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역은 봄(春), 봄역입니다.”
기차가 역사 안으로 들어온다. 어디서 봄 냄새가 난다 했더니, 관광열차가 봄을 실어 나르는 중이었나 보다. 새로운 계절을 맞이할 준비가 안 된 이들도 봄 기차 여행이라면 눈이 번쩍 뜨인다. 꼭 게으름 피우는 나를 부추겨 그 계절로 데려가 주는 기분이랄까. 마스크 착용 의무가 해제되며, 본격적인 여행의 시작을 알리는 2023년의 봄. 위시빈이 소개하는 코레일 관광열차 타고 봄 기차 여행을 떠나보자.
1. 백두대간 협곡열차(V-Train)
백두대간 협곡 사이를 오가는 관광열차. ‘V-Train’이라고도 불리는 백두대간협곡열차는 백호(白虎)의 모습을 하고 절벽과 바위산을 가로지른다. 백호 뒤를 잇는 객차는 해리포터 호그와트 기차가 연상되는 붉은색을 하고 여행객을 태운다. 강원도 철원에서 경상북도 영주까지, 중부내륙을 통과하는 일부 구간은 열차를 이용해야만 갈 수 있는 오지를 포함한다. 하루에 10명도 채 오가지 않는 산골짜기 간이역에서 산타 마을로 탈바꿈한 분천역, 대한민국 최초로 마을 주민이 손수 지은 기차역, 양원역이 그 주인공이다.
분천역은 백두대간협곡열차와 함께 새로운 역사가 시작된 곳이며, 양원역은 영화 <기적>의 실화 모티브가 된 곳이다. 또 다른 중간 정차역인 승부역에서 지역 주민들이 판매하는 주전부리도 여행의 별미. 다른 열차와 달리, 천천히 협곡 사이를 누비는 V-Train은 창문을 열고 바람을 쐬며 기차 여행을 즐길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전체 좌석 158석 중 몇몇은 정면, 몇몇은 창을 향해있는데, 어디에 앉으나 유유자적 풍경 관람하기 좋다.
운행 구간 철암, 승부, 양원, 분천, 춘양, 봉화, 영주
열차 가격 이용 구간별 상이
2. 서해금빛열차(G-train)
한옥식 온돌마루 좌석을 갖춘 관광열차. 서해금빛열차는 세계 어디에도 없는 독보적인 컨셉으로, 한국철도공사에서 각 잡고 만든 ‘한국식 기차’다. 잔잔하게 일렁이는 서해의 물결과 눈부시게 반짝이는 석양을 모티브로 한 로고, 낙조가 아름다운 서해를 표현한 금빛 외관. 서해안의 매력을 열차 곳곳에 담았다. 서울에서 출발해, 경기도, 충청남도를 거쳐 전라북도까지 서해의 눈부신 절경을 감상할 수 있는 서해금빛열차.
총 254석을 갖춘 객차는 총 5량으로, 일반실, 힐링실, 온돌마루실로 구성돼 있다. 온돌마루는 1실당 6명이 이용할 수 있고, 한 열차에 9실 밖에 없어 경쟁이 치열하다. 온돌마루실은 객실별 온도조절장치가 있어 바닥 온도를 조절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내 집 안방처럼 편하게 누워서 기차 여행을 즐길 수 있다는 것이 포인트. 카페와 이벤트 공간, 포토존뿐 아니라, 현장에서 선착순으로 이용할 수 있는 족욕카페까지, 즐길거리가 가득해 오가는 시간이 즐겁다.
운행 구간 용산, 영등포, 수원, 아산, 온양온천, 예산, 홍성, 광천, 대천, 장항, 군산, 익산
열차 가격 이용 구간별 상이
3. 바다열차
바다 기차 여행의 정석. 바다열차는 좌석 배치만으로 시선을 사로잡는다. 전 좌석을 측면으로 배치해, 큼지막한 창으로 오션뷰를 감상토록 한 것. 일명 '좌석 빈부격차'를 줄인 셈이다. 누구 하나 소외되는 이없이 마음껏 바다를 누릴 수 있도록 한 배려가 돋보인다. 바다열차는 강릉, 동해, 삼척을 잇는 53km의 바다 관광열차로, 선로를 따라 펼쳐진 동해의 수려한 해안 경관이 매력 포인트다. 잠수함을 모티브로 디자인된 외관은 ‘바다’를 테마로 한 열차의 컨셉과 어우러져 여행의 맛을 돋운다.
운행 구간 강릉역, 정동진역, 묵호역, 동해역, 추암역, 삼척해변역(편도 53km, 60분)
열차 가격 일반실 14,000원, 특실 16,000원, 가족석 52,000원(4인 기준), 프로포즈룸 50,0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