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공연합니다
기획의도
세상 모든 엄마는 자녀에게 좋은 엄마가 되고 싶어 하고, 또, 자녀는 그에 걸맞게 착한 딸이 되고자 한다. 친구 같은 모녀관계. 모두가 이 이상적인 관계를 지향하며 살지만, 결코 마음처럼 안 되는 게 엄마와 딸의 관계다. 때때로, 모진 말로 가슴에 비수를 꽂으며, 가끔 등을 지기도 한다. 닮은 점이 많고, 서로를 너무 잘 알다 보니, 다른 사람과 대립 했을 때보다 더 큰 서운함과 배신감을 느끼고, 잔상 또한 크게 남는다.
‘훈훈한 붕어빵 모녀’, ‘사랑스러운 모녀 케미’ 익숙한 인터넷 연예 뉴스 단골 헤드라인이다. 세상이 이토록 애정 어린 시선으로 예쁘게만 포장해 놓은 모녀 관계를 두고, 작가는, 아름답지만 결코 아름답지만은 것이 모녀관계라며 딴죽을 걸고 싶다. 사랑과 미움, 또, 기쁨과 슬픔, 감동, 실망, 집착, 짜증, 걱정, 기대. 그 어떤 관계보다도 다양한 감정이 공존하는 게 모녀관계다. 엄마 속에서 나오고 그 손에 자랐어도, 부모와 자식이 생각하는 방향, 속도, 목표 모두 다 같을 수 없다. 그런데 실상 우리는, 엄마와 딸 각각 ‘닮음’과 ‘다름’을 구분하지 못하고, 그것을 애써 인정하지 않고, 또, 이해하려 하지 않는다. 이 작은 노력조차 하고 있지 않으면서, 이상적인 관계를 꿈꾸고 있는 게 우리다. 또, 엄마니까, 딸이니까 ‘당연히’라는 되먹지 못한 생각을 하며 가장 가까운 내 사람에게 상처를 주는 것 또한 우리다.
본 작품에, 엄마의 애정을 구속으로 느끼고, 자유를 그려보겠다는 딸 은영과 헌신적인 사랑의 대가가 배신이었다며 허탈함을 느끼는 엄마의 이야기를 담았다. 세상 모든 모녀의 이야기를 함축할 수 없었지만, 그래봤자 사람 사는 거 다 똑같다. 은영 모녀의 이야기를 두고, 우리 모녀는 다 터놓고 마음의 대화를 충분히 하고 있는지, 아님, 속에 묵혀만 두고 말조차 꺼내지 못하고 있는지, 또, 엄마와 딸의 관계가 너무 가깝지 않은지 등 각자의 모녀 관계를 한 번쯤 점검해봤으면 좋겠다. 미흡하지만, 작은 계기를 두고, 친구 같은, 아니, 각자가 생각하는 이상적인 모녀 관계가 건강하게 쭉 이어지기 바란다. 극의 제목처럼 진정한 ‘우리’가 되기 바라며….
시놉시스 -
반찬을 주러 딸 은영의 집에 방문한 엄마. 엄마는, 은영의 옷차림과 집안 환경에 까무라친다. 딸이 못마땅한 엄마는 은영에게, 언제까지 이러고 살 거냐며, 선을 보라 하지만, 은영은 짜증을 내며, 완강히 거절한다. 은영, 엄마와의 옥신각신 끝에 직장을 그만 두었다고 폭탄 발언을 하고, 두 여자 사이 한 차래 폭풍우가 지나간다. 잠시 휴전인가? 아니, 전쟁은 끝나지 않았다. 두 여자의 알코올 냄새 폴폴 풍기는 치열한 밤이 깊어간다. 은영 모녀, 오고가며 짠하고 술잔이 부딪쳐야 하는데, 직장, 결혼 등 사사건건 의견만 부딪친다. 모녀의 설전 끝에 어느 새, 동이 트는데…
STAFF
작가-최정은 대표, 연출/최 균 조연출/함형현 조명디자인-조인영
음향디자인-김정화 음향오퍼-함형현 조명-고은선
무대제작-업스테이지
포스터그림-라규리
진행-김영희, 이동건, 소재일, 최하은
CAST
엄마 정순정 역/ 추미경
딸 오은영 역/ 변아희
엄마친구 김미숙 역/ 유강민
후원-교차로, 군산신문사, 다나소아청소년과, 마음한장스튜디오, 지앤고 연합내과, 한길문고, 한마음안과, 행복한치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