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최민식에게 ‘딱’ 어울리는 말이 아닐까. 이미 영화 ‘조용한 가족’,‘쉬리’를 거쳐 ‘해피엔드’와 ‘파이란’에 이르는 최민식의 필모그래피에 추가될 신작 ‘취화선’(감독 임권택·제작 태흥영화사)을 떠올리면 이 말은 바로 최민식을 두고 한 말이 아닐까 싶다.
조선 말 천재 화가 오원 장승업의 인생역정과 뜨거운 예술혼을 담아내는 영화 속에서 최민식은 기인과도 같은 장승업의 불꽃 같은 삶을 되살려낸다. 이를 위해 지난 4월부터 중앙대 미대 김선두 교수로부터 먹갈기는 물론 집필법,자세 등 한국화 수업을 꾸준히 받아왔다. 결코 쉽지 않은 과정이었지만 최민식은 먹을 갈고 또 갈았다. 최민식은 미약하나마 다른 이들에 비해 미술적인 감각을 발휘하는 데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는 후문. 알고 보니 그의 친형은 서양화가인 최창식 화백. 최민식은 형으로부터 직접 미술 교육을 받은 적은 없지만 타고난 자질을 발휘하고 있다는 주변의 얘기다. 이동 중인 차량 안에서도 최민식은 자신의 바지에 슬며시 그림을 그려넣는 등 열정을 드러냈다는 전언이다.
이미 여러 편의 연극과 드라마,영화를 통해 카리스마 넘치면서도 강렬한 연기를 선보여 한국영화계 대표 배우로 우뚝 선 그의 친동생은 연극배우 최광일씨. 이래저래 최민식은 예술적 감각과 자질을 타고날 수밖에 없었던 운명인 듯하다.
하지만 정작 중요한 것은 그의 노력과 열정이었을 터. 최민식은 16일 ‘취화선’ 크랭크인 현장에서 “장승업 선생의 예술혼을 어떻게 표현하느냐가 중요한 만큼 처음부터 다시 시작한다는 마음가짐으로 돌아가겠다”고 다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