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2023. 6. 9. 금요일.
구름이 조금 끼었으나 그래도 하늘은 맑고 밝고, 기온도 온화하다.
몸은 서울에 있어도 마음은 늘 서해안 산골마을에 있는 내 고향집으로 가 있다.
텃밭에서 일하고 싶기에.
나는 정년퇴직한 지가 오래된 늙은이다.
퇴직한 뒤에서야 수십년 만에 고향에 내려가 그때까지 고향집을 지키는 늙은 어머니와 둘이서 살기 시작했다.
어머니가 평생 가꾸던 텃밭 세 자리는 어머니가 늙어갈수록 잡목과 잡초가 가득 찼고, 어머니 말년에는 고작 2평도 채 안 남았다.
내가 어머니 대신에 텃밭에 들락거리면서 밭풀을 잡기 시작했다.
지방농업기술센터에 다니면서 영농교육도 받고, 밭흙을 가는 경운기 등도 주문해서 텃밭 농사를 지었다.
아쉽게도 어머니 집나이 아흔일곱살(섣달 그믐이 생일), 만나이 아흔다섯 살이 된 지 며칠 뒤에 저세상으로 떠나셨다.
서낭댕이 앞산에 있는 아버지의 무덤 한 자락을 파고는 합장해 드렸다.
내 아버지는 1982년 6월 10일, 집나이 66살에 세상을 떴다. 두 분은 수십 년만에 저승에서 만나셨을 터.
서울에 있자니 하도 심심해서 무엇이라도 해야 했다.
화분에 식물 가꾸기이다.
비 좁은 아파트 실내(베란다, 거실 등)에 화분 130여 개를 올려놓고는 날마다 들여다 본다.
햇볕도 안 들고, 바람 소통도 제대로 안 되고, 빗방울은 한 방울도 없는 아파트 실내이다 보니 식물 성장은 개판 5분 전이다.
화분 흙속에는 왜그리 해충인 민달팽이, 공벌레, 작은 거미 등이 있는지.
거미는 눈에 보이지 않을 만큼이나 작다. 까만 점 같은 크기인데도 똥구멍에서 거미줄을 뽑아내서 식물 줄기에 그물을 친다.
세상에나. 그 작은 거미줄에 공벌레가 잡혀 먹혀서.... 빈 껍질이 된 상태를 이따금씩 발견한다.
아파트 실내에서 화분농사를 짓을 때는 나는 헌 물건을 활용한다.
예컨대 낡은 숟가락은 흙 파는 삽처럼 활용해서 화분 흙을 파고, 낡은 티스푼은 호미처럼 활용해서 화분 흙을 긁적거리고...
쌀 씻은 뒤에 나오는 쌀뜨물을 싱크대 하수구멍으로 흘려내버리는 것이 아니라 헌 냄비 등에 부어서 보관한 뒤에 그 뜨물을 조금씩 떠서 재활용한다. 쌀 뜨물로 흙이 묻은 고구마, 감자 등을 씻고, 더욱 더렵혀진 쌀뜨물을 화분용 물로 활용한다. 작은 컵으로 떠서 화분 흙에 조금씩 나눠서 부어준다. 플라스틱 헌 용기 등을 쓰레기장에 내다버리는 게 아니라 화분 밑받침으로 재활용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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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 물품이라고 해서 쓰레기통, 쓰레기장에 마냥 내다버려야 하는가?
나는 가난했던 시절인 1949년 1월 서해안 산골 아래에서 태어나고 자랐다. 그 당시에는 물자/물품은 없었고, 있다고 해도 보잘것이 없었다. 어렸을 적부터 물건을 아껴서 쓰는 버릇이 몸에 베었다.
다 쓴 물건, 쓰레기조차도 새로운 용도로 다시 사용하고, 또한 전혀 엉뚱한 착상으로도 재활용하고 싶다.
소위 '다쓰족'이다.
인터넷으로 검색한다.
자원의 순환 :
자원의 순환 방법에는 재사용과 재활용이 있다.
재사용(reuse)은 가전제품, 컴퓨터, 의류, 유리병과 같은 쓰고 버린 물건을 손질하여 그 용도대로 다시 사용하는 것이다.
재활용(recycling)은 쓰고 버린 물건을 재가공하고 다른 방식으로 되살려 사용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폐지를 종이상자로 다시 만들어 쓰거나 페트병을 가공하여 건축자재로 쓰는 것이다. 특히 재사용은 다른 자원의 추가 투입이나 별도의 제조 공정 없이 약간의 손질만으로 버려진 물건을 다시 사용할 수 있어 자원 절약 효과가 크다.
....
1.
내일이 시아버지 제삿날인데도 아내는 오전에 성당에 나가면서 내게 말했다.
'점심 먹고 올게요.'
나는 속으로 중얼거렸다.
'내일 시아버지 제삿날이면... 시장에 나가서 제례용품을 조금이라도 사 와야 하는 거 아녀?'
제례용품 대부분은 시장에서 산다. 지갑을 열고..집으로 운반하면 된다.
제삿상에 배달받은 음식물을 진열하면 그뿐....
세상이 무척이나 간소화하고, 편리해졌다.
지갑을 열면 만사가 거의 다 해결되는 세상이다.
이런 세상에 나는 '헌물품 재활용 강박자'가 아닐까 싶다.
....나중에 보탠다.
2023. 6. 9. 금요일.
늙어서 등허리가 굽어져가는 노인네를 재활용하는 방법은 무엇일까?
한국은 2025년이면 65세 이상 비중이 20%를 넘는 초고령사회로 진입한다.
65세 이상이 1000만 명을 넘어서면 이들에 대해서 어떻게, 무슨 조치를 해야 되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