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랑 같이 놀자'에서의 작은 감동 하나.
책엄책아도서관 아이들과 어머님들이 도착했습니다.
버스에서 내리자 아이들이 '기쁜날, 좋은날' 환영 노래를 불러줍니다.
생기가 돌고 미소가 가득합니다.
사람들로 이렇게 북적대는 것이 새롭기도 하고 참 흐뭇합니다.
곧바로 부스가 설치되고 활동이 시작됩니다.
사진과 그림 전시하고, 벼룩시장도 서고, 여러가지 꾸미기 만들기 그리기 마당, 북한동화책 읽기,
영상 동화, 나무공예, 봉숭아 물들이기, 달고나, 떡볶이...
여기저기 다니는 아이들, 함께하시는 어머니들과 선생님들 보고만 있어도 흐뭇하고
직접 해보고, 아이들과 같이 가보고 해보니 더욱 신나고.
활동 시작 전에, 전시할 사진을 주셨던 태백산 호랑이 아저씨께 전화를 드렸습니다.
(김동찬 선생님의 제안입니다.)
어떻게 말씀을 드릴지 손전화기 붙들고 한 참 생각하고
전화를 걸었습니다(어렵지도 않은 것을)
사진 고맙다고, 아저씨가 주신 사진 전시하니 오셨으면 좋겠다고 했습니다.
고맙다고 하십니다. 일이 조금 늦어질 것 같아 확실치는 않지만 늦게라도 오겠다고 하십니다.
행사가 진행되다..
어느덧 7시가 되고 모든 부스별 활동은 마무리되고
도서관과 경로당 사이에서 작은 공연이 시작되려 합니다.
그 때,
아저씨가 나타나셨습니다.
어엇, 안녕하세요!
오셨구나. 하지만 전시는 마무리가 되어서 조금 아쉽네요.
같이 오신 동료분도 계신데,
거봐라 7시 넘었는데 늦었지
하십니다.
음... 오셨는데 무슨 말을...
아저씨는 일단 김동찬 선생님께 다가가셔서 말을 붙이십니다.
2학년 영선이가 아저씨를 바라봅니다.
만화주인공 같은 영선이는
만화의 한 장면처럼
김동찬 선생님이 태백산 호랑이 아저씨라고 소개를 하자
태백산 호랑이?
하며 눈이 휘동그래져서 흠칫 몸을 물러서며 올려다보는 자세를 취합니다.
철암 어린이 도서관 아이들, 책엄책아 도서관 아이들이 펼치는
노래, 율동을 보며
더욱 재미있고 신났습니다.
맨 앞에 앉아서 율동도 따라하고
오우, 오우 하며 박수도 크게 치고
'뉴둘리송'율동을 하는 아이들의 큰 몸동작. 좋아요. 좋아.
그렇게 마무리 되고,
무대, 천막, 자리를 정리하고 있는데
태백산 아저씨가 한가운데 서 계셨습니다.
정리하고 있는 저를 부르셨습니다.
그러고는 가만히 하시는 말씀이
고맙습니다.
학생들이 먼 곳 태백, 철암이라는 이곳을 와서
(태백, 철암에서 많은 사진을 찍고 남기시고, 환경을 지키시며 그렇게 이곳에서 성장하시고 살아오고계신..)
이렇게 ......... 하니
이 고마움 잊지 못할겁니다.
나... 태백산 호랑이.. 알지요?
고맙습니다.
아이고 아닙니다.
제가, 저희가 감사를 드려야지요.
그렇게 말씀해 주시니 고맙습니다. 고맙습니다.
태백산 호랑이! 네네! 말씀 많이 들었습니다.
또 부탁드리겠습니다.
고맙습니다.
이제 가시는 길, 곁에 있는 진우도 함께 인사하며
몇 번이나 서로 고개 숙이며 고맙습니다.. 고맙습니다 하며
서서히 그렇게 가십니다.
그 때 아저씨의 표정이.
이럴수가.
이분에게 이런 미소가. 하긴 내가 이분을 얼마나 봤다고.
그래도 태백산 호랑이 아저씨가 이런 환한 웃음을.
백발 섞인 스포츠 머리
부리부리한 눈매
손전화 벨소리는 군가
태백산 호랑이가.
호랑이가...
고양이다.
은은한 기쁨이 피어납니다.
하긴 오늘은 계속 기뻤지요. 천막치고 걷는 일도 재밌게 했지요.
저는 한 것이 없습니다.
그저 해리포터 선생님의 주선으로
부탁드리고 방문해서 사진을 받고 감사인사 드리고 오늘 전화를 드렸을 뿐..
아, 그리고 다희가
아저씨가 저하고 인사하시기 전에
아이들이 아저씨께 드릴 편지를 썼는데 다시 찾아 뵙고 싶다고 말씀을 드렸지요
(다희의 선택활동)
아...
완전히 이해하지는 못하겠습니다.
무엇이 태백산 아저씨를 이토록 감동시켜
이런 진정어린 감사표현을 하게 한 것일까.
나와 우리들의 작은 행동, 말들이
아저씨에게, 아저씨의 삶에 어떤 의미가 된 것일까.
어쨌든 감사합니다.
저도 잊지 못합니다.
첫댓글 오빠가 말 해준 아저씨의 묘사로 단 한번에 알아 볼 수 있었지요. 태백산 호랑이를 감동시키다! 오빠도 잊지못하고 아저씨도 잊지 못한다니... 좋아요 ^^
봉숭아 물들이기, 달고나, 떡볶이... 광활팀과 철암아이들이 준비한 평범한 활동(부스)이 참 정겨웠습니다.
호랑이는 동물계, 등뼈[척추]동물문, 젖먹이[포유]강, 고기먹음[식육]목, 고양이과, 고양이속, 호랑이종에 속합니다. / 호랑이와 고양이는 생물계통으로 이웃사촌인데, 태백산 호랑이 아저씨와 낭만고양이 규호가 이웃 사촌이 된 것은 우연이 아니군요.
재밌어요~ ^^