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릴 적 머리에 보석이 박힌 두꺼비 이야기를 읽으며 저는 아주 귀한 꿈을 꾸었습니다. 어디론가 멀리 가고 싶다는 열망 그것은 내 안의 서늘한 유랑의 피였습니다. 지금도 나는 세계 지도에 포스트잇을 붙여가며 그 먼 곳에 대한 꿈을 꿉니다.. 오늘도 나의 골방에는 어릴 적 나의 머릿속에 있던 보석이 찬란하게 빛을 발합니다..
나의 골방에는 실크로드를 걷는 나..
인디언의 바람의 소리에 취해 고원의 도시를 헤매는 꿈 남아메리카 어딘가를 걷고 있는 나.
터키의 어딘가에서, 에스파냐의 거리에서......
낯선 타이베이에서, 왕가위가 노래하는 이방인의 나라 홍콩에서 그리고 정말 지독하게 우울한 중국의 황사 바람 속에서......
여독에 지친 나를 볼 수 있습니다. 그리고 독일의 농촌 마을에서도
이스탄불의 공기 속에서도 혹은 우리나라 구석 비 내리는 항구에서 낯설음에 지친 저를 볼 수 있습니다. 사는 게 너무 지리멸렬해서..... 가끔 삶이 전혀 다른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다는 생각을 해 봅니다. 제가 꿈꾸던 삶과는 너무 먼....... 그렇게 저는 꿈속을 헤맵니다. 어린날 살던 미로와 같던 동네를 한없이 떠돌던 꿈을 꾼 날에는 늘 지끈거리는 두통을 앓듯이 저는 늘 그렇게 어디론가 가고 싶어 안달이 납니다.
이제 그리운 어떤 이도 사랑하는 어떤 이도 존재 하지 않는 어느날 저는 어디론가 멀리 갈 것입니다. 그날을 꿈꾸며 다니기 아주 편한 신발을 구하고 검은 색 볼펜 하나와 원고지 한뭉치를 사다가 나의 골방 구석에 차곡차곡 쌓아봅니다. 어린 날부터 모은 원고지와 볼펜의 부피만큼 제 꿈은 그렇게 무겁게 나의 어깨에 매달려 있습니다. 가끔은 나의 모든 꿈을 벗어던지고 비어있는 원고지를 활활 태우고
이제 가볍게 살아가고 싶을 때도 있습니다. 하지만 어린 날 박힌 내 머리속의 보석 때문에 오늘도 저는 미로 같은 길을 한없이 걷고 또 걷습니다.
첫댓글 머리에 보석이 박힌 두꺼비 이야기...궁금합니다
달라진 것이 없는 것을 알게 되는 것도 배움이지요. 현실을 직시하는 것마저 내 안에서 변화의 시작이 아닐런지요. 당신을 떠나게 할 수 있는 것 만으로도 당신 머리에 박힌 것은 충분히 보석이라 불릴 만하군요. 정말 그 이야기가 궁금하네요. 찬찬히 들려주세요.
첫댓글 머리에 보석이 박힌 두꺼비 이야기...궁금합니다
달라진 것이 없는 것을 알게 되는 것도 배움이지요. 현실을 직시하는 것마저 내 안에서 변화의 시작이 아닐런지요. 당신을 떠나게 할 수 있는 것 만으로도 당신 머리에 박힌 것은 충분히 보석이라 불릴 만하군요. 정말 그 이야기가 궁금하네요. 찬찬히 들려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