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도) 포브스[Forbes] 2011-10-28 (번역) 크메르의 세계
캄보디아 부동산 구입? : 안젤리나 졸리에게 물어라
What's Cambodian For Caveat Emptor? Ask Angelina Jolie
전후의 국가들에 투자하는 데는 '신뢰의 도약'(불확실하지만 믿어봄)이 필요하다. 전쟁과 혁명은 토지나 부동산의 법적인 등기를 아수라장으로 만들어버린다. 따라서 소유자가 사기를 치는 것은 아닌지를 확인해야만 하는 것이다. 달리 말하면 '매입자의 위험부담'(Caveat Emptor)이 있다는 것이다.
또한 그다지 향기롭지 못한 인물들과 함께 사업을 하게 될 위험성도 존재한다. 아마도 헐리웃의 여배우이자 유명한 박애주의자인 안젤리나 졸리(Angelina Jolie)의 사례가 바로 그런 경우에 해당할 것이다.
<글로발 포스트>(Global Post)의 '심층취재 보도'에 따르면, 안젤리나 졸리가 캄보디아에서 운용하는 자선단체를 확장하면서 그녀가 실수를 저질렀을 수도 있다고 한다. 이 같은 폭로는 그녀가 자신이 운영하는 '매독스 졸리 피트 재단'(Maddox Jolie Pitt Foundation)을 위해 매입한 두 필지의 토지와 관련이 있다. '매독스 졸리 피트 재단'은 졸리 부부가 캄보디아에서 입양한 아들 매독스의 이름에서 따온 것이다.
문제의 토지는 악명높은 크메르루즈(Khmer Rouge) 반군들이 최후의 요새로 삼았던 캄보디아 북서부에 위치하고 있다. 그리고 그 토지를 판매한 인물은 유임 띳(Yim Tith)이란 인물이다. <글로발 포스트>가 인용한 토지매매 문서에 따르면, 졸리는 지난 2002년에 25,000달러 이상을 유임 띳에게 지불한 후, 225에이커(약 27만 5,500평)의 땅을 구입했다. 이후 이 땅은 '매독스 졸리 피트 재단'이 이 지역에서 활동하는 근거지로 이용됐다.
그런데 유임 띳이란 인물은 누구인가? 그는 바로 대량학살 가담자였다.
매우 느리게 진행되고 있는 '캄보디아 크메르루즈 국제법정'(ECCC)의 검사들은 지난 2009년에 유임 띳을 반-인도주의 범죄 혐의자로 지목했다. 유임 띳은 크메르루주의 고위 당원으로서, 당내 숙청이나 일반 국민들의 '청소'를 감독했다는 것이다. 한마디로 말해, 170만명의 사람들이 기아와 과로, 고문과 처형으로 죽어가던 크메르루주 정권 당시, 그가 당국자의 위치에 있었다는 것이다.
그것이 바로 유엔(UN)이 후원하는 ECCC 법원의 공동수사판사들이 사진들이 작성한 문서에 유임 띳의 이름을 집어넣은 이유였다. 하지만 수사판사들은 이 사건을 효과적으로 기각시켰고, 이에 따라 인권단체들과 학살 피해자들은 낙심하여 절규했다.
캄보디아의 훈센(Hun Sen) 총리는 4인의 고위급 지도자들을 재판하는 '제002호' 사건 이후 추가적인 재판이 없기를 바란다는 점을 명확히 하고 있다. 그것은 유임 띳 및 그의 공범은 빠져나갈 수 있음을 의미하는 것이다.
물론 졸리의 토지거래는 ECCC가 설치되기 이전에 이뤄진 것이고, 유임 띳도 당시엔 자유인이었다. 그 지역의 전직 크메르루주 당원들은 1990년대에 훈센 정권과 평화 협상을 했기 때문에, 유임 띳 역시 해당 토지의 등기를 소유하고 있었다. 하지만 <글로발 포스트>는 졸리가 더 상세히 알아봤어야만 했다고 보고 있다.
유임 띳이 졸리에게 토지를 매각한다는 것은 삼로웃 군의 공무원들 사이에서는 비밀이 아니었다. 도청의 부지사 한 사람은 전화 인터뷰에서, 유임 띳이 현금부족으로 곤란을 겪었기 때문에 그 땅을 졸리에게 팔았다면서, 다음과 같이 말했다.
"훈센 총리는 전직 '민주 캄푸치아'(크메르루주 정권의 국가명) 군인들에게 이 지역의 토지를 주었다. 그리고 유임 띳은 돈이 필요해서 그 땅을 판 것이다. 그녀(졸리)는 소유권 명의를 갖고 있다. 그녀는 언제나 학교의 학생들에게 옷이나 학용품 등의 지원을 해주고 있다. |
졸리가 운영하는 시설에서 그리 멀지 않은 곳인 삼로웃 군, 미언쩌이(Meanchey) 면의 옘 욤(Yem Yorn) 면장은 자신이 유임 띳의 20년지기라고 밝히면서, 그 역시 유임 띳이 졸리에게 땅을 판다는 사실을 알았다고 말했다. 그는 자신의 사무실에서 인터뷰하는 가운데 다음과 같이 말했다.
"그는 이곳에 땅을 갖고 있었지만, 지금은 안젤리나 졸리에게 팔았다." |
모운 사랏(Mounh Sarath)에 따르면, 졸리는 유임 띳의 과거에 대해 상세히 몰랐을 수도 있지만, 토지의 주인이 폴 포트 (Pol Pot) 정권에서 고위직에 있었다는 점은 인지하고 있었다. 사랏은 전화통화에서 다음과 같이 말했다.
"졸리는 유임 띳 및 다른 모든이들이 전직 크메르루주 당원이었다는 것을 알았다. 우리는 유임 띳과 같은 사람과 말을 해야만 했는데, 그는 그 지역에서는 거물이었고, 매우 중요한 인물이었다. 따라서 그녀 역시 그 점을 알았다." |
모운 사랏은 이전에 졸리가 캄보디아에서 자선사업을 할 때 파트너였다. 하지만 그들은 2006년에 사리가 틀어져서 결별했다. 모운 사랏이 졸리가 약속을 어겼다고 주장했기 때문이다. 이후 모운 사랏은 재단의 재정을 잘못 관리했다고 고발됐다. 따라서 그가 딴 생각을 품었다는 것은 분명하다. 졸리 측 관계자는 이 문제에 대한 논평을 사양했다.
최근에 '독일인 수사판사가 캄보디아 정부의 정치적 개입을 거론하며 사임'하면서 크메르루주 국제재판이 논란에 휩싸여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이번 폭로는 그 시점이 절묘하다. 그러나 이러한 폭로가 유임 띳의 기소 문제와는 관련이 없다. 이번 논란이 시사하는 바는 헐리웃 스타 졸리가 해외에서 자선사업을 할 때 보다 세심한 주의를 요한다는 것을 보여주었다. 향기롭지 못한 군벌의 문으로 향하는 길에 들어서면, 결코 조용히 살기 힘들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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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뭐.. 졸리가 크게 잘못했다는 생각은 안 드는데...
하여간 흥미로운 기사네요.. ^ ^
저 지역은...
제가 좀 살아봐서 아는데...
(어디서 많이 듣던 소리?)
전직 크메르루주 사람들이 많긴 많은듯 해요...
그래도 사람들 만나보면 그다지 나쁘지는 않다니까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