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톨릭 신앙 기억하는 북한 사람, 1만 명은 될 것”
주교회의 민화위 총무 이은형 신부, 국제가톨릭자선재단 ACN과 인터뷰
문양효숙 기자
승인 2013.06.11
주교회의 민족화해위원회(이하 민화위) 총무 이은형 신부는 국제가톨릭자선재단인 ACN(Aid to the Church in Need)와의 인터뷰에서 북한 교회의 상황을 전하고 “대화와 타협, 협력과 교류만의 남북한이 전쟁 위기에서 벗어나는 길”이라고 강조했다.
이메일로 진행된 이 인터뷰에서 이은형 신부는 세 번에 걸쳐 평양을 방문했던 경험을 나누고 “단정 짓기는 어렵지만, 우리는 장기간의 박해 이후에도 마음속에 가톨릭 신앙의 기억을 가진 이가 약 1만 명일 것으로 추측한다”고 말했다. 이 신부는 “새터민 중에서는 예비신자 때 배운 교리와 기도문을 기억하는 사람도 있다”며, 이들이 비밀리에 신앙생활을 이어왔다고 말했다.
“남북 분단 전에 세례 받은 사람들이 있다. 영세 60년이 지났지만 기억하는 것이다. 어떤 새터민들은 할머니들이 모여 앉아서 콩알을 세면서 무슨 말인가를 중얼거리는 것을 봤다고 했다. 되짚어 생각해 보니 묵주기도를 바친 게 아닌가 싶었다는 것이다.”
또한 이 신부는 민화위가 북한 천주교 단체 ‘조선카톨릭교협회’와의 종교적 교류 이외에도 연탄을 공급하는 등 인도적 차원에서 벌였던 지원 사업을 소개하면서 “북한의 식량과 연료 상황이 매우 시급하다”고 전했다. 이 신부는 “정치적 긴장상태에서는 인적 · 종교적 교류에 이를 수 없다”며 “긴장상태에서 북한의 식량위기는 더 심해질 것이고 남한 경제도 손실을 볼 것”이라고 말했다. 이 신부는 “남북한이 이런 악몽 같은 상황에서 빠져나오는 길은 대화와 타협, 협력과 교류”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