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배익천 작가가 ‘동동숲’을 가꾸며 거둔 이야기
경상남도 고성에 가면 ‘동동숲’이 있습니다. ‘동시동화나무의 숲’을 줄여서 부르는 이름입니다. 천년만년 살아갈 동시 동화 나무가 숲을 이루고 있습니다.
이 책에 실린 일곱 편의 동화는 배익천 작가가 가꾸고 있는 동동숲 이야기거나 숲에 살면서 쓴 유머와 통찰이 가득한 작품들입니다. 자연에 대한 사랑과 사람의 것이 아닌 동물들의 숲, 자연의 고마움을 느끼고 자연 앞에 겸손하며 우리 주위의 모든 것을 사랑하는 사람이 되었으면 좋겠다는 배익천 작가의 마음이 담겨 있습니다.
낮에 씹다 아무렇게나 버린 풍선껌에 먹힌 『잡아 먹힌 아이』
자연의 주인이 누군지 다시 한번 생각하게 해 주는 『털머위꽃』
아들처럼 보살핀 나무와 노부부가 주고 받는 마음 『나무 아들』
나무와 새, 풀과 꽃, 그리고 개울물과 짐승들이 함께 사는 ‘동시동화나무의 숲’을
가꾸는 작가의 이야기 『숲이 된 물고기』
당대 최고 소목장을 키운 선생님의 한 마디 『감태나무 선생님』
좋은 나무 대하기를 좋아하는 사람 대하듯 하라는 『할아버지의 나무』
남산 대나무골 대나무숲 할매 부처에 얽힌 가슴 먹먹한 이야기 『무넘이 엄마』
상세 이미지
저자 소개
배익천
1974년 한국일보 신춘문예에 동화가 당선되었고, 한국아동문학상, 이주홍아동문학상, 세종아동문학상, 대한민국문학상, 박홍근아동문학상, 방정환문학상, 소천아동문학상, 윤석중문학상을 수상했습니다. 동화집으로는 『꽃씨를 먹은 꽃게』, 『냉이꽃의 추억』, 『별을 키우는 아이』, 『내가 만난 꼬깨미』, 『잠자는 고등어』, 『오미』 등이 있습니다. 현재 동시동화나무의 숲을 가꾸면서 계간 [열린아동문학] 편집주간으로 일하고 있습니다.
책 속으로
“그래, 아무리 만병통치약이라 해도 숲길에 있는 내 땅에 내가 심은 것은 내 것이지. 고 선생 것이 아니잖소?”
할아버지가 약간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아니야, 그거 선생님 꺼 아니양. 우리 땅이양. 옛날부터 우리 땅. 선생님이 마구 들어와 살았어용. 그래서 우리도 많이 화가 났지만 하늘약을 심어 줘서 참았성. 그런데…….”
고라니 말이 무척 빨라졌습니다. 의자에서 벌떡 일어나 목에 걸쳐져 있는 남방셔츠를 펄럭이며 앞발을 쾅쾅 내리치기도 했습니다. 할아버지는 어이가 없었습니다.
--- pp.22-23 「털머위꽃」 중에서
-알고 보니 동화작가였어요. 나중에 나지막한 산 밑에 땅을 사서
거기에 조그만 집을 짓고, 뒷산을 자기 산처럼 가꾸며 살고 싶은.
“멋지네. 나도 그렇게 살고 싶어.”
게르치가 침을 흘리듯 말했습니다.
“그렇지? 그렇지? 그 아저씨 말을 들으면 누구나 그렇게 살고 싶어 해.”
--- pp.56-57 「숲이 된 물고기」 중에서
“아, 엄마!”
넋을 잃고 바라보던 무넘이는 금방 눈을 뜬 사람처럼 큰 소리로 어머니를 불렀다. 커다란 바위 속에 구름처럼 하얀 옷을 입은 사람이 가만히 앉아 있었기 때문이다.
“엄마, 언제 여기 왔어? 여기가 엄마 집이야?”
무넘이는 무릎이 깨지는 것도 모르고 바위산을 기어올랐다.
그러고는 어머니 품을 파고들 듯 하얀 옷을 입은 사람의 가슴을 파고들며 머리며 얼굴을 더듬었다.
--- pp.100-101 「무넘이 엄마」 중에서
출판사 리뷰
동동숲 이야기
이 책에 실린 일곱 편의 동화는 동동숲 이야기거나 숲에 살면서 쓴 작품들이지요.
오래전에 ‘현북스’에서 《우는 수탉과 노래하는 암탉》을 펴내고 9년 만에 펴내는 책입니다. 그때도 그랬지만 ‘듣기만 해도 가슴이 따듯해지는 동화라는 말이 너무 좋아’ 많이 많이 쓰고 싶었지만 그냥 세월만 흘려보냈습니다. 동화 쓰기보다 숲 가꾸는 일이 더 좋았기 때문이지요.
사실 나는 내 동화에 자신이 없기도 했습니다. 그래서 ‘지금도 안 읽어 주는 동화를 100년 뒤에 누가 읽어 줄까. 차라리 나무 한 그루 더 심고 가꾸는 것이 낫지’ 하고, 100년 후에 내가 심은 동백나무 붉은 꽃잎을 밟으며 즐거워하는 사람들을 생각했지요. 숲을 가꾸는 일이 쉬운 일이 아니지만 그런 생각을 하면 행복했습니다.
_작가의 말에서
출처 : 숲이 된 물고기 - 예스24 (yes24.com)
첫댓글 동동숲을 관리하느라 힘드실 텐데
재미난 소재로 동화책을 내셨어요.
저를 동화의 세계로 이끈 멋진 선배님!
행동 하나하나가 귀감입니다.
늘 그 행동에 감탄하면서도
그 인덕에 탄복하면서도
도심의 숲에 갇혀
오늘의 안위를 걱정하는 저를 반성합니다.
1974년 한국일보에 실린 신춘당선작 <달무리>
선생님 이 작품의
문장 하나하나가 가슴을 파고 듭니다.
제 책상 머리를 밝히는 불빛입니다.
"흘러가는 얼음장 위에서 놀던 아기바람이
강둑의 제비꽃 눈망울을 터뜨렸습니다."
아기바람처럼
잠자는 후배를 위해 눈망울을 터뜨려주시는 선배님!
존경하고 사랑합니다.
새책 발간을 축하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