 사는 것을 사활(死活), 다시 활동하는 것을 재활(再活), 제 스스로의 힘으로 살아감을 자활(自活), 살리든지 죽이든지 마음대로 함을 활살자재(活殺自在), 사람을 구원하여 돕는 방법을 활인지방(活人之方), 사람의 목숨을 구하여 음덕을 쌓음을 활인적덕(活人積德), 남의 시가나 문장 등을 그대도 흉내내어 조금도 독창적인 점이 없는 일을 활박생탄(活剝生呑) 등에 쓰인다.
▶️ 水(물 수)는 ❶상형문자로 氵(수)는 동자(同字)이다. 시냇물이 흐르고 있는 모양을 본뜬 글자로 물을 뜻한다. 본디 물 수(水)部는 시내의 뜻이었다. 부수로 쓸 때는 삼수변(氵=水, 氺; 물)部로 쓰는 일이 많다. ❷상형문자로 水자는 '물'이나 '강물', '액체'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水자는 시냇물 위로 비가 내리는 모습을 그린 것이다. 水자의 갑골문을 보면 시냇물 주위로 빗방울이 떨어지는 모습이 그려져 있는데, 이것은 '물'을 표현한 것이다. 그래서 水자가 부수로 쓰일 때는 대부분이 '액체나 '헤엄치다', '범람하다'와 같이 물과 관련된 의미를 전달하게 된다. 참고로 水자가 부수로 쓰일 때는 氵자나 氺자로 바뀌게 된다. 그래서 水(수)는 (1)오행(五行)의 하나. 방위(方位)로는 북쪽, 계절로는 겨울, 빛깔로는 검정을 나타냄 (2)수요일(水曜日) (3)성(姓)의 하나 등의 뜻으로 ①물 ②강물 ③액체(液體), 물과 관련된 일 ④홍수(洪水), 수재(水災), 큰물(비가 많이 와서 강이나 개천에 갑자기 크게 불은 물) ⑤수성(水星: 태양에 가장 가까운 별) ⑥별자리의 이름 ⑦물을 적시다, 축이다 ⑧물을 긷다, 푸다 ⑨헤엄치다 ⑩물로써 공격하다 ⑪평평하다 따위의 뜻이 있다. 같은 뜻을 가진 한자는 내 천(川), 강 강(江), 물 하(河), 바다 해(海), 시내 계(溪), 바다 명(溟), 반대 뜻을 가진 한자는 메 산(山), 큰 산 악(岳), 뭍 륙/육(陸), 불 화(火),빌 공(空)이다. 용례로는 물 속에서 몸을 뜨게 하고 손발을 놀리며 다니는 짓을 수영(水泳), 축축한 물의 기운을 수분(水分), 물속에 잠김을 수몰(水沒), 물을 보내는 통로를 수로(水路), 물의 겉을 이루는 면을 수면(水面), 홍수로 인한 해를 수해(水害), 물에 의해 발생하는 힘을 수력(水力), 물의 깊이를 수심(水深), 저수지에 설치하여 수량을 조절하는 문을 수문(水門), 물의 양을 수량(水量), 물 속에서 자라는 풀을 수초(水草), 물과 물고기의 사귐이란 뜻으로 임금과 신하 또는 부부 사이처럼 매우 친밀한 관계를 이르는 말 또는 서로 떨어질 수 없는 친한 사이를 일컫는 말을 수어지교(水魚之交) 또는 수어지친(水魚之親), 물이 모이면 내를 이룬다는 말을 수적성천(水積成川), 물방울이 바위를 뚫는다는 뜻으로 작은 노력이라도 끈기 있게 계속하면 큰 일을 이룰 수 있음을 이르는 말을 수적천석(水滴穿石), 물방울이 돌을 뚫는다는 뜻으로 미미한 힘이라도 꾸준히 노력하면 큰 일을 이룰 수 있음을 비유해 이르는 말을 수적석천(水滴石穿), 산과 바다에서 나는 진귀하고 맛있는 것을 이르는 말을 수륙진찬(水陸珍饌), 산과 바다에서 나는 맛있는 음식물을 일컫는 말을 수륙진미(水陸珍味), 물이 맑으면 큰 고기가 없다는 뜻으로 물이 너무 맑으면 고기가 그 몸을 감출 곳이 없어 그곳에는 살지 않음과 같이 사람이 너무 똑똑하거나 엄하면 남이 꺼려하여 가까운 벗이 없음을 이르는 말을 수청무대어(水淸無大魚), 물이 샐 틈이 없음으로 단속이 엄하여 비밀이 새어 나가지 못함을 이르는 말을 수설불통(水泄不通), 깊고 넓은 물에는 큰 고기가 깃듦을 일컫는 말을 수관어대(水寬魚大), 물결이 일지 않음을 일컫는 말을 수파불흥(水波不興), 물과 불은 서로 용납하지 않는다는 뜻으로 서로 원수같이 대함을 일컫는 말을 수화상극(水火相剋), 흐르는 물과 하늘의 뜬구름이라는 뜻으로 과거사가 흔적이 없고 허무함을 비유해 이르는 말 수류운공(水流雲空), 바다 멀리 수면과 하늘이 서로 맞닿아 그 한계를 지을 수 없음을 이르는 말을 수천방불(水天髣髴), 물 위에 뜬 기름이란 뜻으로 서로 잘 어울릴 수 없는 사이를 이르는 말을 수상유(水上油), 물은 그릇의 모남과 둥긂에 따라 그 모양이 달라진다는 뜻으로 사람은 상종하는 사람의 선악에 따라 달라지므로 좋은 친구를 사귀어야 한다는 말을 수임방원기(水任方圓器), 물이 깊고 넓으면 고기들이 모여 논다는 뜻으로 덕이 있는 사람에게는 자연히 사람들이 따름을 비유해 이르는 말을 수광즉어유(水廣則魚遊), 물이 흐르면 고기가 다닌다는 뜻으로 무슨 일이나 때가 되면 이루어짐을 일컫는 말을 수도어행(水到魚行), 물이 빠져 밑바닥의 돌이 드러난다는 뜻으로 물가의 겨울 경치를 일컫는 말 또는 나중에 사건의 진상이 명백하게 드러남의 비유를 일컫는 말을 수락석출(水落石出), 바다와 육지를 사이에 두고 멀리 떨어져 있음을 이르는 말을 수륙만리(水陸萬里), 물에 비친 달과 거울에 비친 꽃이라는 뜻으로 볼 수는 있어도 손으로 잡을 수 없는 것을 비유해 이르는 말을 수월경화(水月鏡花), 바다 멀리 수면과 하늘이 하나로 이어져 그 경계를 알 수 없을 만큼 한 가지로 푸름을 일컫는 말을 수천일벽(水天一碧), 물에 빠져 죽은 사람의 외로운 넋을 일컫는 말을 수중고혼(水中孤魂), 물이 흐르면 자연히 개천을 이룬다는 뜻으로 학문을 열심히 하면 스스로 도를 깨닫게 됨을 이르는 말을 수도거성(水到渠成), 오행에 수기가 왕성한 절기로 곧 겨울을 일컫는 말을 수왕지절(水旺之節), 시문을 짓는 데 재주가 샘솟듯 풍부하여 빨리 이루어 놓음을 비유하여 이르는 말을 수용산출(水湧山出), 물과 불은 서로 통하지 않는다는 뜻으로 친교가 이루어질 수 없음을 이르는 말을 수화불통(水火不通) 등에 쓰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