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론) 영랑호 부교 철거, 여론이 법을 대신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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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악투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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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10월 6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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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랑호 부교 논란을 보면서 가장 답답한 것은 사람들이 이 시설의 출발점을 자꾸 잊고 있다는 것이다.
부교는 처음부터 아무런 문제가 없었던 시설이 아니다. 설치 과정에서 절차적 위법성 논란이 제기됐고 시민·환경단체의 주민소송으로 법정에 섰다. 결국 법원은 환경영향조사를 거쳐 2024년 부교 철거를 골자로 한 강제조정 결정을 내렸다.
그런데 지금 와서 “시민들이 많이 이용한다”, “관광명소가 됐다”, “철거하면 혈세 낭비”라는 이유로 철거를 다시 흔드는 움직임이 나오고 있다.
묻지 않을 수 없다.
법적 다툼까지 거쳐 철거 결정이 내려진 시설을 시민 여론이 좋다는 이유만으로 그대로 둘 수 있는가.
더욱 답답한 것은 행정의 태도다.
처음에는 행정이 필요하다고 판단해 설치했다. 문제가 제기되자 법정 다툼으로 갔고, 결국 법원의 결정까지 나왔다. 속초시의회는 지난 8월 철거비 7억원도 의결했다.
그렇다면 이제 행정이 해야 할 일은 분명하다. 철거 절차를 이행하고 영랑호 생태복원에 나서는 것이다.
부교를 좋아하고 계속 이용하고 싶다는 시민들의 의견도 존중해야 한다. 그러나 그것이 이미 내려진 법원의 판단과 행정절차를 다시 원점으로 돌리는 근거가 될 수는 없다.
최근 소셜미디어 등을 통해 주민투표나 별도의 공론화 절차를 거쳐야 한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시민의 의견을 듣는 것 자체가 문제가 아니라, 법원의 결정이 내려진 사안을 다시 여론으로 뒤집으려는 방식이 되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법적 판단을 받은 사안을 여론으로 뒤집으려는 것은 반민주적이고 시민적 공감대를 얻을 수 없다.
잘못된 행정이었다면 바로잡는 것이 행정의 책임이다.이미 많은 돈이 들어갔다는 이유로 잘못된 사업을 계속 유지해야 한다면, 그것은 책임을 묻는 것이 아니라 잘못을 연장하는 일이 될 수 있다.
영랑호 부교 문제의 본질은 부교가 관광명소냐 아니냐가 아니다.
법과 절차를 지켜야 할 행정이 스스로 만든 시설의 문제를 어떻게 책임질 것인가의 문제다.
이제 여론전이 법의 자리를 대신해서는 안 된다.
법원의 결정은 법원의 결정대로 이행하고, 행정의 잘못은 행정의 책임으로 바로잡아야 한다.
그것이 법치행정이고, 시민을 존중하는 가장 기본적인 태도다.
설악투데이 특별취재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