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임하고 얼마 되지 않아서다. 와룡산에 올라 역기를 들고 있는데 나보다는 손아래로 보이는 덩치 큰 사내가 목 운동을 하고 있었다. 덩치만큼 머리도 수박통 만한데 흡사 팔랑개비 돌리듯 돌리고 있었다. 보다 못해 한 마디 했다.
“목 운동 그렇게 하다 잘못하면 큰일 납니다.”
사내는 아니꼽다는 듯이 나를 꼬나보며
“여보슈, 30년을 이렇게 돌린 사람이요. 탈났으면 벌써났지….”
한 마디 던지고는 계속 머리를 팽팽 돌렸다. 친구가 생각났다. 친구는 목 디스크로 지금도 고생하고 있다. 잠을 청하려면 어깨와 팔이 쑤셔 하얀 밤을 지새울 때가 부지기수라 했다. 심할 적에는 팔을 잘라내고 싶은 때도 있다하니 얼마나 고통스러운 일인가. 수십 년간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다가 단 한 번의 실수로 몸을 망칠 수도 있다. 왠지 사내에게 회색 코뿔소가 어른거렸다. 나는 사내가 심통을 부려 망설여졌지만 진심을 다해 한 마디 더 했다.
“지금까지는 혈기가 넘쳐 탈이 없었지만 이제 나이가 들어 삐끗하면 사달이 날 수도 있어요.”
“남의 걱정 붙들어 매시고 당신 운동이나 하시구려….”
사내는 역정을 부렸다. 너나 잘하란 ‘이바구’였다.
그러구러 세월이 흘러 거의 반년이 지나서였지 싶다.
“댁은 목 운동을 어떻게 하슈?”
퉁명스런 말투였다. 돌아보니 덩치 큰 그 사내였다. 짧은 목에 보호대를 한 것이 참 볼만했다.
“그 동안 안 보이시던데…?”
“나 참, 댁 보기 민망스러워 좀 쉬었수다.”
철물점을 경영한다는 박은 자기가 생각해도 민망한지 자조하며 입을 열었다. 어느 날 아침 그렇게 팽팽 돌리던 목과 어깻죽지가 아파서 꼼짝을 못하겠더란다. 병원에 가니 목 디스크니 보호대를 6개월간 하라면서 목을 하늘처럼 모시라고 했단다.
“사장님 생각도 나고 쪽 팔려 집에 방콕하다 좀이 쑤셔 올라 왓수다.”
그랬다. 너 나 할 거 없이 나이든 사람들은 남의 말을 잘 듣지 않는다. 오래된 소나무 껍질모양 철옹성을 치고 아무것도 모르면서 마치 모든 것을 다 아는 양 남의 말에는 콧방귀를 뀌는 것은 여반장이고, 도끼눈을 뜨거나 야멸치게 면박을 날린다. 그런데 문제는 그들에게만 있는 것이 아니라 나에게도 있었다. 목 디스크에 걸리건, 관절에 무리가 와 팔 다리를 못 쓰건 말건 내버려 두면 될 것을 욕 얻어먹어가며 굳이 얼분스럽게 이래라 저래라 개입을 한다고, 어쩌다 한 번 산에 따라온 아내는 벌겋게 달아 투덜거린다. 하지만 나는 그 버릇 남 주지 못한다. 명분이야 운동을 하는 게 아니라 몸을 망치고 있으니 남의 일이지만 그냥 볼 수 없어서다. 내가 본시 천둥벌거숭이라 눈치 없고 투미하지 않는가.
그러거나 말거나 이제는 산에 오르는 사람들이 운동을 하다가 혹은 어디 아프면 내게 자문을 구한다. 내가 지금 까지 그들에게 들려준 이야기들을 이제부터는 정말 운동을 꾸준히 해야 할 친구들에게 도움이 될까 싶어 생각나는 대로 두서없이 적어본다. 이건 순전히 내 경험이란 것을 밝히면서….
‘식물도 주인의 발자국 소리를 듣고 큰다.’고 했다. 하물며 만물의 영장인 사람이야 오죽하겠나. 몸의 각 부분이 친구의 정성어린 손길을 오매불망 기다리고 있다. 우공이산이라 했다. 귀찮아하지 말고 살갑게 어루만지고 다독여 주자.
♠맨손체조는 어디에서건 하루 한 번 꼭 한다. 방법은 스트레칭으로 하고 특히 목 운동은 상하좌우, 꺾기, 휘돌리기를 아주 천천히 호흡에 맞추어 스트레칭 한다.
♠운동할 때 호흡은 아주 중요하다. 자신의 맥박 수에 근접하게 하고 특히 강도가 높은 운동을 할 때는 내쉬는 날숨에 신경을 써야한다. 준비 운동과 정리운동을 절대 소홀이 하지 말자.
♠무릎이 좋지 않는 사람은 30도 정도의 비탈길을 뒷걸음으로 천천히 오르는 것으로 효과를 볼 수 있다. 새끼손가락의 둘째마디 근처에 맥점이 있으니 자주 지압을 하자. 잠에서 깨어나면 엄지발가락 치기를 꼭 하자. 난 하루 777번 두드린다.
♠어깨가 좋지 않는 사람은 틈만 나면 나무기둥이나 벽면 같은 곳에 팔을 올려 담쟁이가 기어오르듯 한껏 위로 천천히 뻗어 올린다. 아픈 어깨를 자주 부드럽게 회전시키며 팔을 털어준다.
♠허리가 좋지 않는 사람은 하루 한 번 따끈한 물로 반신욕을 꼭 한다. 따듯한 물에 사과식초를 소주 한잔 정도 탄다. 그리고 참았던 소변을 물속에서 시원하게 눈다. 금방 눈 자기 소변보다 좋은 약은 없다고 했다. (나는 작은 상처가 나면 내 소변을 발라 치료한다고 했더니 어떤 친구는 아예 마시기도 한단다). 1인용 욕조에 비스듬히 누워(물이 배꼽 정도에서 찰랑거리면 알맞다) 벽면에 고정한 오른다리 무릎에 왼다리를 올려 종아리를 양손으로 맥박 수에 맞게 힘차게 꼭꼭 눌러 지압한다. 번가라 한다(종아리는 제2의 심장이다). 그리고 어깨와 발끝을 버팀목으로 하여 등을 물에 탕탕 내리친다. 다음엔 욕조에 팔꿈치를 버팀목으로 하여 허리와 엉덩이를 물속에 내리친다. 그리고 배영 킥하듯 다리를 번가라 친다.
자리에 누워 엉덩이를 들어 올리는 브릿지 운동도 도움이 된다
♠우리 나이에 생명의 근원은 대장이다. 대장 강화 운동을 소홀히 하지 마라.
*잠에서 깨어나면 누워서 몸을 좌우로 흔들기.
* ″ 복식호흡하기. ♠
* ″ 대장을 시계방향으로 마사지하기.
*침을 자주 만들어 넘기기.→나이가 들면 침이 마를 수 있다. 귀밑, 턱밑, 혀밑샘을 지압하여 침이 원활하게 나오도록 수시로 자극한다.
*양배추 많이 먹기.
*맥점(손발 엄지 옆의 계곡, 손목 안쪽 페인 곳, 팔꿈치 안쪽)자주 지압하기.
*음식은 100번 정도 씹어 삼킨다.
♠손아귀 힘을 기르자.
신부가 교인들에게 물었다.
“지옥에 가고 싶은 사람 손드세요.” 아무도 손들지 않았다.
“천국에 가고 싶은 사람 손드세요.” 모두 손을 들었다.
“지금 천국에 가고 싶은 사람 손드세요.” 아무도 손들지 않았다.
지금 생을 움켜잡고 매달려야한다. 그러기 위해선 손아귀 힘이 있어야 하지 않겠나. 가장 좋은 방법은 매일 저녁 잠자리에서 아내를 마사지 해주는 거다. 어떤 분이 말했다.
“밥상이 달라져요. 누이 좋고 매부 좋던데요.”
♠얼굴에 있는 기관은 모두 소중하다.
*귀; 나는 귀 마사지를 하루 세 번 꼭 한다.→민망 하지만 바늘 떨어지는 소리도 듣는다.
*이; 이를 딱딱 부딛치지 말고 음식 씹듯이 단련한다. 위아래 이의 잇몸을 입을 다물고 두 손으로 번가라 마사지 해준다. 이를 딲는다는 것보다 잇몸을 마사지하는 기분으로 칫솔질 하고 하루 한번 소주로 입안을 헹군다. 나는 아직도 이에 손을 대지 않았다.
*눈; 눈 운동을 꼭 해야 한다. 눈이 밝아지고 힘이 생긴다.
머리와 얼굴을 사정 두지 말고 두드리자. 많이 두드릴수록 좋다. 의외로 몸이 가쁜 해진다.
♠산을 오르내릴 때 구간을 정해놓고 다음과 같이 해보자.
*혀 운동을 하라; 삼복더위의 개처럼 혀를 빼 물고 휘두르거나 입 안을 골고루 핥으며 지랄발광
(?)을 하게 한다. 그때 생긴 침은 대장에는 보약이니 꼭 삼킨다. 음성이 어눌한 것을 바로 잡는다.
*노래를 신나게 불러라; 한적한 구간을 정해 흘러간 노래도 좋지만 될 수 있는 한 신곡을 부르자.
*혼자 신나게 소리 내어 웃어라; 우스워서 웃는 게 아니라 웃다보면 웃음이 절로 나오게 마련이다
*걸으며 명상을 하자; ‘폭풍의 언덕’의 에밀리 브론테처럼 분별 있는 사람이라면 친구는 자신만으로 이제 충분하니 ‘나다움’에 대한 명상에 집중하자.
*자연의 소리에 귀 기우리자; 마음을 비우고 들으면 오만가지 소리가 다 들린다.
이것들 다하다가는 날 새겠다고? 날 샌들 어쩌랴. 몸에 베이면 안하면 도리어 몸살 난다. 마지막에는,
“주여 이렇게 운동할 수 있게 해주어 감사합니다.”
해라!
첫댓글 다양하고 기발한 자네의 건강비법 잘 보았네.
좀 진작 알렸으면 하는 아쉬움이었네.ㅎㅎㅎ.
우리 열심히 노력해서 100세까지 살아보네.
하늘은 스스로 돕는 자를 도와 주신다-샬롬
건강이란 그냥 얻어지는게 아니구나
그래서 자네는 항상 건강하다는 것을 알것 같다
나도 건강 비결 까지는 아니지만 한가지가 있는데
게으르다는 것이다
건강한 이유를 이제 알만하다
고맙고 고마운데 타고나야만 가능할겄같게만 느껴저
그래도 해봐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