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 5월!
소년의 꿈을 이루다.
요즘 여러 행사가 많아 바이크와 자주 놀아주지도 못했네요.
극히 개인적인 이야기지만 즐거운 기억 공유해 봅니다.
고등학교에 입학할 때까지 집을 떠나본 일이 없었던것 같다.
여름 방학이 되면 부모님 몰래 강릉으로 무전여행을 떠나보리라 다짐했으나 막상 방학이 되었음에도 짐을 싸서 출발할 용기는 생기지 않았다.
세월은 가고.. 소년의 꿈은 잊고 이런저런 풍파를 겪으며 불혹의 나이를 맞았다.
2011년 즈음, 건강 상태가 나빠지기 시작했다. 아직 아이들도 어린데.. 좀 더 살아야겠다 생각하고 걷기를 시작했다.
몇번 걸으니 비를 맞아도 좋고 땡볕도 좋고 건강도 좋아지고 무엇보다 나의 감성에 딱 맞았다.
2012년 4월 한국100km걷기대회가 있다는것을 우연히 알게되어 처음 도전하게 되면서 걷기에 미친분들과 잦은 만남도 가지게 되었다.
그해 6월 어느날 같은 직장에 근무하던 세분이 원주에서 강릉까지 걸어가기로 했다는 소식이 들렸다.
미쳤다는 사람들도 있었지만
내 가슴은 뛰었다. 콩당콩당... 가고 싶었다. 아! 그날 시간만 맞았더라면...
당시 도전자 세분중 두분이 강릉 안목항까지 130km를 무박2일 완보하였다고 했다.
멋지다! 나도 언젠가 꼭 한번 도전하리라.
세월은 가고, 2014년 3월 말.. 드디어 나까지 4명의 도전자가 강릉을 향해 출발할 기회를 갖게 됐다.
그러나...
의기충천하여 출발했지만 1/2 지점인 장평에서 한밤 중에 쏟아진 폭설과 만신창이된 체력으로 포기할 수 밖에 없었다. 봄에 왠 폭설이;;
첫도전에 실패 후 다시 시간을 잡아보고자 했으나 이번에는 같이 간다는 사람도 없을뿐더러 나 또한 감히 도전할 용기가 쉽게 생겨나지 않았다.
이런일, 저런일들로 걷기 열정도 조금 시들어 가던 2018. 4월 개인적으로 7번째 한국100km걷기대회에 도전하였는데 역시 걷기는 거짓말을 하지 않았다.
여느때보다 힘들게 완보를 했다.
더이상 미루면 기회를 영영 못잡을것 같은 마음이 들었다.
결심했다.
혼자떠나기로.. 어차피 인생 마지막 가는 길은 혼자가 아니더냐. 하고 싶은건 하고 가야지!
가족과 주위에 알리고 떠나려는데..
출발 이틀전,
함께 100km를 걸었던 분들이 의리로 같이 가시겠다고 하신다^^
자신들도 강릉에 걸어간다는 생각은 해본적이 없지만, 덕분에 한번 해보는것도 의미있는 일일것 같다며 기꺼이 동행하셨다.
걷는 길에 힘들고 지칠때, 한밤중 가로등도 없는 깜깜한 길에서, 서로 말없이 걸었지만 감사했다. 가슴이 뜨거웠다.
덕분에 잘 다녀왔습니다.
막연했던 소년의 꿈을 이제야 이뤘네요.
복 많이 받으세요...
함께하였기에 완보했음을 인정합니다.

새벽 4시, 무실동을 출발~태장동 강변을 따라 조용히 시작해 봅니다.

달팽이처럼 느릿느릿 가더라도 포기만은 하지말자꾸나. 다짐하면서.

소초면에 이르러 국도로 접어듭니다. 이제부터는 차량 통행도 주의해야하니 정신 바짝 차려야합니다.

이렇게 노견이 넓으면 좋으련만, 꽃도 이쁘고 미세먼지도 없고 날씨가 좋으니 다행이야. 좋은 생각만 하자!

새말 IC쯤 가서 아침을 먹을까 했으나 주말이라 아침부터 문을 연곳이 없을것 같아 가다가 문을 연 이곳에서 간단하게 먹기로 합니다.

완전 집밥^^

횡성 현천리를 지납니다

이곳에서 우회전 gogo 아직은 쌩쌩해요^^

둔내IC에 이르기전, 간단히 점심. 역시 시장이 반찬입니다.


올림픽이 열린 덕분에 둔내에도 KTX 기차가 다니게 되었습니다. 불과 몇년전만해도 완전 깡촌이었는데.

주말과 징검다리 연휴라 그런지 강릉방향 고속도로에도 차가 밀리고 있습니다. 걸어가는게 더 빠르려나? 바보같은 생각을 하며 웃습니다.

청태산을 넘으며..

영동1터널 앞에서

평창한우마을 앞을 지나요. 먹고 가고 싶지만 많이 쉬면 힘들어 지기에 더욱 서둘러 지납니다.

면온IC 앞에서

중간지점인 장평에서 기다리던 식구를 만나 함께 저녁을 먹고 동행합니다. 힘든데 여까지 ㅎㅎ 미안하게스리. 고맙습니다.

어두운 길에 동행이 있으니 든든합니다. 그런데 속사로 향해 가면서 이때부터는 서로 말이 없어지네요 ㅎㅎ

속사터널에서, 2km가 넘는 터널입니다. 언제 다시 이길을 걷겠냐며 인증샷을 남깁니다.

진부까지 오니 클럽 형님이 친히 바이크를 끌고 와 따끈한 꿀차를 준비해 주시네요♡ 12시를 넘기는 이 한밤중에. 미안하고 감사합니다

5월이지만 밤공기가 한겨울 같습니다. 귀한 꿀차가 큰힘이 되었습니다.

아고고..라면도 직접 끓여 주시네요.

라면이 익는동안 길바닥 한쪽 구석에서 쪽잠도 청해봅니다.

진부에서 횡계로 gogo 이길이 제일 힘들었던것 같습니다. 다리도 아프지만 왜 이리 바람이 매서운건지 ;; 횡계에 도착하니 오한이 느껴질 정도라 겨우 찾은 편의점에서 아침을 먹고 1시간 30분 정도를 쉬어갑니다.

또다시 출발! 평창올림픽때 눈과 얼음조각이 있던 개천이었는데.. 새벽공기가 차도 봄은 틀림없습니다.

구. 영동고속도로를 따라 대관령옛길로 향합니다.

바람의언덕 까페에서 쉬어갑니다


카페 안에 제비들이 집을 짓고 날아다니네요. 흥부네 집인듯합니다

백두대간 대관령 표지석 앞에서

대관령 옛길 입구에서 바라다본 강릉입니다.

강릉에 다와간다 생각하니 다들 표정이 좋아졌네요

대관령옛길을 따라 내려가다
옛길주막에서 간단히 점심도 먹고

성산으로 gogo~

강릉 6km..거의 다 오기는 했지만 우리는 안목항까지 아직 15km는 가야합니다. 아이구... 이 선배님들은 왜 안목항까지 힘들게 가셨을까? 그냥 강릉 입구만 찍으시지... ㅎㅎ

남대천을 따라 목적지인 안목항까지 이길이 두번째로 힘든 길이었습니다. 1km가 마치 10km 같은;; 꽃길인데도 좌우지간 그랬습니다.

아! 드디어 안목항. 뒤에 보이는 다리가 안목항임을 알려주네요

안목항 입구.원래 도착하자마자 바다로 들어가 수영도 하자며 준비했지만 싸늘한 기온과 바닥난 체력으로 포기^^ 때로는 포기할줄도 알아야해~ ㅋㅋ

자전거도 아니고 저 길을 걸어서 오다니. ㅎ 넌 참 대단해. 살짝 미친거 같기도 하고 ㅎㅎ 근데 인생은 살짝 미쳐줘야 즐겁다는게 제 생각입니다. ㅋ

36시간, 평속 4.1이라.. 내가봐도 정말 엄청나네요.
발바닥은 불이 났지만 테이핑을 단단히 한 덕인지 물집은 생각보다 괜찮았습니다.
이런것을 왜 하냐고. 미친짓이라고 하는 분들이 많았습니다.
저도 걸으며 두번은 없다!고 생각했습니다. 정말 어려운 길이더군요 ㅎ
그런데 한번 미쳐보니 너무나 행복합니다.
저는 이길을 걸었습니다.
대회도 아니고 누가 시킨것도 아니에요.
그저 소년이 꿈 꾸었던 그 길을 걸어보고 싶었어요.
정말로 이루다니 그저 감사할 따름입니다.
함께하여 행복합니다.
어느날 누가 이길을 또 가겠지요!
감사합니다 ^^
놀러오셔요~
저도 아들하고 춘천에서 양주까지 90키로 2박3일 걸어 왔습니다. 추억이 새록새록 하네요. 완주 축하드립니다.
캬~
그정도시면 걷기에 슬슬 중독이 되고 계실텐데요^^
기다리고 있겠습니다 ㅎㅎ
진짜 멋지시네요, 최고에요 !!!
최고..
ㅎㅎ
감사합니다
함께하는분들이있어 외롭지는않았네요 즐겁게 감상했습니다
혼자 간다고 큰소리 쳤는데
같이 가면서 알았습니다.
함께여서 갈 수 있다는것을요.
혼자는 불가능했음을 인정합니다
감사합니다
일단 엄지척 하구 시작합니다. 대단하네요. 열정에 기립박수 보냅니다
늘 행복한 하루 보내세요^^
대단하십니다.
감사합니다
강천님도 즐거운 하루 보내세요
가능하다니..대단하십니다 !! 멋져요!!!!
가능합니다.
도전!
ㅎㅎ
무사완주 축하드립니다
짝짝짝 ~^^
도로를 걷는거라 살짝 위험한데 저도 감사드립니다
생각만해도 힘든 느낌이 납니다. 군대 행군때 졸면서 좀비처럼 걷다가 넘어질듯한 생각납니다.
대단하십니다.
저 좋아서 하는데 잠이 올리가 있나요 ㅎㅎ
저 원래 잠 많은 편인데도 잠이 안오고 즐거운 걷기를 하였습니다
감사합니다
@보락달인 군대에서 싫어하는 훈련이라 ㅠㅠ 구랬나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