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릴러인가? 어 허미현님도 나오네. 뒤에서 어두운 표정인걸 보니 뭔가 당하는 인물일까? 포스터에서도 미모는 빛을 잃지 않는군. 별의별 생각을 다했다. 궁금해서 명한샘에게 물어도 봤다.
"스릴러 인가요?'
"어허허 (그 특유의 의미없는 웃음소리를 내며) 스릴러는 아닌데......"
허걱 말을 왜 흐릴까..
그리고 극을 보게 되는 당일이 되었다.
여전한 지하 소극장 고유의 냄새가 날 또 여전히 설레게 했다.
연습하러 드나들때는 느끼지 않는 그 셀렘. 오롯이 관객이 되었을때에만 난 그 냄새에 흥분한다. 오래전 기억속 무용실의 땀냄새가 같이 엮여서 인가보다.
여하튼 각설하시고,
두둥 두둥!!,
<옐로우 멜로디>는 아....너무 재밌었다.
딱히 어떻게 말해야 좋을까.
<그것은 목탁구멍속의 작은 어둠이었습니다>와 <에쿠우스>를 보았을때 그 느낌이었다.
'전율' 이었다.
배우들의 몰아치는 연기에 그만 넋이 나가 버렸다.(옥희 선생님 제 넋 언제 돌려 주실건가요?)
팽팽한 감정선 위에 나도 같이 서버렸다.
햄릿 시작 부분에서는 손을 뻗으면 닿을것 같았는데 어느순간 무대앞에 하나의 스크린이 생겨 버렸다.
난 연극을 볼때 몰입이 되어버리면 어느순간 배우와 관객사이에 닿을수 없는 스크린이 생기는 느낌이 든다. 영화처럼 현실감각이 살아지고 눈앞에는 그저 하나의 극이 살아서 움직일 뿐이다. 나는 결코 그곳에 닿을 수 없다. 나와는 다른 영역이다.
이런 느낌 실로 오랜만이었다.
사실, 극의 내용은 좀 평범했다.
액자와 액자가 나열되고, 배우들의 삶도 보여준다. 배우들의 삶이 잘 표현되었다고 보기는 힘들다. 누구나 예상할수 있는 연극배우들의 애환이 평범했다.
그런데 '잘자요 엄마'와 <옐로우 멜로디>는 수평선상에서 같은 내용으로 잘 이루어 졌다.
엄마와 딸의 비극적 갈등상황인 <옐로우 멜로디>와 극단적으로 묘사하긴 했지만 '잘자요 엄마'의 갈등은 어찌보면 어느 모녀지간에서도 존재하는 평범한 갈등이다. 이런한 갈등이 보기 좋게 걷고있다.
엄마와 딸. 혹은 부모와 자식.
부모는 자식을 소유물로 여기기에 낳는것도 버리는것도 주체가 된다. 자식은 그런 부모의 소유욕에 질려 반항심을 갖는다.
하지만 서로가 서로를 이해하려 들지는 않는다. 늘 곁에 있으니 그들의 갈등은 최고조이기 보다 그저 일상인 것이다.
여자로서의 고통과 어미로서의 미안한 신정혜의 갈등과 엄마에게 두번이나 버려졌던 다정의 광기가 관객을 울렸다 웃겼다 소름돕게 했다 별의별 감정을 다 잡아 끌어낸다.
그래서 극이 끝나고 난 뒤 폭풍같은 감정이 밀려왔다. 정리가 잘 안됐다.
그리고 유리역 배우의 발랄한 연기에 잘생긴 남자분들까지 .. 생일상 받은 기분이었어요
그래서 다시 한번 봤다.
감정은 좀 잔잔해져왔다.
그리고 다시금 보이기 시작했다.
햄릿
관객속에 앉아서 대사치는 다정
황금사과 즉흥극
신정혜의 발이 돌아가는 순간
잘자요 엄마 연습 장면의 팽팽한 여배우들의 감정선
독특했던 잘자요 엄마의 방문
하나하나가 눈에 들어왔다.
아...정말 재밌게 봤습니다.
세번을 보아도, 네번을 보아도 전율이 올것 같아요.
개인적인 감정을 하나만 더 얘기하자면,
옥희선생님의 목소리이다.
목소리자체에 약간의 떨림이 있다.
감정을 쏟아 낼 때도, 고요한 상태일때도, 술에 취했을때도 분명 내귀는 들었다.
떨림의 목소리.
뭐랄까. 단순하게 멋있다라고 표현하면 경박하다.
음.. 그 떨림 자체에 느낌이 있고 감정이 있다.
미세한 그 목소리가 귀의 어딘가를 건드리는것만 같다. 그래서 선생님이 대사를 칠 때마다 그 떨림의 미세한 파동이 심장을 콕콕 찌른다.
나도 그렇게 말하고 싶다.. 허스키한 내 목소리는 갖다 버려^^
그래서 나 극이 끝나고 김배우님을 꼭 안아버렸다.
진정으로 저 팬됐어요.
앞으로도 계속해서 작품해주시길 바랍니다.
p.s. 끝난 극이어도 혹시나 몰라서 스포일러 성 내용은 자진삭제하고
올리는데 몇군데 가 좀 걸리네요. 혹시나 문제되면 바로 수정할
게요. ^^
첫댓글 누군가했네ㅋ 언니였구나^^
누군가 했는데..ㅋ감사합니다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