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흘 전에 202호 최사장으로부터 에어컨의 리모콘을 찾는 저나가 왔기에 T.V부근이나 서립장 내부나 싱크대 서랍 등을 찾아보라 답하고 찾았대서 통화를 끝냈었는데 어제 오후 아기를 데리러 가는 길에 마당에서 만나 에어컨에서 물이 떨어져 바께스로 받아내고 있으니 조치해 달라는 부탁을 받고 저녁 늦게 상황을 점검하였다.
아닌게 아니라 다용도실에 짐을 잔뜩 쌓아둔 채 그 위로 물통을 올려놓고 에어컨에서 방울방울 떨어지는 물을 계속 받아내고 있는 게 불편하게 느껴져 아침부터 알아보았는데..
휘트니스클럽이 있는 우미린아파트관리소에서는 제조회사의 A/S센터에 의뢰하는 것이 가장 저렴하고 적절한 조치를 기대할 수 있으며 너무 비싸든가 오랫동안 기다리기가 답답할 때에는 인터넷에 "에어컨 향남"이라 쳐서 조회되는 일반업소를 이용하라는 안내였다.
화성 서비스센터로 문의하니 1588-8866로 신청받은 건만 서비스절차를 진행할 수있다는 답변인데 마음이 급하기에 일반업소 한 군데를 찾아 상의해 보니 배관에 관한 사항은 제조업체의 서비스센터를 이용하라며 저나를 끊었다. 101호에서 냉매를 충전할 때엔 지들이 해줬으면서...
실내기에서 배출되는 물의 배수호스를 요래조래 정리하라는 내용이 설명서에는 보이는데 어째서 각 방과 4층의 내 방에서는 배수호스 자체가 전혀 보이지 않는 걸까?
점심을 먹고 나서 제조업체의 대표저나에 서비스 신청을 하고는 다소 귀찮다는 맘으로 담배연기만 날리던 참에 폰이 울렸다. 에어컨 기사라며 집의 위치를 물더니 현재 600m 거리에 있으니 좀더 가까이 가서 다시 연락하겠노라는 얘기라 반가웠다.
이내 마당에 주차를 시키곤 다시 저나를 해왔는데 내려가서 에어컨 위치를 설명해주며 옷차림을 보니 어멈 =00=** 가슴에 "캐리어" 마크가 선명한 게 아닌가! 웬 일이냐고 물으니 A/S 접수 받고 달려왔다는 것. (디지게 빠르네~~이 부근에 출장와 있었나?)
기사와 함께 올라가 202호의 에어컨을 살펴 보았는데 염려하던 바와는 판이하게 엄청 단순한 상황이었다. (다행이다. 무지무지 다행스러운 일이다.) 원래 배수호스를 에어컨을 부착한 벽면 뒤편의 다용도실 바닥으로 늘어 뜨려 하수관을 통해 배출토록 설치해 두었는데 오랜 세월이 흐르면서 호스가 삭아서 잘려나가 버린 상태로 세입자가 빠뀌어 가며 사용하다 보니 실내기의 끄트머리께에만 호스의 잔해가 남아있는 상태로서 그곳에 새로운 호스를 잇고 바닥에 늘어뜨리기만 하면 되는..엄청 쉬운 작업이었던 것이다. 6~7년이나 끄덕없이 작동하던 냉매가 즐어들었을리는 엄꼬.. 호스를 잇고 물을 부어 배수를 확인한 뒤에 에어컨을 가동시켜 보니 냉방 성능에 이상이 느껴지지 않아서 그걸로 수리 완료~! <에어컨에 직접 호스를 연결하지 않고 낡은 호스에 덧댄 후에 실리콘을고 때우는 작업이 다소 부실하게 여겨지긴 하지만 어차피 이런 불량 호스는 2년 정도 밖에 견디지 못한다니 굳이 기계를 뜯어 배출구에 직접 연결하라고 요구할 것까진 없지 않겠는가 싶다.>
호스를 구하여 내 손으로 하면 마넌 이내로 각 방의 에어컨을 정리할 수 있을 정도로 쉬운 작업이지만 출장비 포함하여 사마넌을 주면서도 아깝다는 느낌이 들지 않는 것은 그만큼 이번의 수리가 어려울 것이라고 예상한 끝이라서일 것이다.
벽걸이 에어컨 4대를 같은 날에 설치하면서 충분한 설명을 듣고 작업하는 기사들을 지켜봤을 터인데도 이처럼 기억이 나지 않고 뭔가가 고장났다 하면 덜컥 염려부터 하게 되는 건 아마도 내가 그만큼 나이 들어 기억력이 희미해지면서 자자분한 일, 특히 건물 세놓고 수리하는 등의 잡무관리에 관여하기를 꺼리는 습관 탓일 거다.
이제 202호와 203호의 배수호스를 갈아 끼웠으니 나머지 방에 같은 현상이 발생한다면 쉽고 간단하게 내 손으로 정리할 수 있으리라. 내 손으로 하게 되면 질 좋고 내구성 있는 호스로 갈아 달아서 오래도록 탈없이 쓸 수 있게 조치하리라 맘먹었지만 하도 세입자가 바뀌고 별 불편이 없으면 집주인과 상의 없이 뜯어내기도 하고 갈아 치우기도 하면서 지내는 게 인지상정이니 무슨 경우를 당하든지 그러려니하면서 나름대로 그때그때 응급조치를 해 나가면 그만이것지.
멀리 만주의 지린성으로 부터 유치원 댕기는 손녀를 데리고 한국의 촌구석까지 날아오신 최사장의 모친께서 아무쪼록 여기 머무시는 동안 몸 편하고 맘 편하게 지내시기를 바란다. 요담에 학교 댕기는 손녀까지 오게 되면 202호가 시끌벅적허것지? 자고로 사람 사는 집에는 사람이 모여야 사는 맛이 난다 했으니 비록 방 한 칸이 아직도 비어있는 싱태이긴 하지만 이런 과정을 거치며 함께 지내기 편한 사람들로 몽땅 채워지는 날이 오게 될지도 모를 일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