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근경색 환자 중 다리 근력이 강한 환자는 약한 환자에 비해 심부전 발생률이 41% 낮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일본 기타사토대 의대 연구팀은 평균 4.5년간 2007~2020년 급성 심근경색으로 입원한 932명(평균 연령 66세)을 추적 관찰해 다리 근력과 심부전(심장 기능이 떨어진 상태) 발생률 간 연관성을 분석했다. 심근경색이란 관상동맥(심장 표면에 위치하는 혈관)이 갑작스럽게 막혀 심장 근육이 죽어가는 질환으로, 심부전의 가장 흔한 원인이다. 심근경색 환자의 약 6~9%가 심부전을 일으킨다.
연구팀은 다리 근력의 지표로 쓰이는 허벅지 앞쪽 근육인 대퇴사두근의 최대 근력을 측정해 두 그룹으로 나눴다. 측정은 환자들이 의자에 앉아 5초 동안 대퇴사두근을 강하게 수축한 후, 발목에 부착된 휴대용동력계로 재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환자의 52%는 다리 근력이 강한 편이었고 48%는 약한 편이었다. 추적 관찰 결과, 환자 67명(7.2%)에게서 심부전이 발생했다.
다리 근력이 강한 환자는 다리 근력이 약한 환자보다 심부전 발생 확률이 41% 낮았다. 다리 근력이 5% 증가할 때마다 심부전 가능성이 11% 낮아졌다. 연구팀은 대퇴사두근이 다리 아래쪽의 혈관을 짜줘서 심장으로 혈액을 올리는 제2의 심장 역할을 하기 때문에 대퇴사두근을 강화하면 혈액 순환이 원활해져 심부전 예방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 것으로 추정했다.
연구 저자 우에노 켄스케 박사는 "심부전을 예방하기 위해선 특히 심근경색을 겪은 환자들에게 대퇴사두근과 관련된 근력 훈련을 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대퇴사두근을 강화하기 위해서는 스쿼트나 실내 자전거 등의 운동을 하는 것이 좋다. 스쿼트를 할 때는 허리가 C자 곡선이 되게 해야 하며, 앉을 때 무릎이 발보다 앞으로 나오지 않도록 엉덩이를 뒤로 빼야 한다. 실내 자전거를 탈 때는 발을 가장 아래에 뒀을 때 무릎이 10~15도로 살짝 굽혀지도록 안장 높이를 조절해야 슬개골(무릎 앞쪽에 있는 둥근 모양의 뼈) 자극이 덜 해 무릎에 부담이 없다.
근육의 힘이 너무 약해진 상태라 근력 운동이 힘들다면, 아파트 계단을 오르는 것부터 꾸준히 한다. 계단을 오를 땐 발바닥 전체를 땅에 디딘 채 몸을 밀어 올린다는 생각으로, 한 번에 두 계단씩 오르는 게 좋다. 바닥에 누워 무릎을 펴고 허벅지에 힘을 준 상태에서 발끝을 몸 쪽으로 45도 당겨 3초 버티는 자세도 대퇴사두근 강화에 효과적이다.
이 연구 결과는 유럽심장학회 학술회의 'Heart Failure 2023'에서 최근 발표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