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기쁜 소식 하나와 슬픈 소식 하나를 전합니다.
먼저 기쁜 소식입니다.
카페에서 제 글을 보시던 어느 회원님께서
주말에 몇 분이서 가까운데 바람 쐬러 가는데
시내 연습은 많이 했으니 야외 한 번 같이 가자고
저를 초대를 해 주셨습니다.
(감동이 쓰나미처럼 밀려옵니다. ㅠㅠ)
그렇지 않아도 선배님들과 함께 라이딩 하면서
주행 스킬도 배우고 조언도 듣고 싶었는데
고맙게도 먼저 연락을 해 주신 겁니다.
코스는 용인 할코를 출발해서 안성 쪽을 돌아 오는
비교적 짧은 거리이지만 제게는 첫 도전이라서
설레기도 하고 조심스럽기도 합니다.
혹시라도 저 때문에 모처럼의 나들이에
불편을 드리지는 않을까 염려가 되서
미리 대략적인 코스를 알려달라고
부탁드렸더니 친절하게도 지도에 표시된
루트 맵을 보내 주셨습니다.
용인할코에서 집결하여 안성 쪽을 돌아 오는
코스인데 집결지인 용인 할코까지만 잘 가면
그 다음부터는 일행들을 따라 가면 도니까
민폐가 되지 않도록 용인 할코까지만
미리 한 번 가보기로 했습니다.
내비에 목적지와 경유지를 입력하고 출발!!!
왕복 70 Km, 코스는 이렇습니다.
날은 좀 덥지만 그래도 달릴 때는 시원합니다.
강남에서 양재를 거쳐 청계산 방면으로 접어듭니다.
내비에서 아가씨 목소리가 들립니다.
"잠시 후 고등 방면으로 우회전입니다."
눈 앞을 보니 진짜 고등동이란 표지판이 보입니다.
요즘 내비, 정말 정확하고 친절합니다.
내비가 알려주는대로 우측으로 빠져 램프를 올라 탑니다.
여기서부터가 슬픈 소식입니다. ㅜㅜ
길이 시원시원하게 뚫려 있습니다.
그런데 달리다 보니 뭔가 이상합니다.
차들이 너무 빨리 달리는 것 같습니다.
차량 흐름에 맞춰 스로틀을 감으니
계기판 속도계가 어느덧 100 Km를 넘었습니다.
"앗, 공도에서 이렇게들 빨리 달리나?"
이렇게 반신만의하면서 주행 하던 중
놀라운 표지판을 발견합니다.
용서고속도로 톨게이트 안내 표지판입니다.
정신 차리고 보니 제가 고속도로로 진입한 것이었습니다.
순간 멘붕입니다. ㅠㅠ
뒷 차들이 하는 얘기가 환청처럼 들립니다.
"잰 뭔데 고속도로를 들어 온 거야?"
"블랙박스 영상으로 신고해야겠네."
"저 사람 정신 나간 거 아니야?"
네, 맞습니다. 저 정신 나갔습니다.
시속 100 Km로 달리면서 백만 가지 생각을 합니다.
"이 사태를 어찌해야 하나?"
"톨게이트에서 가서 사정 얘기하고
나가는 진출로를 안내 받을까?
"어디 옆으로 빠지는 길은 없나?"
"그냥 다음 IC에서 빠질까?"
머리 속에는 고속도로를 빨리 빠져나가야
한다는 생각 뿐입니다.
이런 생각을 하며 달리다보니 어느덧 금토 톨게이트입니다.
이왕 이렇게 된 거 그냥 맨 구석에 있는
게이트로 일단 통과하기로 했습니다.
그런데 하늘이 무너져도 솟아날 구멍이 있더군요.
고속도로 보수공사를 하는 공사차량의
진출입로가 보이는 것입니다.
비포장 도로이지만 이렇게 반가울 수가 없습니다.
1초도 망설이지 않고 일단 그 길로 빠져 나옵니다.
고속도로에서 내려온 것만으로도
마음이 호수처럼 편하고 위안이 됩니다.
작업장의 인부들이 이상한 눈초리로 쳐다봤지만
전 스모크 쉴드에 선글래스까지 쓰고 있으니
무심한 척 태연하게 지나쳐 버립니다.
이 도로를 따라 가면 곧 국도로 나가겠지요.
그런데 이게 뭡니까?
그 길을 따라 가다보니 다시 고속도로의
반대 편 차선으로 올라가는 것입니다. ㅠㅠ
결국 다 포기하고 또 다시 고속도로를
신나게(?) 달려 헌릉 IC로 빠져 나왔습니다.
국도를 주행하면서 신호, 차량 정체 때문에
힘들고 짜증 날 때가 많았는데
지금은 고속도로에서 빠져 나와
국도로 접어드니 어머니 품처럼 따뜻합니다. ㅋㅋ
집에 돌아와서 복기를 해보니 제가 가야할 곳보다 앞서서
우회전을 하는 바람에 고속도로를 타게 되었더군요.
다른 분들도 초보 시절에 이런 경험이 있으신지 궁금합니다.
제발 나도 그런 적이 있었다고 대답해 주십시오.
(그래야 제가 덜 민망하고 덜 창피합니다. ^^)
아무튼 이런 우여곡절 끝에 용인 할코에 무사히 도착했습니다.
저는 처음 가 보는데 한남이나 강남점하고는
규모나 스케일이 다르더군요.
용품 구경도 하고, 주차장과 정비소 안에 서 있는
다른 차들도 많이 구경 했습니다.
멋진 커스텀을 해 놓은 차들이 많더군요.
다음 저의 커스텀 방향이나 컨셉을 잡는데
많은 도움이 되는 것 같습니다.
오늘 본의 아니게 고속도로 주행을 하면서 발견한
두 가지 정보를 알려 드립니다.
첫째, 고속도로의 긴 터널 속에서는
과속 방지 목적으로 엄청 요란한 사이렌이 울립니다.
자동차를 운전할 때는 창문을 올리고 달리니
못 들었는데 엄청 크게 울리더군요.
(혹시 이 소릴 들어 본 적이 있으신가요?)
둘째, 고속도로에는 [통행제한 차량 감시 카메라]라는 놈이 있습니다.
제가 고속도로에서 빠져 나갈 길을 찾느라
길가를 살피던 중 발견 했습니다.
카메라 옆에 실제로 그렇게 적혀 있는 표지판이 있습니다.
그러니 고속도로 들어가지 마십시오. ㅋㅋ
오늘은 별 일 없이 평온한 하루가 될 줄 알았는데
또 이렇게 사고를 칩니다.
그래도 사고 나지않고 다치지 않은 게
다행이라 생각하며 즐거운 추억으로 남기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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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신)
도로교통법 제63조(통행 등의 금지)
"자동차(이륜자동차는 긴급자동차만 해당한다) 외의
차마의 운전자 또는 보행자는 고속도로 등을
통행하거나 횡단하여서는 아니된다"
제154조 6호(벌칙)
"고속도로 등을 통행하거나 횡단한 사람은
30만원 이하의 벌금이나 구류에 처한다"
카메라에 제 모습이 찍혔을테니 딱지가 날오겠지요?
나라 발전을 위해 기꺼이 범칙금을 내겠습니다.
혹시라도 벌금이 아니라 구류가 나오면
딸기우유 같은 사식 좀 넣어 주십시요. ㅋㅋ
블랙박스가 없던 시절 생각이 떠오릅니다.
2008년 목포에서 헷갈려 들어선 곳이 고속도로였는데,
다음 톨게이트에서 요금소 아줌마가 놀라 뛰어나오며 저를 잡으려 했던 웃지 못할 해프닝이--- ㅎ
지금은 형편상 벌금 낼 돈이 없어 꿈도 꾸지 못하는 아련한 추억이죠.
님의 초보 後記가 남의 일이 아닌 것 같아 웃고 갑니다~-- ^^
블랙박스가 아니라 내비게이션 말씀 하시는 거죠? ^^
그 아줌마는 라이더를 잡아서 어쩌려고 그랬을까요? ㅋㅋ
@스노우팜 블박입니다.
찍힐까 겁나서 더 조심했겠죠..
스노우팜님~
웃으면 안되는거 알지만 올려주신 글을 읽을때마다 사무실에서 주책없이 빵빵 터져나옵니다
열심히 컴.자판을 두두리며 일하는척 하면서
몰래몰래 글을 읽어내려가는데 웃음소리가 세어나오는건 어쩔수 없나봅니다.
옆사람이 자꾸 옆눈으로 이상하게 쳐다보기 시작했습니다
저도 아직 그런경험은 없지만 생각만해도 아찔,어질해옵니다.
스노우팜님 후기덕분에 제 손가락과 눈동자가 무지 바빠지는건 사실인것 같습니다.
정신건강에 좋은 긍정을 배우며 다시 업무에 복귀해봅니다.
실컷 웃으시고 기분 전환 하십시오.^^
고속도로를 빠져 나가기전 까지 죽을맛 ...
상상만 해도 1k거리가 국도의 10k 보다도 더 멀게 느껴지고 빠져나가기 전까지 끝이 없는 듯한 한없이 아득한 길이 였겠지요~
진짜 길게 느껴지더라구요. ㅋㅋ
당황 하시지않고 고속도로를 잘 나오셨습니다 ,,,
실제로는 많이 당황했지만 결국 무복했으니 그걸로 충분합니다.^^
인천쪽에서 고속도로 잘못 진입! 갓길 세우고 112에 전화 했죠! 잘못 들어 왔다!
가까운 톨게이트로 나가라 하더군요 ! 첫 경험! 황홀과 당황스럽지만 가끔 나도 모르게 타기도 합니다.
112 찬스도 좋은 생각이네요.^^
ㅇㅏᆢ
위로겸 저에게도 조심하라는 글 입니다.
정신줄 놓지 않고 라이딩 하기~
저도 다시 한 번 다짐합니다.^^
비밀글 해당 댓글은 작성자와 운영자만 볼 수 있습니다.18.06.01 00:57
비밀글 해당 댓글은 작성자와 운영자만 볼 수 있습니다.18.06.01 08:11
다음부터는 이런일생기면 직원에게 도음을청하세요 다 도와주니까요 항상안전운전하시고 법을어기는걸 자랑삼지는마시구요
네, 좋은 경험 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