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리 동네 목욕탕 / 아폴론 》
테오도르 제리코
캔버스에 유화
메두사호 난파 사고의 순간을 묘사한 그림
1816년 7월, 군인과 이주민 400여 명을 태운 프랑스 군함 메두사호가 난파된다. 선장과 고급 선원은 구명보트를 타고 떠났고, 나머지 하급 선원과 승객 등 150여 명은 급조된 뗏목을 타고 표류하게 된다. 그러나 13일의 표류 후 구조된 것은 단 15명뿐이었다. 이후 굶주림을 못 이긴 생존자가 식인을 저질렀다는 소문이 무성해지며 국제적인 스캔들로 자리잡는다
이는 무능한 정치인이 왕정 복고 시기에 지휘관으로 임명되며 벌어진 인재였으나 프랑스 정부는 사건의 많은 부분을 은폐하려 했다. 이 사건은 제리코를 매료시켰고, 그는 긴 시간 동안 철저한 조사와 수많은 사전 작업을 하면서 그림을 구상했다. 그는 생존자를 인터뷰하고 뗏목의 상세한 축척 모형을 구축했으며 심지어는 병원과 시체 안치소를 찾아가 시체 상태를 연구하기까지 하였다
이 작품은 생존자들이 표류 끝에 수평선 멀리 구조선을 발견하는 순간을 묘사하고 있다. 임시로 만든 뗏목은 깊은 파도의 움직임에 따라 출렁거리면서도 부서진 곳이 거의 없지만 그 위의 사람들은 금방이라도 떠내려갈듯 절망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죽은 아들을 무릎에 묻고 애도하는 노인과 땅바닥에 나뒹구는 시체들, 지나가는 배를 향해 필사적으로 손수건을 흔드는 남자를 통해 관람객은 이 참사를 직접 대면하는 듯한 인상을 받는다
제리코의 그림은 침울하며 탁한 색상을 통해 비극과 고통을 효과적으로 암시하고 있다. 빛과 어둠의 격렬한 대비를 사용하는 테네브리즘 기법을 사용하여 바다를 뗏목과 그 형상과 대조될 수 있는 짙은 파란색 대신 짙은 녹색으로 표현하여 어둡고 우울한 감정을 강조하였다
5일마다 한장씩 시리즈로 올라옵니다
#21 검정색과 금색의 녹턴: 떨어지는 불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