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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텔리어] 17 - 행복과 불행에 관한 진실
S#1. 동혁빌라앞
제니 기다리고 있고 조깅하는 동혁 다가와 선다.
동혁 : 아침은 했니?
S#2. 동혁빌라
테이블에 마주 앉은 남매.
제니 : 먹구 왔어요. 태준아저씨가 아침은 꼭 챙겨먹으라 그랬거든요.
동혁 : 주스 마실래?
제니 : 아니에요. 근무시간 다 됐어요. 정식 주방보조자격 받을 때까진
다른 사람들보다 삼십분 일찍 출근하구 삼십분 늦게 퇴근하라 그랬어요, 태준아저씨가요.
동혁 : 한태준씨가 잘 돌봐주는 모양이구나.
제니 : 미국에서 고등학교 다닐때부터 알았어요. 태준 아저씨 아니었으면 나 약으로 갔어요. 아니면 갱들한테 맞아 죽었거나.
동혁 : ...
제니 : ...
동혁 : 힘들었겠구나.
제니 : 별루기억도 잘 안나요.
동혁 : ...
제니 : (처음으로 동혁 바라보며) 어쨌든 다행이네요. 내 친오빠가 이렇게 성공했다니까. 좀 더 좋은 사람이었다면 더 좋았겠지만.
동혁 : ...
제니 : 가볼께요.
동혁 : 부모님 얘긴 안궁금하니?
제니 : 아직 살아계세요? 두분다 돌아가신줄 알았는데.
동혁 : ...
S#3. 주방안
터벅터벅 걸어오는 제니. 이주임, 들어오다가 제니를 보면서.
이주임 : 어쩐 일이야? 제니가 다 지각을 하구. 늦잠잤니?
제니 : 아뇨.
주보 : 표정이 안좋다. 몸이 안좋은가본데 제니.
이주임 : 왜 그래? 어디 아퍼?
제니 : 아니예요.
이주임 : 뭐 안좋은 일 있는거 같은데 나한텐 얘기해두 돼.
제니 : 그냥 좀 그럴일이 있어요.
S#4. 빌라안
레오, 기지개를 켜며 나오며.
레오 : 운동 벌써 하고 들어온거야?
동혁 : 레오. 동해에 좀 다녀와야겠어.
레오 : 동해?
동혁 : ...
S#5. 테니스코트
태준과 진영.
태준 : 신동혁이가 제니 친오빠란 말야?
진영 : 세상 참 넓고도 좁아. 그렇지?
태준 : 제니는 어때?
진영 : 속으로야 얼마나 좋겠어. 세상에 하나밖에 없는 피붙이를 찾았는데.
근데 상대가 우리호텔 염라대왕이고 태준씨 천적이니까 일부러 자기 감정을 내색 안하는거 같애.
태준 : ...
진영 : 태준씨가 제니한테 얘기 좀 해줘. 태준씨 말밖에 안듣쟎아.
태준 : 우리호텔엔 염라대왕이고 나한테 천적이면 진영이 너한테는 뭐가 되냐.
진영 : (삥한 표정으로 고개 튼다)
태준 : 뭘까?
진영 : 한태준이 생각에는 뭘거 같니?
태준 : 솔직하게 얘기해두 돼?
진영 : 응. 그래 솔직하게 얘기해봐. 아냐 하지마. 관둬. 하지마.
태준 : 얘기 해주고 싶은데.
진영 : 아냐 겁나. 하지마. 나 올라가봐야 돼.
진영 일어나면 태준 손 내민다. 진영 한팔로 불편한 태준을 일으켜 주고. 둘 가다가.
태준 : 얘기하고 싶어 미치겠다. 서진영.
진영 : 하지말라 그랬다.
좀 가다가 태준, 진영 귀에 대고 *** 하자. 말자. 태준 때리고 걷어차는 진영.
S#6. 동혁빌라 N
컴퓨터에 메모리 칩 꽂고 자료 찾는 동혁. 아버지의 사진 담긴 자료 확대한다. 동혁 물끄러미 사진을 쳐다본다.
회상cut> 동해의 아버지 모습(차 떠나는데 맨발로 달려나온)
동혁, 혼란스럽다. 전화벨.
동혁 : 레오? 아 진영씨.
S#7. 진영방N
진영 : 아직 안잤어요? 왜요 잠이 안와요? 제니는 자요. 아까 태준씨 와서 한참 얘기하고 갔어요. 많이 진정됐어요.
S#8. 동혁빌라N
동혁 : 한태준이 그친구는 나보다 훨씬 부자 같아요. 내가 갖고 싶은건 다 갖고 있어요. 서울호텔, 내동생. 그리고.
S#9. 진영방N
진영 : 그사람은 남한테 주는거 좋아하지 혼자 챙기지는 못해요. 그러다보니까 주위에 따르는 사람도 많고.
어. 동혁씨 외톨박이라는 얘기할려는거 아니었는데 미안해요.
S#10. 동혁빌라N
동혁 : 괜찮아요. 사실은 사실인데요. 혼자 자라 혼자만 아는놈이 어쩌겠어요.
나도 나두어 줄수 있수 있는 사람이 있었으면 좋겠어요. 예. 내일 같이 있어줄수 있어요?
Fade Out.
S#11. 호텔 현관앞
Fade In. 멈춰서는 동혁의 차. 도어맨 문을 열어주면 안에서 내려서는 동혁의 아버지. 그 앞으로 다가서는 태준.
태준 : 안녕하십니까. 이호텔 총지배인 한태준입니다. 제니.. 아니 신동희 아버님 되시죠.
동혁부 : 예? 아.. 예.. 예.
레오 : (보면)
태준 : 제가 직접 모셔드리겠습니다.
레오 : 가시죠.
동혁부 : (그저 너무 친절함에 몸둘바를 모르며 쫒아가면)
S#12. 아스톤복도
태준 동혁부를 안내한다. 현철 동혁부의 남루한 가방을 들고 따르고.
태준 : 신동혁씨하고 제니는 이따 여섯시까지 올겁니다.
동혁부 : 제니?
태준 : 신동희가 미국 있을 때 쓰던 이름입니다.
동혁부 : 그러니까 우리 동혁이랑 동희. 둘 다 오는거 맞죠?
태준 : 예. 축하드립니다 정말.
S##13. 아스톤 안
동혁부 : 아이구 이거 고맙습니다. 호텔에서 이런 좋은일루다가 나 같은 노인네를 초대해 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태준 : 따님은 우리호텔 같은 식군데요. 아드님은 손님이구요.
동혁부 : 허허. 없던 아들딸 생겨서 너무 좋아.
태준 : ...
S#14. 탈의실
예쁘게 옷을 차려입은 제니. 미희 주희가 도와주고 인사하는법 얘기하는 금순, 눈물을 아끼지 말라는 순정.
주희 : 정말 잘 어울린다. 그쵸 서지배인님.
진영 : 응. 제니는 얼굴이 이뻐서 아무거나 잘 어울려. 준비됐지?
제니 : 네. 아뇨. 아후.
순정 : 떨리는구나. 제니야.
제니 : 예.
순정 : 괜찮아. 아버지 만나면 눈물 날거야. 눈물 참지 말고 그냥 펑펑 우는거야. 눈물은 오늘같은날 쏟으라고 있는거야.
괜히 남자한테 붙잡혀서 키스당할 때 눈물 흘리는게 아니구.
진영 : 제니야. 위에서 기다려. 나가자.
제니 : 예.
미희 : 잘 만나구 와.
주희 : 큰절 하는거 있지마.
순정 : 뒤로 넘어지지 않게 조심하구.
미희 : 예쁘게 잘해 제니야.
제니, 뒤돌아 보고 웃어주지만 어색하다.
S#15. 탈의실앞
서 있는 주방식구들.
이주임 : 친아버지 만나는거 축하한다 제니야.
제니 : (웃음)
노주방 : 내일까지 특별휴가니까 아버지하고 좋은 시간 보내.
제니 : 감사합니다.
노주방 : 이주임.
이주임 : (꽃다발 내밀며) 이거 아버지 드려.
제니 : (찡해서 본다) 고마습니다. 다들 정말 고맙습니다.
진영 : 어서 가자 제니.
제니 : 예.
제니 바라보는 호텔식구들, 순정은 벌써 발개졌다.
S#16. 동혁빌라앞
시계를 보며 기다리고 있는 동혁. 말끔하게 빼입은 그 역시 조금은 설레는 듯.
진영, 제니를 데리고 나타난다.
진영 : 준비됐어요 동혁씨?
동혁 : 예. 좋아요.
진영 : 갈까요.
S#17. 아스톤 회의실
담배무는 동혁부. 태준이 라이터 불 켜주자 괜찮다고 손짓. 동혁이 두고 간 라이터로 불 붙인다. 문쪽으로 시선이 간다.
동혁부 : 이게요.. 우리 아들이 주고 간거에요.
태준 : 금방 도착할겁니다.
동혁부 : 작은놈은 나 알아보지도 못할거야. 날 얼마나 원망할가. 욕해도 할수 없지 뭐.
S#18. 복도
문앞에 와서 멈춰서는 동혁과 제니. 그리고 그 옆으로 진영.
진영 문을 연다.
S#19. 아스톤 회의실
천천히 안으로 들어서는 동혁과 제니. 동혁부, 어정쩡하게 자리에서 일어서서 본다.
동혁, 별로 표정 변하지 않은 채 제니에게.
동혁 : 인사드려. 아버지시다.
제니 : (천천히 동혁부앞으로 다가선다)
동혁부 : (울먹울먹...)
제니 : 절받으세요.
동혁부 : 동희야.. 니가.. 동희냐?
제니 : (본다. 고개 끄덕이면)
동혁부 : (순간 무너지듯 그 앞에 주저앉으며) 미안허다. 동희야. 이 애빌 용서해라. 내가 어린 늬들한테 천하에 몹쓸짓을 했구나.
제니 : (순간 보더니) 아버지.
동혁 : ... (본다)
동혁부 : 못난 애빌 용서해라. 못난 애빌 용서해..
제니 : (같이 앉으며 동혁부를 끌어안는다) 아니예요. 이렇게 살아있어줘서 고마워요. 다시 만나줘서 고마워요. 아버지.
동혁부 : 어이구 어이구 이렇게 이쁘게 자랐어. 동희야.
제니 : 보고싶었어요. 얼마나 보고 싶었는데 아버지.
동혁부 : 그래 그래 동희야. 다 애비 잘못이다.
제니 : 아니에요 아버지. 만나게 되서 고마워요.
동혁 : (표정없이 지켜본다. 그러더니 갑자기 돌아서서 방을 나간다)
S#20. 복도
밖으로 나오는 동혁 문밖에서 지켜보던 태준과 진영 놀라서 본다. 그대로 두 사람을 지나쳐 나오는 동혁, 붉게 물든 눈시울.
진영, 태준을 한번 본 뒤 동혁을 돌아본다. 그러더니 그의 뒤를 쫒아간다.
S#21. 아스톤 정원
뛰어와보는 진영, 동혁 찾아간다
S#22. 아스톤 옆길
동혁의 뒷모습을 본다.
S#23. 아스톤 앞
일각에서는 태준, 진영이 사라진 쪽 보고 주저 앉아 담배 피는 태준.
S#24. 레스토랑 안
제니, 새 양복으로 갈아입은 동혁부를 데리고 안으로 들어서면 그 주위로 식음팀과 주방팀 둘러서서 박수로 환영.
동혁부 : 우리 제니가 신세지는 양반들이로구만.
제니 : 네. 조리장님이 젤 높으신 분인데 바빠서 못오시고 이분이 두번째로 높으신 분이세요.
이주임 : 안녕하십니까. 이갑수라고 합니다.
동혁부 : (손을 꼭 잡으며) 우리 제니 잘 부탁드립니다.
이주임 : 걱정하실거 없습니다. 아주 잘하고 있어요. 여자애가 힘두 쎄고 동작이 빨라서
이런 (주방보) 남자들보다 몇배 낫습니다.
주방보 : 선배님.
이주임 : 조용히 고개 숙이고 있어라.
유팀장 : 저는 식음팀의 유시춘입니다. 이 레스토랑의 책임을 맡고 있습니다.
동혁부 : (반쯤 인사하며) 아이구 예.
유팀장 : 저쪽에서 음식을 만들면 저희들이 써비스합니다.
아무리 개밥 같은 음식이라도 저희들이 정성을 다하면 진수성찬이 되지요.
이주임 : 유팀장님 개밥이라뇨.
유팀장 : 뭐 그렇단 얘기지. 자 이쪽에 앉으십시요. 저희 레스토랑에서 특별히 제니양 아버님을 위해 테이블을 마련했습니다.
식음팀과 주방팀 양쪽으로 물러서면 예쁘게 세팅된 식탁. 제니, 눈물이 글썽..
정식, 동혁부를 의자에 앉히고 미희와 주희도 제니를 맞은편 의자에 앉힌다.
이주임 : 제니야. 조리장님이 특별히 손수 다 만드신거야. 나두 아직 맛본적이 없는 특별요리다.
제니 : 고마워요.
유팀장 : 음식이 변변치 않아도 양껏 드십시오. 얼마든지 올리겠습니다.
동혁부 : 아이구 이거 증말. 어떻게 감사해야할지. 내가 이게 애들한테 정말 잘한게 하나두 없는데 이런 환대를 받다니
몸둘바를 모르겠습니다. 예..
정식 : 영업시작할려면 아직 한시간이나 남았으니까 천천히 앉아서 드세요.
주희 : 필요하신거 있으심 뭐든지 말씀하시구요.
미희 : 근데 왜 그 분은 안왔어?
제니 : 네?
미희 : 신동혁씨 말야. 제니씨 친오빠.
동혁부 : (흘끗 제니를 보면)
제니 : 오빤 많이 바쁘시대요.
미희 : 친아버지랑 친동생 만났는데 같이 식사할 시간도 없어? 호텔두 거의 먹은거 같던데 뭐가 그렇게 바쁘대?
주희 : 언니이.
동혁부 : ...
유팀장 : 자자, 두 분 식사하시게 우린 그만 물러나지.
주방팀과 식음팀, 프레임-아웃되면 양식먹는 방법을 가르쳐 주는 제니.
S#25. 빌라길N
걷는 태준, 윤희.
태준 : 정말 집에선 별일 없었어.
윤희 : 이제 아버지두 나한테 함부로 못하세요. 무조건 윽박지르고 무섭게 하시다가
그럼 나 죽어버린다고 하니까 놀라셨던 모양이에요.
태준 : 무서운 딸이네.
윤희 : 딸이 컸다는걸 이제 인정하시는거죠, 아버지사업에 대해서 이것저것 같이 얘기하면 좋아하세요.
태준 : 호텔얘기두 하나?
윤희 : 호텔에 대해선 변하지 않으시는거 같애요. 그냥 사업이 아니라 고집이 앞서는거에요.
원래 그러세요. 좋고 나쁘고는 나중에 따지고 우선 원하시는걸 손에 넣구봐야 하는 스타일이에요.
태준 : 그러니까 사장님 마음 돌리기가 더 어려워.
윤희 : ?
태준 : 윤희에 대해서 말씀드렸어. 어른들의 과거 때문에 윤희가 피해보는건 옳지 않다구.
윤희 : 저두 사장님 이해해요. 하지만 저한텐 이호텔이 마지막이에요. 여기 떠나서 전처럼 살아갈 자신 없어요.
태준 : 내가 사장님한테 다시 얘긴 해보겠지만 자신은 없어.
윤희 : 한태준씨한테 그런 부담 주고 싶지 않아요. 이미 나한테 해주신걸로 벅차요.
태준 : 내가 뭘...
윤희 : 태준씬 그냥 호텔에서 일어난 일이라 날 구해준거라고 이야기하겠지만 난 달라요. 한번 반대로 생각해보세요.
태준 : 그게 더 부담스러워...
윤희 : 난 우리가 어떻게 될꺼라는걸 알고 있어요. 세월이라는거 누가 보챈다고 빨리가고 누가 막는다고 멈추는거 아니잖아요.
태준 : 이렇게 영리하고 마음씨 고운 윤희씨한테 내가 뭘 해줄수 있을까?
윤희 : 이렇게 만나는게 전부죠... 그래도 포기하지 않는 내가 지겹고 싫어지면 이야기하세요.
태준 : 그렇지 않아.
윤희 : 그럼 됐어요... 난 잘 견딜수 있어요. 모두 다 힘들게 해도 한 사람만 있으면...
태준 : 윤희는 아무 잘못도 없는데 어른들이 너무 한다 생각되지?
윤희 : 차라리 나두 고아거나 입양됐다 돌아온거면 좋겠어요.
태준 : (피식 웃고) 입양되고 싶은 사람 또 있네.
윤희 : 예?
태준 : 아냐.
영재의 짚 와서 선다. 영재 내리고.
태준 : 퇴근이야?
영재 : 예.
태준 : 어디 가는 길인데.
영재 : (손가락으로 윤희 가르킨다)
태준 : 잘 됐다. 집까지 잘 모셔.
영재 : 예.
윤희 : 바래다 줘서 고마워요.
태준 : 잘 들어가요. 영재야 윤희씨 저녁 안먹은거 같은데.
영재 : 알겠습니다! 빨랑타 윤희야.
윤희 : 응.
윤희, 영재의 짚 타고 출발하면 돌아서는 태준.
S#26. 고수부지 앞
차를 세워놓고 나란히 강을 바라보며 서 있는 두 사람.
영재 : 나두.. 너랑 유학 같이 갈까?
윤희 : 됐어. 농담하지 마. (돌아서는데)
영재 : 같이 유학가자구.. 부모님한테 싫은소리 들으면서 지낼필요없이 넌 너대로 공부하고 난 나대로 실컨 놀고 그러면 되잖아.
윤희 : 철좀 들어라.
영재 : 야.. 철들었으니까 이런 이야기 하는거야.
윤희 : 쓸데없는 소리 하지 말고 빨리 데려다줘.
영재 : 야! 김윤희. 넌 내가 그렇게 우습게 보이냐?
윤희 : 야! 왜 고함치고 그래?
영재 : 할말 있어!
윤희 : 뭔데? 왜 그래?
영재 : 나도 태준이형 그늘 밑에서 병신처럼 지내는거 지겨워.. 돌겠단 말이야.
윤희 : 평생 그런다 그랬잖아.
영재 : 평생... 그럴라 그랬는데 물론 그럴수 있지... 근데... 미치겠다 정말..
나도 다음 세상에서 태어날땐 무조건 한태준으로 태어날꺼야...
윤희 : 그만해... 영재야! 일루 와봐. 빨랑 일루 와봐. 맘 변하기 전에.. (다가오면) 눈감아!
윤희, 볼에 키스해주고... 영재, 기분 좋아져 입술도 내민다.
윤희 : 그만 가자!
S#27. 동혁빌라앞 D
동혁, 레오 서류가방 들고 나온다.
동혁 : 마음을 바꿨다는게 무슨 말이지 짐작가는거 없어?
레오 : 새벽에 전화해서 무조건 아침 먹자 그러는데 난들 무슨 영문인지 알수가 있나.
동혁 : 지난번 한태준한테 하는거 보면 정상적인 비즈니스 하는 사람은 아냐. 조심해야 돼.
차 출발.
S#28. 빌라길
차 가는데 반대방향에서 오는 제니. 동혁차 서고 동혁 내린다.
동혁 : 동희 어디 가는 길이니.
제니 : (오빠라는 말이 나오지 않는다) 전할게 있어서요. 이거 아버지가 주고 가셨어요.
동혁 : 뭔데?
제니 : 오징어래요. 아침에 못보고 가신다구 고맙다는 말씀 전하래요.
동혁 : (받고) 출근하는 길이니?
제니 : 예. 나두 고맙다는 말하고 싶어서요. 아버지 만나게 해준것두 고맙구 호텔에서 함께 있게 신경써준 것도 고맙구.
동혁 : 그런말 안해두 돼. 우린 남이 아니잖니.
제니 : (본다)
동혁 : 지금까진 서로가 남처럼 살아왔지만 이젠 그러지 않아두 돼. 아버진 지금 사시는 근처에 집을 마련해 드릴거야. 보고싶으면
언제든 가서 만날수 있을거다. 제니 넌 오빠가 이번 일 마치는대로 같이 미국으로 돌아가자. 가서 하지 못했던 공부도
다시 하게 해줄거구 하고 싶었던거 다 하게 해줄께. 그 동안 니가 잃고 살아왔던거 내가 다 보상해줄거야.
제니 : 난 잃고 산게 없어요.
동혁 : (멈칫.. 본다)
제니 : 나는 지금 어느때보다도 행복해요. 내가 좋아하는 호텔에서 내가 좋아하는 요리도 배우고
친절하고 좋은 분들도 많이 만났어요. 부족한게 하나도 없어요. 다만.
동혁 : ?
제니 : 오빠가 우리 호텔만 그냥 내버려 두면 더 이상 바랄게 없겠어요.
동혁 : (본다)
제니 : 오빠.. 능력 있는 사람이라면서요. 호텔 하나쯤 아무렇지도 않게 뺏을수 있는 능력이면
다시 되살릴 능력도 있는거 아니예요?
동혁 : 제니야.
제니 : 나 태준아저씨한테두 빚이 많아요. 나 땜에 총에 맞아 죽을뻔한 적도 있었어요. 여기 데려와 새삶을 살게 해준것도
태준아저씨예요. 나 그 빚 갚구 싶어요. 오빠가 도와주면 안돼요? 네?
동혁 : (본다. 보는데)
뒤에서.
레오 : 보스. 늦었어.
동혁 : 미안하다. 그건 약속할 수 없어.
제니 : ...
동혁 : 차차 얘기하도록 하자.
제니를 남겨둔 채 출발하는 차. 제니, 멀어지는 차를 보면.
S#29. 달리는 차안
레오, 흘끗 빽밀러로 돌아보면 동혁, 작은 한숨과 함께 창밖을 내다본다.
S#30. 김복만사무실 (레스토랑 룸)
탁자위로 내밀어지는 서류들. 동혁과 레오 ?해서 보면.
동혁 : (서류 대강보고) 이게 뭡니까.
김복만 : 서울호텔을 외국체인호텔에 넘겨버리기루 최종 결정했어.
동혁 : (멈칫.. 본다)
레오 : (보면)
김복만 : 서울호텔에 눈독을 들인 외국호텔이 두어군데 있어.
그쪽에서 내가 보유하고 있는 주식을 사고 싶다고 연락이 와서 말이야.
레오 : 그거 잘됐군요.
김복만 : 나도 그렇게 생각해. 더구나 프랑크가 개입됐다고 하니까 가격도 아주 좋게 해준다는데 마다할 이유 없지 않나.
동혁 : 서울호텔은 회장님이 가지고 싶으셨든게 아닙니까.
복만 : 골치 아파졌어. 윤희 그 녀석도 그렇고 서울호텔과 관련된 건 전부 다 털어버리고 싶어.
동혁 : 결정하신겁니까?
김복만 : 그래. 어차피 남기자고 하는 장산데 후딱 팔아치우는게 편해.
외국체인호텔에서 돈으로 밀고 들어오면 윤동숙하고 한태준이도 별 수 없겠지.
레오 : 그렇게 되면 서울호텔이란 이름도 사라지는거네요.
복만 : 그까짓 간판이 아무러면 어때.
동혁 : 체인호텔로 넘어간다는건 서울호텔이 갖고 있는 전통과 고유브랜드 가치를 포기하는 겁니다.
복만 : 30년 전통이 밥먹여주나. 그런거 상관 말고 작업 잘해서 돈이나 많이 받아내. 그건 자네 특기 아닌가.
레오 : 그럼요. 특히 미국친구들하고 딜이라면 보스한테는 오히려 쉽죠.
동혁 : 다시 생각해 보는게 좋겠습니다.
복만 : 다시 생각할게 뭐 있어. 이건 챤스야 챤스.
동혁 : 이번에 서울호텔 관리이사로 들어가면서 내부 자료를 다시 평가 해봤습니다. 근데 밖에 알려진것보다 훨씬 내용이 좋아요.
복만 : 뭐가 좋아?
레오 : (보는 위로)
동혁 : 한태준 총지배인이 오고 나서 매출이나 수익이 상당히 빠른 속도로 늘어나고 있습니다.
부분적으로 오픈하는 새 영업장들도 아이디어가 좋아서 크게 수익을 낼 수 있는 아이템들이구요.
복만 : 그래서.
동혁 : 적어도 이년후면 흑자를 낼 수 있을거란 계산이 나옵니다. 황금알 낳는 거위가 된단 말입니다.
복만 : 나더러 그 골치덩어리를 끌어안으란 뜻인가? 이년동안 뒷치닥거리 하면서.
동혁 : 호텔기업으로서 이만한 물건을 찾기는 어려울겁니다.
레오 : 하지만 보스. 사실 우리목적은 호텔비지니스가 아니라 인수합병이쟎아.
기업 가치가 좋다고 돗자리 까는건 우리 스타일이 아닌데.
동혁 : 경우에 따라서는 그럴수도 있어. 서울호텔은 욕심내볼 만한 아이템이야. 김회장님 다시 한번 검토하시는게 좋지 않을까요.
복만 : 이제 나는 그 호텔에 대한 미련이 눈꼽만큼도 없어. 긴 얘기할거 없이 바로 작업 들어가. 일주일이면 충분하지?
동혁 : ...
S#31. 동혁빌라
안으로 들어서는 동혁과 레오.
레오 : 보스. 대체 왜 이래. 우리는 이익만 남기고 팔면 되는거지 골치 아프게 호텔 비즈니스를 왜 해?
동혁 : 그래서 우리한테 남는게 뭐지.
레오 : 물론 돈이지. 비유티플 마니.
동혁 : 누굴 위해서.
레오 : 누굴 위해서라니. 바로 우릴 위해서지.
동혁 : 우리?
레오 : 그래. 우리. 우리 인생.
동혁 : 호텔과 호텔에 있는 사람 팔아서 챙긴 돈으로 우리인생이 얼마나 좋아질까?
레오 : 보스 왜 이래? 전공 바꾼거야. 갑자기 철학자가 됐어. 자꾸 이런식으로 나오면 일 못해!
동혁 : 이런식이라면 나도 계속하고 싶은 맘 없어.
레오 : 뭐?
동혁 : 체인호텔 프로포잘 다시 넣으라고 하고. 검토해서 일주일 뒤에 답변준다고 해.
레오 : 일주일 뒤에 싸인하자고 하는데 무슨 검토할게 있어.
동혁 : 나 산책 좀 하고 올게.
레오 : 산책은 무슨 산책. 진짜 돈 안벌구 철학 할거야.
동혁 나간다.
S#32. 빌라길 (아스톤앞)
동혁 걸어내려온다. 룸메이드 금순, 인순 아스톤 정원으로 급한 걸음 동혁보고 인사.
순순 : 안녕하세요.
동혁 : (꾸벅)
동혁 정원 쪽 힐끗 본다.
S#33. 아스톤정원
룸메이드들 유리창 닦고 주변 청소중 금순, 인순 달려온다.
순정 : 또 지각. 말많은 아줌마들 또 지각.
금순 : 마우스키핑 지배인님.
인순 : 분리수거 안된거 우리가 다 치우고 왔어요.
순정 : 어제 저녁에 할거 오늘 하고선 생색은.
금순 : 오다가 우리 뭐 본줄 아세요 이지배인님.
순정 : 소나무.
인순 : 아뇨. 장미 삼백송이.
순정 : ? 뭐 진짜? 어디 있는데. 응 어디.
순정 입구쪽으로 달려가다가 스톱. 동혁과 맞딱뜨린다.
순정 : (괜히 긴장) 안녕 하십니까 손님.
순정 뒷걸음. 룸메이드들 모두 동작 그만 동혁만 쳐다본다.
동혁 : 어 제가 방해 됐나요?
일제히 : 아~뇨.
동혁, 돌아서 가면 시선들 모두 동혁을 따른다.
S#34. 복도
일하는 사람들 본다. 동혁에게 우호적인 직원들.
S#35. 냉동창고 앞
현정, 현철, 다른 벨맨(영섭)과 린넨실에서 같이 나온다. 현정은 새로 세탁한 유니폼(블라우스) 들고 바쁜 걸음.
동혁보고 밝게 인사한다.
어색한 동혁 인사 받고 돌아보면 카트 끌고 냉동창고로 가는 제니, 이주임, 주방보.
동혁 따라간다.
S#36. 냉동창고안
동혁 기웃하면, 안에서 열심히 박스 쌓는 주방팀들.
이주임 : (쪽지 보면서) 케챱 다섯.
제니 : 케챱 다섯.
이주임 : 스테이크 쏘스 셋.
제니 : 스테잌 쏘스 셋.
이주임 : 제니야 오빠다.
제니 : 제니야 오빠, (동혁 본다)
동혁 : (어색하다)
이주임 : 안녕하세요. 제니 (가보라고 눈짓)
제니 : 여긴 어쩐일이세요.
동혁 : 그냥 둘러보는 길이야. 호텔일 어떤가 하고.
제니 : 일하시는 것 땜에 조사하는거에요.
동혁 : 아냐 그건 아니고 그냥. 산책 삼아. 동희 일봐라.
제니 : 예. 저기 저녁때 시간 괜찮으세요.
동혁 : 왜?
제니 : 집에 올수 있으면 같이 저녁 먹고 싶은데. 내가 만들어서.
동혁 : 응. 그래. (흐뭇)
S#37. 로비
로비로 들어서는 동혁, 분주한 로비. 진영 손님 체크아웃 도와주고 있다.
진영 : 공항까진 한시간 반 보시면 되지만 넉넉잡아 두시간전에 출발하시는게 좋아요. 택시는 겁나게 비싸요.
버스 타시는게 편합니다 손님. 저쪽으로 올라가시면 공항리무진 있습니다. 안녕히 가세요 손님. 담에 꼭 오세요.
현정 : 서지배인님 1608호 손님 콜입니다.
진영 : 헬로우 미스터 제프리. You've got flower. You're very welcome. Oh it's my pleasure.
Thank you sir, once agin congraturations your birthday.
현철 : 꽃보내셨어요?
진영 : 응. 현철씨 1302호 가족들 체크아웃이니까 올라가봐. 애들이 둘이나 있어.
현철 : 예 알겠습니다. (현철 동혁 보았다) 서지배인님.
진영 : 응? (동혁 보고)
동혁 : 뭣좀 부탁해두 될까요?
진영 : 예 뭘 도와드릴까요 손님.
동혁 : 이 호텔에서 제일 높은데가 어디죠?
S#38. 옥상
진영 : 여긴 사실 내 비밀장소에요. 힘들때 졸릴 때 떙떙이 치고 싶을 때 여기 몰래 와서 쉬곤 했어요.
동혁 : 그럼 제대로 찾아왔네요. 내가 지금 그렇거든요.
진영 : 졸리세요?
동혁 : 아뇨. 세번쨰.
진영 : 떙떙이?
동혁 : 예.
진영 : 와. 동혁씨도 일 귀찮아 할때가 있어요?
동혁 : 그런적 없었는데 오늘은 이상한 바람이 불었나 봐요.
S#39. 사장 비서실
안으로 들어서는 태준, 서류를 들고 오는데
비서 : 사장님 안계시는데요.
태준 : 어디 계신데?
비서 : 잠깐 병원에 가셨어요.
태준 : 병원엔 왜?
비서 : 감기가 오래 가나봐요. 요즘들어 기침이 심해지셨어요.
S#40. 현관
태준 나오고 윤사장 들어온다.
태준 : 사장님.
윤동숙 : 어어. 총지배인.
태준 : 비서 데리고 가시지 왜 혼자 병원 다녀오세요. 많이 안좋으세요?
윤동숙 : 괜찮아. 별루 심각한거 아니래. 뭐 결재할거 있어.
태준 : 예. 드릴 말씀도 있고.
윤 : 우리 사무실 말고 어디 좀 앉아서 얘기하자.
태준 : 좋습니다. 제가 아주 좋은델 소개시켜 드릴께요.
S#41. 테니스코트
두사람 벤치에 앉아 있다.
윤 : 여기 처음 터닦을 때 생각난다. 영재아버지랑 한지배인이 이거 만들고 첫게임 했었지.
태준 : 제가 완패했었죠.
윤 : 그거 져줬다는거 알았어 회장님이. 나중에 얘기하더라.
사람들 앞이라서 한태준이가 일부러 지구선 팔딱팔딱 뛰면서 억울하다고 쇼를 했다구.
태준 : (웃고) 실력에서 진거에요.
윤 : 그런거보면 지난일들중에선 나쁜것만 있는게 아니지.
태준 : 요즘들어 힘들어진거지 옛날엔 우리호텔 화려했죠.
윤 : 나무처럼 살았으면 좋겠어.
태준 : ?
윤 : 가을되서 잎이 시들고 떨어져도 겨울나면 다시 파랗게 새잎 돋아나는 나무처럼 살수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
태준 : 우리 호텔 새잎 돋아나고 있어요. 너무 걱정 마세요.
윤 : 흥. 총지배인은 자나깨나 호텔생각인데 사장이란 사람은 지생각만 하는구나.
태준 : 예?
윤 : 난 지금 내 인생 얘기한거야.
태준 : 사장님 인생 왜 후회되서요.
윤 : 후회 안하는 인생이 있을까. 말들은 그렇게들 하지 하지만 돌아봐서 아쉽지 않은 인생이 어디 있겠어.
태준 : (본다)
윤 : 열심히 살아보겠다구 발버둥쳐가면서 이날 이때껏 살아왔는데 정말루 내가 잘 살아온거 맞는지 혹시라도 뭔가 놓치고
살아온건 없는지 꼭 뭔가에 흘려서 이날까지 온것 같아서 자꾸 뒤돌아보구 싶구 가슴 한구석이 허전한게 영 그렇네.
내기분은 이런데 오늘따라 날씨는 왜 이렇게 좋은거니?
태준 : 호텔때문에 많이 지치셔서 그럴거예요. 남자들도 힘들고 벅찬일인데 사장님 많이 무리하셨어요.
윤 : 그래. 능력밖의 일을 하느라 많이 힘들었어.
태준 : 제 말은 그런뜻이 아니라.
윤 : 알아. 총지배인 나 걱정하는 마음. 옆에 있어줘서 내가 얼마나 고마운지 몰라.
나중에 영재아버지 만나면 내가 다 얘기해줄께.
태준 : ...
윤 : 할 얘기 있다 그랬지. 그만 청승떨고 일얘기나 하자.
태준 : 식음팀 김윤희씨 얘긴데요.
윤 : 그거 내가 이미 결론냈쟎아.
태준 : 다시 생각해봐 주세요 사장님.
S#42. 레스토랑
식사후 우르르 올라오는 직원들.
미희 : 난 디너 세팅이 제일 지겨워.
주희 : 오늘은 단체도 두팀이야.. 와인도 있어?
정식 : 와인도 있고 맥주도 있어..
주희 : 어휴...
정식 : 어? 물잔이 어디 갔지?
유팀장 : 자 빨랑 빨랑 세팅합시다.
정식 : 뭐야 이거?
유팀장 : 뭐야... 점심치우고 2시간 밖에 없었잖아. 그리고 다들 내려갔잖아.
세팅되어 있는 걸 보고 놀라는 직원들..
주희 : 팀장님 저기 봐요.
유팀장 : 저 친구 정말 대단하다 야.. 이걸 혼자서 다 세팅했단 말이야?
주희 : 언니 그만 좀 괴롭혀.
정식 : 그만해요. 너무한다 정말..
일하고 있는 윤희에게 다가가는 미희.
미희 : 내가 졌다, 졌어..
윤희 : 네?
미희 : 나 사실 니가 호텔일을 배워야 한다는거.. 이해 못하지만 그동안 윤희 니가 하는거 보니까..
윤희 : 맘에 안드셔도.
미희 : 그러니까 내가 졌다는거야. 정말 너같이 독한 애는 처음 봤거든. 이렇게까지 악착같이 하는데 누가 뭐라겠니?
넌 뭐든 큰 일 할 것 같아.
윤희 : 그럼 이제 저한테 있는 감정 다 푸시는거에요?
미희 : 솔직히 내가 못되게 군거 너한테 감정있어서 그런거 아니야. 괜히 잘사는 애 보면 밉고 그런거 있잖아.
니가 후배지만 니가 나 좀 용서해 주라.
윤희 : 아니에요. 선배님.. 처음에.. 절 이뻐해주셨잖아요. 일도 가르쳐 주셨구요. 그때 얼마나 고마웠는데요.
미희 : 미안하다.. 윤희야. 넌 정말 괜찮은 애 같애. 야! 이제부터 니들 중에 누구라도 윤희 구박하거나 하면 나하네 죽어.
사람들 보고 있다가 박수 치고.. 전화받는 유팀장.
유팀장 : 아 네... (윤희 보며) 김윤희씨! 사장님 실에서 찾고 있는데요.
S#43. 사장실
윤사장 앉아있고 맞은편에 서있는 윤희,
윤 : 앉아요.
윤희 : 괜찮습니다.
윤 : 나랑 눈 맞추기가 편해서 그래.
윤희 : (앉는다)
윤 : 내가 모질게 대한거 용서해줘.
윤희 : 괜찮습니다.
윤 : (웃고) 우린 늘 그렇게 얘기하는게 버릇이 됐지. 괜찮습니다 손님. 알겠습니다 손님. 윤희도 얼마 안됐는데 입에 붙었나보지?
윤희 : ....
윤 : 정말 호텔일이 좋은거야?
윤희 : 예 사장님. 저 호텔에서 나가라 하시면 정말 갈데 없어요.
윤 : 남들이 들으면 얼마나 우습겠어. 부잣집 딸이 호텔종업원 말고는 할일 없다고 이렇게 매달리는게 말이 돼?
윤희 : 전 전 진심이에요. 여기 처음올때부터.
윤 : 총지배인한테 얘기 들었어. 부모님들 때문에 고통겪는 윤희를 몰라서 그랬던게 아냐.
윤희아버지가 그런것처럼 나도 똑같은 고집, 똑같은 원한이 가슴에 박혀서 쉽게 물러서질 못한거야.
윤희 : 아버지일은 정말 죄송해요.
윤 : 윤희 잘못이 아니지. 우린 우리고 윤희나 우리 영잰 다른 세상을 살아야지.
윤희 : 그럼 저 호텔 계속 나와도 돼요 사장님?
윤 : (희미하게 웃고 끄덕) 그대신 한가지 약속이 있어.
윤희 : 예 말씀하세요.
윤 : 지금부터 내가 하는 얘기 비밀지키구 영재한테 좋은 친구 해야돼.
윤희 : 예. 무슨 말씀이신데요.
윤 : 나... 앞으로 살 날 얼마 남지 않았어.
윤희 : ?
윤 : 오늘 병원에 갔다 왔는데 폐암 말기래. 길게 살아봤자.. 세달 네달.
윤희 : (멍하니 본다. 눈물)
윤 : 서너달이믄 내 인생 하나 정리하기에도 벅찬 시간인데 호텔일은 그렇다 치고 철없는 아들녀석이 제일 맘에 걸려.
그래서 나 떠나고 혼자된 영재곁에서 좋은 친구 되라고 윤희한테 부탁하는거야.
윤희 : (믿을수 없다는 표정)
윤사장 설합에서 사진 한장을 꺼내 내민다. 윤희 받아보면 화려한 대학시절의 윤여사.
윤희 : 사장님?
윤 : 상상하기 어렵겠지만 나한테도 그런 시절이 있었어. 생각하기 싫겠지만 윤희한테도 나 같은 때가 와.
아무리 열심히 살아도 아무리 행복했다 해도 어차피 떠나는 인생은 서글픈거야.
윤희 : (눈물)
윤 : 윤희아버지 나 어려서부터 잘 아는 사람이야. 영재아버지랑 둘도 없는 동창이었다가 원수가 됐지.
그사진도 윤희아버지가 찍어준거야. 나 영재아버지랑 결혼식할 때 식장에 술마시고 와서 난동부렸던 사람이야.
윤희아버지 세월가도 김복만씨 심술은 변하지 않았지만 이렇게 예쁘고 착실한 딸을 키웠으니 그사람도 마냥 헛산건 아니네.
윤희 : 사장님 이사진 제가 가지고 있어도 돼요?
윤 : 응. 영재한텐 당분간 비밀이야.
윤희 : 예.
S#44. 현관앞
천천히 걸어나오는 윤희 하염없이 흐르는 눈물..
S#45. 사장실안
창에 서서 바깥 풍경을 바라보는 윤. 어깨가 결리고 힘들다. 책상에 앉아 최사장 사진을 본다.
윤 : 알았어요. 심심해도 조금만 참아요. 금방 갈거에요.
S#46. 현관길
눈물 닦으며 오는 윤희, 영재 달려온다.
영재 : 윤희야. 너 또 엄마한테 불려간거야. 호텔 나가라고 또 야단이야.
윤희 : 아냐 괜찮아. 아무것도 아냐. (간다)
영재 씩씩거리며 달려 들어간다.
S#47. 비서실
미친듯이 뛰어들어오는 영재,
비서 : 사장님 휴식중이신데 나중에 오세요. 영재씨.
영재, 듣지도 않고 곧바로 안으로 뛰어들어간다.
S#48. 사장실
쿵! 문이 열리고 들어서는 영재. 눈을 감은 채 의자에 몸을 기대고 있던 윤동숙, 그 앞으로 다가서는 영재.
영재 : 꼭 이렇게까지 해야돼요? 윤희 짤라내야 속이 시원해어요?
윤 : (눈을 감은 채) 엄마 지금 피곤해. 나중에 얘기하자.
영재 : 우리가 뭐 잘못했다구 이러시는거에요.
윤 : 영재야 부탁이다. 엄마 좀 쉬고싶으니까 나중에 얘기하자 응?
영재 : 엄만 내가 미치는거 보고 싶어요? 정말로 내가 미친놈처럼 되는거 보고 싶어 이래요?
윤 : 그게 무슨 소리야!
영재 : 나보구 원수집안 딸이나 쫒아다니는 바보같은 놈이라 그랬죠 좋아요. 그렇다면 나두 호텔 때려치고 내맘대루 할 테니까
엄마두 엄마 맘대루 해요.
윤 : 너! 너 증말! (하는데 순간 가슴통증.. 겨우 누르고 보더니) 나가. 어서 나가. (화도 나지만 통증을 들키고 싶지 않다)
영재 : 그래요. 나가죠. 나가서 다신 이방에 안들어올 테니까 혼자서 호텔사장 잘해보세요.
영재 뒤도 돌아보지 않고 나가버린다.
순간 가슴 움켜쥐며 괴로와 하는 윤사장 심하게 기침하며 책상의 기물들과 함께 쓰러진다.
S#49. 비서실
그 소리 못들은 채 벌써 밖으로 뛰쳐나가버리는 영재.
비서 사장실로 들어서다가.
비서 : 사장님! 사장님! (재빨리 수화기 들어 번호를 누르더니) 총지배인님! 큰일 났어요! 사장님이 쓰러지셨어요!!!
쓰러진 윤동숙의 얼굴에서 엔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