잇따른 부동산 규제로 3월 이후 하락세를 보이던 서울지역 아파트값이 11주만에 상승세로 반전됐다. 그동안 약세를 보이던 강남권 재건축 아파트값이 크게 오른 때문이다. 하지만 매수세가 없어 상승세가 지속될 지는 불투명하다.
한국부동산정보협회에 따르면 이번 주 서울 전체 아파트값은 평균 0.07% 올랐다. 서울 아파트값이 상승세로 돌아선 것은 3월 넷째 주 이후 11주 만이다. 강남권(강남·서초·송파구) 재건축 아파트값이 강세를 보이면서 시세 반전 주도한 것으로 분석된다.
재건축아파트 값 상승세 뚜렷
강남권 재건축 아파트값은 이번 주 0.46%로 올라 지난주(0.01%)보다 상승 폭이 커졌다. 특히 강남구(0.68%)와 송파구(0.69%)의 강세를 나타냈다.
강남구 개포동 개포 주공1단지 17평형은 일주일 새 2000만~3000만원 올라 12억7000만~12억9000만원을 호가한다. 개포동 개포공인(02-2057-1472) 채은희 사장은 “5월 이후 재건축 급매물이 거의 소화되고, 보유세 부과일(6월 1일)도 지나면서 매물도 찾기 어렵다”고 말했다.
대치동 은마아파트 매물이 쑥 들어갔다. 이 아파트 34평형은 12억원으로 한 달 전보다 1억원 가량 올랐다. 대치동 하나공인(02-553-2300) 조승환 사장은 “‘가격 조정’을 전제로 한 매수 희망자의 입질은 잦아지고 있지만 매물이 많지 않아 실제 거래 건수는 거의 없다”고 전했다.
일반 아파트값은 약세 지속
송파구 잠실 주공5단지도 호가 상승세가 뚜렷하다. 급매물이 거의 소진되면서 34평형은 11억8000만원을 호가한다. 이달 초보다 3000만~4000만원 가량 뛴 것이다. 잠실 송파공인(02-422-5000) 최명섭 사장은 “매수 희망자가 매입 시점을 엿보고 있어 당분간 매물 부족 속 호가 강보합세가 이어질 것 같다”고 말했다.
반면 강남권 일반아파트값은 약세가 이어지고 있다. 강남구 대치동 미도1,2차 아파트는 전 평형에 걸쳐 최근 일주일 새 3000만원 이상 호가가 내렸다. 미도2차 45평형은 이달 초 18억5000만~20억5000만원에서 지금은 18억~20억원 선으로 떨어졌다. 대치동 H공인 관계자는 “대출 규제와 9월부터 시행될 분양가 상한제 영향에 따른 매수세 위축으로 한동안 내림세가 지속될 것 같다”고 말했다.
수도권 아파트 값도 약보합세 이어져
경기지역에선 안정세가 이어졌다. 화성시 동탄2신도시 발표에도 불구하고 인근 지역뿐만 아니라 수도권 전체 아파트값도 별다른 영향을 받지 않는 분위기다.
경기도는 이번 주 0.04% 올랐다. 여주군(1.74%), 동두천시(0.66%), 오산시(0.60%), 이천시(0.29%), 안산시(0.28%) 일대가 오름세를 보였다.
반면 과천시(-0.34%), 광명시(-0.18%), 의왕시(-0.15%), 안양시(-0.10%) 일대는 소폭 하락세를 나타냈다.
동두천시 생연동 에이스1차~5차 24평형은 일주일 새 200만~500만원 가량 올라 4500만~4900만원 선에, 5차 33평형은 1억~1억1000만원 선에 시세가 형성됐다. 현지 한 공인중개사는 “매도 물량은 조금 줄었는 데 매수 문의는 늘고 있다”고 전했다. 오산시 원동 두산동아 28평형은 일주일새 500만~1000만원 가량 올라 1억3000만~1억5500만원 선을 호가한다.
수원시, 동탄 신도시 개발 호재 불구 하락세
반면 동탄신도시와 가까운 수원시(-0.01%)의 경우 ‘분당급 신도시’ 개발 호재에도 불구하고 하락세가 이어졌다. 지역별로는 금곡동(-0.66%), 구운동(-0.12%) 일대가 비교적 큰 하락세를 나타냈다.
수원시 금곡동 LG빌리지 24평형은 500만원 안팎 내려 1억6000만~1억8000만원 선에, 33평형은 2억5500만~3억1000만원 선에 시세가 형성됐다. 영통동 미주 38평형은 일주일 새 500만~2000만원 가량 내려 4억5500만~5억3500만원 선이다.
일산·분당신도시 하락세 탈출은 언제?
신도시도 하락세를 이어갔다. 이번 주 신도시 아파트값은 0.01%로 내렸다. 지난주(-0.03%)보다는 낙폭이 줄었지만 하락 장세는 여전하다. 중동(0.21%)·산본(0.03%)은 올랐으나 일산(-0.03%)·분당(-0.04%)·평촌(-0.10%)은 내렸다.
일산 주엽동 강선한양6단지 37평형은 500만~1000만원 가량 내려 5억8500만~6억6500만원 선에, 50평형은 7억1000만~9억6500만원 선에 시세가 형성됐다. 주엽동 M공인 관계자는 “매물이 많은 건 아니지만 집을 사려는 사람이 워낙 없어 매매거래가 끊기다시피 한 상황”이라고 전했다.
인천(0.15%)은 남구(0.41%), 동구(0.26%), 남동구(0.25%), 계양구(0.19%)가 상승세를 보였다. 그 외 지역도 대부분 소폭 상승세를 나타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