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성 초암산은 보성군 겸백면에 있는 산(577m)이다. 화순, 능주를 지나 이양 금능리에서 복내쪽으로 가야 한다. 복내를 지나 겸백면으로 향하면 된다. 초암산을 오르는 산행 길은 여러 갈래가 있으나 겸백면사무소에서 시작하는 길을 택했다. 시골의 작으마한 산은 길을 찾기가 쉬운 일이 아니므로 면사무소를 찾아가면 한결 낫기 때문이다.
봄 날 산에서 피어나는 꽃은 단연 진달래와 철쭉이다. 철쭉은 보성 일림산, 제암산이 유명하지만 그에 못지 않게 이곳 초암산도 철쭉으로는 장관이라는 것이다.
겸백면사무소, 겸백농협자리에 차를 세우고, 오르면 된다. 오늘 일행엔 전한국공항공단 광주지사장인 000, 그리고 전 조선대 총장 고창현박사(81세)가 함께 하였다. 0지사장은 우리와 함께 산행하기 위해서 서울서 비행기를 타고 왔고, 고 박사는 81세의 고령에도 불구하고 산행에 동참하였던 것이다.
그런대도 우리 친구들은 이 핑계, 저 핑계를 대며, 도시의 성냥곽같은 공동묘지(공동주택)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아마도 사람들은 제 그릇만큼만 인생을 담을 수 밖에 없는 모양이다.
산행길은 처음부터 임도(林道)가 나 있어 편했다. 초암산엔 참나무가 울울창창하다. 계속 오르다보니 등에 땀이 나려고 하는 1.6㎞지점에서 가던 길을 멈추고 쉬었다. 배낭을 열고 보니 바나나, 김밥, 복분자술, 진도 홍주, 맥주, 오이, 향심이 친구가 직접 만들었다는 찹쌀떡 등이 푸짐하였다. 간간이 부는 바람에 아카시나무의 향이 코끝을 향기롭게 스친다.
다시 우리는 임도를 따라 산행을 계속하였다. 가끔 오르막도 있지만 비교적 완만하였다. 산 길을 걸어갈 때는 지금 걷고 있는 길과 지금까지 걸었던 길을 뒤돌아보게 되고, 앞으로 가야 할 길을 가늠해보게 된다. 인생 또한 오르락 내리락 하는 산행 길과 무엇이 다르겠는가?
마침내 4㎞를 걸어서 초암산 정상에 올랐다. 큰 바위 대여섯개가 우뚝 솟아있는 형국이다. 가깝게 득량만의 바다가 일렁이고, 보성강의 푸른 물결이 한가롭다.
정작, 붉은 꽃인 철쭉은 피었다가 흔적도 없이 시들어 버렸다. 이미 져버린 꽃잎은 우리들에게 ‘無常’을 이야기해주고 있었고, 초록빛갈의 철쭉나무 잎새는 작년의 잎새가 아님을 말해 주고 있다. 오늘은 어제와 다르고, 항상 같은 날은 없다고....
우리가 어렸을 적에 불렀던 ‘꽃피는 산골’이라는 노래는 아마도 일림산, 제암산, 초암산에 만개한 철쭉을 두고 말했던 것 같다. 초암산(草庵山)의 초암(草庵)은 ‘풀로 이은 작은 집’이니 아마도 ‘띠로 지은 작은 암자’일 것이다.
초암에는 수도자가 세속의 인연을 끊고, 꽃대궐에 묻혀 ‘무상하지 않은 진리’를 탐구했을 터! 그리하여 자비의 구름이 초암산위로 뭉개뭉개 피어 오르면 한 치의 땅도 덮어 주지 않는 곳이 없고, 불법(佛法)의 빗줄기가 초암산녁에 내리면 한포기 한 포기 풀잎까지도 적셔 주었을 것이다. 그런 초암은 이제는 세월에 씻겨 사라진 흔적조차 찾을 길이 없고, 봄 꽃을 찾아 나선 산행객들만 북적이고 있다.
정상에서 동동주를 팔고 있는 장사치의 차일밑에 앉아 다시금 갑오징어, 매실주, 두견화주, 동동주, 방울토마토, 두부, 청량고추, 된장, 김밥을 맛있게 먹으며 즐거움을 나누었다.
하산하여 복내로 향하여 민물 매운탕 식당인 산천식당에 자리 잡았다. 이곳은 보성 문덕과 인접해 있고, 주암호수의 상류이므로 민물이 제격이다. 우리는 맑고 개운한 다슬기탕과 빠가사리탕을 맛있게 먹었다. 이에 곁들이는 홍주칵테일이 제격이었다.
이제 우리는 광주로 되돌아왔다. 산행의 즐거움을 안고 다시금 자리를 만든다는데 어찌 참새가 방앗간을 지나치랴? 하여 순태의 가게로 가서 싱싱한 회를 맛있게 먹었다.
이 자리에서 고창현 박사는 ‘81세가 되다보니 이제는 꿈도, 희망도, 사랑도 할 수 없게 되었다. 그러니 자네들은 멋진 사랑을 해 보시게!’라고 말씀해 주셨다.
그래 우리들 나이엔 아직도 꿈을 가꿀 수 있고, 희망을 노래하고, 사랑을 찾을 수 있는 젊음이라는 특권이 있는 것이다. 귀밑이 희끗해진다고 누가 늙어간다고 말하는가?
연세로는 고령이지만 마음은 아직 청춘이요~ 비행기를 타고라도 산행을 함께 하시는 성의를 가지신 분~ 그리고 나의 좋은 친구들! 모두가 멋지신 분들이라 생각 되고 늘 마음만 함께 하는 난 셋째주 토요일 무리(?)해서 갈 수 없음을 .... ㅠ ㅠ 언제고 우리 친구들과 산행 하고픈 마음은 간절한데....울 서울 친구들은 첫째주 일요일이라 안되고....그나마 다른이들과 정기산행 하는 것만으로 감지덕지 해야지~
첫댓글 세월이란놈은 삼라만상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녹슬게하는 천부적인 힘이 있는지라 적은 힘이라도 남아 있을때 꿈과 희망을 가지고 자신과 노래할 수 있는 사랑을 찾으라는 老 박사님의 人生논문 참으로 가슴의 와 닿는 지론일세..
연세로는 고령이지만 마음은 아직 청춘이요~ 비행기를 타고라도 산행을 함께 하시는 성의를 가지신 분~ 그리고 나의 좋은 친구들! 모두가 멋지신 분들이라 생각 되고 늘 마음만 함께 하는 난 셋째주 토요일 무리(?)해서 갈 수 없음을 .... ㅠ ㅠ 언제고 우리 친구들과 산행 하고픈 마음은 간절한데....울 서울 친구들은 첫째주 일요일이라 안되고....그나마 다른이들과 정기산행 하는 것만으로 감지덕지 해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