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설
이기숙
누군가 날 깨웁니다
살구꽃이 환하게 피었다구요
밤 사이 살구꽃이 환하게 피리라고는
상상도 못했지요
살구꽃이 피던 밤
조금은 포근한 것뿐 이였는데
간밤에 커텐을 치지 않고 잔 덕인지
누워서도 환하게 핀 살구꽃을 볼 수 있네요
환한 살구꽃을 보다가
뒷산 어디쯤에서 생목 부러지는 소리가'
날 또 깨우네요
잠시 꽃 속으로 끌려갔나 봅니다
벌써 살구꽃이 지네요
그 환하던 살구꽃이
아주 엷은 바람이 지나갔을 뿐인데
이 꽃 지금 보내면
꼬박 한해를 기다려야 하니까요
울컥하는 마음에 몸보다 먼저 마음이 문을 엽니다
문을 여는 순간 싸이렌 소리가 울립니다
동민 여러분 밤사이 폭설이 내렸으니
참외 비닐하우스가 무너지지않게
쓸어 내리거나 지지대를 받쳐주세요
그사이 살구꽃은 다 져버리고
난 신발을 신습니다
작가정신 5호
첫댓글 아, 살구꽃이 피는 그날이 빨리 왔으면 좋겠어요.^^*
우리집 살구 나무는 정말 맛이 좋습니다
친정아버지가 심어 주신것이구요
25년 되엇습니다
섬백리향님!
감성이 정말 예뻐요.
감사합니다
언제나 눈은 위리 비닐하우스 농사꾼에게는 테러리스트입니다
흐흐흐흐흥흥아(내 웃음소리입니다)
진지하게 읽고 있다가 마지막 연에서 섬백리향님 모습이 상상되어 참을 수가 없었어요.죄송죄송!!
정말 죄송합니다. 어떤 상황이라도 웃는 게 아닌데 ..
.살구꽃이 진 상황도 애닯고, 폭설이 내려 비닐하우스가 위험한 상황도 웃을 일이 아닌데...
그날 우리동네 비닐 하우스가 30퍼센트정도 무너졌습니다
정말 악몽갔은 시간이였지만 우리는 잘 견뎠습니다
@섬백리향 꿈꾸고 계시다 혼비백산. 저도 같이 시 속에서...
그런 일이 있은 줄도 모르고 정말 죄송합니다.
늘 열심히, 정말 누구보다 열심히 시를 올려주시는 제4막님께 말없이 감사를 드리지만
이곳에서 섬백리향님의 자작시를 읽으니 참 좋습니다.
칭찬에 자격이 필요없다면 삶이 고대로 보이는 이쁜 시입니다.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살구꽃...... 담에 눈 내리면 살구꽃을 생각할게요.
감사합니다
그동안에는 좀 부끄러워 올리지 못했습니다
앞으로 그동안 발표했던 시들을 종종 올리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