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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불가신(天不可信)
하늘은 믿기 어렵다
天 : 하늘 천(大/1)
不 : 아닐 불(一/3)
可 : 가할 가(口/2)
信 : 믿을 신(亻/7)
출전 : 서경(書經) 주서(周書) 제18 군석편(君奭篇)
무상하기로 따지면 가장 큰 규모인 우주 자체가 무상하다. 그러므로 그 속에서 쉼 없이 돌아가는 지구도 무상하며 그 속에서 명멸하는 나라도 무상하며 그 나라에서 숨 쉬며 살고 있는 생명도 무상하다. 일장춘몽으로 무상한 인생이 당연한 진리인데도 변치 않는 무언가를 추구하며 유지하려는 노력이 인류의 역사현실이다.
국가도 망하지 않았으면 좋겠고 개인도 죽지 않고 영생하면 좋겠다는 마음을 자기도 모르게 품고 살아간다. 한바탕 꿈이라지만 그 꿈속에서는 어느 때보다도 치열한 현장이다. 그렇게 꿈속에서조차 망하지 않고 보존되기를 바라는 염원과 몸부림이 뒤섞여 인간의 인문과 역사를 그려나간다.
어찌하면 망하지 않고 나라가 잘 보존될 수 있을까에 대한 거울이 바로 서경이라는 역사서이자 경전이다. 그렇게 흥성했던 은나라가 망국에 접어들고 신흥의 주나라가 일어나면서 어떻게 하면 자기가 무너뜨린 나라처럼 자신도 무너지지 않을까에 대한 고민이 책 곳곳에 역력하다.
망하지 않고 유지하는 해법 가운데 나온 아이디어가 바로 하늘에 대한 이중적 태도이다. 하늘에 대한 절대지존으로서의 경외감을 품지만 어제 그랬듯이 언제 또 내 나라도 망하게 할지 모른다는 경각심을 놓지 않았던 것이다.
그 경각심의 표현이 바로 천불가신(天不可信)이다. 하늘은 믿기 어려운 존재이다.
서경(書經) 주서(周書)
제18편 군석편(君奭篇)
군(君)은 존칭이고 석(奭)은 소공(召公)의 이름이다. 이 편에서 기록된 것은 모두 주공(周公)이 소공(召公)에게 준글인데, 첫 머리에 군석(君奭)이라는 두 글자가 나오기 때문에 이와 같은 편명이 붙게된 것이다.
사기(史記)에서는 소공(召公)이 섭정(攝政)이 된 주공의 마음을 의심하였기 때문에, 이편이 작성된 것이라고 하였는데, 사실상 그와 같은 구절을 찾아 볼 수가 없다. 다만 주공이 소공에게 함께 성왕을 보좌하자고 당부를 하는 격려의 말을 담고 있을 뿐이다. 이편 역시 '금문상서'와 '위고문상서'에 모두 수록되어 있는 작품이다.
[1] 천명이 쉽지 않아 하늘을 알기 어렵다.
周公若曰(주공약왈)
주공이 이와 같이 말하였다.
君奭(군석)
弗吊天降喪于殷(불조천강우은)
"군석이여! 불행하게도 하늘은 은나라에 멸망의 화를 내려서,
殷旣墜厥命(은기추궐명)
我有周旣受(아유주기수)
은나라는 이미 하늘의 명을 상실하고, 우리 주나라가 그 명을 이어 받았소.
我不敢知曰(아불감지왈)
나는 감히 안다고 말할 수 없소.
厥基永孚于休(궐기영부우휴)
若天棐忱(약천비침)
우리의 기업이 영원히 길(吉)함에 부합하고, 하늘이 성심껏 도울 것인지를.
我亦不敢知曰(아역불감지왈)
나는 또 감히 안다고 말할 수 없소.
其終出于不祥(기종출우불상)
우리가 끝내 상서롭지 못한 길을 가게 될 것인지를.
嗚呼(오호) 君(군)
아아! 군(君)이여!
已曰時我(이왈시아)
모든 일이 나에게 달려 있다고 하였소.
我亦不敢寧上帝命(아역불감녕상제명)
나 역시 감히 편안하게 상제의 명을 누리고 있을 수 없으며,
弗永遠念天威越我民(불영원념천위월아민)
하늘의 위엄이 우리 백성들을 언제나 생각하지 않을 수 없소.
罔尤違惟人(망우위유인)
이리하면 백성들 간에 원망하는 이가 없을 것이오.
在我後嗣子孫(재아후사자손)
大弗克恭上下(대불극공상하)
우리 후대의 자손들이, 크게 하늘과 백성들을 공경하지 못하여,
遏佚前人光在家(알일전인광재가)
우리 선조들의 빛을 단절시키고 잃어 버리면 집에 있어 알지 못했다고 하겠는가?
不知天命不易天難諶(부지천명줄역천난심)
천명이 쉽지 않은지라 하늘을 믿기가 어려우니,
乃其墜命(내기추명)
그 명을 실추하게 되면,
弗克經歷嗣前人恭明德(불극경력사전인공명덕)
선조들의 공손하고 밝은 덕을 장구히 이어가지 못하기 때문이오.
在今予小子旦(재금여소자단)
非克有正(비극유정)
오늘 이 부족한 사람 단이, 바르고 훌륭하다는 것이 아니라,
迪惟前人光(적유전인광)
施于我沖子(시우아충자)
다만 앞선 선조들의 빛을, 우리의 젊은 임금에게 베풀자는 것이오"
又曰(우왈)
주공은 또 말하였다.
天不可信(천불가신)
"하늘은 가히 믿을 수 없으나,
我道惟寧王德延(아도유녕왕덕연)
우리들은 다만 문왕의 덕을 이어 나가면,
天不庸釋于文王受命(천불용석우문왕수명)
문왕이 이어받은 명을 하늘이 버리지 않게 될 것이오."
주공은 조상들의 빛나는 업적으로, 은(殷) 대신 주(周 )나라가 하늘의 명을 받았으나, 영원히 하늘의 명을 이어갈지는 의문이지만, 자신은 조상들의 업적을 지금의 임금인 성왕(成王)으로 하여금 계속 빛나게 하겠다는 뜻을 소공에게 피력한 대목이다.
주공과 소공은 성왕의 팔다리와 같은 신하들이었다. 이들 두 사람은 각각 동쪽과 서쪽의 천하를 다스림으로써 성왕을 크게 보좌하였다.
스스로 준비된 사람만이 난관을 극복할 수 있다
공자는 서경(暑經)에서 천야난심(天也難諶)이라 했다. ‘하늘은 믿기 어렵다’는 말이다. 노자는 도덕경(道德經)에서 천지불인(天地不仁)이라 했다. ‘하늘과 땅은 어질지 못하다’는 말이다. 세상의 진리를 기록한 경서(經書)에서 성인(聖人) 선자(仙者)로 추앙받는 공자(孔子)와 노자(老子)가 하나같이 하늘과 땅은 믿기 어렵고, 어질지 못하다고 하였으니 그 진의(眞意)를 살펴 앞으로 닥칠지도 모를 앞날을 준비한다.
산은 오르려는 생각만으로는 등정을 허락하지 않으며, 행동으로 실천한 사람만이 그 정상을 밟을 수 있다. 인디언의 기우제는 비가 내릴 때까지 계속 지내는 것으로 결국에는 비가 내리는 것이 당연하다고 말 할 수 있지만, 그들이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희망의 기우제를 실행에 옮겼기 때문이기도 하다.
봄에 씨앗을 뿌리지 않고 어찌 가을에 풍요한 수확을 얻을 수 있을까? 농부는 봄에 씨를 뿌리고, 여름 내내 풀을 메고 약도치고 비료도 넣으면서 땀 흘려 농사를 지음으로 가을에 풍성한 수확을 얻게 된다는 자연의 이치를 알고 있다. “구하라! 얻게 되리라!” 흔하게 듣는 말이지만 구함의 기도만으로 얻어지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 목적을 위해 행동을 옮겨 실천함으로 목표에 이르게 되고, 때로는 그 이상의 성과가 있게 된다.
우리는 일상에서 가장 소중하지만 그 존재를 잊고 사는 일들이 많이 있다. 대기 중에 공기가 그렇고, 우리 주위에 흔하게 있는 물이 그렇고, 때로는 늘 곁에 있는 가족과 이웃에 대한 소중함을 잊고서 지내기도 한다. 사계절 절기 따라 꽃이 피고, 단풍이 들고, 눈비가 내리게 되는 기상의 변화를 당연하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이러한 기상 조건은 지구촌 일부의 안정적이고 보편적인 가치이지 절대 진리는 아니다.
척박한 오지의 땅에서는 물 한바가지가 너무도 소중하고, 지구촌 빈곤국 일부 부족은 식량이 모자라 하루 한 끼로 생활하는 사람들이 얼마든지 많다는 사실을 우리는 잊고 지낸다. 지구촌 세계 곳곳에서 태풍과 허리케인으로 수십만 명의 이재민이 생겨난다. 대자연의 숲 자연 발화로 우리나라보다도 넓은 삼림이 훼손 되기도 하고, 여러 나라에서 크고 작은 지진으로 수만 명의 사상자가 발생한다.
하늘과 땅이 믿음 안에 있고 어질다면 인류사 역사에 이러한 참사는 없어야 한다. 지구촌에 재앙이라 할 수 있는 일이 매년 반복해 일어나지만 인간사회는 지난 일을 잊어버리는데 익숙해 있다. 1997년에 시작되었던 한국IMF 외환위기 때 힘들고 암울했던 기억도 먼 추억쯤으로 생각되고, 불과 몇 년 전 ‘메르스’ 감염 사태를 남의 일처럼 생각하고 있지는 않은지 반면교사(反面敎師)해 보는 자성이 필요하다.
코로나19로 한국 경제가 몸살을 앓았다. 전 세계로 확산된 병원체 감염으로 수 많은 사망자가 발생했었다. 지구촌 자유무역 세상에서 국경이 폐쇄되었으며, 민족 간 왕래도 제한되었다. 버티기에 한계를 넘어선 기업체는 부도가 나서 하루 아침에 수십 명씩 일자리를 잃었다. 근근이 유지하고 있는 중견기업들은 생산과 유통이 비정상적으로 사원모집에 엄두를 내지 못하니 취업이 되지 않았었다.
국내 경제뿐 아니라 세계경제도 곤두박질치고 있는 것이 현실이었다. 여러 나라에서 자국의 내수 경기를 부양하기 위해 재난기금 살포와 함께 슈퍼 경기부양책 등으로 상상을 초월하는 자금을 무차별 공급하였다. 한국에서도 소상공인에게 저금리로 일정액을 제공하고 있지만 이는 땜질식 방편으로 급하게 위축되는 내수경기를 조금 연장시킬 뿐이었다. 버티기에 들어간 소상공인에게 저금리로 돈을 빌려주는 것은 자칫 빚만 늘리는 결과로 이어지지는 않을지 걱정이 앞섰다.
국가 간 교역이 제한되고, 상호 국경을 폐쇄함으로 무역에 필요한 각종 회의 상담여신이 원활하지 않고, 여행 관광객이 끊기게 되자 연계산업인 관광산업 항공업계, 해운업체가 일제히 된서리를 맞았었다. 2020년 후반기에 제1차 세계대전 종전 직후 서구사회에 엄청난 영향이 있었던 역사적 사건 세계 대공황과 같은 경제위기가 점지되었다.
인류는 앞으로 코로나19로 사태로 한 번도 가보지 않은 길을 가야할지도 모른다고 했다. 나약한 일부 사람들은 인류종말론을 주장하고, 기도함으로 구함을 얻고자 두 손을 모으고 있었으나, 하늘과 땅은 믿기 어렵고, 어질지도 않다는 선자(仙者)의 말에 귀를 기울일 필요가 있다.
인생길에서 자기 자신 스스로 준비하고, 난관에 부딪쳤을 때 의지를 행동으로 실천하는 사람만이 그 역경을 극복할 수 있다. 천지세계가 순리에 맞는 풍수(風水)의 이치로 흐를 때에는 지구촌이 안정적이지만 역행으로 틀어지는 일이 발생할 때에는 재앙과 인명의 손실이 있게 된다.
하늘과 땅으로 지칭되는 천지(天地)는 인간 세상을 위해 존재하지만 협조적이지 않다. 인간은 세상 앞날을 모르기에 오늘 이 시간 태평 할 수는 있어도 위기가 닥쳤을 때 천지신명에게 의지하여 위기를 넘겨 안위를 얻을 수는 없다. 고난과 위기가 있을 때 자신이 의지할 곳은 오직 자기 자신뿐 이라는 것을 기억하고 미리 준비를 해야 한다.
21세기 현재의 세상은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 손 편지를 써서 보냈던 아날로그 시대에서 디지털 시대로 그리고, 현재는 가상현실 첨단 시스템이 주도하는 스마트 시대로 진화하고 있다. 각종 웹 사이트를 이해하고 활용해야하는 4차원 사회의 통신기기 초연결시대로 5G시대 도래를 알리고 있는 것이다.
인공지능 프로그램으로 대표되는 ‘알파고’는 스스로 이해하고 학습하여 능력을 향상시켜 진화를 거듭했고, 결국에는 인간 감성지능에 도전하기에 이르렀다. 사람이 만들었지만 사람의 능력을 뛰어넘는 스마트 기기가 주도하는 시대. 인간이 밟아보지 못한 영화나 소설 같은 영역으로 무인 자동차. 첨단 스마트 드론이 상용화되는 시대에 접어든 것이다. 사회생활에서 무인기기가 사람을 대신해 더욱 빠르고 정교하게 일처리 되는 시대에서 보통의 사람들은 할 일이 없다. 일을 하고 싶어도 자리가 없고, 그에 따라 소득이 급감함으로 삶에서 행복지수가 낮게 된다.
프랑스 작가 '피에르 불'의 SF소설 '혹성 탈출'에서 미래 인류의 종말을 예고한 이야기 전개가 소설이나 영화로 가볍게 치부하기에는 그 내용이 지구촌 미래를 예시한듯하여 섬뜩하기 그지없다. 인간은 두뇌 발달과 문명의 발전으로 초 전자기기, 전자동 스마트 기기, 우주개발 발사체 등을 만들었지만, 그 기기들의 편리성 때문에 앞날 인간 두뇌발달이 후퇴기에 접어들 수 도 있다.
세상은 분명 격변기에 접어들고 있다. 주역에서 말하는 큰 주기(週期) 변환의 시기가 도래하고 있다. '천야난심(天也難諶) 천지불인(天地不仁)'이라. 하늘과 땅은 믿기 어렵고, 어질지 못하다. 삶의 여정에서 역경에 부딪히면 믿을 것은 오직 자기 자신뿐임을 꼭 명심하라.
▶️ 天(하늘 천)은 ❶회의문자로 사람이 서 있는 모양(大)과 그 위로 끝없이 펼쳐져 있는 하늘(一)의 뜻을 합(合)한 글자로 하늘을 뜻한다. ❷회의문자로 天자는 '하늘'이나 '하느님', '천자'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天자는 大(큰 대)자와 一(한 일)자가 결합한 모습이다. 그런데 갑골문에 나온 天자를 보면 大자 위로 동그란 모양이 그려져 있었다. 이것은 사람의 머리 위에 하늘이 있다는 뜻을 표현한 것이다. 고대 중국인들은 하늘은 동그랗고 땅은 네모나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天자는 사람의 머리 위에 동그라미를 그려 '하늘'을 뜻했었지만 소전에서는 단순히 획을 하나 그은 것으로 바뀌게 되었다. 그래서 天(천)은 (1)하늘 (2)범 인도(印度)에서 모든 신을 통들어 이르는 말. 천지 만물을 주재 하는 사람, 곧 조물주(造物主)나 상제(上帝) 등 (3)인간세계보다 훨씬 나은 과보(果報)를 받는 좋은 곳. 곧 욕계친(欲界責), 색계친(色界天), 무색계천(無色界天) 등 (4)성(姓)의 하나 등의 뜻으로 ①하늘 ②하느님 ③임금, 제왕(帝王), 천자(天子) ④자연(自然) ⑤천체(天體), 천체(天體)의 운행(運行) ⑥성질(性質), 타고난 천성(天性) ⑦운명(運命) ⑧의지(意志) ⑨아버지, 남편(男便) ⑩형벌(刑罰)의 이름 따위의 뜻이 있다. 같은 뜻을 가진 한자는 하늘 건(乾), 하늘 민(旻), 하늘 호(昊), 하늘 궁(穹), 반대 뜻을 가진 한자는 흙 토(土), 땅 지(地), 땅 곤(坤), 흙덩이 양(壤)이다. 용례로는 타고난 수명을 천수(天壽), 하늘과 땅 또는 온 세상이나 대단히 많음을 천지(天地), 타고난 수명 또는 하늘의 명령을 천명(天命), 사람의 힘을 가하지 않은 상태를 천연(天然), 하늘을 대신하여 천하를 다스리는 이 곧 황제나 하느님의 아들을 천자(天子), 우주에 존재하는 물체의 총칭을 천체(天體), 부자나 형제 사이의 마땅히 지켜야 할 떳떳한 도리를 천륜(天倫), 타고난 성품을 천성(天性), 하늘 아래의 온 세상을 천하(天下), 천체에서 일어나는 온갖 현상을 천문(天文), 하늘과 땅을 천양(天壤), 선천적으로 타고난 뛰어난 재주를 천재(天才), 하늘에 나타난 조짐을 천기(天氣), 하늘이 정한 운수를 천운(天運), 자연 현상으로 일어나는 재난을 천재(天災), 하늘이 높고 말이 살찐다는 뜻으로 오곡백과가 무르익는 가을이 썩 좋은 절기임을 일컫는 말을 천고마비(天高馬肥), 하늘과 땅 사이와 같이 엄청난 차이를 일컫는 말을 천양지차(天壤之差), 선녀의 옷에는 바느질한 자리가 없다는 뜻으로 성격이나 언동 등이 매우 자연스러워 조금도 꾸민 데가 없음을 일컫는 말을 천의무봉(天衣無縫), 세상에 뛰어난 미인을 일컫는 말을 천하일색(天下一色), 하늘이 무너지는 듯한 고통이라는 뜻으로 임금이나 아버지를 잃은 슬픔을 이르는 말을 천붕지통(天崩之痛), 온 세상이 태평함 또는 근심 걱정이 없거나 성질이 느긋하여 세상 근심을 모르고 편안함 또는 그런 사람을 일컫는 말을 천하태평(天下泰平), 하늘과 땅 사이라는 뜻으로 이 세상을 이르는 말을 천지지간(天地之間), 하늘 방향이 어디이고 땅의 축이 어디인지 모른다는 뜻으로 너무 바빠서 두서를 잡지 못하고 허둥대는 모습 또는 어리석은 사람이 갈 바를 몰라 두리번 거리는 모습을 일컫는 말을 천방지축(天方地軸), 하늘과 땅이 오래도록 변하지 않는다는 뜻으로 사물이 오래오래 계속됨을 이르는 말을 천장지구(天長地久), 하늘과 사람이 함께 분노한다는 뜻으로 누구나 분노할 만큼 증오스러움 또는 도저히 용납될 수 없음의 비유를 이르는 말을 천인공노(天人共怒), 하늘에서 정해 준 연분을 일컫는 말을 천생연분(天生緣分), 하늘이 날아가고 땅이 뒤집힌다는 뜻으로 천지에 큰 이변이 일어남을 이르는 말을 천번지복(天翻地覆), 하늘에서 궂은 비가 내리지 않는다는 뜻으로 화평한 나라와 태평한 시대를 비유하여 이르는 말을 천무음우(天無淫雨), 하늘이 정하고 땅이 받드는 길이라는 뜻으로 영원히 변하지 않을 떳떳한 이치를 일컫는 말을 천경지위(天經地緯), 천장을 모른다는 뜻으로 물건의 값 따위가 자꾸 오르기만 함을 이르는 말을 천정부지(天井不知), 하늘과 땅이 처음으로 열린다는 뜻으로 이 세상의 시작을 이르는 말을 천지개벽(天地開闢), 하늘은 그 끝이 없고 바다는 매우 넓다는 뜻으로 도량이 넓고 그 기상이 웅대함을 이르는 말을 천공해활(天空海闊), 하늘에 두 개의 해는 없다는 뜻으로 한 나라에 통치자는 오직 한 사람 뿐임을 비유해 이르는 말을 천무이일(天無二日), 멀리 떨어진 낯선 고장에서 혼자 쓸슬히 지낸다는 뜻으로 의지할 곳이 없음을 이르는 말을 천애고독(天涯孤獨), 천진함이 넘친다는 뜻으로 조금도 꾸밈없이 아주 순진하고 참됨을 일컫는 말을 천진난만(天眞爛漫) 등에 쓰인다.
▶️ 不(아닐 부, 아닐 불)은 ❶상형문자로 꽃의 씨방의 모양인데 씨방이란 암술 밑의 불룩한 곳으로 과실이 되는 부분으로 나중에 ~하지 않다, ~은 아니다 라는 말을 나타내게 되었다. 그 때문에 새가 날아 올라가서 내려오지 않음을 본뜬 글자라고 설명하게 되었다. ❷상형문자로 不자는 '아니다'나 '못하다', '없다'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不자는 땅속으로 뿌리를 내린 씨앗을 그린 것이다. 그래서 아직 싹을 틔우지 못한 상태라는 의미에서 '아니다'나 '못하다', '없다'라는 뜻을 갖게 되었다. 참고로 不자는 '부'나 '불' 두 가지 발음이 서로 혼용되기도 한다. 그래서 不(부/불)는 (1)한자로 된 말 위에 붙어 부정(否定)의 뜻을 나타내는 작용을 하는 말 (2)과거(科擧)를 볼 때 강경과(講經科)의 성적(成績)을 표시하는 등급의 하나. 순(純), 통(通), 약(略), 조(粗), 불(不)의 다섯 가지 등급(等級) 가운데 최하등(最下等)으로 불합격(不合格)을 뜻함 (3)활을 쏠 때 살 다섯 대에서 한 대도 맞히지 못한 성적(成績) 등의 뜻으로 ①아니다 ②아니하다 ③못하다 ④없다 ⑤말라 ⑥아니하냐 ⑦이르지 아니하다 ⑧크다 ⑨불통(不通; 과거에서 불합격의 등급) 그리고 ⓐ아니다(불) ⓑ아니하다(불) ⓒ못하다(불) ⓓ없다(불) ⓔ말라(불) ⓕ아니하냐(불) ⓖ이르지 아니하다(불) ⓗ크다(불) ⓘ불통(不通: 과거에서 불합격의 등급)(불) ⓙ꽃받침, 꽃자루(불) 따위의 뜻이 있다. 같은 뜻을 가진 한자는 아닐 부(否), 아닐 불(弗), 아닐 미(未), 아닐 비(非)이고, 반대 뜻을 가진 한자는 옳을 가(可), 옳을 시(是)이다. 용례로는 움직이지 않음을 부동(不動), 그곳에 있지 아니함을 부재(不在), 일정하지 않음을 부정(不定), 몸이 튼튼하지 못하거나 기운이 없음을 부실(不實), 덕이 부족함을 부덕(不德), 필요한 양이나 한계에 미치지 못하고 모자람을 부족(不足), 안심이 되지 않아 마음이 조마조마함을 불안(不安), 법이나 도리 따위에 어긋남을 불법(不法), 어떠한 수량을 표하는 말 위에 붙어서 많지 않다고 생각되는 그 수량에 지나지 못함을 가리키는 말을 불과(不過), 마음에 차지 않아 언짢음을 불만(不滿), 편리하지 않음을 불편(不便), 행복하지 못함을 불행(不幸), 옳지 않음 또는 정당하지 아니함을 부정(不正), 그곳에 있지 아니함을 부재(不在), 속까지 비치게 환하지 못함을 이르는 말을 불투명(不透明), 할 수 없거나 또는 그러한 것을 이르는 말을 불가능(不可能), 적절하지 않음을 이르는 말을 부적절(不適切), 하늘 아래 같이 살 수 없는 원수나 죽여 없애야 할 원수를 일컫는 말을 불구대천(不俱戴天), 묻지 않아도 옳고 그름을 가히 알 수 있음을 이르는 말을 불문가지(不問可知), 사람의 생각으로는 미루어 헤아릴 수도 없다는 뜻으로 사람의 힘이 미치지 못하고 상상조차 할 수 없는 오묘한 것을 이르는 말을 불가사의(不可思議), 생활이 바르지 못하고 썩을 대로 썩음을 일컫는 말을 부정부패(不正腐敗), 지위나 학식이나 나이 따위가 자기보다 아랫사람에게 묻는 것을 부끄럽게 여기지 아니함을 두고 이르는 말을 불치하문(不恥下問), 세상일에 미혹되지 않는 나이라는 뜻으로 마흔 살을 이르는 말을 불혹지년(不惑之年), 필요하지도 않고 급하지도 않음을 일컫는 말을 불요불급(不要不急), 휘지도 않고 굽히지도 않는다는 뜻으로 어떤 난관도 꿋꿋이 견디어 나감을 이르는 말을 불요불굴(不撓不屈), 천 리 길도 멀다 하지 않는다는 뜻으로 먼길인데도 개의치 않고 열심히 달려감을 이르는 말을 불원천리(不遠千里) 등에 쓰인다.
▶️ 可(옳을 가, 오랑캐 임금 이름 극)는 ❶회의문자로 막혔던 말이(口) 튀어 나온다는 데서 옳다, 허락하다를 뜻한다. 나중에 呵(訶; 꾸짖다), 哥(歌; 노래) 따위의 글자가 되는 근본(根本)이 되었다. 또 나아가 힘드는 것이 나갈 수 있다, 되다, 그래도 좋다, 옳다를 뜻한다. ❷회의문자로 可자는 '옳다'나 '허락하다'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可자는 곡괭이와 口(입 구)자가 결합한 모습이다. 可자는 본래 농사일을 하며 흥얼거린다는 뜻으로 쓰였던 글자였다. 전적으로 노동력에 의존해야 했던 농사는 매우 힘든 일이었다. 그런 어려움을 조금이라도 이겨내고자 흥얼거리던 노래가 바로 농요(農謠)이다. 그래서 可자는 곡괭이질을 하며 흥얼거린다는 의미에서 '노래하다'라는 뜻으로 쓰였었다. 그러나 후에 可자가 '옳다'나 '허락하다'라는 뜻으로 가차(假借)되면서 지금은 여기에 입을 벌린 모습의 欠(하품 흠)자를 결합한 歌(노래 가)자가 뜻을 대신하고 있다. 그래서 可(가, 극)는 (1)옳음 (2)좋음 (3)성적이나 등급 따위를 평점하는 기준의 한 가지. 수, 우, 미, 양, 가의 다섯 계단으로 평점하는 경우에, 그 가장 낮은 성적이나 등급을 나타내는 말 (4)회의(會議)에서 무엇을 결정하거나 어떤 의안을 표결할 경우에 결의권을 가진 사람들의 의사(意思) 표시로서의 찬성(동의) (5)…이(가)됨, 가능(可能)함의 뜻을 나타내는 말로서 동작을 나타내는 한자어 앞에 붙음 등의 뜻으로 ①옳다 ②허락하다 ③듣다, 들어주다 ④쯤, 정도 ⑤가히 ⑥군주(君主)의 칭호(稱號) ⑦신의 칭호(稱號) 그리고 ⓐ오랑캐 임금의 이름(극) 따위의 뜻이 있다. 같은 뜻을 가진 한자는 옳을 시(是), 옳을 의(義), 반대 뜻을 가진 한자는 아닐 부(不), 아닐 부(否)이다. 용례로는 할 수 있음을 가능(可能), 여러 사람의 의사를 따라 의안을 좋다고 인정하여 결정함을 가결(可決), 변화하거나 변경할 수 있음을 가변(可變), 움직이거나 이동할 수 있음을 가동(可動), 대체로 합당함을 가당(可當), 가능성 있는 희망을 가망(可望), 두려워할 만함을 가공(可恐), 하고자 생각하는 일의 옳은가 그른가의 여부를 가부(可否), 얄미움이나 밉살스러움을 가증(可憎), 불쌍함이나 가엾음을 가련(可憐), 눈으로 볼 수 있음을 가시(可視), 나눌 수 있음이나 분할할 수 있음을 가분(可分), 어처구니 없음이나 같잖아서 우스움을 가소(可笑), 참고할 만함이나 생각해 볼 만함을 가고(可考), 꽤 볼 만함이나 꼴이 볼 만하다는 뜻으로 어떤 행동이나 상태를 비웃을 때에 이르는 말을 가관(可觀), 스스로 생각해도 우습다는 뜻으로 흔히 편지에 쓰이는 말을 가가(可呵), 법령으로 제한 금지하는 일을 특정한 경우에 허락해 주는 행정 행위를 허가(許可), 옳지 않은 것을 불가(不可), 인정하여 허락함을 인가(認可), 아주 옳음이나 매우 좋음을 극가(極可), 안건을 결재하여 허가함을 재가(裁可), 피할 수 없음을 일컫는 말을 불가피(不可避), 할 수 없거나 또는 그러한 것을 이르는 말을 불가능(不可能), 될 수 있는 대로나 되도록을 이르는 말을 가급적(可及的), 눈으로 직접 확인할 수 있는 것을 이르는 말을 가시적(可視的), 현상이나 상태 등이 실제로 드러나게 됨 또는 드러나게 함을 이르는 말을 가시화(可視化), 침범해서는 안됨을 일컫는 말을 불가침(不可侵), 의안을 옳다고 결정함을 일컫는 말을 가결안(可決案), 옳거나 그르거나를 일컫는 말을 가부간(可否間), 불에 타기 쉬운 성질을 일컫는 말을 가연성(可燃性), 높아도 가하고 낮아도 가하다는 뜻으로 인자는 벼슬이 높아도 거만하지 않고 낮아도 두려워하지 않음으로써 직위의 고하를 가리지 않음을 일컫는 말을 가고가하(可高可下), 동쪽이라도 좋고 서쪽이라도 좋다는 뜻으로 이러나 저러나 상관없다는 말을 가동가서(可東可西), 머물러 살 만한 곳이나 살기 좋은 곳을 일컫는 말을 가거지지(可居之地), 어떤 일을 감당할 만한 사람을 일컫는 말을 가감지인(可堪之人), 그럴듯한 말로써 남을 속일 수 있음을 일컫는 말을 가기이방(可欺以方), 참고하거나 생각해 볼 책이나 글을 일컫는 말을 가고문헌(可考文獻), 두렵기도 하고 우스꽝스럽기도 함을 이르는 말을 가공가소(可恐可笑), 믿을 만한 사람이나 믿음직한 사람을 일컫는 말을 가신지인(可信之人), 투표 등의 개표 결과가 찬성과 반대가 동수임을 일컫는 말을 가부동수(可否同數) 등에 쓰인다.
▶️ 信(믿을 신)은 ❶회의문자로 䚱(신)은 고자(古字), 㐰(신), 孞(신),은 동자(同字)이다. 人(인)과 言(언; 말)의 합자(合字)이다. 사람이 말하는 말에 거짓이 없는 일, 성실을 말한다. 옛날엔 사람인변(亻)部에 口(구)라 썼으며(㐰), 또 말씀 언(言)部에 忄(심)이라 쓴 글(䚱) 자체도 있다. ❷회의문자로 信자는 '믿다', '신임하다'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信자는 人(사람 인)자와 言(말씀 언)자가 결합한 모습이다. 그러나 '믿다'라는 뜻은 人자와 口(입 구)자가 결합한 㐰(믿을 신)자가 먼저 쓰였었다. 이후 소전에서는 口자가 言자로 바뀌면서 본래의 의미를 더욱 명확하게 표현한 信자가 만들어지게 되었다. 사람의 말은 믿을 수 있어야 하고 거짓이 없어야 한다. 그래서 信자는 '믿다'나 '신뢰하다', '신임하다'라는 뜻으로 쓰이고 있다. 그래서 信(신)은 ①믿다 ②신임하다 ③맡기다 ④신봉하다 ⑤성실하다 ⑥~에 맡기다 ⑦확실하다 ⑧마음대로 하다 ⑨알다 ⑩신의(信義), 신용(信用), 신표(信標) ⑪편지(便紙ㆍ片紙), 서신(書信) ⑫정보(情報) ⑬증거(證據), 기호(記號) ⑭서류(書類) ⑮소식(消息), 소식을 전하는 사람 ⑯확실히 ⑰정말로 따위의 뜻이 있다. 같은 뜻을 가진 한자는 믿을 시(恃),믿을 양/량(諒), 반대 뜻을 가진 한자는 의심할 의(疑)이다. 용례로는 믿고 받드는 일을 신앙(信仰), 믿고 의지함을 신의(信倚), 믿음성이 있는 사람을 신인(信人), 믿고 일을 맡기는 일을 신임(信任), 믿고 받아 들임을 신수(信受), 믿음직하고 착실함을 신실(信實), 변하지 않은 굳은 생각을 신념(信念), 종교를 믿는 사람들을 신도(信徒), 옳다고 믿는 마음을 신심(信心), 믿고 따라 좇음을 신종(信從), 믿어 의심하지 아니함을 신용(信用), 남을 믿고 의지함을 신뢰(信賴), 상을 줄 만한 훈공이 있는 자에게 반드시 상을 주고 벌할 죄과가 있는 자에게는 반드시 벌을 준다는 뜻으로 곧 상벌을 공정하고 엄중히 하는 일을 이르는 말을 신상필벌(信賞必罰), 돼지나 물고기 등 무심한 생물조차 믿어 의심하지 않는다는 뜻으로 신의의 지극함을 이르는 말을 신급돈어(信及豚魚), 옳다고 믿는 바대로 거리낌 없이 곧장 행함을 일컫는 말을 신심직행(信心直行), 꼭 믿어 의심하지 아니함을 이르는 말을 신지무의(信之無疑), 믿음은 움직일 수 없는 진리이고 또한 남과의 약속은 지켜야 함을 이르는 말을 신사가복(信使可覆), 성서의 말씀을 있는 그대로 받아 들이고 그리스도에 대한 자기의 신앙을 공적으로 나타내는 일을 일컫는 말을 신앙고백(信仰告白), 신앙을 가지고 종교에 귀의하는 영적 생활을 이르는 말을 신앙생활(信仰生活), 위정자가 나무 옮기기로 백성을 믿게 한다는 뜻으로 신용을 지킴을 이르는 말을 이목지신(移木之信), 미생의 믿음이란 뜻으로 우직하게 약속만을 굳게 지킴 또는 융통성이 없이 약속만을 굳게 지킴을 비유하는 말을 미생지신(尾生之信), 친구 사이의 도리는 믿음에 있음을 이르는 말을 붕우유신(朋友有信), 벗을 사귐에 신의으로써 사귐을 일컫는 말을 교우이신(交友以信), 반은 믿고 반은 의심함 또는 믿으면서도 한편으로는 의심함을 일컫는 말을 반신반의(半信半疑), 무슨 일에나 승낙을 잘 하는 사람은 믿음성이 적어 약속을 어기기 쉽다는 말을 경낙과신(輕諾寡信) 등에 쓰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