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 여성시대 gabbygabby
내가 겪은 건 아니지만은어무니 입과 할아버지 외 이모님들께 어릴 적부터 듣던 얘기야.실화..라고 하긴 좀 뭐하고 공포도 좀 아닌 것 같고일단 미스테리에 넣을까 했는데 SF나 음모론도 아니고.그래서 공포 괴담에 올린다 ,혹시 공포방 분위기나 카테고리에 안 맞는 것 같으면 말해줘실은 가위눌림 얘기 같은 거 올리면서전부터 도깨비 얘기 풀려고 했는데 완전 잊고 있었네오랜만에 와서 쭉 읽다가 도깨비 관련 글 보고 생각났는데우리 엄마 고향은 섬이야아는 사람들이 있을지 모르겠는데섬 지명까지 말하자면 전남 쪽에 있는 '병풍도'라는 섬이야.병풍도는 돌섬인데- 깍아지른 듯한 암석들이 절경이라능 - 학교라고는 초등학교 하나 떨렁 있고(그나마도 폐교가 되었슴미동),치킨 한번 사 먹으려면 배 타고 목포로 가야 하고 그런 깡촌섬(?)이야.섬에 도깨비 얘기도 많고 뱀도 엄~청 많아.뱀 많은 만큼 뱀에 대한 전설도 많아서 시골 갈 때마다엄니한테 이것저것 얘기를 많이 들었어.일단 뱀얘기부터 쪼끔!이거는 걍 전설인데 왜 그 배 타고 이 섬 저 섬 경유한 다음에 다시 항구로 오는 배 있잖아?그런 식의 경유하는 배를 타고 일단 병풍도에서 멈췄대.병풍도서 내릴 사람들은 내리고 나머지 사람들은 10분 후 출발한다는 말에 기다리고 있었는데,그 중 어느 신혼부부 중에 부인이 배멀미 때문에잠깐 쉬자고 해서 내렸어.내리자마자 눈앞에큰 소나무가 있었는데 거기에 집채만한 구렁이가 매달려서하늘을 향해 꽂꽂한 상태로 바라보고 있더래.여자가 그게 너무 신기해서 '어머 어떻게 이런 큰뱀이 있담!!!!'이라고 했다더라.근데 그 말 내뱉자마자 하늘만 쳐다보던 구렁이가 고개를 확 내리 깔고 여자를 마구 노려 보더래.그리고는 숲안으로 사라졌대.10분이 지나서 다음 섬으로 가려고 배를 탔는데그 순간 갑자기 천둥 치더니 비가 내리기 시작하더래.금세 구름까지 끼고 배 운행을 못할 지경이 되서다들 배 안에서 이제나 저제나 비 그치는 것만 기다리는데,3일 째 되던 날에 병풍도에서 좀 신기가 있는 할머니가배 쪽으로 나오시더니 젊은 처자는 배에서 내리라고 했대.아무도 안 나오니까 할머니가 배에 들어가서 신혼부부 중부인을 잡아 내리 끌었는데여자가 배에서 내리자마자 비가 떡 멈췄대.다들 의아해 하는 와중에 할머니가 부인 보고 사과하라고 화를 냈어.그 구렁이는 곧 용 되려고 하던 이무기다! 라고..냔들 그거 아니?울어무니가 그러는데 이무기는 용 될 수 있는 위치에 있다고 해서아무 때나 용 돼서 날아가는 게 아니래.누군가 자신을 알아봐 주고 '용이구나..!' 라고 말을 해주면그걸로 인해서 정말 용이 되고 뱀가죽 허물 벗고 승천할 수 있다더라.그 이무기도 천년 이상 물밑에 있다가 겨우 용 됄 수 있어서소나무에 자릴 잡았는던 거래.이무기라는 단어 자체가 용도,뱀도 아니라서'뱀'이라는 소릴 들으면 승천을 못한다고 하더라고.천 년을 기다렸는데 웬 인간냔이 훼방을 놨으니 화날 만도 하지.여자가 내리고 사과를 엄청 했다더라.여하튼, 전설은 전설일 뿐이니 어찌 됐는지는 모르겠지만 실제로 그 섬은 뱀이 오질나게 많다.논두렁 걷고 있으면 오른쪽 두렁에서비암이 나와서 왼쪽으로 들어가.한번은 초딩 시절에 동생&사촌 동생들 손잡고 두렁을 걷는데겁나 큰 구렁이가 맞은편에서 마치 사람 마냥 길을 타고 오더라니까..뱀도 멈추고 나랑 동생들도 멈추고..울 엄니 말이 뱀이랑 사람은 100번 마주치면 서로 100번 다 놀라는 관계라절대 공생이 불가하다는 게 떠오르는 거야.솔까말 그 어린 나이에 너무 무섭더라.그래서 동생들 손, 내 양손에 꽉 쥐고 옆으로 슬금슬금 비켰어..그랬더니 고것이 당당하게 사람길로 우리 옆을 지나갔더랬지.어느 섬이나 그렇겠지만 병풍도는 도깨비 얘기도 많아.울 외할아버지가 겪은 일인데 젊었을 적 일이여.울 외할머니는 울 엄마가 초등학교 때(국민학교..) 돌아가셨어.외할아버지가 그 후로 알코올 중독이 좀 계셔서..술 없이 산 날이 없으셨대.지금이야 많이 줄긴 하셨는데.(새 외할머니랑 재혼하셔서 원래 엄마 형제자매가 8 남매고,새 외할머니가 5남매 데리고 들어오셨다;)여하튼, 이 얘긴 할아버지가 알코올 중독자 일 때 이야기야.그 날도 술에 쩔어서 두렁으로 막 오고 계셨대.술에 취해 있어도 8 남매 먹여 살리려면 밭은 소중히 해야 허니까그 쪽 길로 쭉 돌아보시면서 한 손에 술병 들고 오고 계셨나 봐.달도 밝고 항상 다니던 길이니까 아무 생각 없이 할아버지네 밭길 따라 걷고 있는데누가 옆으로 척 서서 말을 걸더래.'백씨, 술고픈디 술 좀 나눠줄 수 있나?'라고.울 할아버지가 백씨거덩.할아버지가 술에 취한 상태라 아무 생각 없이 넘기면서 받으라고 했나벼.그러고서 계속 술을 주거니 받거니 걷고 있는데멀리 할아버지 밭길 끝나는 마지막 밭에 사람들이 뛰놀고 있더래.그거 보고 정신이 확 들더랜다.배추 농사 다 망했구나 하는 생각에 고래 고래 소리 지르면서술병도 내던지고 내 밭에서 뭐 하는 거냐고 마구 달려가셨나 봐 .근데 가까이 갈수록 너무 이상하더래.배추밭은 분명 배추밭인데 배추는 상하지도 않고그 위에서 허공 밟듯이 뛰놀고 있더래.북이며 꽹과리 같은 거 치면서 막 춤추고.머리 위로 퍼런 불빛이 번떡번떡 하는데그제사 할아버지가 든 생각이 내가 도깨비한테 홀렸구나! 하셨대.그리고 그렇게 깨닫자마자 도깨비들이 춤추다 말고 할아버지를 쳐다보더니'백씨밭인데 허락도 안 받고 들어와 삐졌당가?''백씨도 오랑께?'하면서 계속 말을 걸더래.듣자마자 홀려도 단단히 홀렸구나 싶어서뒤도 안 돌아보고 고대로 뛰어서 집까지 가셨나 봐.뛰는 와중에도 뒤에서는 계속 할아버지를 불러댔대.그 와중에 신발도 잃어버리시고 방에 들어와서 장지문 꽉 쪼매놓고이불 안에 들어가 덜덜 떠는데밖에서 인기척이 나더니 누군가 할아버지를 부르더래.'백씨~ 백씨~~'암만 들어도 도깨비가 분명하니까 이불 안으로 더 숨어서 날 샐 때까지 잠도 못 주무셨대.다음날 일어나서 퀭한 채로 나가니까 마루 아래에 빈 술병하고 할아버지 고무신,그리고 산삼 두 뿌리 놓여져 있었다더라.뭐 진실인지 아닌진 모르겠지만 할아버지가 아직도 그 말하면서이상한 나무통 같은 걸로 된 술병도 여직 갖고계시는데 나는 그 말 전부 믿는다할아버지 집 앞에 무화과나무가 있고 그 아래 평상이 있는데거기서 밤에 맞은편 산이 훤히 보여.그럼 어릴 적엔 정말 파란 게 왔다갔다 했었어.울 아부지는 미신 같은 거 안 믿는 편이라저거 다 무덤에서 사람인이 나와서 번떡이는 거다 하셨는데 ,손 쫙 펴면 산이 가려지는 이 먼 거리에서 사람뼈에서 나온 인가루가 반딱이는 게 보였을까?하는 생각을 요즘 들어 한다.나머지는 그냥 도깨비 퇴치법 같은 건데,..병풍도에서 울 엄니 어렸을 때는 도깨비 때문에죽은 사람이 많았대.특히 도깨비들이 고기 같은 걸 엄청 좋아하는데그런 거 사서 오는 사람들은 절벽으로 떨어져 죽어있거나 했다더라.고기는 자취도 없고, 고기 봉지만 남아있었다고 그러더라.(요것도 울 아빠는 들짐승 짓이라고 했지만,확실히 신빙성은 있지만 나이 먹고 나니 사람은 왜 안 먹고 갔을까 싶기도 하네)울 엄니가 말하길 도깨비는 노름,씨름,내기를 좋아한대.도깨비랑 만나서 얘길하다 보면 꼭 씨름을 하자고 한다더라.지면 뭔가 줘야 하고 내가 이기면 조용히 물러난대.씨름을 하자는 걸 오케이 하면 고 도깨비가'너는 왼발을 내밀어라, 나는 오른발을 먼저 내밀게.'라고 말한대.그러면 절대로 반대로 해야 한다더라,안 그러면 무조건 지고 시키는 거 반대로 하면 반드시 이긴대.그리고 장대 도깨비나, 나무 도깨비라는 게 있는데얘는 사람 골려 먹길 좋아한다고 그러더라.처음에는 나랑 비등비등한 크기의 도깨비로 나타나서 키 재보자고 한데.얼추 보면 내가 더 크기 때문에 그러자고 하고,그 후에 도깨비 키를 보려고 유심히 장대 도깨비 머리를 볼 거 아니니?얘는 위로 보면 볼수록 계속 커진대.그러니까 절대로 위로 보지 말고 아래로 보면 된대.그럼 점점 작아지는데 그 작아졌을 때 발로 콱 밟아버린 다음 허리띠 같은 걸로 나무나 전봇대에 매달고 오래.다음 날 가보면 연필이나, 막대기, 빗자루 이런 거라고.첨에 말한 고기가 사라지는 거는 망태 도깨비나주머니 같은 애들인데 난 첨에 이 얘기 듣고 좀 웃었어,망태 도깨비라고 진지하게 말씀하시는데난 왜 그 당시 TV에서 해주던 그 만화가 생각나는 거야.거기 악역이 망태잖아,여튼 얘는 산에 돌아다니는 사람들 골려 먹고, 고기를 엄청 좋아한대.그래서 장 봐오는 사람 있으면 뒤에서 갑자기 망태를 뒤집어 씌운다더라.(주머니들도 마찬가지고..)길가던 사람은 갑자기 앞이 안보이니 당황해서,머리에 뭔가 씌여진 걸 벗으려고 난리를 친대.그러면서 발 헛디디고 걸어 다니다가 절벽에서 떨어져 죽거나 하고고기는 도깨비가 가져가고 그랬대.요것도 벗어나는 방법이 있다!물구나무 서면 벗겨진다더라.도깨비 물건이 사람 물건이 아니라 벗길 수도 만질 수도 없는 거래.그러니까 손 대지 말고 물구나무 서면 머리에서 벗겨져 나간다고 그러더라.혼자 물구나무 못 선다면 괜히 움직이지 말라는 얘기도 들었다
출처: *여성시대* 차분한 20대들의 알흠다운 공간 원문보기 글쓴이: gabbygabby
첫댓글 도깨비님 좀 사이좋게 지냅시다
오오... 재밌닼ㅋ
좋은 도깨미, 장난꾸러기 도깨비만 있는줄 알았는디 무서운 도깨비도 있구나 ㅜ
도깹 이런얘기 넘 재밌어
아니 도깨비들 착하다매ㅠ 절벽 떨어지는건 못되쳐먹엇잔아요 느갭이
첫댓글 도깨비님 좀 사이좋게 지냅시다
오오... 재밌닼ㅋ
좋은 도깨미, 장난꾸러기 도깨비만 있는줄 알았는디 무서운 도깨비도 있구나 ㅜ
도깹 이런얘기 넘 재밌어
아니 도깨비들 착하다매ㅠ 절벽 떨어지는건 못되쳐먹엇잔아요 느갭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