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묘산초등학교 37회 동창회
 
 
 
카페 게시글
자유게시판 스크랩 찔레꽃...어머니를 닮은 꽃
중산 추천 0 조회 45 09.06.29 08:59 댓글 2
게시글 본문내용

 

만약에
당신에게 쓰다만 나의 편지로
세상의 바다를 메우란다면

 

아마도
바다라는 단어 하나는
사전에서나 볼 수 있을까요?

 

그리고
나는
오늘도 당신에게 편지를 씁니다.

 

 

바쁜 하루를 보냈습니다.

 

오늘 오후에는
퇴행성 관절염으로 허리가 많이 아프셔서
서동 제일 한방 병원에 입원해 계시던 어머님께서
20일만에 퇴원하셨습니다.


퇴행성 관절염...


나이가 들면 누구나 생긴다는 그 병은
무척이나 오랫동안 어머님을 괴롭혔습니다.
물론 완쾌한 것은 아니지만
많이 좋아지셔서 어머님의 얼굴이 밝습니다.


"어디 바깥바람이나 씌우러 갈까?"


아내는 고개를 끄덕입니다.
이미 오후 2시가 넘어서
점심 먹으러 가기에도 이미 늦은 시간.

 

회동동으로 가서
새로생긴 터널을 통과하여 철마를 지나
곰내재를 넘어서
예전에 몇번 가 본 적이있는
정관 병산 마을을 찾았습니다.

 

 

정관 신도시 공사가 한창인
공사현장을 뒤로하고 병산저수지를 지나
완전히 산골짜기로 들어서서
좌측으로 좁은 길을 따라 한참 올라가면
유정산장이 자리잡고 있습니다.


도심속의 산골같은 곳이라서 더 정겹습니다.
황토방이라 겨울에는 군불 넣으면
참 따뜻할 것 같은 방인데...
오늘은 날씨가 제법 무더웠는데
방은 황토방이라 그런지 참 시원합니다.

 

평일 오후인지라
손님은 우리 일행밖에 없어서
고즈넉한 음식점은
늦봄 오후의 정취를 즐기기엔 안성맞춤입니다.


옻닭을 시키려니 오늘은 닭이 안된단다.
옻오리 백숙을 한마리 시켰는데
백숙요리 시간이 1시간정도 걸린답니다.

 

 

그래서 바깥으로 나와서
음식점 주위를 거닐었습니다.

 

휴대 전화도 잘 터지지 않는
한적한 산골에 자리한 음식점은
참 공기가 맑습니다.


어머니와 아내랑 음식점 평상에 앉아
한참을 주변을 내려다보면서 말없이 앉아 있었습니다.
아내는 핸드폰 밧데리가 다 되었다며
핸드폰의 전원을 끕니다.


예전 어느 이동통신사의
"잠시 꺼두셔도 좋습니다." 광고와 같이
때론 이동통신의 부재(不在)가
더 소중할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옻오리 백숙도 게눈 감추듯이
뚝딱하고선 죽까지 다 먹고난 후의 포만감에
방에서 잠시 오침을 즐기고도 싶었습니다.

 

 

음식점 근처 야산에는
찔레꽃이 흐드러지게 피어있었습니다.


아직도 철쭉이 지지않고 있는 것을 봐서는
얼마전까지 철쭉이 흐드러지게 피었었던 것 같은데
자연의 섭리는 오묘해서
지금은 그 꽃(철쭉)들은 자취를 감추고
그 숨겨진 골짜기엔
하얗게 고개를 내민 꽃들이 있었습니다.


찔레꽃입니다.


어저께 찔레꽃을 주제로 포스트를 썼었는데
청초함을 머금은 이 하얀  꽃들이
오늘 또 자기들을 소재로 글을 쓰게 만듭니다.

 

고향 냄새와 정취가 느껴 지는곳.
가장 살고 싶은 곳이 가장 죽기에 좋다는
어느 시인의 시구절이 생각나는 곳.
그곳은 그런 곳이었습니다.

 

 

산 기슭의 흐드러지게 핀 찔레꽃,
찔레꽃 향기가 강하게 바람에 흩어집니다.
옛날에는 어린 찔레순을 잘라 먹기도 했답니다.

 

벌과 나비 그리고 곤충들의 사랑을
흠뻑 받는 순수하고 아름다운 꽃...찔레꽃


찔레향이 코끝에 찡긋하게 다가오는듯
연한 줄기를 따서 껍질을 벗기고 입에 물고
조물조물 해 먹었습니다.

하얀 찔레꽃이 맑게 필 때면
바람을 타고 다가오는 풋풋한 향기가 있습니다.

 

올 봄에는 찔레꽃을 많이 기다렸습니다.
그 맛난 찔레줄기도...
그 풋풋한 향기도 그리웠습니다.
소중한 것이 곁에 있을 때는 잘 모릅니다.


정말 소중한 것은
이별을 했을 때
아주 깊게 다가오는 것인가 봅니다.


아주 오랜만에
유년시절 맛나게 먹던 찔레줄기도 따먹으며
약간은 떫기도 한 그 맛이
변하지 않았음도 확인을 했습니다.
참 행복했습니다.

 

 

필요한 만큼만 몸 속에 남기고 내어 놓음으로써
영롱한 보석을 만들어가는 찔레의 이파리를 보며
삶이란 이렇게 살아야 아름다운 것이구나 감탄하게 됩니다.


그런데 찔레를 보면
왜 그렇게 아련하고,
슬프고, 눈물이 나려고 하는 것일까요?
그들이 내어놓은 가시까지도
왜 그렇게 밉상스럽지 않고 정겨워 보일까요?


불혹의 나이를 넘겨 들꽃에 관심을 갖기 시작하면서
처음 만나는 꽃들이 주는 짜릿함이 있습니다.
그러나 유년시절 만났던
그 꽃이 주는 기쁨과는 비교할 수 없습니다.


하얀 찔레꽃은 하얀 눈송이가
봄이 오는 연록의 들판에 송이송이 내린 듯합니다.
아니면 하얀 등불을 밝힌 듯도 합니다.
옹기종기 모여있는 노란 꽃술이 담고 있는 향기는
이른 아침 해가 뜰 때와 해질 무렵 가장 깊은 향기를 냅니다.


그래서 이른 새벽이나 노을이 물들어갈 때
찔레 곁에서면 그 향기가 온 몸을 감싸줍니다.


그 향기가 내 몸을 감싸는 만큼
세상에서 살아가면서 받은 상처들이 치유되고,
가시가 되어 누군가를 찔렀던
내 마음 속에 있는 가시가 부드러워지는 듯 합니다.


꽃이 가장 행복해 하는 순간은
누군가 찾아와 입을 맞추고,
눈을 맞추는 순간이 아닐까 싶습니다.

 

바람도 찔레꽃의 향기를 듬뿍 담아
자유로이 숲길을 오가며 뿌리를 한 곳에 내리고 있어
찔레를 볼 수 없는 그 어느 꽃에게도
찔레의 향기를 전해주는 전령의 역할을 합니다.

 

 

좋은 향기는 가득 차면 찰수록 행복해지는 법입니다.
행복한 향기가 온 땅에 그득하면 좋겠습니다.
언젠가 아이들에게 들려 준 찔레꽃에 관한 전설입니다.


찔레꽃 이야기는 고려시대로 거슬러 올라간단다.
그때 우리나라는 힘이 약해서 몽골족에게
일년에 한번씩 예쁜 처녀를 바쳐야만 했단다.
찔레라는 이름을 가진 예쁘고 마음이 착한 소녀가 있었는데
그는 다른 처녀들과 함께 몽고로 끌려가서 그곳에서 살게 되었단다.


찔레는 몽골에서
그나마 착한 사람을 만나 호화로운 생활을 했단다.
그러나 찔레는 그리운 고향과
부모와 동생들의 생각을 지울 수가 없었지.


고향을 그리워하는 마음을 버리지 못하고
10여년의 세월을 눈물로 보내던 어느 날
찔레를 가엾게 여긴 주인이 사람을 고려로 보내
찔레의 가족을 찾아오라고 했으나 찾지 못하고 그냥 돌아왔어.


찔레의 마음은 더 아팠고,
더욱 더 가족들과 고향이 그리워 병에 걸리고 말았단다.
찔레의 병은 누구도 고칠 수 없는 병이었어.
보다 못한 주인이 찔레에게
고향의 가족을 찾아가도록 허락을 했단다.
단 한 달만 있다가 돌아오라는 조건을 붙였지.


고향집을 찾아갔지만
이미 고향집은 다 불타 없어진 상태였고
찔레는 동생과 부모님의 이름을 애타게 부르며
여기저기 산 속을 헤매었지만 가족을 만날 수 없었단다.


한 달의 기한이 다가도록 찾지 못하고
몽골로 돌아가야 할 때가 되었어.
슬픔에 잠긴 찔레는 몽골로 다시 가서 사느니
차라리 죽는 것이 낫다고 생각해서
고향집 근처에서 목숨을 끊고 말았고,
이듬해 찔레가 부모와 동생을 찾아
헤매던 곳곳마다 찔레꽃이 피어났단다.


찔레꽃이 들판 여기저기 안 핀 곳이 없는 이유는
그렇게 찔레가 동생과 부모를 찾아다녔기 때문이란다.
그리고 찔레의 가시는
무엇이든 잡으면 놓지 않으려고 하는데
"우리 엄마, 우리 동생을 본 적이 있나요?"하고
애타게 물어보는 찔레의 마음이 가시로 태어났기 때문이란다.'


십 오륙년전...
초롱초롱한 눈으로
나의 입을 바라보며 나의 이야기를 들어주던
아이들의 맑은 눈동자가 생각납니다.

 

 

찔레꽃에 관한 이야기나 문학작품들은
가만히 보면 어떤 '슬픔'을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찔레의 꽃말도 '고독'입니다.
'주의가 깊다'는 꽃말도 있는데
아마도 동생과 부모님을 주의 깊게 찾아다니던
찔레의 아픔을 바탕에 깔고 있는 꽃말일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래서인지 찔레를 볼 때에는
여느 꽃들을 볼 때보다 엄숙해지고,
마음이 착 가라앉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나는 그 꽃을 보면서 생각합니다.
젊은 나이에 혼자 되시어
우리 오남매를 위해 고생하만 하신 어머님...

 

며칠전엔

찔레꽃이 아내를 닮았다고 생각했었는데

오늘은 그 청초한 찔레꽃이

어머니를 닮았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해가 막 지려는 저녁 무렵
오랫동안 머물렀던 그 음식점을 내려오면서...
보리밭 돌담 주변에도
소담스럽게 피어있는 찔레꽃들을 보았습니다.

 
찔레는 끊임없이 기댈 곳만 있으면
기대어 하늘로 향하는 꽃입니다.
찔레의 마음이 담겨져 있는 것이겠지요.


까치발을 들고 조금이라도 더 멀리 바라보면
그토록 애타게 찾는
동생과 부모님을 찾을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찔레의 마음을….

 

 

찔레꽃 중에...

붉은 찔레가 있다는 이야기는 들었습니다만
전 아직 본적이 없습니다.


단지 몽우리는 분홍빛이 완연하고
피어나면 은은한 분홍빛을 띠다가
이내 하얀 찔레가 되는 찔레는 만났습니다.


하얀 눈송이처럼 피어난 찔레꽃도
빨간 열매를 맺을 것입니다.
그 빨간 열매를 달고 온 겨울을 나기도 합니다.


찔레꽃이 반발했다 질 무렵이면
어느 새 계절은 여름일 것입니다.

 


아래는...
인터넷에서 찾은 찔레에 관한 사전적 지식.

 

찔레나무라고도 한다.
산기슭이나 볕이 잘 드는 냇가와 골짜기에서 자란다.
높이는 1∼2m이고 가지가 많이 갈라지며,
가지는 끝 부분이 밑으로 처지고 날카로운 가시가 있다.
잎은 어긋나고 5∼9개의 작은잎으로 구성된 깃꼴겹잎이다.


작은잎은 타원 모양 또는 달걀을 거꾸로 세운 모양이고
길이가 2∼4cm이며 양끝이 좁고 가장자리에 잔 톱니가 있다.
잎 표면에 털이 없고, 뒷면에 잔털이 있으며,
턱잎은 아랫부분이 잎자루 밑 부분과 붙고
가장자리에 빗살 같은 톱니가 있다.


꽃은 5월에 흰색 또는 연한 붉은 색으로 피고
새 가지 끝에 원추꽃차례를 이루며 달린다.
작은꽃자루에 선모가 있고, 꽃받침조각은 바소꼴이며
뒤로 젖혀지고 안쪽에 털이 빽빽이 있다.
꽃잎은 달걀을 거꾸로 세운 모양이고
끝 부분이 파지며 향기가 있다.


열매는 둥글고 지름이 6∼9mm이며 9월에 붉은 색으로 익고
길이 2∼3mm의 수과가 많이 들어 있다.
한방에서는 열매를 영실(營實)이라는 약재로 쓰는데,
불면증·건망증·성 기능 감퇴·
부종에 효과가 있고 이뇨제로도 쓴다.
한국·일본 등지에 분포한다.


잎과 꽃차례에 선모가 많은 것을 털찔레(var. adenochaeta),
작은잎의 길이가 2cm 이하이고
꽃이 작은 것을 좀찔레(var. quelpaertensis),
턱잎의 가장자리가 거의 밋밋하고
암술대에 털이 있는 것을 제주찔레(R. luciae),

 
꽃이 붉은 색이고
턱잎의 가장자리에 톱니가 있는 것을
국경찔레(R. jaluana)라고 한다.

 

꽃말: 가족에 대한 그리움, 자매간의 사랑, 신중한 사랑...

 

 

 

 

 

 

 


청산은 나를 보고(http://blog.daum.net/jinoklee)

 

트롯 가요 베스트 1,2 - V.A. - 우리 어머니 | 음악을 들으려면 원본보기를 클릭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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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 09.06.29 15:22

    첫댓글 잘 보았습니다. 내용이 너무 길어 그만 둘까도 했는데 내가 워낙이 좋아하는 꽃이라 끝까지...

  • 09.06.29 15:53

    찔레꽃, 시골 논둑, 산, 냇가 주변 등에 흔히 볼 수 있지만, 이렇게 그림으로 보니, 정답고 향이 더 짙은 것 같습니다, 자세한 설명도 덧붙이고 좋은 글 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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