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3바"
요즘 아내가 제가 붙여준 별명입니다.
하루에 세 번 바이크를 타고 나간다는 뜻이지요.
아침 일찍 해가 뜨거워지기 전에 한 번,
낮에는 업무나 볼 일 때문에 더워도 어쩔 수 없이 한 번,
밤에는 시원한 바람 맞으며 연습하려고 한 번.
오늘도 밤 10시 쯤 연습을 하기 위해 바이크를 타고 나옵니다.
오늘은 중, 고속 코너링을 연습하기로 합니다.
아무래도 도로는 위험하니까 한강 시민공원 주차장으로 갑니다.
날이 더워서인지 밤 늦은 시간인데도 사람들이 많습니다.
특히 알차 타시는 분들이 많이 보입니다.
삼삼오오 라이딩 하시다가 쉬러 들어 오는 것 같습니다.

제가 차를 타고 라이더들이 모여 있는 주차장으로 들어서니
할리의 배기음 때문인지 몇몇 분들이 눈길을 줍니다.
차를 세우고 음료수를 한 잔 사서 마시고 있는데
몇 분이 슬며시 제 차 앞으로 다가 옵니다.
"바이크 구경 좀 해도 되요?"
특히 2018년식 팻보이의 꼭 막힌 크롬 휠과
넓어진 뒷 타이어에 관심을 보이더군요.
"휠이 이렇게 다 막혀 있으면 고속드로 갈 때
옆에서 바람 불면 차 옆으로 밀리지 않나요?"
"전 아직 초보라서 그런 거 몰라요.
그렇게 빨리 달려본 적도 없고
그런 도로에 가본 적도 없어서요."
이렇게 말해야 했지만 초짜 티 내는 것 같아 이렇게 거짓말을 합니다.
"약간 그런 경향이 있는데 그냥 견딜만 해요."
다시 한적한 주차장에서 2단, 3단 코너링을 연습합니다.
속도가 붙으니 바이크를 생각보다 많이 눕혀야 하더군요.
이보다 더 고속인 상태에서 코너링을 하려면
발판이 땅에 닿을 것 같습니다.
(발판 긁는다던 선배님들 얘기가 뭔지 알겠습니다.)
이렇게 두 시간 정도 연습을 하고 집으로 돌아와
주차를 시키고 차에서 내렸는데 뭔가 많이 허전합니다.
거치대에 있던 휴대폰이 없어진 것입니다.
주머니, 새들백을 다 뒤져봐도 없습니다. ㅠㅠ
한강에서 바이크 주차해 놓은 것 사진 몇 장 찍고,
편의점에서 카드 꺼냉서 음료수 사 먹고
그 다읔부터는 도대체 기억이 없습니다.
도대체 어디로 간 것일까요?
집에 들어 갓다가 일단 시민공원을 다시 가보기로 합니다.
아내가 자기 휴대폰을 건내면서 이렇게세 말합니다.
"혹시 주운 사람이 연락할 지 모르니 가져 가세요."
전 그냥 나가려고 했는데 확실히 저보다 똑똑한 사람입니다.^^
시민공원에 도착하여 제가 움직였던 동선을 따라가 봤지만
아무 곳에서도 휴대폰의 흔적을 찾을 수가 없습니다.
그 때 구글에 설정해 놓은 '내 휴대폰 찾기'가 생각납니다.
안드로이드 폰의 경우 미리 설정을 해 두면 분실 시
휴대폰의 위치를 추척하여 실시간으로 지도와 함께
알려주는 무료 서비스입니다.
궁금하신 분은 아래 링크에서 사용법을 확인해 보세요.
https://support.google.com/pixelphone/answer/3265955
폰 위치를 찾으려면 인터넷 접속을 해야 하므로 아들 찬스를 씁니다.
"아들, 구글에 아빠 계정으로 들어 가서 '내 휴대폰 찾기' 검색 좀 해봐."
바로 핸드폰이 있는 위치가 표시된 지도를 톡으로 보내 옵니다.


방배동 지역인 것을 보니 제가 귀가 길에 길에 떨어뜨린 것 같습니다.
위치를 찾아 가보니 제가 귀가 길에 지난 온 도로 위가 아나라
길에서 500 미터 쯤 벗어난 주택가에 있는 것으로 표시 됩니다.
혹시라도 신호 위치의 범위가 넓어서 그런가 하여
제가 지나갔던 길을 따라가면서 도로 위를 다 살펴 봤지만
어디에서도 찾을 수가 없습니다.
다시 아들에게 전화를 걸어 확인 부탁했습니다.
"아빠, 휴대폰 위치가 조금 바뀌었는데요?"
아마 누군가가 휴대폰을 습득하여 갖고 잇는 것 같습니다.
전화를 하면 신호도 가는데 받지는 않습니다.
혹시나 하여 문자와 카톡 메시지도 보내 놨습니다.
"이 휴대폰은 제가 분실한 것이니 혹시라도
습득하신 분은 꼭 연락 부탁 드립니다."
케이스 안에 신용카드도 두 장이나 있는데 걱정입니다.
카드사에 전화해서 일단 일시정지를 시킵니다.
다행히 카드를 사용한 기록은 없습니다.
아들이 다시 보내 준 지도를 따라 찾아 갔습니다.
그냥 고급 빌라들이 모여 있는 한적한 주택가입니다.

혹시나 하여 다시 전화를 걸었는데 신호만 가고 받지를 않습니다.
이미 시간은 새벽 12시 30분인데 누가 습득했다면
그 상태로 잡을 자고 있을 수도 있는 시간이라 더 이상 전화를
하기에도 좀 그런 상황이 되어 버렸습니다.
케이스 안에 제 명함도 있고 하니 내일 아침까지 기다려야겠다고
마음 먹고 그만 전화를 끊고 돌아 서려는 순간,
기적 같은 일이 벌어집니다.
어디선가 아주 희미하게 제 휴대폰 벨소리 음악이 들리는 것입니다.
저는 마치 무엇에 홀린듯 벨소리를 따라 걸음을 옮깁니다.
진짜 지도에 표시된 정확한 그 위치에서
점점 더 크게 벨소리 음악이 들립니다.
바로 저 에어콘이 달려 있는 조그만 창문이 달린 곳입니다.

창 틈 사이로 안을 들여다 보니 CCTV 모니터가 여러대 보입니다.
고급 빌라의 경비실인것 같습니다.
벨소리는 계속 울리는데 불이 켜져 있길래
다급한 마음에 창문을 두드려 봅니다.
잠시 후 대문이 열리고 누군가가 나옵니다.
유레카!!!
손에 아직도 벨소리가 울리는 제 휴대폰을 들고 계십니다.
"밤 늦은 시간에 정말 죄송합니다.
그거 제가 분실한 휴대폰입니다."
"아, 그러시군요.
벨은 계속 울리는데 액정이 심하게 파손되서
전화를 받을 수가 없엇어요."
"혹시 어디서 습득하셨나요?"
"방배중학교 앞 횡단보도에서요."
"아, 제가 거기를 지나다 떨러뜨린 것 같습니다."
"그런데 어떻게 여길 알고 찾아왔어요?"
"인터넷에 등록해 두면 위치를 알려주거든요."
그 분이 명함을 보고 사무실에도 전화를 하셨다고 하더라구요.
밤 12시에 사무실 전화를 받을리가 없지만
혹시나 하는 마음에 연락해 보셨다고 하네요.
내일 아침에 다시 연락하려고 그랬다면서
이렇게 찾아 왔으니 다행이라며 폰을 건내 주십니다.
커버를 열어러 보니 이런 처참한 몰골입니다.

그래도 잃어버린 것보다는 낫지 않습니까?
밤 늦게 폐를 끼친 것 같아 마음의 표시로 사례금을 건내려는데
극구 사양하시면서 안으로 그냥 들어가 버리십니다.
그래도 이럴 순 없다는 생각에 다시 창문을 두드립니다.
그 분이 다시 나오시길래 이렇게 해야 제가 마음이
편하다고 날 더운데 음료수라도 사 드시라고 하면서
약간의 사례금을 드렸습니다.
이렇게 오늘도 비싼 바이크 연습을 했지만
바이크 사고 날 것 대신에 액땜 했다고 생각하려구요.
(전 매사에 이렇게 긍정적이라 스트레스가 없습니다. ㅋㅋ)
바이크 타면서 별별 일들이 다 생기지만
덕분에 인생이 스펙타클 해지고 활력이 생깁니다. ㅋㅋ
첫댓글 액정이 박살났지만 그래도 핸드폰 찾으셔서 천만 다행이십니다. 그리고,
"휠이 이렇게 다 막혀 있으면 고속으로 갈 때 옆에서 바람 불면 차 옆으로 밀리지 않나요?"
-> 사실입니다. 반대로 휠이 뻥 뚫려 있는 레이스 휠 (살대 휠)이나 스포크가 얇고 뚫린 공간이 많은 휠이 횡풍의 영향이 적습니다.
그런데 할리로 그렇게 고속으로 갈 일이 없고....바이크 자체가 워낙 무거워서 그 영향이 크지 않습니다.
만약 200키로 내외라면 진짜 옆으로 밀릴 거 같네요...
할리에서 그런 거 다 생각해서 만들었겠죠?
사업하시거나 영업하시는 분이라면 천당과 지옥을 왔다갔다 하셨네요. 그래도 천만다행 입니다.
사각형 라이트가 인상적인 팻보이를 구입하셨군요 서울이시니 강남에 "더 와인"의 와인강님과 한번 만나보세요. 라이딩의 재미가 배가 됩니다.
네, 중요한 연락처도 많고 자료도 많습니다. 그래서
한달에 두 번씩 백업합니다.^^
와인강님 닉은 많이 봤습니다.^^
찾으셨다니 다행입니다.
저도 그리 생각합니다.
너무 드라마틱한 소설을 한편읽은 느낌입니다
점심 맛나게 드세요 ㅎ
자정에 소설 한 편 썼지요.ㅋㅋ
머플러나 하이웨이 팩 떨어졌는데도 모르고 계속 가는 라이더도 많습니다 ㅎㅎ
헐, 저는 양호한 편이군요.^^
지갑이나 선그라스 휴대폰같은 악세사리 주행중 많이 분신합니다 자켓 안주머니포켓 자크에 단디 숨겨야하며 신용카드도 별도 가슴주머니에 예비로 단추걸어 고정하시구요~~
네, 바로 하나 장만하겠습니다.^^
핸드폰을 찾으셨다니 다행입니다
뒷주머니 지갑은 체인지갑을 쓰시는게 좋구요 그렇지않음 상의 속주머니에 꼭넣으셔야 됩니다
핸드폰 케이스도 ONLY 핸드폰만 감싸는 그립갑좋은 케이스로 바꾸 시는게 좋습니다...^^
체인지갑 구매하고, 핸펀 케이스 교체 들어갑니다. ㅋㅋ
사모님 챤스에 이어
이번엔 아드님과 구글챤스까지 ㅎㅎ
비록 부상당했지만 되찿으셔서
다행입니다
해피엔딩 단막극같은 후기
잼나게 읽고 갑니다
가족들이 저 때문에 고생입니다. ㅋㅋ
"전 매사에 긍정적이라 스트레스가 없습니다 "너무나 배우고 싶은 부분입니다 얼마전 크레인 사고로 직장짤리고 바이크 사려고 한두푼 모아둔 돈도 거덜나고 상실감에 빠져잇는데 선생님 글보면서 위로를 얻습니다 매사에 긍정적 마인드 참 좋습니다
네, 결국 걱정해봐야 속만 쓰리고 달라지는 건 별로 없잖아요.
용기 내십시오.^^
큰 교훈을 얻고 갑니다. 감사합니다
1, 휴대폰에 신용카드를 꽃지않기
2, 거치후 머리 고무줄로 짜매기
할리의 진동이 쾌감과 함께 이런 시련을 주네요. ㅋㅋ
맞바람에 스맛폰도 날아가고 시프터.페그도 떨어진 적 있고 겨울에 걸치고 나간 목도리도 날아간줄 모르고 달린적도 있습니다 . 저는 다 잊어버렸는데 다행히 찾으셨네요
사람이라도 제대로 붙어 있으면 되지요. ㅋㅋ
잧으셨다니 다행입니다 ~
저는 한번잃어버린후 ~ ㅣ
그래서 찾으셨나요?
@스노우팜 예 애들이 주워서 전화했더라구요 집사람한펀적어놨는데~~
애들이 주우면 10마넌에 팔거든요 ~20마넌 지급한다니까 전화합니다 ~
@동부할리*콜롬보(김종욱) 아하, 그런 방법이 있군요.^^
액정이 아프겠네요.ㅠㅠ
오늘 고쳐 줬어요.
@스노우팜 찾으셔서 천만 다행이고 큰돈 안들어가서 다행입니다.^^
@🚘슈퍼미니카🚘 불행 중 다행인 거죠.^^
핸드폰 기변하고싶으셨구나 ㅋㅋ
그렇지 않아도 와이프가 그러더라구요.
새 거 바꿀려고 떨어뜨린 거 아니죠? ㅋㅋ
이런일이 ,,,
핸드폰 찾으셔서 다행입니다 ,,,
멋진 투어후기 잘봤습니다 ,,,
항상 안전이 최우선입니다 ,,,
연습 덕분인지 매일매일 나아지고 있습니다.^^
삭제된 댓글 입니다.
관리도 관리지만 간지가 작살이죠. ㅋㅋ
써주신글 항상 잘보고있습니다.
글을 써보신 분인지 글 읽어내려가는 맛이 둥글둥글한게 참 좋습니다 ^^
제가 본디 글 쓰기를 좋아합니다.
업무 관련해서 책도 많이 썼구요.^^
스노우팜님~
요즘 내손을 떠난 물건들 찾기힘들텐데요
찾으셨다니 천만다행이라 생각됩니다
이번에도 라이딩후기 잘보고
저도 여러므로 배우고갑니다
오늘도 웃음짖게 해주셨네요
살아보니 긍정이 최고더라구요
네, 왠지 찾을 것 같은 촉이 오더라구요.^^
@스노우팜 천운이십니다
그 기분 알것 같아요
맛점하시고 오늘도 좋은날되세요
@그뤠잇~ 네, 운이 좋았지요.
지금은 보험처리해서 수리 완료했습디다.^^
@스노우팜 고생하셨습니다~~~~~~
@그뤠잇~ 고생은 했지만 나름 성과가 있었네요.^^
스노우팜님 글을 읽고 저도 휴대폰 찾기 설정 해놓았네요. ㅎㅎ
잘 하셨습니다.^^
요세 넘재미있으시겠네요 항상안전운행이요
좀 걱정은 빨이타는불이 빨리꺼지기때문에 길게안강것같은늣낌 ... 10년후에도 이카페에서 만낫으면합니다
네, 길게 오래타기에 도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