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리 없는 저승사자’ 고혈압...전세계 13억명 앓고 있다
입력2023.09.24. 오전 7:41
“매년 1080만명 조기사망 초래” "국가차원 치료 프로그램 제공해야" "고혈압 치료 1달러는 18달러 가치"
◆…자료사진=로이터통신
평소 별다른 증상이 없다가 갑자기 뇌졸중, 심근경색 등의 합병증을 일으켜 '소리 없는 저승사자'라고 불리는 고혈압 환자가 전세계 13억명에 달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세계보건기구(WHO) 보고서에 따르면 현재 전 세계 성인의 3명 중 1명이 고혈압 환자로 1990년 6억5000만명이던 고혈압 환자가 2019년 13억명에 달해 지난 30년 새 2배 늘었다. 고혈압은 뇌졸중과 심장마비, 심부전, 신장 손상 등 여러 가지 건강 문제를 유발하는 흔하면서 치명적인 질환이라고 보고서는 21일(현지시간) 설명했다.
통상 18세 이상 성인의 수축기 혈압이 140mmHg 이상이거나 이완기 혈압이 90mmHg 이상이 되면 고혈압으로 진단된다.
보고서는 "매년 약 1080만명이 고혈압으로 조기사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이는 흡연이나 당뇨 등 다른 원인에 의한 사망자 수보다 더 많은 수치"라고 설명했다.
또한 "고혈압 환자 4명 중 3명은 저소득 및 중간소득 국가에 거주하고 있으며, 5명 중 4명은 적절한 치료를 받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고 전했다. 아울러 고혈압 환자 5명 중 1명 정도만 약물 요법 등으로 혈압을 조절하고 있다고 지적하면서 각국 고혈압 관리 프로그램은 여전히 보건정책 우선순위에서 낮은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고 우려했다.
WHO는 한국과 캐나다를 모범 사례로 언급하면서 두 나라 모두 국가가 고혈압 치료 프로그램을 제공해 고혈압 환자의 50% 이상이 혈압을 조절하는 데 성공했다고 보고했다. 이어 국가 차원에서 고혈압 여부를 진단하고 적절한 치료 계획을 수립한다면 오는 2050년까지 7600만명의 생명을 구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WHO는 고혈압 치료의 경제적 효과도 강조했다. WHO는 "고혈압 환자의 소득 손실은 가족 소득 뿐 아니라 국가 GDP에도 영향을 미친다"며 "고혈압 치료와 관리에 지출하는 1달러는 18달러의 가치를 가지고 있다"고 밝혔다.
김상희(shhappylife2001@jose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