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피소드1) 당사자와의 신뢰관계
오늘 아침 출근하는데 차 밖의 뿌옇게 낀 안개인지 황사인지 한치의 앞도 알 수 없을 정도로 하늘 모양새가 답답했다.
한편으로는 불안하기도 하고 한편으로는 그래도 길이니 천천히 가면 문제가 없을꺼야, 앞의 차도 가고 있으니...
사실 10여 미터 앞도 잘 보이지 않는 길을 묵묵히 간다는 것은 참으로 위험한 행위일 것이다.
그러나 믿고 길을 따라 과감하게 액셀을 밟는 것은 아마도 길이 있으니 앞의 차도 가고 그리고 나도 갈 수 있다는 믿음에서 나오는 판단 결정이 아닐까 생각이 들었다.
그러면서 문득 예전 아이들이 어릴적 걸음마를 막 할 때 일이 생각이 났다.
어찌보면 성인이 보면 아무것도 아닌 계단을 내려오면서 무서워서 안아 달라고 울먹이는 아이의 모습이 생각이 났다.
스스로 내려가기는 너무 무섭고 겁이 나지만 아빠의 손길을 신뢰하고 아빠에 와락 뛰어서 안기는 아이의 용기(?)가 떠 올랐다. 그건 아마도 아이의 용기가 아니라 아빠에 대한 신뢰에서 비롯된 행동이 아닐까 생각이 들었다.
우리는 사회복지 현장에서 당사자와의 신뢰를 얼마나 잘 형성하고 있는가?
아니면 형식적 관계, 업무적 관계로 유지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간혹 사례자문을 요청해서 가보면 사례개입의 한계와 어려움을 호소하는 사례관리자들의 어려움을 듣곤한다. 그러나 대부분의 경우 초기 관계형성(rapport)이 잘 되지 않아 오는 어려움과 한계를 보게 된다.
당사자가 사회복지사를 신뢰하고 자신의 것을 맡길 수 있다는 것은 어떠한 기술과 치료방법보다 가장 중요한 부분이다.
겉모양을 따지며 어떤 모델을 사용했다,. 어떤 관점과 어떤 이론을 사용했다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당사자의 변화와 행복을 위한 사회복지사의 진정성 그리고 그것을 느낀 당자사의 신뢰가 있을 때 변화는 시작 될 수 있고 사회복지사가 다른 전문가와 다른 역량을 경험하게 되는 시작점이 됨을 알아야 한다.
한치 앞도 못 보는 상황에서,
어린아이가 계단을 내려가지 못하는 상황에서,
믿고 달려가고 믿고 뛰어 내리는 것 처럼
사회복지사도 당사자에게 무한 신뢰를 얻을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다.
에피소드2) 신뢰 관계란?
요즘 1주일에 한 두번씩 새벽까지 공부하는 아이들을 데리러 새벽 1시쯤 집에서 걸어서는 가기 어려운 상당 거리가 있는 스터디카페에서 공부하는 아이들을 데리러 가곤 하고 있다.
사실 대견한건 시켜서 하라고 해도못할 공부를 그 늦은 시간까지 스스로 약속을 지켜내는 아이들이 대견하다.
어제도 같은 시간에 아이들을 데리러 차를 몰고 새벽길을 달려서 갔다 왔다. 근데 가면서 문득 드는 생각이 "아니 아이들이 이 시간 자신들을 데리러 온다고 믿고 집에서 상당히 먼 거리에 있는 곳에서 이렇게 열심히 공부하다니... 그리고 이 새벽에, 아무도 아는 사람이 없는 곳에서 말이지..."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건 아마도 자신들이 자신들의 위치에서 역할(공부)을 열심히하면 분명 부모님이 데리러 오리라는 믿음(신뢰)이 있기에 맘편하게 열심히 공부를하고 있는 것이 아닐까 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건 당연한거지 라고 말하는 사람들도 있겠지만 그건 부모 자식간의 관계를 떠나서 서로에 대한 믿음과 신뢰가 근본에 있기 때문에 가능한 것이 아닐까 생각이 들었다.
사실 이 세상을 살아가는 것도 별반 다르지 않은 듯 하다.
험한 세상 속에서 자신의 역할을 자신의 위치에서 최선을 다한다는 것이 당연한 듯 하지만 여러가지 유혹과 시기와 질투 그리고 지속적으로 우리를 넘어지게 하려는 상황이 있음을 알면서도 나아갈 수 있는건 아버지 되시는 하나님께서 항상 그 시간에 나를 찾아 오시고 위로해 주시고 든든히 지켜 주실 것을 신뢰하기 때문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사회복지 현장에서 만나는 사회복지사와 당사자와의 관계도 마찬가지가 아닐까 생각이 듭니다.
당사자의 모습이 때로는 어렵고 힘들고 가능성도 희박해 보이는 상황이지만 서로 신뢰하고 함께 관계를 잘 형성에 나아갈 때 당자사의 근본적 어려움을 주체적으로 잘 해결해 나갈 수 있는 것이 아닐까 생각이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