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 근처에 강냉이를 파는 노점상이 하나 있다.
강냉이를 특별히 좋아하는 것은 아니지만
가끔 입이 궁금해지면 배부르지 않고
부담없이 먹을 수 있는 옥수수 뻥튀기가 생각난다.
동네 수퍼에서 파는 강냉이는 양도 적은데다
맛도 별로 없고 딱딱하고 눅눅할 때가 많다.
노점상 강냉이를 먹고 싶어하는 이유는
몇 번인가를 샀는데 항상 뽀송한 상태로
늘 신선(?)하다는 것이다.
더욱이 그 구입의 난이성을 따지자면
출퇴근길에 만날 수가 없기 때문에
비 안오는 어느 한가한 일요일 쯤
산에도 안가고 집에 있을 때나
그 노점상 아주머니를 마주쳐 살 수 있는 것이다.
그러니까 내가 먹고 싶어서 안달을 해도
정작 아주머니를 만나기가 어려워서
사 먹을 수가 없다는 말이다.
유독 그 아주머니에게 강냉이를 사고 싶은 이유는
아주머니가 키가 작고
너무 선량하고 측은해 보이기 때문일 수도 있다.
그러나 그것보다 더 중요한 것은
당연히 돈을 받고 물건을 파는데도
항상 감사하다는 말을 하며 고마워한다는 점이다.
말로만 그러는 것이 아니라는걸
아주머니의 말품새에나 표정에서 넉넉히 느낄수 있다.
억지로 팔려고 요란을 떨거나 강요하지 않아도
그 아주머니에게 가서 물건을 사고 싶게 하는 것,
그것은 어쩌면 장사하는 사람들이 잃어버린
아주 겸손하고 따뜻한 사람됨의 기본이 아니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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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냉이
구름모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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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10.27 2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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