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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생애 가장 소중했던 날들 속의 만남에 대한 기록!
MBC 다큐멘터리 《아마존의 눈물》, 《남극의 눈물》 김진만 PD의 에세이『오늘도 세상 끝에서 외박 중』. 3년간 지구 5바퀴를 돌며 사라져가는 모든 것들에게 안부를 물어온 저자가 다큐멘터리 피디로 살면서 만났던 사람들, 특히 지구상에 살아 숨 쉬고 있는 생명들에 관한 이야기를 담은 책이다. 아마존의 나무 한 그루, 얼음 벌판 위의 펭귄 한 마리에서 발견할 수 있는 진실과 아름다움을 마주하며 가슴 뛰었던 순간들을 유쾌하면서도 담담한 분위기로 오롯이 보여주고 있다. 방송국 피디가 된 사연부터 해야 하는 일을 하고 싶은 일로 바꿔준 턱에 뽀뚜루를 한 채 환히 웃던 조에족의 사진 한 장, 정글 한 복판과 혹한의 남극 대륙을 누빈 16년간의 PD인생을 돌이켜보며 세상의 끝에서 보고 들었던 이야기를 들려준다. 인간의 무분별한 욕심과 사라져가는 것들, 그리고 우리의 미래까지 생각하며 우리 삶에서 정말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 행복이 무엇인지 되새겨볼 기회를 전해준다.
저자 김진만
1971년 6월 14일 서울생. 1996년 MBC 입사. 연출한 프로그램으로는 "우리시대" "PD수첩" "닥터스" "네버엔딩 스토리" "휴먼다큐-로봇다리 세진이" "아마존의 눈물" 등이 있다. 마음을 따뜻하게 해주는 프로그램을 많이 연출한 훈남PD이다. '휴먼다큐-로봇다리 세진이'로 '이달의 좋은 프로그램상'을 수상했다.
Prologue l 내 생애 가장 소중했던, 그 가슴 뛰었던 만남들
Documentary Story
1. 다큐 피디가 되다, 의도치 않게
너, 다큐 찍냐? l 기억하고 싶은 사람 1-예인(藝人) 최민수 l 기억하고 싶은 사람 2-사고뭉치 로봇 다리 세진이 모자 l 여행을 떠난다는 것, 자연의 일부가 된다는 것
Amazon Expedition
2. 가슴 뛰는 원시, 아마존 부족들
내 마음을 바꾼 단 한 장의 사진 l 문명과 접촉하지 않은 순수의 원시 부족, 조에 l 다큐멘터리에도 주인공이 필요해 l 아마존 최고의 사냥꾼, 모닌 l 걸인 할머니, 마르껭 l 추장의 운명, 알리시아 l 도끼인간 자미나와족의 비애 l 잊을 수 없는 아마존의 두 소녀 l 원시와의 사투 l 문명으로 잃어버린 것들 l 불타는 아마존
Antarctic Expedition 1
3. 세상의 끝, 남극에서 만난 사람들
400여 일, 기나긴 남극 여정을 시작하다 l 남극에 사는 사람들 l 해빙을 건너 미지의 세계로-마람비오 기지 l 남극 대륙 유일의 마을, 에스페란사 l 남극 마을은 여자들의 천국 l 가끔은 옆 동네 펭귄 마을로 도망가고 싶어져-남극 마을의 뒷담화 l 공동 육아, 공동 생활의 지혜가 담긴 남극의 학교 209 l 사랑스러운 그녀를 닮은 아델리펭귄 l 치열한 생태계의 한가운데, 하찮은 생명이란 없다 l 다시 만난 아델리펭귄들 l 세상의 끝, 남극을 오간다는 것 l 세종 기지 그리고 기지 사람들
Antarctic Expedition 2
4. 남극의 진정한 주인, 황제펭귄
남극의 진정한 주인, 황제펭귄 l 한국인 최초의 남극 대륙 월동 대원 l 쇄빙선 오로라 호, 모슨 기지로 향하다 l 끝없는 해빙과 얼음의 끝, 모슨 기지에 다다르다 l 훈련, 또 훈련… 반드시 살아남을 것 l 바람의 기지, 모슨 l 황제들의 행성에 입성하다 l 돌발 상황, 메이시헛에 고립되다 l 얼음 대륙 황제들이 생명을 이어 가는 방법-허들링의 감동 l 길고 긴 암흑의 터널, 흑야 l 라면 예찬 l 끝이 보이지 않는 고난의 연속 l 솜털이 보송한 극상의 귀여움, 황제펭귄의 새끼들 l 마지막 촬영 그리고 이별 l 지구는 모든 생명이 공존하기 위한 삶의 터전
Epilogue l 방송이 끝나도 삶은 계속된다
3년간 지구 5바퀴
사라져가는 모든 것들에게 안부를 묻다
“선택의 갈림길에서 나는 항상 가슴 뛰는 쪽을 택했다”
다큐멘터리 <아마존의 눈물>, <남극의 눈물>을 연출한 MBC 김진만 피디. 그가 지금까지 만난 사람과 생명들, 그들과 함께 소통하며 가슴 뛰었던 순간들을 특유의 유쾌하면서도 담담한 분위기로 엮어 한 권의 책에 담았다.
피디는 책 보고 여행하고 사람만 만나도 월급을 준다는 친구의 말에 혹해 얼결에 피디가 된 사연에서부터 폭행사건으로 칩거 중이었던 최민수와의 만남, 로봇다리 세진이와 그의 독종 엄마 이야기, 지구의 열탕과 냉탕, 아마존과 남극을 오가며 겪었던 좌충우돌 다큐멘터리 제작기와 세상에 미처 공개하지 못했던 감동 스토리를 공개한다.
그는 삶이 결코 뜻대로 되는 것만은 아니지만 선택의 갈림길에서 항상 가슴이 뛰는 쪽을 택하고자 노력해왔고, 그 결과 아마존 조에족과 남극 황제펭귄, 세상의 많은 감동적인 이야기들을 만날 수 있었다고 밝힌다. 또한 사람이 세상을 위협한다고들 하지만 결국 사람이 희망이기에 자신이 만든 다큐멘터리가 세상에 자그마한 희망과 치유의 힘이 되기를 소망한다고 말한다.
주요 내용
▶ 다큐 PD 16년, 그 가슴 뛰는 순간에 대한 기록
서울대 입학, 고시 1차 패스. 3년간 지구 5바퀴를 돌며 세상 속 숨겨진 이야기를 만들어 온 김진만 피디의 인생은 사실 대학시절까지 참 모범적이었다. 닭장 같은 고시원에 갇혀 하루 종일 책만 외던 어느 날, 불현 듯 ‘이건 아니다’ 싶었다. 이제라도 가슴 설레는 일을 찾고 싶었다. 새로운 사람을 만나고, 여행을 다니고, 책과 영화를 보고, 그 안에서 이야기를 만들 수 있다는 말에 혹해 PD가 되기로 결심했다.
책에서 그는 “선택의 갈림길에서 나는 항상 가슴 뛰는 쪽을 택했다.”고 말한다. 《오늘도 세상 끝에서 외박 중》은 PD인생 16년, 그 가슴 뛰는 길 위에서 만난 사람들, 그리고 세상 끝에서 보고 들었던 이야기들에 대한 기록이다.
베트남에서는 다국적 대학생들을 만나 밤새도록 술을 사 주며 그들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기도 했고, 태평양에서는 낚시로 상어를 잡아 보기도 했다. 호주의 아름다운 풍경에 넋을 잃기도 했고, 멕시코에선 길을 잃기도 했다. 수많은 도시를 가 봤고 수많은 사람을 만났고 수만은 풍경을 사진에 담았다. 때론 남해의 이름 모를 어촌에선 한 어부와 회 한 접시를 놓고 늦은 밤까지 얘기를 나누기도 했고, 겨울철 만리포에서 한 가출 청소년과 아침까지 인생사에 대해 논하기도 했다. … 큰 기대를 하지 말고 여행을 떠나면 어떨까. 그리고 낯선 곳에서 전혀 생각지도 못한 자신의 새로운 전기(轉機)를 만난다면 큰 축복일 것이다. 여행은 때론 그런 축복을 성큼 안겨 준다. - 본문 ‘여행을 떠난다는 것, 자연의 일부가 된다는 것’ 중에서
▶ 3년간 지구 5바퀴, 한국방송 최초로 조에족과 황제펭귄을 만나다
김진만 PD는 책에서 말한다.
“살아오면서 내가 계획한 대로 실현된 적은 별로 없었다. 다만 무수한 선택의 순간이 주어졌고 그 순간마다 나는 하고 싶은 일을 하려고 노력했을 뿐이다.”
<아마존의 눈물>이 그에게 ‘해야 하는 일’에서 ‘하고 싶은 일’로 바뀌었던 것은 한 장의 사진 때문이었다. 턱에 뽀뚜루를 한 채 환히 웃던 조에족의 사진 한 장에 아마존행을 결심했다. 한국 다큐멘터리 방송사상 최초로 20퍼센트가 넘는 시청률을 기록한 <아마존의 눈물>은 그렇게 탄생되었다.
400여 일간의 남극 촬영을 강행한 <남극의 눈물>은 방송 최초로 ‘황제펭귄’을 다루고자 하는 제작진의 결심이 컸다. 한국인 최초로 남극대륙 월동대원이 되었던 촬영 팀은 호주 모슨 기지의 정식 대원으로 1년간 생활했고, 아직까지 미지의 생물로 알려진 황제펭귄의 생태를 고스란히 카메라에 담을 수 있었다.
정글 한 복판에서 원시의 삶을 살아가는 조에족과 혹한의 남극 대륙에서 홀로 겨울을 견디는 황제펭귄을 만난 김진만 PD는 이 책에서, 문명의 혜택 속에 무언가 성취하기 위해 오늘도 치열하게 살아가는 우리들에게 ‘행복’이 무엇인지, 우리 삶에서 정말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 묻는다.
어느 날 사냥을 갔다고 돌아오는 길에 모닌이 두꺼운 나뭇가지 하나를 잘라 왔다. 2~3시간 칼로 다듬으니 깨끗한 뽀뚜루가 완성되었다. 그리고 빠뚜아를 불렀다.
“헌 뽀뚜루를 빼고 새 거를 끼워.”
아내 빠뚜아를 위해 뽀뚜루를 깎은 것이었다. 빠뚜아는 부끄러워 어쩔 줄 몰라 하면서도 좋아 죽는다. 늘 무뚝뚝한 모닌이 환하게 웃었다.
“잘 어울리네. 예뻐.”
평소에 과묵하던 모닌 입에서 칭찬이 나오니 빠뚜아 입이 귀에 걸렸다.
자연으로부터 얻은 막대기 하나가 세상의 그 어떤 비싼 선물보다 가치가 있었다. 욕심내지 않는 것, 자연의 순리대로 사는 것이야 말로 이들이 행복할 수 있는 이유였던 것이다.
우리는 더 편하고, 더 효율적이고, 더 행복하게 살기 위해 많은 것을 갖는다. 자동차, 컴퓨터, 휴대전화, 집…. 그래서 우리 삶이 편하고 행복해졌을까? - 본문 ‘아마존 최고의 사냥꾼, 모닌’ 중
▶ 인간의 무분별한 욕심과 사라져가는 것들, 그리고 우리의 미래
아마존과 남극을 오가며 김진만 PD가 느낀 것은 사라져가는 우리의 미래였다. 인간의 무분별한 욕심으로 인해 죄없는 생명들이 처참히 운명을 다하는 순간을 마주하며 암울한 지구의 앞날을 목격했다.
아마존 개발 이후 문명의 이입으로 수많은 원시부족들이 전통의 삶을 버린 채 도시에 나와 피폐한 삶을 살고 있었고, 지구온난화의 영향으로 이미 망가질 대로 망가진 남극 대륙은 번식기를 마치고 바다로 돌아가지 못한 해표와 펭귄들의 시체 더미가 산처럼 쌓여있었다.
인간 아닌 생명들을 위해, 아니 인류 전체의 미래를 위해서도 아마존과 남극을, 아니 우리가 밟고 있는 지구상의 모든 땅에서 감히 주인 노릇을 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 그의 깨달음이다.
남극을 향한 인간의 욕심과 기후 변화는 남극을 아프게 하고 있다. 배에 실려간 쥐와 토끼 그리고 순록들이 남극의 생태계를 뒤흔들고 있고, 인간이 퍼뜨린 조류 독감이 펭귄을 위험으로 몰아넣고 있다. 인간의 실수로 가라앉은 배와 항공기에서 나온 기름은 남극 해안을 죽음의 땅으로 만들고 있다. (…) 새하얀 얼음 대륙에서 발등 위에 새끼를 얹고 뒤뚱뒤뚱 걸어 다니는 황제펭귄들 모습이 지금도 눈에 선하다. 이들의 미래를 위해 그리고 지구의 미래를 위해 인간은 남극을 남겨 둬야 한다. 그것이 지난 2년 간 목숨을 걸고 남극의 바다와 대륙을 오가며 배운 가장 중요한 가르침이었다. - 본문 ‘지구는 모든 생명이 공존하기 위한 삶의 터전’ 중
▶ 사람과 사람이 소통한다는 것
다큐 PD로 사는 동안 그가 제대로 일을 하는 데 있어 가장 큰 도움을 준 것은 근사한 촬영장비나 충분한 제작비가 아니었다. 그것은 사람과 사람 사이의 소통이었다. 자신과 전혀 다른 경험과 생각을 가진 상대에게 다가가 마음 속 깊은 이야기를 꺼내도록 만드는 것, 힘든 촬영 일정을 끝까지 한마음으로 마칠 수 있는 사람들을 만나고, 일하는 내내 배려하는 마음을 잃지 않을 수 있는 팀워크를 만드는 힘, 이 모든 것이 사람과 사람 사이에 소통이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그 후 몇 달간 지켜본 최민수는 무당이기도 했고 가인이기도 했고 딴따라이기도 했고 때론 철학자이기도 했다. 노인 폭행 사건 이야기를 포함해 궁금한 것들을 물어보면 늘 시작은 엉뚱한 이야기들이다. (…) 하지만 그의 말에 귀를 기울이자 결국 그가 하고 싶은 이야기들이 들리기 시작했다. (…) 진정으로 원한다면 세상 누구와도 소통이 가능할 수 있었음을 배웠다. - 본문 ‘기억하고 싶은 사람 1 - 예인(藝人) 최민수’ 중
추천의 글
〈아마존의 눈물〉은 제게 다큐멘터리에 대한 매력을 알게 해 준 신선한 충격이자 감동이었습니다. 그 〈아마존의 눈물〉을 만든 사람이 김진만 피디였기에 〈남극의 눈물〉 내레이션을 하는 동안 참 행복했습니다. 아마존의 조에족과도 남극의 황제펭귄과도 친구가 될 수 있는 남자, 직접 만나본 김진만 피디는 현실에서도 딱 그런 사람이었습니다.
그리고 그가 쓴 이 책은 그가 만든 다큐만큼, 아니 그보다 더 많은 재미와 감동을 담고 있습니다. 아쉬움을 안고 책의 마지막 장을 덮을 때에는 여러분도 어느새 김진만 피디와 세상 끝까지 여행한 감동을 느낄 수 있을 겁니다. - 배우 송중기
〈네버엔딩스토리〉를 비롯해 여러 프로그램을 함께했던 김진만 피디는 정말 최고의 피디입니다. 현장에서의 연출력이야 이미 알려진대로 출중하고, 출연자들이나 스테프들에 대한 배려와 주변을 환하게 해주는 웃음과 유머 때문에 MBC 아나운서국에서는 언제나 함께 일하고 싶은 피디 일순위로 꼽힙니다.
극한의 오지인 아마존과 남극에 다녀와서도 마치 즐거운 여행이라도 다녀온 양 경험을 풀어놓던 진만이 형의 유쾌한 입담. 대박을 친 〈무릎팍도사〉에서의 유머는 시작에 불과합니다. 이 책에서 진만 선배만의 매력을 확인해 볼 수 있습니다. - 아나운서 오상진
만날 때 서슴없이 사랑한다 말해 주는 김진만 피디가 책을 냈습니다. 견디기 힘들었던 열대의 아마존과 혹한의 남극 촬영도 진만 피디와 함께 했기에 가능했고 또한 즐거웠습니다. 그의 책 《오늘도 세상 끝에서 외박 중》은 우리에게 세상에 대한 관심과 애정을 다시 깨어나게 해줄 겁니다. - MBC 촬영 감독 송인혁
남극에서의 일 년은 정말 힘든 시간이었습니다. 한국의 촬영 팀이 남극 대륙에 온다는 말을 처음 들었을 때 걱정을 많이 했습니다. 모슨 기지 대장이었던 나는 그들의 안전을 위해 김진만 피디에게 다른 호주 대원들과 똑같은 훈련 과정을 밟아야 한다는 조건을 내걸었습니다. 김 피디는 기꺼이 그러겠다고 했고 그 결과, 300일 간의 일정을 놀라울 만큼 성공적으로 완수했습니다.
그와 함께 황제펭귄을 관찰하는 과정은 평생 잊을 수 없는 소중한 경험이었습니다. 제가 그랬듯, 이 책을 통해 많은 독자들이 김진만 피디의 휴머니즘과 유머를 느낄 수 있기를 희망합니다.
- 호주 모슨 기지 대장 마크 윌리엄스
세진이가 쉬느라 잠시 촬영을 멈췄다. 엄마 다리를 베고 세진이가 잠이 들었고 엄마가 조용히 노래를 부르기 시작했다. ‘거위의 꿈’이었다. (…) 엄마의 목소리는 눈물이 날 정도였다. 더구나 그 가사가 세진이 모자의 삶과 오버랩 되면서 듣는 사람의 마음을 먹먹하게 했다. (…) 그런데 잠을 자던 세진이가 눈을 가늘게 뜨더니 엄마한테 말했다. “엄마, 시끄러워. 잠을 잘 수가 없어.” - p.29~30
미 대륙을 여행하면서 느끼고 경험했던 인디언들의 삶과 역사를 언젠가 다큐멘터리로 기록하고 싶었다. 그리고 5년 후 〈아마존의 눈물〉을 제작하는 기회가 주어졌다. (…) 만약 여행에서 인디언들의 삶을 만나고 고민해보지 않았다면 〈아마존의 눈물〉은 많고 많은 다큐멘터리 중 하나가 되었을 것이다. 하지만 여행이 가져다준 호기심과 낯선 경험 덕에 인디언들에 대한 보다 근원적인 관심을 갖게 되었다. - p.37~38
우리는 가진 게 많아서 더 많이 다툰다. 때로는 더 가지기 위해 상대를 짓밟고 대로는 빼앗기지 않으려고 상대를 멀리한다. 조에족들과 함께 생활하다 보니 우린 왜 이렇게 많은 것을 가지고 있나 싶다. 과연 이런 것들이 모두 필요한 것일까. (…) 자그마한 사슴고기를 나눠 먹고 해먹에 누운 채 석양 가득한 노을을 바라보는 모닌과 세 부인의 눈빛이 행복해 보였다면 그 이유는 과연 무엇일까? - p.82
사람들은 참 많은 말을 하고 산다. 행동으로 보여 줘야 할 때도 말이 앞선다. 에스페란사 사람들도 때때로 편을 나눠 서로 흉보며 상처를 줬다. 그 사이에 촬영 팀이 기어 곤란한 적도 많았다. 물론 아델리 펭귄들도 돌을 확보하려고 서로 잡아먹을 듯이 싸우지만 사람처럼 이유 없이 싸움을 벌이지는 않는다. 남극의 혹한을 온몸으로 아무런 불평 없이 견뎌 내는 펭귄들의 모습을 보고 있으면 사람들로부터 받은 스트레스가 사라지곤 했다. - p.223
알을 잃은 수컷들은 힘없이 바다로 떠나갔다. 차마 떠나지 못하고 알과 비슷하게 생긴 눈덩이를 품고 있는 녀석들도 보였다. 가슴이 아팠다. 혼자서도 견디기 힘든 남극의 겨울이건만 차가운 눈덩이를 품고 있으면 얼마나 추울까. 수컷의 체온으로 눈덩이는 점차 작아지다가 가랑이 사이로 빠져 버렸다. 그렇게 2~3일 후 결국 눈덩이는 녹아 사라지고 수컷은 그 자리에서 꼼짝도 하지 않고 슬퍼했다. - p.333
기후 변화는 남극을 보다 근본적으로 뒤흔들고 있다. 지구에 남극이 있다는 것은 있어야 하는 이유가 있기 때문이다. 인간의 산업 활동에 의해 수반되는 탄소들은 지구를 덥히고 남극을 녹이고 있다. 우리 욕심으로 지구가 재생할 수 있는 능력 이상의 것을 써 댄 결과에 대한 책임을 아무 죄 없는 남극의 생명들이 져야 한다. 펭귄과 해표들이 자신의 보금자리였던 빙산이 사라지는 것을 영문도 모른 채 속수무책으로 바라보고 있다. - p.381
첫댓글 김진만 지음 / 출판사 리더스북 | 2012.09.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