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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서진 세상 치유하기에 초대합니다”예수회 인권연대 연구센터, 생태와 정의 함께 고민할 모임 꾸려 한수진 기자
승인 2013.06.11
예수회 인권연대 연구센터(소장 박문수 신부, 이하 인권센터)가 ‘부서진 세상 치유하기’에 나선다. 지난 3월 말, 인권센터는 예수회 총원 사회 정의 사무국에서 발간한 생태 특별 보고서 <부서진 세상 치유하기(Healing a Broken World)>를 한국어로 번역 출간했다. 이는 2008년 예수회 35차 총회 교령에 따라 꾸려진 전문연구팀이 생태문제와 예수회의 사명을 연구한 결과로, 전세계 예수회 회원과 모든 이들에게 보내는 실천적인 권고사항을 담고 있다. 인권센터는 보고서 번역본 출간을 계기로 ‘부서진 세상’을 함께 치유할 동지들을 모으기로 했다. 15일 오후 2시 서울 신수동 예수회센터 이냐시오 카페에서 열릴 첫 모임의 주제는 ‘세상, 살아있는 그리스도의 몸’이다. 모임은 신앙에서 치유의 의미를 찾는 묵상과 전례, 나눔 프로그램으로 이뤄진다. 박유미 인권센터 연구원은 모임을 통해 “신앙의 전통 속에서 우리가 잃어버린 것을 다시 발견하고, 온 세상과 하느님, 그분의 창조물이 서로 연결된 관계임을 체험하면서, 이 모든 것이 사회 정의와도 연결되어 있음을 깨닫는 자리가 되길” 기대했다. 박문수 신부는 “생태계 파괴와 기후변화는 정의와 인권의 문제”라고 말했다. 쓰레기를 가장 많이 만들어내고, 이산화탄소를 더 많이 내뿜고, 산업화 속도가 빠른 곳에는 부자들이 살지만, 그로 인한 기후변화와 환경파괴로 피해를 입는 곳에는 가난한 이들이 살기 때문이다. 가난한 만큼 생태위기에 노출될 가능성이 훨씬 높다. 인권센터가 첫 번째 모임에서 전달하려는 내용은 보고서 <부서진 세상 치유하기>가 전하는 핵심 메시지이기도 하다. 보고서는 생태위기가 “창조주 하느님의 꿈”을 위협하고 있으며, 이에 따른 첫 번째 희생물은 “지구와 온갖 자원”이고, 그 다음 희생자는 “이 세상에서 가장 가난한 이들”이라고 강조한다. 부서진 세상을 치유하기 위해 보고서가 제시한 방법은 ‘관계의 화해’다. 화해(reconciliation)는 ‘다시 함께 있도록 부르다’는 뜻으로, 신학적으로 하느님과 그 백성 사이에 어긋난 관계를 회복한다는 의미다. 하느님 창조물의 일부인 인간이 나머지 창조물을 파괴하고 위협하는 것은 곧 인간이 하느님과의 관계와 이웃들과의 관계를 스스로 저버리는 일이기 때문이다. 보고서는 “창조된 세계와 새롭게 관계를 회복하는 일은 하느님, 다른 사람들과 정의로운 관계를 세우고자 하는 투신의 결과”라고 설명한다. <부서진 세상 치유하기>가 2011년 2월 발표된 이후 각국의 예수회 관구와 예수회가 운영하는 학교에서 창조물과의 관계를 회복하기 위한 작은 변화들이 일어나고 있다고 한다. 예수회 인도 구자라트 관구에서는 수 차례의 회의와 식별과정을 통해 환경을 위해 반드시 실행해야 하는 실천사항 목록을 만들어 발표했다. 아시아태평양 지역구는 이주노동자 문제와 함께 환경 문제를 사도직 활동의 우선순위로 선정하고 각 관구에 ‘파더 그린(Father Green, 녹색 신부)’이라 불리는 환경 담당 직책을 두고 있다. 한국에서는 인권센터 소장 박문수 신부가 ‘파더 그린’을 맡고 있다. 최근 몇 년 간 예수회 일본 관구와 반핵운동에 협조해온 한국 관구는 <부서진 세상 치유하기> 번역 출간을 계기로 더 본격적인 ‘화해’ 작업에 나서고 있다. 그 첫 번째 발자국이 바로 이번 모임이다. 예수회 한국 관구에서는 지난 달 보고서 연구팀에서 활동한 페드로 왈폴 신부 초청 간담회를 시작으로 생태와 정의를 중심에 둔 ‘화해’ 작업에 본격적으로 나서고 있다. 다만, 모임의 주제가 생태 문제에만 국한되지는 않을 거라는 게 박유미 연구원의 설명이다. “부서진 세상은 다양한 모습과 형태로 나타나고 있기” 때문이다. 인터넷 사이트(issuu.com/jesuitskorea)에서 보고서 <부서진 세상 치유하기>의 한국어 번역본을 볼 수 있다. (참가 문의 / 예수회 인권연대 연구센터 02-3276-7708) <가톨릭뉴스 지금여기 http://www.catholicnews.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