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트 3국 기행문
작성자 : 문ㅊㄹ(중3여)
여행 갈 생각에 설레었던 때가 엊그제 같은데 벌써 여행을 마무리 짓고 기행문을 쓰고 있다는 게 참 기분이 묘하다. 이번 여행도 정말 최고였다. 발트 3국을 여행하며, 정말 새로운 즐거움을 많이 느꼈다. 한국에서는 느낄 수 없는 그런 거 말이다. 마치 꿈 같은 여행이었다. 단순히 비유적인 표현이 아니라, 여행이 끝난 후 집에 돌아와 내 방 침대에 누우니 여행 동안 있었던 일들은 마치 현실이 아닌 꿈이었던 것처럼 느껴졌다.
우리의 목적지까지 가는 과정은 생각보다 험난했다. 경유해서 가는건 처음이었는데, 그런만큼 번거롭긴 해도 나름 재미있었다. 헝가리 부다페스트의 공항에서 탄산수가 아닌 물을 찾기 위해 고군분투 했던 건 아직도 기억에 남는다. 유럽은 무슨 탄산수를 그렇게 좋아하는지, 앞으로 발트 3국에 가서도 탄산수와 일반 물을 열심히 구별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게 비행기를 두 번이나 더 갈아타고 숙소에 도착했을 땐 그냥 지쳐 잠들었던 것 같다. 이렇게 시작은 좀 힘들었지만 그 뒤론 온통 재미있는 일이 가득했다. 아, 재미있었다고 힘이 안 들었다는 것은 아니다..
탈린에서는 제일 열심히 관광을 했다. 성당이랑 교회도 엄청 갔고, 박물관도 많이 갔다. 성 올라프 교회에서 전망대를 올랐었는데, 그건 진짜 고역이었다. 그만큼의 계단을 처음 올라 본 것은 아니었지만, 계단이 둥글게 되어있어 계속 돌아야 하다보니 더 힘들었던 것 같다. 근데 당당썜께는 죄송하지만..ㅋㅋ 난 그런 데보다는 세 번이나 갔던 뷔페가 더 기억에 남는다. 음식이 내 취향은 아니었지만 그 건물의 상점을 쭉 도는 일이 너무 재미있었다. 거기서 다 같이 물총도 사고,노 트도 구경하고.. 특히 1층에 있던 미니소는 정말 최고였다. 벽 한 면이 다 인형으로 채워져 있었는데 그 많은 인형들을 보고있으니 기분이 아주 좋았다. 탈린의 구시가지를 보는 맛도 좋았다. 비루게이트 광장을 돌다가 동전을 납작하게 해주는 기계가 있어 좋은 기념품을 얻었다.
탈린에서 4일동안 지낸 후, 우리는 파르누로 옮겨갔다. 난 그곳 숙소가 너무 좋았다. 독채라니!! 거기에 쌤들만 제외한 우리 일행들만 한 건물...? 이건 밤늦게까지 놀 수 있는 절호의 기회였다. 그 얘기를 듣고 진짜 놀 궁리를 먼저 한 것 같다. 그 날 해변에도 갔는데 바다 색이 이상해서 조금 실망했던 기억이 난다. 근데 워터파크가 바로 옆에 떡하니 있는거다. 그래서 바다 수영 안하는 대신 다음 날 워터파크에 가게 돼서 오히려 좋았다. 우린 파르누에서 정말 원없이 놀았다. 베개 싸움은 뭐 말할 것도 없고, 아이엠 그라운드에 라이어 게임에 마피아에 세글자 게임까지 야무지게 했다. 그래서 난 오히려 폰 단식 하는게 좋았다. 아무래도 다들 심심해 하다보니 당연하게도 같이 노는 시간이 늘었고, 그때 부쩍 다들 친해져서 더 재미있어졌다. 워터파크에서도 너무 재미있었는데, 래쉬가드를 입어 슬라이드를 제대로 못 탄 게 아직도 한이다. 그래도 물총 싸움도 하고 따뜻한 물에서 온천도 하고.. 무척 즐거웠다.
그 후에는 라트비아로 옮겨갔다. 난 아직도 라트비아가 제일 좋다. 그곳은 길거리에서 악기 연주 하시는 분들이 참 많다. 그래서 거리가 늘 음악으로 꽉 차 있다. 그게 너무 좋았다.
라트비아 숙소 역시 무척 좋았다. 독채는 아니어도 무척 넓고 쾌적하고 해먹까지 있었다. 그리고 밤 산책도 했는데, 그게 너무 좋았다. 살면서 밤 늦게 친구들과 유럽 거리를 돌아다닐 일이 얼마나 있을까. 웃긴 사진들도 많이 찍고, 외국인들과 인사도 하고.. 너무 좋은 추억을 만들었다. 그리고 해변에서 맨발 걷기도 하고 자전거도 탔다. 자전거는 진짜 오랜만에 타는거라 떨리기도 하고 무섭기도 했는데 다행히 별일 없이 재미있게 잘 탔다. 솔직히 라트비아에서는 파르누보다 우리끼리 더 재미있게 놀았던 거 같다. 산책도 하고, 맥도날드도 가고, 사진도 많이 찍고 옷도 바꿔입고. 진짜 라트비아는 아직까지 발트 3국 중 내 최애 여행지다.
그리고 발트 3국에서 마지막 나라인 리투아니아로 갔다. 리투아니아는 아쉽게도 호스텔이었다. 그래도 리투아니아는 밖에서 산책하는 재미가 있었다. 벼리랑 유현이랑 카페도 갔었는데, 거기 핫초코가 무척 맛있었다. 그리고 옷쇼핑을 하러 갔던 것도 기억에 남는다. 밤중에 산을 올랐다가 버스를 타고 돌아왔던 것도 힘들긴 했지만 나름 재미있었다. 그리고 트라카이 섬도 갔다. 거기서는 보트 탄게 제일 재미있었다. 다른 보트에 탄 애들이랑 경주 했던 것도 기억에 남는다. 그리고 티비 타워라는 곳에도 갔는데, 식탁이 둥그렇게 배치 되어 있고 그게 천천히 돌아가는 신기한 곳이었다. 마지막 날 밤에는 한 방에 모여서 늦게까지 진실게임을 하며 놀았다.
그 다음 날부턴 이제 진짜 막바지다. 우리는 폴란드에 가기 위해 배낭을 다 부치고 비행기에 탔다. 지금 생각해도 비행기에서 주는 블루베리 빵이 무척 맛있었다. 폴란드는 확실히 발트 3국과는 분위기가 많이 달랐다. 높은 고층 빌딩들이 무척 많아 거의 서울 풍경 같았다. 폴란드 숙소 역시 복도형 호텔이긴 했지만 그래도 방이 훨씬 좋았다. 우리는 여기서의 마지막 저녁으로 한식집을 갔다. 그동안 간 한식집은 그냥 한국 음식 식당이라는 것을 강조해 놓은 느낌이었다면 그때 간 곳은 진짜 그냥 강남 이렇게만 쓰여있어 신기했던 기억이 난다. 밥을 맛있게 먹고 우리는 폴란드 시내를 한참 돌았다. 정말 마지막이라 생각하니 많은 감정들이 느껴지는 마지막 밤산책이었다. 숙소에 와서 우리는 잠시 쉬다가 마지막으로 제대로 놀기 위해 당당쌤 몰래 남자애들 방으로 가서 게임을 하며 놀았다. 진실게임도 하고, 당연하지 게임도 하고.. 아무래도 시끄럽게 하면 안되다 보니 분위기 띄우는 게임 보다는 대화 위주로 할 수 있는 게임을 했다. 그런데 그렇게 했는데도 당당쌤은 찾아내셨다..ㅜㅜ 그때 밤을 새지 못한게 아직까지도 너무 아쉽다.
다음날 일찍이 일어나서 공항 갈 준비를 했다. 화장실 안에 들어가 아무 생각 없이 문을 잠궜다가 잠금장치가 풀리지 않아 갇힐 뻔 했다. 다행이 벼리가 10센트로 구해줬다. 아침은 가볍게 먹기 위해 카페에 갔다. 나는 또 크루아상을 먹었다. 여행하면서 크루아상만 엄청 먹은 것 같다. 아무튼 결국 공항에 도착 했고, 우리는 한국행 비행기에 올랐다. 이제 이 비행만 끝나면 진짜 끝이라는 생각에 조금 울적해지기도 했다. 시간이 가지 않길 바랬는데.. 결국 인천에 도착했다. 인천 공항에서 입국 수속을 밟고 나니 정말 실감이 났다. 그래도 애들이랑 마지막 밥 한 끼는 먹을 수 있어 다행이었다. 그 후 다들 각자 집으로 떠났다.
이번 여행은 내게 정말 특별했다. 좋은 일행들을 만나서 더욱 즐거운 여행이었다. 앞으로 3년동안은 이런 여행 갈 일 없을텐데.. 그래도 마지막으로 정말 신나게 즐긴거 같아 뿌듯하다. 그리고 여행하면서 열심히 놀아준 친구들에게 너무 고맙다ㅋㅎㅋㅎ 우리 일행들이 없었다면 재미도 없었을 것이다. 일상에서 벗어나 정말 최고로 행복하게 여행했다. 너무 좋은 추억도 많이 만들었고! 여행을 주도해 주신 당당쌤과 이모쌤, 그리고 모든 우리 일행들에게 감사하고 고맙다. 16박 17일 동안 최고로 행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