몽중루의 내설악 백담계곡 탐방로 걷기
설악산을 오갈 때면, 특히 내설악(內雪岳)을 오갈 때면 영실천의 아름다운 산수 풍광에 깊이 빠지곤 했다. 이곳 백담사의 전설에 의하면
설악 대청봉을 내린 물이 영실천을 이루며 흘러 100번째 담이 있는 곳에 절을 지었다 하여 백담사(百潭寺) 이름의 유래가 되었다 전한
다. 그런데 수 없이 오가던 백담사계곡 산행길에도 지금껏 백담계곡 입구에서 백담사까지는 한 번 도 걸어보지 못했다. 이 구간 하천 기
슭은 가파르고 험해 산책로를 내지 못하고 대신 강기슭으로 도로를 내어 차편으로만 다닐 수 있게 되어있어서다. 물론 차도로 걸어갈 수
는 있지만 도로가 좁고 차가 지날 때는 위험해서 거의 대부분 사람들은 차편으로 백담사까지 왕복을 하고, 지금도 그렇다. 그런 백담계
곡에 지난 2023년 말부터 도로가에 잇대어 산책 데크를 놓아 걸을 수 있게 되었다. 지난 일요일 산우들과 함께 이 길을 걸어보았다.
아침 10시, 인제 북면 용대리 백담계곡 입구는 벌써 경향 각지에서 온 사람들로 성시를 이루고 있었다. 설악의 높은 뫼에 아침 해가 늦는
곳, 산 위로 막 솟은 햇살이 푸른 하늘에서 눈부시게 쏟아져 내리고 있었다. 백담계곡 길은 백담관광안내소 옆 내가평교를 건너면서부터
시작되었다. 용대리 내가평과 백담사를 오가는 셔틀버스는 쉴 사이 없이 바삐 다녀도 데크 산책길은 걷기에 아주 편했다. 대부분의 길은
우거진 천연숲 사이로 이어지고, 간간이 하천 가에 붙어 지나는 길에서는 계곡의 맑고 시원한 물길을 그대로 볼 수 있었다. 하상 암반을
흐르는 물은 세차며 희고, 크고 작은 담(潭)들은 에메랄드빛으로, 더러는 잉크빛으로 깊은 소(沼) 임을 말해주고 있었다. 전하는 바에 의
하면 두태소. 은선소. 영산담. 청룡담 등 여러 명소(名沼)들이 있다고 전하나 걷는 내내 안내판이 없어 보고도 알 수 없음이 안타까울 뿐
이었다. 더구나 수렴동 계곡은 깊어 가까이 접근할 수가 없어 청룡담은 근처도 못 가 보았지만 그렇게 6km의 백담계곡을 걸었다.
백담사를 찾았다. 서기 647년 신라 진덕여왕 원년에 자장율사가 창건한 절이라 전한다. 수많은 운수납자가 찾는 곳, 당우(堂宇)만 해도
32 개가 넘는 대찰이며, 일찍이 만해 한용운(1789~1944) 선생이 입산수도하여 깨달음을 얻어 불교유신에 앞장서고 민족독립운동을
한 절로 유명하다. 그의 대표작 '님의 침묵'을 발표한 곳이라 그의 시비도 이곳에 세워져 있었다. 불자가 아닌 일반사람들에게도 백담사
는 절 앞 넓은 영실천 하천은 강돌로 쌓은 천탑동으로 유명한 곳이다. 어는 선사는 "백담사 절 앞 하천변에는 여러 사람들이 갖가지 모
양의 돌탑을 쌓는데(百潭川邊千塔洞), / 사람마다 쌓는 정성도 똑같고 탑재도 하나같이 모두 강돌들이다(各人各樣塔心同).ㅡ ㅡ " 이
란 시를 남겼다. 한 햇 동안 쌍은 탑 해마다 한여름 폭우 따마다 다 넘어져도, 어느새 이곳엔 수많은 돌탑들이 또다시 쌓아진다. 많은 사
람들의 천탑동의 기원들이 모두 다 이뤄지기를 기원해 보았다.
평소 내설악을 백담계곡을 오갈 적에 대청봉에서 가야동계곡. 수렴동계곡. 백담계곡으로 이어지는 영실천의 소와 담의 숫자가 몇 개인
지 궁금할 때가 있었다. 백담사 절까지 100개의 담이 있으니 백담사에서 용대 2리 내가평까지의 숫자만 알면 될터. 그러나 그 길을 걸으
면서도 셀 수 없었다. 곳곳의 아름다운 풍광에 취하다 보니 어느새 6km의 트랙이 끝나버렸다. 분명 세속의 풍광이지만 피안의 세계인
경치에 몰입되어 귓불을 때리는 매미들의 요란스러운 합주조차 시끄러운 줄 몰랐다.
촬영, 2025, 08, 10.
▼인제군 북면 용대리, 백담관광안내소 - 1
▼백담계곡 트레킹 지도
▼ 인제군 북면 용대리, 백담관광안내소 - 2
▼백담계곡 첫 번 째 다리, 내가평교
▼내가평교 아래 백담 계곡 첫 번째 옥담
▼백담탐방지원센터 백담분소 앞
▼백담계곡 테크
▼백담계곡 두태소와 기암 - 1
▼ 백담계곡 두태소와 기암 - 2
▼백담계곡과 옥담들
▼백담계곡 두 번째 다리, 수교
▼백담계곡 해우소
▼해우소 앞 이정목
▼백담계곡 세 번째 다리인 강교(江橋)
▼강교 위 병풍바위
▼흔들 다리
▼거북바위
▼ 수렴동 계곡 언덕길 / 이 구간은 아직 데크가 넣여있지 않음
▼쉬땅나무 꽃
▼수렴동계곡 - 1
▼ 수렴동계곡 - 2
▼수렴동 계곡 윗길
▼백담계곡 네 번째 다리 '원교'
▼원교에서 바라본 백담사 입구
▼때 이른 화살나무 단풍
▼백담사 셔틀버스 정류장
▼내설악 백담사
▼백담사
▼금강문
▼극락보전
▼백담사 다원과 야광나무
▼ 설악무산 스님의 시비
▼ 백담사 앞 천탑동(千塔洞) - 1
▼백담사 앞 천탑동(千塔洞) - 2
▼ 만해 한용운 시비 - 1
▼ 만해 한용운 시비 - 2 / 님의 침묵
▼필자의 백담 계곡 걷기 기념
첫댓글
지난 주말 용대리에서 백담사까지 트레킹 하셨군요.
사진 보니 트레킹 길 잘 설치해 놓았네요.
저는 오래전 집사람과 연예시절 여름휴가로
남교리 ~ 십이 선녀탕 계곡 ~대승령(1박) ~흑석동 계곡 ~백담사~용대리까지
트레킹 한 적이 기억나는군요.
수고 많으셨습니다.
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