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들은 왜 교회를 떠나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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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버스토리] 한국교회 ‘냉담자’ 실태
쉬는교우 2015년 41%…교회 성장 걸림돌 "고해성사 부담·아는 교우 없어 성당 안갈래”
새 신자는 늘어나는데 복음화율은 제자리를 맴돌고 있다.
한국천주교중앙협의회가 발표한 ‘한국천주교회통계(2007)’에 따르면 10년 전인 1997년 총인구 대비 7.7%에 지나지 않았던 신자 비율은 꾸준히 증가, 곧 10%를 넘어설 것으로 전망됐다.
하지만 통합사목연구소(소장 유경촌 신부)는 지난해 열린 ‘미래 한국사회와 가톨릭교회’ 주제 연구발표회를 통해 “쉬는 교우의 비율은 1995년 26.45%에서 2005년 37.02%로 증가했으며, 2014년 40.8%, 2015년 41.2%로 늘어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세례성사를 받은 교우들의 상당수가 ▲주일 업무와 경제적 어려움 ▲고해성사의 부담 ▲가족 내 종교 갈등 ▲교회 구성원들에게 받은 상처 ▲신앙에 대한 회의 ▲취미생활 등 여러 가지 이유로 교회를 등지고 있으며 그 수 또한 점점 증가하고 있다는 것이다.
5년간 냉담한 김모(바오로.38)씨는 “경제적 여유가 없어 그동안 바쁘게 살다보니 성당에도 나가지 못했다”며 “지금 다시 냉담을 풀고 성당에 가려 해도 고해성사도 부담스럽고 친한 교우도 없어 나가기가 꺼려진다”고 밝혔다.
교회 내 쉬는 교우의 ‘냉담문제’는 오래 전부터 제기돼 왔다. 교황 바오로 6세는 1975년에 발표한 권고 ‘현대의 복음 선교’(EVANGELII NUNTIANDI,1975) 제55항에서 “세례는 받았지만 신앙생활에는 무관심한 사람들이 많다”며 “교회는 하느님의 계시와 그리스도를 향한 신앙을 그들에게 전하기 위한 방법을 지속적으로 탐구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한 바 있다.
개인주의의 만연, 공동체 개념 상실 등 한국 사회의 변화 양상이 심화되는 한, 쉬는 교우의 증가는 어느 정도 불가피한 측면도 있다. 하지만 쉬는 교우가 차지하는 신자비율이 ‘2015년 40%를 넘어설 것이라는 주장’은 이들이 교회 성장에 큰 걸림돌로 작용할 수 있다는 우려와 함께 교회가 가져야 할 막중한 책임감을 돌아보게 한다.
수원교구가 실시한 ‘쉬는 교우대상 설문분석 결과보고서(2007)’는 “쉬는 교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교회의 양적 팽창과 함께 질적 성장에 대한 심도있는 연구가 필요하다”며 “쉬는 교우들에 대한 여러 차원의 사목적 배려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또 “다양한 가정 사목 프로그램을 활용해 신앙인 가족들이 쉬고 있는 부모, 형제, 자매들을 먼저 교회로 인도하는 방법 또한 생각해볼 수 있다”고 밝히고 있다.
냉담의 사전적 의미는 ‘사물에 흥미나 관심을 보이지 않는 상태’를 의미한다. 지금, 한국교회에 흥미나 관심을 보이지 않는 ‘쉬는 교우들’이 늘어간다.
이지연·오혜민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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