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토요일인 3월 27일 고양 올레길을 다녀왔습니다.
흐린 날씨와 바람을 동반한 꽃샘추위가 예보된 날이라 sophee님 걱정이 돼 아침일찍 확인 전화하셨지만 한겨울 눈보라 속에서도 산행을 마다않던 제가 이 정도로 취소할 리가 있겠습니까? ㅎㅎ
집 대문에서 도보로 10분도 안 걸리는 화정역으로 나서니 날은 비록 흐렸지만 생각보다 그리 춥지 않고 바람도 잔잔한 편이었습니다.
늦추위가 끝까지 기승을 부린 올 겨울이었지만 우리 아파트 단지 내 산수유나무는 이렇듯 노란 꽃을 마악 피우기 시작했습니다. 뒤에 보이는 SAVE ZONE 건물 있는 곳이 바로 화정역입니다. 그야말로 코앞이지요? ^^*
지금 화정역으로 걸어오는 중이라고 자연인님으로부터 전화 오고 우리 사오모 산행에 첫 동참하시는 sophee님은 수색역과 DMC역을 혼동, 헤매다 이제 전철 탔으니 18분 늦으실 거라 전화가 옵니다.
아마도 약간의 길치 체질이신 듯.ㅎㅎ
자연인님 등장 후 한 10분 되었을 때 출입구 계단을 올라 오시는 민재님.첨 만나는데도 서로가 한 눈에 딱 알아보니 그 것 참 신기한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sophee님 18분도 더 지난 20여분 만에 드뎌 나타나시고 이제 지난 번 올레길 걷기에 홀로 화정까지 오셨다는 은하스님만 오심되는데 전화도 없으시네요.
아마도 못 오시는 모양이다 판단하고 10시 25분쯤 화정역을 출발, 고양 올레길 걷기에 오릅니다.
시가지를 따라 제가 산행을 가지 않는 휴일날이면 어김없이 찿는 국사봉을 향해 갑니다.
일산에 사시는 민재님은 국사봉 얘기는 들었지만 이렇게 호젓하고 좋은 줄은 몰랐다며 오늘의 코스에 만족해 하시는 눈치.
등산화 대신 운동화를 신고 오신 sophee님은 왜 올레길에 경사길까지 있냐며 투정아닌 투정을 하시고.ㅎㅎ
자연인님 누구와 통화 중이실까요?
국사봉은 참 다양한 코스가 있는데 오늘은 원당역까지 가는 경로로만 이용을 하는 터라 가장 빠른 길을 따라 갑니다.
잠시 후 약수터와 운동시설이 있는 곳에서 첫 번째 휴식을 취하는데 그 와중에도 자연인님과 sophee님 휴대전화 하시기 바쁘십니당.
국사봉을 지나서는 원당역 뒷길을 이용, 배다리 박물관을 향해 갑니다.
배다리 박물관은 고양시에서 5대째 양조업을 이어오고 있는 배다리 술도가(현 고양탁주 합동 제조장) 의 사설 술 박물관으로 2층에는 술과 관련된 두 개의 자료전시실, 1층은 시음장이 있는 곳인데 이 집 막걸리와 전통 방식의 소주는 그 맛이 일품인데 박정희 대통령 시절 16년간 청와대에 납품되었을 뿐아니라 정주영 현대 명예회장을 통해 북한의 김정일 위원장에게까지 선물로 전해졌으니 그야말로 아주 유명한 술입니다.
이때 오늘 못 오시는 줄 알았던 은하스님 지금 화정역인데 아무도 없다며 어디 있냐고 전화가 오네요.
늦으면 늦는다고 전화좀 주시지 그랬더니 은하스님 11시에 만나는 줄 알았고 딴에는 10분 이른 10시 50분에 도착했으니 늦는다 전화할 이유가 없었다고 하시네요.
웃어야 할 지 울어야 할 지.ㅎㅎ
원당역까지 한 정거장 전철로 되돌아오신 은하스님까지 합류하므로 인해 오늘의 고양 올레길 걷기는 훈장, 자연인, sophee, 민재, 은하스 이렇게 5인 완편 팀을 이룹니다.
은하스님 왜 하필이면 은하수도 아니고 닉네임이 은하스냐 물었더니 은하수는 아무래도 여자에게나 어울릴 듯 해서 과감하게 한 획을 떼냈다고 간단한 답을 하십니다. ㅎㅎ
배다리 박물관에서 전시물들을 구경하고 막걸리 2통을 구입 후 다시 길을 출발, 원당 주공 아파트 쪽의 교외선 원능역 철길을 지나 드뎌 호젓한 산길로 접어듭니다.
밀양박씨 선산을 돌아 외곽순환도로 위 over bridge를 지나 탄약대대 접근로에 이르니 시간이 어느덧 12시 30분 벌써 두 시간 이상 걸었습니다.
왼쪽부터 민재, sophee, 자연인님
배도 고프고 해서 이쯤에서 점심식사를 하기로 합니다.
지나는 사람을 찾아볼 수 없는 호젓한 산길에서 자연인님 버너를 꺼내 화재에 문제없도록 깔판 위에다 안전하게 설치해서 라면을 끓이십니다.
라면이 끓는 동안 아까 배다리 박물관에서 사온 막걸리 맛을 보는데 모두들 이구동성으로 막걸리 맛 정말 끝내준다 하시더라는.
자연인님은 그 간 서울막걸리가 최고인 줄 알았는데 그 게 아니라는 걸 인정한다고 하시고요.ㅎㅎ
맨 좌측 민재님 그 다음이 은하스님
조금은 싸늘한 날씨 탓에 뜨끈뜨끈한 감자라면 맛은 그야말로 둘이 먹다 한 사람 죽어도 모를 지경입니다.
sophee님 가라사대 ‘예전 산행 사진 보면 계곡에서 일명 알탕을 즐기는 사람들 혹은 버너를 피워 음식을 끓여 먹는 사람들 몰상식하다 여겼는데 오늘 라면 맛을 보니 이해가 간다’ 고 하시는군요.은하스님이 라면 국물을 따라주시니 sophee님 표정이 아주 므흣하시지용? ㅎㅎ
점심 식사 후 탄약대대로 이르는 호젓한 길을 따라 걸어가는데 길가의 자작나무로 인해 분위기가 더욱 운치 있습니다.
공양왕릉 앞에서 은하스님
탄약대대 정문 바로 앞에서 우측 산길로 접어들어 고려 마지막 왕인 공양왕릉에 도착합니다.
이 일대가 식사동인데 조선에 의해 고려가 망하고 폐위된 공양왕은 이 곳에 잠시 머물며 몸을 숨겼는데 인근 사찰에서 몰래 왕께 밥을 제공했다해서 食寺洞이란 지명이 되었다는군요.
망한 왕조의 폐왕은 끝내 연못에 빠져 죽는데 삽살개가 계속 짖어대 사람들이 이 사실을 알게 되었다는데 지금도 남아 있는 연못을 보며 공양왕의 비참한 최후를 생각하니 잠시 마음이 짠해집니다.
공양왕릉을 지나 능선 길을 따라 가는 중에 자연인님과 민재님
왕릉은 아니지만 그래도 제법 벼슬에 올랐던 분의 묘인 모양입니다.
공양왕릉 뒷 편으로 올라 능선 길을 따라 걷는데 여기 저기 벙커 등 군 시설이 눈에 뜨이고 길은 더욱 호젓해진다.
아마도 이 능선 길에 우리 5명 밖에 없는 듯 싶군요.
벙커를 만들고 그 위에 뗏장을 덮었을 텐데 바람에 날려온 나무가 이렇게 컸으니 이 벙커를 만든 것이 최소한 30년 이상은 되지 않았을까요?
세월의 무상함이 느껴집니다.
능선 길을 따라 가다 보면 자칫 지나치기 쉽상일 듯한 우측으로 난 소로 길이 있는데 다행히 놓치지 않고 그 길로 접어듭니다.
마을이 나타나는데 이 곳이 바로 사리현동.
원래 계획은 여기서 일산 쪽으로 한참을 더 가 고봉동 주민센터까지 가려 했는데 시간이 벌써 3시가 넘고 10km이상을 걸어온 터라 모두들 피곤한 기색.
그래서 오늘은 이쯤에서 올레길 걷기를 마치기로 하고 마을을 관통하는 도로를 따라 버스 다니는 큰 길까지 걸어 나가기로 합니다.
그러나 그 길도 거리가 만만치 않습니다. 하지만 오랜만에 보는 정겨운 시골 마을 풍경에 모두들 힘든 줄도 모르고 오히려 즐기며 걸으니 어느새 버스 정류장.
이 곳에서 민재님은 일산의 집에 들러 친구들과의 약속 장소인 서대문으로 가신다며 버스를 타시고 나머지 4사람은 서울 쪽으로 나가는 버스에 오릅니다.
버스 안에서 오늘의 올레길 걷기를 되돌아 보니 이렇게 호젓한 길을 맘 편하게 걸어 보는 것이 얼마나 행복한 일인가 새삼 느끼게 됩니다. 매일매일 매연이 날리고 차들로 북적대는 길을 걷는 우리들에게 오늘같이 공기 좋고 한적한 길을 걷는다는 것 그 자체가 바로 명상이 아닐까 싶습니다.
조만간 봄꽃들이 화려한 자태를 나투게 될 터인데 그 때는 지금보다 더 아름다운 모습일 것입니다. 그 때쯤 회원님들과 함께 고양 올레길을 꼭 한번 다시 걷고 싶습니다.
제가 공지하면 회원님들 많이 참석하셔서 한번쯤 꼭 좋은 경험해 보시길 바랍니다.^^*
첫댓글 울 훈장님은 고자질쟁이 제가 약속시간에 늦는 일은 쪼금 보태면 십년에 한 번 있을까말까 한 일인데 심지어 20분 지각이란 저에게는 엄청 낯선 경험이었답니다. 마치 연아의 낯선 은메처럼요. 암튼 6호선 수색역 이름이 디지털미디어시티역으로 바뀐 줄 몰랐기에 저지른 실수였는데, 좀 덮어주시지... 전 DMC역이 전에 공연 많이 하셨던 그 DMC 건물 근처인줄 알았었다는. 글고 계곡 알탕과 등산 취사건도 정이 말씀드리자면, 보기에 좀 그렇더라.. 내지는 안 좋아보이더라 정도였지, ㅁㅅㅅ이라는 단어는 쓴 기억이 전혀 없다는. 자연인님이 증인 좀 서시라요
엉아 부르셨습니까 저 모르는 일입니당
근데 sophee님 아직도 경의선 전철역엔 수색역이 있다는 건 아시는지요 좀 헷갈리긴 합니당. 맞아요 지금 생각해보니 sophee님이 ㅁㅅㅅ이란 말씀을 하신 적은 없네요. 암튼 버너에 끓여 먹는 라면 맛은 일품이었지요 글고 그 곳은 화재의 위험도 없는 아스팔트길 바로 옆이었지요.
암튼, 어쩌다보니 저 빼곤 모두 남자분들... 게다가 훈장님, 자연인님, 민재님은 보시다시피 한 기럭지들 하시니 제가 어땠을 지 짐작이 가시죠 제가 처질까봐 후방을 맡아주신 민재님께 이자리를 빌려 감사하다는 말씀 드리구요, 그정도에서 끊어주신 훈장님께도 감사드려요. 초행이라 좀 힘들었지만, 날씨가 좋아지고 주변환경이 녹색으로 변했을 때 한 번 더 가면 그때는 잘 따라갈 것도 같네요.
많은 남자분들사이에 홍일점 좋으셨겟읍니다
사실 그날 제가 앞선 걸음을 했지요 평소 산행이든 트래킹이든 몸에밴 습관탓도 있겠지만 그래도 이정도는 되야 운동효과가 있기에...
모든일이 그러하겠지만 시작이 문제이지 할 수록 힘이 덜 들게 됩니다 나중에는 하지 않으면 온 몸이 근질거리게 될거라는
홍일점이요 이래저래 절대 사양함다 평소 산행을 할 때도 운동 효과보다는 친구들끼리 놀며놀며 걸어버릇해서 저 때문에 마이 답답하셨을 거라는.
암튼 홍일점이란 거 해보기가 쉽지는 않은 거 아닙니까요 그러게 sophee님도 토요일 노닥거리는 과천 휴양림은 얼굴만 내미시고 사오모 산행에서 살살 체력훈련 해보시라는.
산에 맨발로 오르시는 자연인님은 올레길 걷기위해 등산화까정 신으시고... 김준황님과 자연인님의 버너를 각자 항개씩 갖추면 웬만한 식사는 충분할 듯 하네요.
그렇지않아도 그날 벗을까 말까 마이도 망설였지요 다음 기회에는 맨말로 걷기엔 안성맞춤
고양 올레길 걷기는 사실 메이디님이 앞장 서셔야 할 낀데. 암튼 다음에는 꼭 함께 가도록 하자고요.
파릇파릇 새싹 돋고 봄 화려한 자태 뽐내는 그 날에는 시간 맞아 나도 고양올레길 함 걸어봤으면.... 올레길 욜렛아짐 없어도
미 투
올레길이 욜렛길이 될 그 날을 기둘려 봅니당.
라면 드시는 모습..보기만 해도 군침 돈나는
언제 기회되면 나나님도 함께 했으면 좋겠어요 저 라면이 라면이 아이고 일명 영양많고 졸긴 졸긴한 감자라면 입니당
nana님도 함께 하면 정말 좋을텐데 요즘 넘 바쁘시다니. 어쨌든간에피는 봄날에 한번 뵈어야지요.
아 보입니다 홍일점으로 보디가드4명 세우신것같은 소피님 부럽구요 ..라면도 무쟈게 맛잇어 보입니당탁월한 선택
훈장님의 욜렛길 걷기
에고 부럽긴요, 감기기운 있어서 못 오신 들님은 안 오시길 정말 잘하신 거라는. 근데 덕분에 () 홍일점 된 저는 집에 와서 4시간 정도 초주검...
전 아침에 일어나니 우리동네 바람쌩쌩불고 날씨도 차갑고 그래서 나아가던 감기 덧칠까봐 무서워서 포기했어요. 핸폰하니 훈장님 잘 생각하셨다고 푹 잘 쉬시라꼬...
sophee님 고생하셨네요. 전 이젠 초주검 되는 거 무서버요
마담올리브님도 중동터미널 버스로 혹은 영등포역에 오셔서 1082번 타심 먼 거리 아니오니 언제 함 기회 만들어 보시지요.
언제나 트래킹 은 즐거웁죠!~ㅎ~ 훈장님 !~그리구 함께하신 모든분들 감사 했읍니다. ^^*
은하스님 함께 걷게 되어 참왔습니다. 앞으로 산행이나 올레길 걷기에서 자주 뵙길요.
일산에 17년째살면서 그런 길이 있다길래 따라나섰지요. 모르던 길, 역사를 많이 알게 된 참 좋은 날이었습니다. 다른 분들은 이런저런 준비도 많이 해오셨던데 전 김밥 두줄에 방울토마토 몇알갱이로 때웠습니다^^~
현재 고양 올레길이 8코스가 있다니 순차적으로 한바퀴씩 함께 돌아 보시자구요. 젊잖으신 민재님 그 날 함께 할 수 있어 정말왔습니다.
보기가 너무 좋군요..
담 번엔 베니스님도 꼬옥 참석하시길요. 아드님 기숙사에서 나온다카면 그 담 주에 나오라 카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