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애경-교차로에서 잠깐 멈추다
우리가 사랑하면
같은 길을 가는 거라고 믿었지
한 차에 타고 나란히
같은 전경을 바라보는 거라고
그런데 그게 아니었나 봐
너는 네 길을 따라 흐르고
나는 내 길을 따라 흐른다
우연히 한 교차로에서 멈춰 서면
서로 차창을 내리고
-안녕, 오랜만이네
보고 싶었어
라고 말하는 것도 사랑인가 봐
사랑은 하나만 있는 것도 아니고
영원히 계속되지도 않고
그렇다고 그렇게 쉽게 끊어지는 끈도 아니고
이걸 알게 되기까지
왜 그리 오래 걸렸을까
오래 고통스러웠지
아, 신호가 바뀌었군
다음 만날 지점이 이 생이 아닐지라도
잘 가, 내 사랑
다시 만날 때까지
잘 지내
*위 시는 “문득 사람이 그리운 날엔 시를 읽는다(박광수 엮음)”에 실려 있는 것을 옮겨본 것입니다.
*양애경-1956. 서울특별시, 대학교수, 시인,1982년 중앙일보 신춘문예 등단, 2002년 충청남도문화상 문학부문 수상, 2012년 애지문학상 수상, 2020년 대전광역시 문화상 수상, 2022년 김종철문학상 수상, 1995.03~2016.12 한국영상대학교 방송영상스피치과 교수, 저서 “봄이 있는 몇 개의 풍경”, “바닥이 나를 받아주네”, “맛을 보다” 등
*박광수-사람과 세상을 향한 가슴 따뜻한 이야기를 담은 “광수 생각”으로 평범한 사람들의 일상을 감동적으로 그려낸 대한민국 대표 만화가, “광수 생각”외에도 “참 서툰 사람들”, “어쩌면, 어쩌면”, “광수 광수씨 광수놈”, “나쁜 광수 생각” 등의 책을 썼다.
첫댓글 교차로여서 잠깐 만나는 그 사랑은 애뜻하겠네요.
ㅎ, 손대장님 감성이 풍부하시네요,
혹여 옛사랑의 추억이?
댓글에 감사드리고,
행복한 금요일과 주말 되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