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광식당 하면...
90년대엔 돼지갈비, 김치찌개, 순두부, 곱창,곰탕, 육개장등 냉면 보다는 ‘밥집’의 기능이 더 강한 식당이었으나 2000년대로 들어오면서 메뉴는 점점 줄기 시작한다.
이 집을 아예 냉면 맛집으로 각인시켜준건 2010년 이후다.
마땅히 냉면 먹을만한 곳이 없었던 특히 이주민들 사이에서 이 집 냉면이 그마나 맛있다는 이야기들이 블로그와 트위터를 통해 올라오기 시작했고 유명세를 타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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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한 건 더 순하게, 강한 건 더 강하게 먹는 게 좋을때가 있는데, 이 집 냉면이 그렇다.
특히 후자이다. 대광식당은 물 보단 비빔이 갑이다.
잘 만든 양념의 감칠맛 때문이다.
양념을 한 숟가락 올렸다가, 그 감칠맛 때문에 한 숟가락 더 올리고, 나중엔 겨자까지 마구 넣게 된다.
테이블마다 ‘사과식초’가 올려져 있는데...사실 이게 없어도 충분히 맛있는 양념인데도 넣어서 비벼보니 새콤한 맛에 매료되어...
결국에는 에라 모르겠다 포기하게 되어 양념+겨자+식초의 조합. 평소엔 잘 안하던 과욕을 부리게 된다.
강한건 더 강하게! 순수함은 실종되었다.
주전자에 들어 있는 따뜻한 육수가 그나마 그 실종된 순수함을 찾아주긴 한다.
냉면 호로록 한 입 먹고, 육수 먹고, 다시 냉면 호로록 먹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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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냉면의 단점은 면발이다.
메밀이 아닌 전분으로 만든 함흥 스타일이라 면발이 좀 질겨서 씹어 먹기 불편하다는점이다.
질긴걸 어쩔 수 없다면... 면발이 더 얇았으면 좋겠단 생각을 해본다.
연동에 있는 가리본가의 냉면의 아주 가는 면발을 좋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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냉면 때문에 더 유명해진 제주시청 부근 <대광식당>은 8월달에 다시 다른 동네로 이사를 가게 된다.
제주시민회관 부근 (구)세종의원 자리로 옮긴단다. 더 넓고 쾌적한 곳으로 가는거다.
하지만 이사를 간 다음에도 잘 될지 의문이다.
오랫동안 제주시청 골목 상권에서 간판이나 테이블과 주전자에서 풍기는 올드한 갬성 때문에 더 맛있게 느껴졌던 이 맛을 계속 이어갈 수 있을지는?
올드 갬성 녹은 냉면은 7월 말이 유효기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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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광식당 / 064-758-7768 제주 제주시 동광로4길 9-1 (7월말까지) 8월 이후에는 제주시민회관 (구)세종의원 자리로 이전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